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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정역 뒷골목


내 맛집 리뷰들에서 종종 드러나듯이 -
난 스테이크에 대한 식견은 지극히 낮고,
되려 함박 스테이크를 더 좋아하는,
저렴한 꼬꼬마 입맛의 소유자.

(한국 음식에 대해서는 오히려 어르신 입맛인데.
꼬리꼬리한 청국장과 슴슴한 나물을 즐기는...)

특히 지난번에 만텐보시를 체험한 이후로는
서울 내 유명 함박스테이크 맛집들을
차례로 섭렵해주겠다는 야심에 불타고 있음.

아래는 만텐보시 포스팅 :
http://jamong.tistory.com/1166

내 함박 애호 인생은, 아니, 맛집 인생은,
만텐보시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

서울시내 함박 맛집 BEST 5 비교 포스팅은
아마 연말 특집으로 한번 올리지 싶다.



암튼, 그래서 여기도 안 갈 수가 없었지.




합정역 뒷골목의 함박식당.
상수역과 합정역의 중간 즈음에 있는데
2호선 유저인 나는 아무래도 합정이 편하다.

여담인데 -
난 꽤 심각한 길치인데도 불구하고,
식당 근처까지만 데려다 놓으면 귀신 같이
식당 간판이나 입구를 찾아내곤 한다.
여기도 약간 안쪽 골목이어서 애매한데,
본능적으로 기웃거리다가 0.5초만에 발견함;

... 미시적인 것만 잘 하는 자의 특징...




함박식당.
함박스테이크 + 함바식당에서 영감을 받았겠지.




하지만 내부는 함바식당과는 거리가 멀다.
테이블 10개 남짓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메뉴들은 대부분 8,000원 부근.

가장 기본적인 메뉴는 곤따 함박.
이 곤따를 철판에 올린 게 꼰따꼰따.
일본식 간장 소스국물이 있는 함퐁.
스크램블 에그가 겻들여진 오므함박.




홍대 부근에서는 한 집 건너 볼 수 있는
이런 오픈 콘크리트 씰링.
이제 천장 도배해놓은 집을 보면 어색해.




합정역 뒷골목에서도 한 걸음 안쪽이라서
이렇게 한적하게 주택가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새 주문한 메뉴 도착.
주말 저녁이어서 사람들이 많기도 했는데,
기본적으로 서빙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
느긋한 마음으로 갔기에 별 상관 없었지만,
빨리 먹고 싶다면 사전에 전화로 주문을 할 것.
(그런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사람이 있을까;)




이런 달걀 국물을 좋아하는 내가 시킨 함퐁.
국물이 다소 짭쪼름하긴 한데 밥 찍어먹기 좋다.




그리고 이게 대표 메뉴라는 곤따 함박.
근데 난 왜 함박보다 저 달걀프라이가 더 끌리지.




쩌억-

메뉴들이 대체적으로 다 아기자기한데
양 또한 아기자기해서 남자들 먹기에는
아무래도 좀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우동이나 튀김 등 같이 시킬 만한
서브 메뉴가 없는 점이 역시 아쉽다.

메뉴를 불문하고 베이스가 되는 함박스테이크
자체는 맛이 다 비슷한데, 내 평가는 - 무난.

고기는 보통이고, 소스는 다소 달달하고.

하긴 원래 함박이라는 게 편안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캐주얼한 메뉴였더랬지.

그런데 확실히 만텐보시 이후로 눈높이가 변해서
이 정도면 "뭐, 나쁘진 않네" 라고 반응하게 된다.
특히나 만텐보시의 진하고 쌉싸름한 데미그라스
소스의 맛에 비하면 함박식당의 소스는 미약하다.
물론 이 집도 함박 전문점 중에서는 평균 이상인데!

바다를 본 후에, 강이 눈에 찰쏘냐... 는 거지.




내 사랑, 마늘.
요즘에는 세븐스프링스 가도 구운 마늘 없다면서?




다 먹고 나가는 길에 문득 눈길 가던 -
이런 마니아스러움.






평가가 좀 심드렁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이 근처에서 놀다가 언제든지
편안한 마음으로 들를 수 있을 것 같다우.



서교동 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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