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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애정하는 합정역 뒷골목

언젠가부터 아가들 득시글거리는 홍대입구역은
생각만 해도 피곤해져서 잘 가질 않게 된다.
대신에 늘상 들락거리고 있는 합정역 뒷골목.

지나다니다 보면 "아, 저기도 가고 싶다-"
라는 집들이 한둘이 아닌데 그 중에서도
단박에 내 눈길을 사로잡아버린 바로 그곳 :




"하카다분코" 라는 문구에서 일단 멈칫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상호가 약간 다르네.

하카다분코가 생각하는 서울의 라멘,
한성문고.

돈코츠라멘으로 특히 유명한 홍대 맛집,
하카다분코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프로젝트,
이른바 "보다 한국적인 라멘"을 컨셉으로 한다.

한성문고- 라는 건 서점이나 문구점이 아니라,
문화를 나누는 곳- 이라는 뜻이라나.

하카다분코도 늘 가고 싶었지만 대기줄이 길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차에 이건 또 뭔가-
싶어서, 이번에는 미루지 않고 곧바로 찾아주었다.

합정역 5번 출구로 나와서 자전거 대리점을 끼고
우회전하면 홍대입구역과 상수역 사이로 향하는
합정역 뒷골목이 이어지는데 그 선상에 있다.
골목 초입 좌측 2층에 있어서 찾기 쉬운 위치!




어여 들어와.
두근두근.




햇살이 화창하던 주말 점심 :)




인라멘 7,000원
이건 기존 하카다분코의 인기 메뉴!
진한 육수와 비교적 가는 면발이 특징.

한라멘 10,000원
이건 안 먹어봐서 아직 잘은 모르겠다.
조금 더 굵은 면과 꼬들한 삼겹이 특징이래.

서울라멘 10,000원
그리고 이거야말로 "한국을 접목시킨"
한성문고의 특징적인 메뉴라나.
육수에 돼지사골 외에 닭고기, 생선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서 맛이 진하다.




역시 이렇게 주방에 붙은 bar 자리가 개념.




그리고 - 점심부터 대뜸 아사히!




잠 깬지도 얼마 안 됐는데,
이거 뭐 모닝커피도 아니고,

좋은데?






서울라멘

고기 종류가 다양하게 들어있고 면발이 굵다.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더니 그게 좀 과했는지
계속 먹다 보면 다소 진하고 짠 감은 있더라.

그래도 "진짜 사골국물" 맛이 제법 괜찮다.
첫 술 떠먹을 때 "오오-" 소리가 절로 난달까.
절대로 양념 조미료 등의 어설픈 맛이 아니야.

"라면"이라고 치부해버리는 면요리에 불과한데,
무슨 수험생 보양식 뺨치는 진한 사골국물.






인라멘

차슈 중심의 건더기와 얇은 면발이 특징.
서울라멘이 다양한 고기 및 천일염 등으로
한국 st. 사골을 추구했다면, 이건 보다 일본식.

하카다분코/한성문고에서 주장하는 바대로,
과연 둘 다 비슷하되 차이가 느껴진다.
제3국 입장에서 보면 비슷하지만 속은 다른
일본과 한국처럼, 각각의 개성이 있더라고.

그래도 베이스가 되는 돼지사골 국물은 비슷하다 :)




(좌) 서울라멘
(우) 인라멘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는 역시 각 개인의 취향.
하카다분코의 인라멘을 이미 먹어본 사람이라면
응용 버전인 서울라멘이 보다 새로울 수 있을 것이고,
라멘이 (일본식) 라멘다워야지, 라고 생각한다면
서울라멘보다는 인라멘이 더 와닿을 것이고.

나로서는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힘들다.
면발은 인라멘의 가는 면발이 더 마음에 들고,
차슈를 그리 많이 안 먹는지라 건더기는 서울라멘,
국물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둘 다 마음에 들고.

... 궁금하면 하나씩 다 먹어볼 것을 추천...




둘이 갔던지라 한라멘은 못 먹어봤지만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를 먹어봤으니,
게다가 둘 다 맛있게 싹싹 비워냈으니,
이 정도면 첫 방문은 기대했던 만큼 성공이지.

다만, 국물이 진국이라 저렇게 다 먹게 되는데
식사 마치고 나면 다소 짜다는 느낌은 든다.
자주 먹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메뉴일지도.

하지만,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음!






한성문고(漢城文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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