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웃음 by 베르나르 베르베르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0. 31. 23:00

 

 

 

 

 

 

 

웃음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자 : 이세욱

 

형태 : e북

 

책 소개 :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이 탄생시킨 또 하나의 놀랍고 거대한 세계 『웃음』. 유머의 생산과 유통이라는 특이한 소재로 그려 낸 미스터리 소설이다. 쉴새없이 펼쳐지는 서스펜스 넘치는 사건들,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재미, 곳곳에 숨어 있는 유머들…. 그리고 '과학적으로, 인간적으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웃음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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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베르베르답다 ㅋㅋㅋ 사실 이 외에 특별한 평을 남기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책이 재미 없었다는 건 아니다. 비행기에서 정신 없이 읽어내렸으니까 그만큼의 매력은 충분한 책. 특히 매번 베르베르가 선보이는 그 특유의 상상력 넘치는 소재와 시각이 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물론, 그 특유의 약점 (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용두사미 전개 또한 함께 존재하지만.

 

이 세상에 이런 상상을 하고, 저술하고 출판해서, 남들에게도 전파하는... 이런 사람들이 존재해서 다행이야.

 

 

 

 

 

 

 

  

[독서일기] 디마이너스 by 손아람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0. 31. 22:00

 

 

 

 

 

 

 

디마이너스 (D-)

 

작가 : 손아람

형태 : e북

 

책 소개 :

 

개봉이 지연된 영화 《소수의견》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과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원작소설의 저자 손아람이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근현대사 10년을 써내려간 소설 『디 마이너스』를 펴냈다. 2009년 용산참사를 연상시키는 전작 《소수의견》에서 대한민국을 현미경으로 세밀하게 확대해 보여줬던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결코 끝나지 않는 대한민국의 과도기를 멀고 넓게 바라본다.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배경으로 우연적, 숙명적, 그리고 필연적으로 자신이 살고자 하는 방향으로 10년을 흘러간 인물들의 삶을 통해 한 시대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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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오해로 인해 보게 된 책이었지만, 흥미롭게 단박에 읽어 내려갔고, 볼만한 가치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 오해가 뭐였냐 하면, 내가 보려고 했으나 아직까지 안 보고 있는 영화 '소수의견'의 대본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이라는 건데, 난 이 책이 '소수의견'의 원작 소설인 줄 알고 대뜸 앞뒤 안 보고 e북을 구매했던 것.

 

90년대 말 학번, 서울대 미학과 학생이며 운동권 활동가인 화자의 시각에서 진행되는데 (실로 손아람 작가 역시 서울대 미학과 출신이다) 내가 살아온 엇비슷한 시대를, 내가 겪지 않은 활동을 통해서 바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에 이어서 이 책을 읽은 남편의 평은 '일어난 일들에 대한 화자의 평가나 내적 반응에 대한 서술 없이, 짧은 관찰로만 문장들이 이어져서 낯설다' 라는 거였는데, 이런 반응도 일면 이해는 간다. 특히 소설 초입에 등장하는 '현승선배의 빗방울 장면'이 그 대표적인 예였겠지.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나는 이렇게 짧은 문장과 문장 사이, 서술과 서술 사이에 이어지는 흐름이 꽤 마음에 들었다. 마치, 점과 점, 많은 점들을 이으면 선이 되는 느낌이랄까.

 

아울러, 내가 온전히 겪어보지 못한 바로 앞 세대가 스러져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이 시대의 스펙트럼 어디 즈음에 서있나, 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내 또래 세대라면 (81년생, 00학번) 그리고 딱히 운동권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와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겠다. 소설에 등장하는 아날로그적 대학 문화가 어느 정도 익숙하면서도, 아주 편한 건 아니고, 어느 정도는 '지나가버린 것'으로 느껴지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반갑고, 때로는 신기했다.

 

아마도, 이 책은 언젠가 재독할 것 같다.

그리고, 꽤 괜찮은 작가를 알게 된 것 같다.

 

 

 

 

 

  

10월의 한강, 그리고 10km 달리기.

