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웬만해서는 '스압'이라는 단어 잘 안 쓰는데 이번 글 제목에는 꼭 붙여줘야 할 것만 같았다; 마카오 본격 자유 여행 후기를 2편으로 나눠서 올리려니까 후반부, 마카오 반도에서 보낸 이틀은 그야말로 사진들이 넘쳐남;;;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하나하나 다 연속성 있게 기록하고 싶어서 이 이상은 안 줄여지네 ㅋㅋㅋ 난 역시 이렇게 만연체 인생을 살아야 하나 ㅋ 여튼, 어차피 볼 사람은 보라, 누가 보든 말든 내가 나중에 다시 보기 쉽게끔 일기를 쓰는 거다, 라는 생각이라서 길더라도 그냥 올려버리련다 ㅡoㅡ

 

지난번 글은 베네시안 마카오 및 타이파 빌리지 등 타이파 반도에서 보낸 하루였고, 이번 글은 마카오 반도 시내로 이동해서 보낸 이틀이다. 한 글에 다 몰아 쓰니까 사진도 많고 글도 길지 ㅋㅋㅋ 하지만 굳이 나누는 것보다 하나의 테마로 이어지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서 강행하기로...

 

 

 

 

 

 

House of Dancing Water 공연을 다 보고 나서 호텔 신트라로 가는 COD 셔틀을 타니까 딱 우리가 묵을 호텔에서 백여 미터 떨어진 큰길가에 내려준다. 역시 마카오는 셔틀 이동이 최고라니까. 특히 이렇게 타이파와 시내 사이를 오갈 때에는 주요 호텔들 셔틀 동선 및 시간표를 미리 알아두는 게 중요하지. 훗훗.

 

베네시안 마카오에서는 "숙소를 최대한 즐기기"가 목표였고, 시내에서는 "씻고 잠만 잘 거니까 시설 깨끗하고 가격 저렴하면 됨"을 테마로 잡았다. 그리하여 내가 고른 곳은 <메트로폴> 호텔. 더 저렴한 곳들은 주요 관광지에서 너무 멀고 외지고 유스호스텔 분위기라서 제했고, 더 비싼 곳들은 딱히 의미가 없다 싶어서 고른 곳인데... 어머 세상에 여기 개인적으로 만족 만족 대만족. 물론 각자의 니즈에 따라서 만족도는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숙소였다. 그리하여 숙소는 별도의 후기를 올릴 예정임! 여튼, 목금 이틀을 자게 될 우리의 숙소~

 

 

 

 

 

 

숙소에 짐만 풀어두고 바로 맥주를 사러, 그리고 나온 김에 주변의 거리도 둘러볼 겸 밖으로 나왔다. 메트로폴 호텔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세나도 광장에서 얼마나 가깝냐' 라는 거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가까울 줄은 몰랐지-_-? 진짜 코너 돌아서 한 블록만 걸으면 바로 세나도 광장이 나온다. 그리고 세나도 광장이 나온다는 소리는 그 주변의 골목들을 돌아보기도 그만큼 편하다는 소리. 후후후. 그래서 도착한 날에 이렇게 밤 거리의 풍경도 살폿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광장의 가게들은 이미 문을 닫은 시간이었고, 시내에는 24시간 편의점이 많은 편은 아닌데, 그래도 꼭 시원한 맥주를 마시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진 모녀는 기어이 찾아내고야 말았다! 홍콩 쪽에서 제법 인기가 많은 이 블루걸 맥주는 알고 보면 우리나라의 오비맥주에서 생산 수출하는 라벨이라는 사실! 오랜만에 보니 반가워서 기왕이면 이거 마시자면서 사왔지. 탄산이 약하고 씁쓸한 맛이 강조된 게 내 입맛에는 그럭저럭 괜찮습디다. 게다가 아늑한 우리 숙소에 짐 풀고 샤워한 후에 침대에 뒹굴면서 같이 마시는 캔맥주의 맛이란... 크앙-_-b

 

 

 

 

 

 

마카오 반도에서의 본격적인 하루를 시작하며, 세나도 광장의 웡치케이에서 신나게 조식을! 호텔 예약시 조식을 포함시킬 필요를 못 느낀 것이, 메트로폴 호텔의 음식에 별 기대도 없었고, 호텔 위치가 좋아서 바로 몇 걸음만 나가면 이렇게 놓치기 싫은 먹거리들이 많은데 뭐하러, 싶어서였다. 웡치케이는 점심 때가 되면 대기줄이 길어지는데 우리는 아침 8시반 오픈할 때 무렵에 가서 이렇게 여유롭고 좋더라. 여기 역시 세나도 광장 맛집이네 어쩌네 한국 사람들 후기가 그렇게 많은 곳이어서 뻔한 선택인 것 같기는 하지만... 죽과 완탕을 좋아하는 입맛이라서 여기는 아니 갈 수가 없었어. 화려하게 코스로 나오는 광동식 요리보다 이런 저렴하고 따끈하고 담백한 한그릇 음식이 훨씬 더 즐겁단 말이다. 그런데 완탕면은 저렴한데, 콘지(죽)는 엄마가 게살 들어간 걸로 골라서 그리 저렴하지 않았다는 게 나름의 반전 ㅋㅋㅋ 여튼 둘 다 아침에 속을 든든하게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실로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

