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다운 봄날, 꽃다운 꽃날.

Posted by 배자몽 일상잡기록 : 2017. 4. 10. 20:00

 

 

170408

 

아마도 벚꽃이 가장 만발했던 이번 주말.

이 시기를 놓치기가 아까워서 등산 취소하고

각자 카메라들 챙겨들고 꽃 풍경 찾아나섰다.

 

 

 

 

 

 

멀리 발걸음했다가 헛탕칠 것을 대비하여(?)

집 앞 당산중학교의 벚꽃부터 담고 출발합시다.

 

조리개가 밝은 35mm 단렌즈를 선호하는 나,

화각 범주가 넓은 망원렌즈를 즐겨 쓰는 남편.

 

그런 내가 캐논 6D로 찍어본 벚꽃 배경의 남편.

그런 남편이 소니 RX10로 찍어준 벚꽃을 찍는 나.

 

 

 

 

 

 

오늘의 커피 보충은 과천 가는 길에 방배 카페 골목에서. 말이 카페 골목이지, 카페보다 고기집 술집이 더 많고, 그나마 쇠락한 티가 역력한 골목이다. 그나마 우리는 방배동 친정집 가는 길이어서 가끔 지나쳐 가지만. 막상 '아무 데서나 커피나 사자' 싶어도 마땅한 데가 보이지 않는, 미묘한 동네. 그나마 정차가 가능했던 요거프레소에서, 비주얼 화려한 딸기 드링크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픽업한 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

 

 

 

 

 

 

이 날, 우리의 꽃놀이 장소는 안양천 뚝방길로 귀결되었다. 과천까지 가긴 갔는데 차들만 가득하고, 주차공간은 없고, 주변에 벚꽃스러운 기운도 안 느껴지더라고. 기약도 없는 곳에서 밀리는 차들 꽁무니에서 줄 서가면서 있을 건 아닌 듯 하여 바로 미련 없이 유턴. 아무런 계획 없이 나서서, 일정 동선을 설명해야 할 동행도 없이 우리끼리 다니니까 이런 즉흥성 참 즐겁근영. 꽃은 꽃대로 흐드러지고, 뽕짝 데시벨이나 와글와글 행사, 관광객 등이 없어서 정말 최상의 장소 선택 :)

 

 

 

 

 

 

그 속에서 각자의 사진 놀이 :)

 

 

 

 

 

 

내가 찍은 벚꽃과 벚꽃, 그리고 하늘.

 

 

 

 

 

 

그가 찍은 벚꽃과 나무, 그리고 자전거 풍경.

 

 

 

 

 

 

왠지 내가 사진 찍는 뒷모습을 자주 찍는 남편.

찍힌 모습을 보면 나는 하나같이 세상 진지함...

 

 

 

 

 

 

흡족하게 꽃을 즐겨준 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나스... 음? 나스 신상 프라이머와 비교적 근래에 나온 팟 타입 컨실러를 다크커버용 색상으로 구매했다. 애당초 이거 사려고 간 거라서 쏘쿨하게 나스 매장만 찍고, 결정하고, 결제하고, 곧바로 철수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왠지, 매우 구체적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와인 한잔 데이트를 하고 싶어진 기분에! 집에 차를 두고, 재충전 좀 하다가 합정 거리로 살랑살랑 나섰다. 이 날의 장소 선택은 : 합정 상수 사이 골목 어드메에 있는 '이태리 술집' 혹은 '이탈리안 바' - 뭐 지도에는 두 가지 이름 다 나옵디다.

 

3층에 오픈 테라스여서 여유로운 분위기이겠거니 하고 갔는데 이렇게 봄 기분, 주말 분위기 만끽할 수 있는 곳일 줄이야. 합정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홀짝홀짝 도란도란. 테라스 바로 앞에 전봇대가 풍경을 떡하니 가리기는 하지만, 뭐 그렇다고 전봇대를 뿌리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편하게 생각합시다 ㅋ

 

 

 

 

 

 

어쨌든 기분 좋잖아, 그렇지? :D

 

 

 

 

 

 

6시 남짓, 마치 낮술 같은 기분으로 시작했다가 점차 빛이 지면서 저녁 기분으로 넘어가는 이 그라데이션이 좋다. 오늘, 막상 가려고 생각했던 관악산 등산은 안 가고, 나머지 동선 일정은 하나도 정해두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했는데, 결국 꽃놀이도 쇼핑도 디너 데이트도 다 했네. 한 건 많은데, 마음가짐은 급하지 않고 여유로워. 좋은 조합이야.

 

 

 

 

 

 

쭉~ 쭉쭉쭉~~~

 

 

 

 

 

 

서로의 얼굴 윤곽선에 '빛이 맺히는' 모습을 사진으로 표현하고자 했... 는데 생각처럼 안 된 샷들 ㅋㅋㅋ 여튼, 정말이지 봄다운 봄날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