Posted by 배자몽 일상잡기록 : 2016. 10. 25. 15:30

 

 

10km 달리기 연습할 겸,

그리 길지 않을 가을 날씨를 즐길 겸,

한강에 자주 나갔더니 사진들이 모였네.

 

늘 폰만 가지고 가니까... all photos by iPhone

 

 

 

 

 

 

코스모스 구경, 굳이 멀리 갈 것도 없더라.

한강변 당산대교 부근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하늘하늘 코스모스 꽃잎을

푸른 하늘 배경에 대비시켜서.

 

 

 

 

 

 

'손발이 오그라든다아...'

도르륵 말려있는 길가의 억새.

 

 

 

 

 

 

어느날, 남편과 함께 새벽 뜀박질 후에 만난 일출 풍경.

주중 평일을 새벽 공기와 일출, 운동으로 시작하다니...

 

 

 

 

 

 

감격해서 한 장 더 찍어봄 ( '-')

 

 

 

 

 

 

와아.......... 이제 출근 준비하러 집에 가야지???

 

 

 

 

 

 

왠지 석양 질 때처럼 나왔군. 해 뜨는 시간의 코스모스.

 

 

 

 

 

 

원래 휴무가 아니었는데 갑자기 쉬게 된 금요일.

엄마와 동작대교 노을 카페에서 급 만남을 가졌다.

 

당산철교에서 동작대교까지 거리가 8km 정도여서

달리기 연습한답시고 집을 나섰는데 정강이 아파서;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하다가 노들에서 지하철 탔네;

 

 

 

 

 

 

아날로그 파리 필터발 너무 심한 거 아닙니카 ㅋㅋㅋ

동작대교에서 보는 한강 전망이 이렇지는 않을텐데 ㅋ

 

 

 

 

 

10/22 당일 아침, 여의도 웨어러블런 나가는 길의 하늘.

 

 

 

 

 

 

이번에는 59분 이하로 기록을 맞춰보리라 하였고,

초반에는 호흡과 페이스가 좋아서 희망을 가졌는데,

후반에 급한 마음으로 속도 올리다가 정강이 통증이;

 

결국 기록은 목표치 미달인 1시간 2분 22초로 마무리.

 

기왕 초반 컨디션이 괜찮았어서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대회 전 며칠간 은근히 올라오던 정강이 통증에도 불구,

별 부상 없이 잘 마무리했으니까 이만하면 됐다 싶기도.

 

게다가 이번에 호흡 및 BGM 박자를 확실히 깨달았음!

꾸준히 연습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가뿐히 50분대 되려나?

 

 

 

 

 

 

  

[독서일기]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0. 25. 08:00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WHY NATIONS FAIL

 

형태 : e북

 

저자 : 대런 에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역자 : 최완규

 

책 소개 :

 

오늘날 세계불평등의 기원과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다!

신국부론, 국가 실패의 답을 찾다『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MIT 경제학과 교수로 활동 중인 저자 대런 애쓰모글루가 15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로마제국, 마야 도시국가, 중세 베네치아, 구소련, 라틴아메리카, 잉글랜드,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증거를 토대로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무엇인지 밝혀냈다. 저자는 정치와 경제, 역사를 아울러 국가의 운명은 경제적 요인에 정치적 선택이 더해질 때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지리적, 역사적, 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바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남한과 북한을 그 예로 들어 어떻게 이토록 완연히 다른 운명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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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영어 원문의 제목에 끌려서 보게 된 책이다. Why Nations Fail. 국가는, 국가들은, 왜 실패하는가. 국가들이 실패하는 이유. 그래, 왜 실패하지? 어차피 정답이야 없겠지만 저자들은 경제 정치 분야에서 명성 높은 학자들이니 그들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자.

 

정말 단순하게 요약하자면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의 차이는 어디에서 왔는가'를 비교 분석하는 책이다. 흔히 국가별 빈부의 격차를 문화나 교육, 민족성 등과 연관지어서 생각하곤 하는데, 그게 '아니다'라는 소리다. 오늘날 소위 '후진국'들의 배경에는 보다 강한 자에 의한 정복, 착취, 학대,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악순환이 있었을 뿐이다. 번영을 이룩하지 못한 이유를 '문화' 따위에서 찾지 마라. 그런 안이한 핑계를 대지 마라. 이런 메시지를 느꼈다.