 

 

 

 

 

 

아직 관광객들이 가득 차기 전, 이 한적한 시간의 세나도 광장에서 사진도 한 장 남겨보세. 밤에 가게들이 닫은 이후에도 사람들이 어슬렁거리는 편이기 때문에 아주 이른 아침이 아니면 이렇게 탁 트인 모습을 보기란 어렵다. 이렇게 조식 타임을 즐기고, 다시 호텔 방으로 돌아와서 양치도 하고 좀 쉬다가, 다시 오전 관광에 나섰다. 수시로 호텔에 들러서 재정비할 수 있는 거 완전 좋아! 잠시라도 쉬어가는 게 컨디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매번 발 피로도 풀고, 에어컨 바람도 쐬고, 이도 닦고, 폰이랑 카메라 충전도 해서 나가니까, 피로가 누적되지 않아서 매 순간을 더 충실하게 즐길 수 있었다 :)

 

 

 

 

 

 

숙소에서 나와서 세나도 광장 반대 방향으로 걸어, 리스보아 호텔을 지나, 윈 호텔 쪽으로 걸어갔다. 그쪽 거리도 돌아볼 겸, 윈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을지 말지 결정도 할 겸. 마카오 시내의 카지노 호텔들은 타이파 반도의 호텔들과는 뭔가 다른 분위기가 있다. 뭐랄까, 이쪽이 좀 더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형 카지노 같달까. 타이파 반도 쪽은 카지노 사업을 위해서 비교적 근래에 조성된 거라서, 좀 더 인위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나는 듯. 여튼, 각각 특색은 좀 달라도 둘 다 휘황찬란 화려하기는 매한가지지만. 저 거대 파인애플 같은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도 처음에 볼 때는 그 쌈마이스러움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데, 며칠 보니까 또 친숙해지고 뭐 그렇더라.

 

 

 

 

 

 

미국 라스베가스 자본을 끼고 있는 윈 호텔은 개중에서 서양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었다. 건물의 외형도 비교적 심플하고 (하기사, 바로 인근에 그랜드 리스보아가 있으니까 ㅋㅋㅋ) 인테리어도 요란스럽기보다는 차분하고 무게감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렇게 넓은 가든 풀이 있다는 점이 나에게는 크나큰 매력! 그래봤자 여기 와서 묵을 일은 안 생길 것 같지만... 아, 그리고 윈 호텔은 카지노 쪽 복도를 지날 때 (CCTV에 얼굴이 안 잡히니까) 모자를 벗어달라는 둥 제약이 제법 있었다. 카지노의 분위기도 왁자지껄한 게 아니라 조용한 중압감이 느껴지고. 거물들이 와서 프라이빗한 분위기에서 큰 판 베팅을 할 것 같은 곳이랄까. 뭐, 우리는 식당 분위기 보러 갔다가 아직 문 안 열었다길래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지만. 좋은 호텔 온 김에 화장실만 이용한 건... 안 자랑.

 

 

 

 

 

 

오는 길에 파인애플 st. 그랜드 리스보아에도 들러봤다. 그래도 이 동네 랜드마크인데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이나 해봅시다. 생긴 건 유치찬란 촌스러운 듯 해도, 그랜드 리스보아는 사실 꽤 고급 호텔이다. 특히 마카오의 파인 다이닝이 절정을 이루는 곳으로서,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이 자그마치 2개나 있는 곳이기도. 중식 카테고리에서는 <The Eight>, 그리고 프렌치에서는 <로부숑오돔>이 포진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우리가 조금 관심이 있었던 건 바로 디에잇. 파인 다이닝이라서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런치 딤섬 코스는 생각보다 대중적인 가격이어서 식도락 좀 해보겠다는 사람들 간에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만큼 예약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적어도 1주일은 전에 사이트 예약을 해야 한다는 사실. 그나마 가능한 게 저녁 시간대여서 일단 디너 예약을 해두긴 했는데, 아무래도 엄마나 나나 그리 마음에 쏙 드는 결정은 아니라서 결국 취소했다. 그랜드 리스보아 들른 김에 '여기가 우리가 갈 뻔 했던 식당' 이라면서 입구에서 구경만 하고 왔네.

