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전국에 미세먼지가 가장 심하던 주말,

그나마 바다 건너 다소 청정했던 제주.

 

 

 

 

 

 

비 내리는 싱그러운 아침, 비자림.

 

 

 

 

 

 

 

날이 흐려서 일몰을 볼 수는 없었던 성산일출봉.

 

 

 

 

 

 

 

그러나 마지막 날, 거짓말처럼 맑아진 하늘 아래, 평대리.

 

 

 

 

 

 

 

  

 

 

 

4월 말에,

가벼운 기분으로 다녀왔던 제주도.

 

짧은 2박 3일 동안 가장 좋았던 순간들.

 

 

 

 

 

 

좋아.

금요일 근무를 휘몰아쳐서 끝내고

밤비행기로 바로 제주 내려가는 기분.

 

생각보다 체크인 시간에 여유가 있어서

'한 타임 빠른 비행기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했지만 여튼 무사히 출발했으니!

 

 

 

 

 

 

좋아.

전날 회사 워크샵 종료한 남편과 조우해서

'단 이틀이지만 우리끼리 제주도 여행'이라며

입맛에 딱 맞는 아침식사와 커피를 즐기면서

들뜨지만 여유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맞는 것.

 

 

 

 

 

 

좋아.

이렇게 비바람 몰아치는 서늘한 날조차 좋아.

일정에 강박관념 없이 날씨 따라, 기분 따라,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가도 괜찮다는 걸 아니까.

 

 

 

 

 

 

좋아.

별 욕심 없이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이렇게

1회용 우비 하나씩 뒤집어쓰고 시시덕대는 것도.

 

 

 

 

 

 

좋아.

봄비 내리는 비자림 숲길을 같이 걸을 수 있어서.

 

 

 

 

 

 

좋아.

어제까지만 해도 미세먼지 가득한 시내에서 일하다가

오늘은 이렇게 제주에서 봄비 내리는 숲풍경을 보다니.

 

 

 

 

 

 

좋아.

이번 제주 여행을 부추긴 결정적 계기였던,

친구가 신규 개업한 식당에 와볼 수 있어서.

 

 

 

 

 

 

좋아.

'맛집'이라며 단체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곳이 아니라

이렇게 고요하게 포근하게 쉬다 갈 수 있는 곳이어서.

 

 

 

 

 

 

좋아.

미니키친의 오리스튜 맛이,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아.

제주도의 오름를 사랑한 사진가 김영갑, 그의 세계가.

 

 

 

 

 

 

좋아.

비록 해가 쨍하게 나지 않아서 바다 풍경은 흐려도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운치 있다면서 노는 우리가.

 

 

 

 

 

 

좋아.

종달리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꽃나무 풍경이.

 

 

 

 

 

 

좋아.

낯선 여행지에서 만나는, 낯익은 책방의 풍경이.

 

 

 

 

 

 

좋아.

회보다는 따끈히 구운 고기가 땡기는 날이었는데

고기와 해산물 모듬으로 딱 2인분 먹을 수 있다니.

 

 

 

 

 

 

좋아.

늦은 밤 산책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개운하게 씻고,

거실에서 맥주 한 캔에 과자를 펼쳐놓고 수다 떨기.

 

 

 

 

 

 

좋아.

어느덧 맑게 갠 날씨와 함께 아침을 맞는 것도.

 

 

 

 

 

 

좋아.

어제의 흐린 하늘 아래에서 본 것과는 전혀 다른,

이렇게 맑고 푸르른 평대리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아.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풍경이 나오는 듯 하면

기꺼이 속도를 늦추거나 차를 세워주는 당신이.

 

 

 

 

 

 

좋아.

'평대리 바다 풍경만 해도 만족해' 라고 했지만

그래도 월정리의 햇살 바다 또한 보게 되어서.

 

 

 

 

 

 

좋아.

아무 것도 안 하고 그저 노닥거려도 충분한 이 기분이.

 

 

 

 

 

 

좋아.

이렇게 공유하는 풍경, 공유하는 기억이 늘어가서.

 

 

 

 

 

 

정말이지, 좋아.

 

2016년 4월 말, 봄철의 제주도,

그리고 우리가 함께 본 첫 제주도가

이렇게 푸르르고 싱그럽고 포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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