 

파인 다이닝은 아무래도 가격대가 높다 보니까 만족도에 대한 평가가 사람마다 크게 갈리기 마련이다. 나 또한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때와 장소 그리고 동행의 취향에 따라서 조심스레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 이번 여행은 마카오 구시가지를 돌아보는 담백한 여행이라서 굳이 파인 다이닝에 우선 순위가 있지도 않았고, 나는 되려 어마어마한 중식 코스에는 별 매력을 못 느끼고, (점심에만 제공되는) 아기자기한 딤섬 코스에 더 흥미가 많았던 것. 사실, 중식에서 나오는 갖가지 육류 요리가 대개는 별로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래서 이번에는 디에잇 예약을 집어치우고 발길 닿는 대로 갔던 뒷골목의 현지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그게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최고의 기억이었다. 덧붙이자면, 취향이 잘 맞는 여행 메이트와 함께 하는 시간은 이래서 좋다. 만약에 서로 조심스러운 사이끼리 갔더라면 이렇게 미묘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눈치를 보기 마련일텐데, 엄마의 취향, 입맛, 우선 순위를 익히 알기 때문에 명쾌하게 결정을 내릴 수가 있는 거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함께 했을 때 상대방도 즐거워하고 있다는 걸 의심하지 않아도 되고. 여튼, 디에잇은 혹여라도 마카오를 다시 가게 된다면 그때는 런치 딤섬 코스로 즐겨주리라. (하지만 향후에 마카오를 또 갈지는 의문...)

 

 

 

 

 

 

마카오, 하면 에그타르트, 부터 떠올리는 사람도 많은데 난 그동안 좀 심드렁했다. 달달하고 버터리한 디저트를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닌 데다가 매번 출장으로 왔던지라 특별히 뭔가를 찾아 먹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작년에 혼자 돌아다니면서 세나도 광장에서 하나 사먹어봤던 에그타르트는 나에게 그냥 달고 기름지기만 한 맛이어서 '이걸 뭘 굳이' 싶었던 것. 하지만 이번에는 엄마랑 같이 다니는 거니까 재미 삼아 에그타르트를 그리 잘 만든다는 '마가렛 카페 이나타' 에 들러봤다. 그리고, 난 에그타르트에 대한 심드렁했던 그간의 기억을 모조리 경신하게 된다... Aㅏ..........

 

에그타르트란, 본디 이런 맛이어야 하는 거였구나. 겉이 파삭파삭하고 맛이 버터리하고 안의 필링은 촉촉 달달한 거야 어느 집이나 다 비슷하지만, 지나치게 버터리하지 않으며 과하게 달지 않게 조절하는 게 이 집의 차별점이다. 게다가 이 모든 조건을 다 맞추더라도 구워낸지 오래 지나고 나면 매력이 떨어질 터인데 아침부터 저녁에 문 닫을 때까지 방문객이 끊이질 않으니 언제나 따끈따끈 갓 구운 타르트를 먹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중요! 남들 맛있다는 곳에 다 따라다닐 생각은 없지만, 이 에그타르트는 확실히 어디서 먹느냐에 따라서 맛을 심하게 타는 것 같다. 내 너를 먹어봤음을 후회하지 않아-_-*

 

낱개 주문도 가능하고, 6개들이 세트로도 파는데, 어쩔까 하다가 '남으면 숙소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이따가 밤에 맥주 안주로 먹지 뭐' 싶어서 그냥 6개들이로 구매해서 엄마가 먼저 자리잡고 있던 테이블로 갔다. 그런데 커피를 깜빡해서 타르트를 엄마한테 맡겨두고 다시 커피 주문하러 다녀왔는데 그 사이에 엄마는 두근두근하면서 타르트 상자를 살짝 열어봤다고 한다. 뭐든지 감질맛 나는 게 싫은 엄마는 '얘가 또 다음 끼니 먹어야 된다면서 간에 기별도 안 가게스리 인당 1개씩만 사온 건 아닌가' 은근 안달이 났었는데... 내가 푸짐 터지게 6개들이로 사들고 오니까 그때부터는 싱글벙글 ㅋㅋㅋ 안도하면서 상자를 다시 닫아두고 그 위에 얌전히 손 올리고 내가 커피 사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ㅋ 악 엄마 ㅋㅋㅋㅋㅋㅋㅋ

 

늘 사람이 많은 데다가 이때는 늦은 오전, 점심 직전이라서 더더욱 타르트와 커피의 인기가 치솟을 때였는데 다행히도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러고 엄마와 에그타르트로 건배를 하고 시원한 커피를 홀짝이면서 보슬보슬 비 내리는 마카오 뒷골목을 즐기는데, 아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금 그 기억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 마카오 구시가지는 이번이 3번째였지만, 그리고 예상컨대 이번이 마지막일 듯 하지만, 그 마지막 기억이 이렇게 시원하고 촉촉하고 여유롭게 남게 되겠구나. 이번에 출장 일정에 이어서 엄마랑 여행하기로 한 거, 역시 참 잘 했다.

 

아, 에그타르트는 사이즈는 작지만, 버터와 에그 등이 잔뜩 들어가서 1-2개만 먹어도 금방 배가 부르고 그 배가 몇 시간이 지나도 안 꺼진다. 그리고 아마도 칼로리 또한 그러하겠지... 판단은 각자 알아서... (먼산)

 

 

 

 

 

 

그렇게 카페 이나타에서 한참 노닥거리면서 에그타르트 찬양도 하고 모닝 카페인 보충도 해준 후에, 그 주변 뒷골목들을 기웃기웃 구경하는데, 바로 옆에 이렇게 현지 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골목에서 둘이서 눈빛을 교환했다. '그래, 오늘 우리 저녁 식사는 여기다'

 

그랜드 리스보아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예약해놓고서도 뭔가 딱히 이거다 싶은 느낌이 없어서 취소하고, 마카오에 많고도 많은 매캐니즈 식당들도 다 심드렁하다 싶었는데, 여기를 오려고 그랬구나. 엄마도 나도 동남아에 살아봤던 기억 덕분인지 이렇게 골목에 플라스틱 의자 내놓고, 현지 음식 휘리릭 내놓는 식당, 그리고 골목 풍경들에 대한 향수가 있었는데, 그래 바로 이거야, 이런 걸 바랬던 거야.

 

개중에서 사진 첨부된 메뉴판과 최소한의 영어 설명이 있는 식당을 눈으로 찜해두고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아, 오늘 하루 뭔가 몹시 마음에 들게 보내고 있어.

 

 

 

 

 

 

숙소에서 또 에어컨 바람 쐬고 잠시 뒹굴고 쉬면서 재충전을 한 후에! 이번에는 세나도 광장 부근을 본격적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물론 전 날, 마카오 반도에 도착해서 세나도의 밤 풍경도 보고, 아침에 웡치케이에서 조식을 먹은 후에도 잠깐 둘러보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성바울 성당 유적도 찬찬히 둘러보기 위해서.

 

성바울 성당에서 내려올 때는 그냥 내리막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세나도 광장이 나오기 마련인데, 세나도에서 거슬러 올라갈 때에는 종종 길이 헷갈리고는 한다. 무조건 큰 길 줄기만 따라간다고 될 건 아니고, 이렇게 골목이 두 갈래로 나올 때 "좌회전"을 하는 게 포인트다. 직진한답시고 오른쪽 길로 쭉 가면 성바울 성당로 올라가는 골목이 아니라 시내 다른 부분이 나옴.

 

 

 

 

 

 

성바울 성당 앞에 도착했을 때 즈음에 보슬보슬거리던 빗줄기가 갑자기 후두둑, 세차게 변했다. 어차피 마카오 일정 내내 흐리거나 비가 왔기 때문에 딱히 아쉽진 않았고, 되려 비 내리는 풍경 또한 볼 수 있음이 되려 좋았다. 너무 들이친다 싶을 때에는 잠시 인근 지붕 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구경하면 되지. 어차피 정해진 일정도 급할 이유도 없는데.

 

 

 

 

 

 

그리고 남들 다 하듯이 성바울 성당 앞 계단에서 인증샷 남기는 것보다 난 이게 더 좋은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성바울 성당을 바라보는 뒷모습... 이지만 내 사진은 엄마가 당최 각도를 못 잡아서 결국 포기하고 내가 셀카로 찍었다는 후문 ㅋㅋㅋ 셀프로도 잘 찍네 뭐 ㅋㅋㅋ 엄마가 알아서 내 사진을 잘 찍어줄걸 기대하지 않는 게 속 편하게 여행하는 비결이랄까!

 

 

 

 

 

 

비가 약간 잦아든다 싶을 때 다시 지붕 아래를 나서서 성바울 성당을 향해서 걸어가본다. 성당, 이라기보다는 성당 유적, 이라고 하는 게 정확하겠지만. 그렇게 축축한 하늘과 어두운 지붕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미는 모습이 더 마음에 든다.

 

 

 

 

 

 

놀라운 건 이 날씨에도 야외 웨딩 촬영을 강행하는 커플이 있었다는 사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동안에는 드레스 자락 움켜쥐고 지붕 아래에서 피하고 있다가 빗줄기가 잦아들자 이때다 싶었는지 재빨리 몇 장이라도 찍으려고 세팅하더라. 그러나 신부의 표정이 심히 짜증-_-*나보였고 신랑은 좀 소심해져있는 듯 했다 ㅋㅋㅋ 힘내요 여러분 ㅋ

 

 

 

 

 

 

곤경의 웨딩 촬영 커플을 뒤로 하고, 우리는 성바울 옆으로 나있는 산길로 올라갔다. 알고 보니 여기가 몬테 요새로 올라가는 길! 요새 위에서는 마카오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난 다소 거리가 떨어진 줄 알고 그냥 안 갈 요량이었는데, 이렇게 성바울 바로 옆에 있는 건 줄 몰랐네? 물론 요새로 가는 거니까 구불구불 올라가야 하긴 한다. 그래서인지 성바울 유적 앞 계단의 높은 인구 밀도에 비해서는 꽤나 한적하고 여유로운 것이 매력. 어쩌면 이 날은 비까지 내려서 더 그랬을 수는 있겠네. 덕분에 엄마와 나는 올드 마카오의 흔적도 찬찬히 구경하고, 비 온 후의 싱그러움도 만끽할 수 있었지. 호호.

 

 

 

 

 

 

그랜드 리스보아를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는 대포 ㅋㅋㅋ 거대 파인애플 같은 저 호화 호텔은 마카오 시내 어디를 가도 어느 각에서도 잘 보이기 때문에 방향 지표는 물론이고 그 자체로 하나의 관광거리가 되어준다. 다른 호텔들도 만만찮게 화려하지만 그 중에서도 저렇게 솟아있는 그랜드 리스보아는 단연코 독보적이여. 하지만 거기에서 숙박도 식사도 하지 않은 우리는 이렇게 멀리서 풍경으로 바라보는 게 더 재미있네~

 

 

 

 

 

 

그러니까 같이 셀카도 한 장 남겨봅시다!

가운데로 저 파인애플이 나오게 하려고 조심스레 맞춰서!

 

 

 

 

 

 

반대쪽으로 돌아서 가면 마카오 반도의 서북부가 보인다. (사실 시가지가 360도 파노라마 뷰로 보임.) 저쪽 중앙에 보이는 건물이 소피텔 마카오 앳 폰테 16 호텔이다. 마카오 시내에서 숙소 처음 검색할 때에는 세나도 광장 반경 근거리 순으로 정렬해서 봤는데 어느 정도 확장해서 보면 저 소피텔도 목록에 뜨게 된다. 그렇데 막상 와보면 이렇게 거리가 제법 되는 데다가 다른 시내 관광거리들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 뭐, 여긴 애당초 실제 숙박을 고려한 것도 아니지만, 여튼 이런 점들은 여행을 다녀봐야만 피부에 와닿는 점들이긴 하다. 그래도 여기서 풍경으로 보니까 좋긴 하네. 흐린 하늘 아래의 올드 마카오.

 

 

 

 

 

 

카메라를 꺼내들기만 하면 부산스럽게 가방을 내려놓고 사진용 미소를 짓는 엄마라서 ㅋㅋㅋ 이렇게 몰래 찍을 일이 잘 없는데 어찌 한 장 건졌네 ㅋ 또 성곽 위의 정원 배경으로 사진 찍겠다면서 보시락거리고 있는 그 분의 모습을 포착해봤슴미당-_-*

 

 

 

 

 

 

실로, 기분 좋은 곳이었다.

 

몬테 요새, 얘기로 들었을 때에는 뭐 굳이 거길 올라가나 싶었는데, 아니 시내 한복판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이렇게 탁 트이고 싱그러운 곳이 나올 줄 알았다면 진작에 오겠다고 했겠지 내가. 장대비와 천둥번개가 후려친 이후라서 사람도 적고 수목은 촉촉 파릇하고, 마카오에서 이런 매력을 느낄 줄은 미처 몰랐지.

 

 

 

 

 

 

'성곽 위에 올라와있음'을 표현하기 위한 셀카랄까! 공기에 물이 둥둥 떠다니는 듯한 습한 날씨라서 피부는 끈적끈적 난리가 났지만 그딴 건 아랑곳하지 않고 신났음! 저기 성벽 아래로, 내 모자 위로 보이는 저 벤치는 이따가 내려가는 길에 우리가 한참 앉아서 쉬었다 가게 되는 바로 그 벤치 :)

 

 

 

 

 

 

이렇게 좋은 길이 있는데 어찌 그냥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리.

 

 

 

 

 

 

아무 것도 안 하고 저 성벽만 바라보고 쉬었다 가도 좋겠다.

 

 

 

 

 

 

그런데 한참 비가 온 후라서 벤치나 돌들이 온통 다 젖어 있어서 포기하려던 차, 엄마가 잠시 성벽을 응시하더니 기어이 가방에서 휴지와 손수건, 그리고 비닐봉지들을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다. 욕망하라, 욕망하면 행동하라, 기왕 할 거면 빨리 하라, 는 삶의 원칙에 겁나 충실한 우리 엄마 ㅋㅋㅋ

 

 

 

 

 

 

그렇게 벤치에 2명이 앉을 만한 자리를 싹싹 치운 후에 앉아서 한참을 쉬었다 갔다.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면서, 성벽과 풀밭 비내음을 즐기면서. 이번 마카오는 여러 모로 새롭구나. The whole new Old Macau.

 

 

 

 

 

 

내려오는 길에 예의상(?) 성바울 성당 유적 단독샷도 하나!

 

 

 

 

 

 

재미로 붙여본 성바울 성당 앞에서의 나, 2014 v. 2015

 

정말 우연히도 작년과 같은 셔츠를 입고 왔길래 일부러 유사한 위치, 비슷한 각도로 찍어보았다. 작년에는 비행기로 마카오 도착해서 호텔 체크인한 직후에 민낯으로 혼자 돌아다니면서 찍은 거고, 올해에는 보다 여유롭게 자유여행으로 다니는 모습으로. (그러고 보니 작년에도 웨딩 촬영하는 커플이 포착됐다!)

 

 

 

 

 

 

다시 세나도로 내려오는 길에 또 하나의 듀리안 에피소드! 엄마가 또 킁킁대면서 '어디서 듀리안 아이스크림을 파나? 그렇다면 하나 더 먹어야지!' 라면서 두리번거리는데... 세상에, 듀리안 생과를 판매하는 과일 노점상을 발견! 캄보디아를 떠나온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내 사랑 듀리안'과 첫 재회, 그 감격스러운 현장 ㅋㅋㅋ

 

 

 

 

 

 

그 모습, 현장에서 전해드립니다 ㅋㅋㅋ 거참, 도깨비 방망이 같네...

 

 

 

 

 

 

흥분 + 신남 + 거의 울먹울먹할 듯한 감격... 의 쓰리콤보. 이렇게 좋아하니 옆에서 바라보는 입장에서도 어이 아니 좋을까. 길거리에서 손으로 들고 쪽쪽 먹길래 '저기 벤치 보이니까 앉아서 먹고 가자' 라고 하였건만, 그 벤치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듀리안은 씨만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ㅋㅋㅋ 마카오에 많고 많은 먹거리들 중에서도 '10년 동안 그리워해온 듀리안이 제일 맛있었어' 라던 우리 문여사님 :)

 

 

 

 

 

 

그렇게 기분이 흡족해진 엄마는 내 사진도 한 장 건져주었다고 한다. 사진은 자고로 사람 얼굴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와는 달리 나는 '저 풍경 속에 내가 있는 모습'이 더 좋다고 누누히 말했는데도 그게 익숙하지 않은지 내 마음에 들게 잘 안 찍어줬는데, 마카오 골목을 배경으로 한 이 사진은 열성적으로 찍어주었다고 함. 역시 우리 고갱님은 식도락적으로 먼저 만족시켜드려야 한다니카-_-?

 

 

 

 

 

 

그렇게 세나도와 성바울 유적, 그리고 몬테 요새를 둘러보는 오후 투어를 마치고 또다시(!) 호텔 방에 돌아와서 재충전! 저녁에 먹을 맥주와 안주 삼을 망고를 냉장고에 채워넣고, 동생군 선물로 줄 육포도 괜히 뜯어서 펼쳐놓고 사진도 찍어보고~ 아, 호텔 수시로 들락날락할 수 있는 거 좋다 좋다 정말 완전 매우 좋다 >_<

 

 

 

 

 

 

그렇게 실컷 쉬다가 슬슬 저녁 먹으러 나섰다. 아까 오전에 카페 이나타 근처에 찜해둔 식당 골목으로! 역시나 우리가 원하던 풍경이라서 다시 봐도 매우 흡족하다. 바로 근처에 큰 호텔 및 유명한 에그타르트 카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골목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다. (적어도 한국인은 없습디다...) 그래도 현지색이 나다 못해 말이 안 통하면 안 되니까 메뉴에 사진이 있고, 가게 간판 등에도 영어가 있는 곳으로 골라서 들어감 ㅋㅋㅋ

 

 

 

 

 

 

우리의 선택! 두부 버섯 조림? 탕? 같은 거랑, 오리고기 덮밥, 그리고 채소 볶음. 메뉴명은 사진으로 찍어오긴 했지만 굳이 찾아보긴 귀찮네. 그냥 사진 보고 재료 보고 감으로 골랐다. 그리고 그렇게 골라서 대성공함! 후후훗.

 

광동식 오리고기를 한번 먹어보네 마네 하면서 애당초 디에잇 디너 코스를 예약했었던 건데, 내가 고기를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그렇게 힘 준 코스 요리에는 그닥 매력을 못 느끼는지라, 이렇게 뒷골목 자그마한 식당에서 덮밥으로 먹어본 게 백배 천배 나았다. 적어도 엄마와 나에게는 그러했다. 게다가 요리들 간의 조화도 잘 맞았고, 중국 느낌은 물씬 나면서도, 내가 잘 못 먹는 중국식 돼지고기 누린내도 안 나고, 와 진짜 이런 거지 바로 이런 거.

 

 

 

 

 

 

사진을 위해서 '먹는 척' 해달랬더니 진짜 너무 열심히 채소를 씹어드신 문여사님 ㅋㅋㅋ 나중에 사진을 보고 '아우, 나도 니처럼 입에 대는 척만 할걸!' 이러면서도 이 사진이 웃기고 생생하다면서 좋아하셨음 ㅋ

 

 

 

 

 

 

음식이 연신 서빙될 때는 사진 찍고 먹고 즐기느라 정신이 없고, 한 상 물린 후에야 여유가 생긴다. 그러고서는 내가 실시간으로 찍어 보내준 음식 사진들 다시 감상하는 중 ㅋㅋㅋ 혹은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자랑하거나 ㅋ

 

 

 

 

 

 

잘 먹었으니까 좀 걷다가 들어가야죠. 세나도 광장을 걸으면서 바닥의 물결 무늬를 배경으로 사진 좀 찍어보려고 했는데... 엄마가 또 내가 설명해준 각도를 못 맞춰서 '님, 지금 뭐하세요?' 모드; 우리 엄마가 많은 걸 가졌지만 사진 찍는 능력은 갖추지 못하였구나... 땀 뻘뻘 흘리면서 여러 장 막 눌러서 겨우 하나 건진 게 이거여... 그래, 받아들이자 ㅋㅋㅋ

 

 

 

 

 

 

호텔 방에서 또 쉬다가 ㅋㅋㅋ 윈 호텔의 분수쇼 구경하겠다고 밤거리를 나섰다. 역시 밤에 살아나는 도시, 마카오. 아까 오전에 다 봤던 건물들인데 마치 새로운 곳인 마냥 화려한 조명으로 단장한 각종 카지노 호텔들. 윈 호텔은 몇 블럭 떨어진 거리에 있지만 가는 길에 이렇게 리스보아 호텔 체인들을 구경하는 것만 해도 전혀 심심하지 않다.

 

 

 

 

 

 

그러나 알고 보니 윈 호텔 분수쇼라는 건 저녁 8시부터 매 시간, 정말 짧게, 노래 한 곡만큼 하고 끝나는 거였다 ㅋㅋㅋ 난 또 오래 하는 건 줄 알고, 첫 곡은 동영상으로 찍고, 그 이후부터는 여유롭게 감상하려고 했는데 그냥 그렇게 끝나더라??? 푸하하, 뭐 어차피 호텔 홍보용으로 잠시 잠시 하는 공짜 쇼라서 별 기대도 실망도 없지만 허망하게 끝나서 뭔가 웃겼음 ㅋ

 

 

 

 

 

 

괜찮아. 그 분수쇼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이런 사진을 건졌으니까. 마카오의 시내 야경이 온전히 담기고, 우리 둘 다 그 기억 속에서 신나있는 표정이 잘 표현되어서, 이 사진은 마카오 사진으로 미니 포토북 제작할 때 너무나도 당연하게 표지가 되어주었다. 우리 여행을 요약하는 단 한 장을 뽑으라고 한다면 난 이 사진을 뽑겠어!

 

 

 

 

 

 

마카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 야경 감상을 위해서 내가 선택한 곳은 AIA타워 21층의 SKY21. 대개는 마카오 타워를 많이 가는데 거기는 너무 북적이기도 하는 데다가 거리도 은근 멀고 (버스 타고 가야 함) 원래 맑은 날에는 타이파 반도까지 한 눈에 보인다지만 이렇게 흐린 날에는 그것도 별 의미 없고 해서, 마카오 시내를 보다 가까이서 but 높은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여행에 있어서의 내 대부분의 선택들이 그러하듯이, 이번에도 나이스샷. 저 휘황찬란 고층 건물들과 눈을 맞추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면서, 때로는 비구름이 고층부를 덮었다가 지나가는 것도 구경하면서, 그렇게 칵테일을 홀짝이고 '정말 좋은 여행이었음'을 같이 곱씹었다.

 

 

 

 

 

 

게다가 우리 숙소에서도 한 블럭 거리! 짧다면 짧은 2박 스테이였지만 극강의 만족감을 안겨준 우리 메트로폴 호텔. 떠날 때가 다 되니까 호텔의 야경도 더 반갑고 아련하고 그러네.

 

 

 

 

 

 

그리하여, 떠나야 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씻고 체크아웃 준비를 다 해두고 마지막으로 세나도 광장으로 향해봅시다. 호텔이 세나도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위치에 있다는 특장점을 그야말로 극강으로 살렸다-_-v

 

 

 

 

 

 

아직 관광객들이 몰리기 전, 아침 8시도 되기 전의 세나도 광장에는 잠시 '진짜 마카오'가 살아있다. 현지 주민들, 직장인들, 학생들이 이런 천막형 함바식당(?)에서 죽이나 국수로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가 더 높이 뜨고 주말 관광객들이 몰릴 때 즈음에는 이 텐트들은 다 자리를 거두고 다른 업종에 터를 내주곤 한다. 아, 동남아에서 많이 보던 풍경이야. 복만 해도 반갑네. 여기에서 아침 식사를 해도 좋았겠지만 우리는 웡치케이에 한번 더 들르기로 했으니까 눈으로 구경만 하는 걸로.

 

 

 

 

 

 

성바울에게도 작별 인사를 고해본다. 또다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해서 흐릿한 하늘 아래에 벌써부터 부지런한 구경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런 엽서 같은 풍경을 눈에 담아서 이제는 슬슬 움직여봅시다.

 

 

 

 

 

 

호텔에서도 가깝고, 저렴하고, 아늑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식 맛도 좋은 웡치케이! 첫 방문 때에는 시그너처 메뉴인 새우완탕면에 게살죽을 먹어봤으니, 이번에는 다르게 가봅시다. 엄마는 돼지고기를 얹은 에그누들을, 그리고 나는 완탕면에서 에그누들을 뺀 새우완탕을. 공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로 실로 손색이 없었다.

 

 

 

 

 

 

2박에 20만원 남짓 되는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준 메트로폴 호텔도 안녕. 숙소를 니즈에 맞게 잘 고른 덕에 마카오 시내에서 묵었던 기간이 참 편하고 쾌적했다우. 내 기필코 호텔 후기는 별도로 상세히 쓰리라.

 

 

 

 

 

 

택시를 잡아타고 다소 막히는 길을 달려서 도착한 마카오 공항. 도착해서 체크인부터 하고, 그 다음에는 마카오 달러 잔돈을 최대한 털어내기. 편의점에서 뭘 어떻게 사야 잔돈이 안 남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기껏 조합해낸 게 칭따오와 킷캣이었는데, 알고 보니까 5MOP 정도가 부족했다고 한다. 그래서 난 당연히 다시 고르겠다고 했는데 직원이 됐다고 그냥 가시라고 했음! 공항에서 관광객들이 잔돈 털다가 소소한 금액 차이 나는 건 흔히 있는 일인가벼? 물론 이를 남용하면 안 되겠지만... 잔돈 털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마워요 >_<

 

 

 

 

 

 

내가 꼭 마지막까지 낮술을 마시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야... 마카오 달러를 다 써야 해서 어쩔 수 없이(?) 금액이 맞는 제품을 구입했을 뿐이야... (그런데 막상 한국 돌아와서 칭따오를 더 자주 마시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고 별로 볼 거 없는 마카오 공항 면세점.

 

 

 

 

 

 

떠나는 날까지 비가 내리고 흐렸다. 다행히도 비행기 뜨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단 한번도 해가 쨍하게 뜬 걸 못 보고 가네. 뭐 그래도 괜찮아. 이런 흐린 빛 아래의 마카오도 제법 잘 어울렸으니까. (모든 게 순조로이 흘러가서 마음도 너그러움 ㅋ)

 

 

 

 

 

 

와이파이 공유기의 충전기와 케이스를 짐에 부쳐버렸는데 방전이 돼서 대기 시간 동안 인터넷은 못 쓰겠다, 싶었는데... 아, 맞다! 여기 라운지에 프리 차징 서비스 데스크가 있었지! 작년 출장 막판에도 거의 꺼질 듯한 폰을 충전해준 바로 그 곳! 다행히 카메라 충전기와 호환이 돼서 최대한 충전에 성공, 탑승 직전까지 아빠 및 남편군이랑 연락을 할 수가 있었다 :)

 

 

 

 

 

 

멍... 좋은 여행이었어...

 

 

 

 

 

 

큰 의미 없지만 비행기 타러 들어가는 길에도 한 장! 진에어의 저가 항공료와 쓸만한 운항 시간대 덕분에 이번 모녀 마카오 여행 급결성이 가능했지!

 

 

 

 

 

 

좌석은 일부러 통로석, 그것도 엄마와 내 자리를 통로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좌석으로 해서 화장실 오가기 편하게 했는데, 뭐 이건 큰 의미는 없더라. 어차피 내 옆에 누가 앉느냐가 더 중요한지라... 그럴 바에야 그냥 내 일행과 붙어 앉는 게 나은 것 같네. 여튼, 우천에도 불구하고 무사 비행하여 인천 공항에 착륙! 또 마중 나와준 남편군과 조우하여, 그렇게 2015 모녀 마카오 여행의 막을 내렸다고 한다.

 

 

 

 

헥헥. 중간중간 기억과 소감들까지 덧붙이려니 글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내깐에는 포인트 되는 부분들만 쓴 건데도 ㅋㅋㅋ 아이고 그런 의지가 무색하게스리 엄청난 스압 여행 후기가 나왔다! 하지만 어차피 훗날 내가 내 기억을 돌아보는 의미로 작성하는 거라서 개의치 않기로 했음! 그 와중에 마카오 여행 정보를 찾아보는 누군가에게 기왕 도움까지 된다면 더 좋을씨고.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