 

어찌 보면 꽤 무거운 주제인 데다가, 책의 분량도 상당한데, 그에 비해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비교적 쉽게 풀어낸 편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그 사례들을 통해서 '메인스트림' 역사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사실들을 새로이 알게 되는 재미 또한 있다. 다만, 그런 사례들을 드는 과정에서조차 다소 서구 중심적인 저자의 사고방식이 엿보이는 건 어느 정도 한계라고 봐야 할까.

 

책장이 쉬이 넘어가는, 그런 가볍고 유흥적인 책은 아니지만, 오늘날 우리 세계에 너무나도 만연한 국가간 불평등에 대해서 고찰해보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요약은 - 꽤나 방대하고 난해해지기 쉬운 내용을 이 정도의 (소프트한) 강도로 풀어냈다는 것이 장점.

 

 

 

 

 

 

 

  

 

 

 

 

 

 

 

 

디지털 디스커넥트

부제 : 자본주의는 어떻게 인터넷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가

 

저자 : 로버트 W. 맥체스니

역자 : 전규찬

 

책 소개 :

 

자본과 국가 권력에 휩싸인 저널리즘과 디지털 미디어

『디지털 디스커넥트』는 미국의 언론학자이자 좌파 비평가 로버트 맥체스니가 최근 미국의 20여 년에 걸쳐 변화된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자본주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인터넷이 민주적이고 자율적이며 사회적인 대중 소통의 공간이 아니다. 국가 권력도 이 공간을 상대로 강력한 통제의 활동을 조직적으로 펼친다. 이에 저자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디지털 기술을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정치적 개입 활동을 제안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 현실과 민주주의'라는 문제에서 시작되고 있다. 경제 불황이 자본주의,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자인 저자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사회로부터 분리시켜 접근하지 않는다. 인터넷 발전과 디지털 확장이 자본주의 이윤축적 욕망과 국가권력 지배 전략이란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짚어낸다. 더불어 '디지털 디스커넥트'를 돌파하고 희망의 근거를 마련해야 할 국면에 오늘날 기술 문명과 정치문화를 다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쟁점과 대안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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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부푼 기대감으로 시작했으나, 읽는 과정에서 지겨움이 끼어들었고, 어찌어찌 다 읽고 나서 토론을 할 때에는 내가 미처 새기지 못하고 지나친 내용들이 와닿아서 '재독해볼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던... 올 가을부터 시작한 독서 토론 모임의 첫 책이었다.

 

첫 모임이다 보니, 그리고 우리 모임이 매달 첫 주로 잡혀 있다 보니, 책 제목 발표부터 독후감 제출 마감 시한까지 약 일주일 남짓의 시간 밖에 없었는데 분량은 자그마치 두툼두툼 500페이지... 아니, 분량은 그렇다 치고 가독성이 쉬이 나오지 않는 내용과 문장들로 점철된 이 서적을 어찌하면 좋은가... 그럼에도 나는 의욕 넘쳤던지라 최대한 속독을 해서 독후감도 1등으로 제출해냈다! 이런 딱히 쓸데는 없는 성취감 같으니라고 ㅋㅋㅋ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든 완독은 하겠다' 는 식으로 꾸역꾸역 & 휘리릭 읽다 보니까 주의력을 잃고 놓친 부분도 많은 것 같아.

 

책의 요지는 충분히 수긍하고 관심을 기울일 만도 하다. 미디어는 (다수의 기존 환상처럼) 민주적이고 자율적이지도, 소통이 보장되는 공간도 아니다. 자본의 원칙이 그대로 투영되고, 정보가 상품화되며, 이윤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난무하는 그런 수단이 되었다. 환상을 버려라!

 

그러나 내가 보는 이 책의 단점은 :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사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소 장황하게 서술을 했으며,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번역이 너무나도 융통성 없는 직역체인 거시다!!! (사실 이게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괴로웠던 부분.)

 

리더님도 사후에 이 점은 인정한 바. 역자의 약력이나 다른 국내 저서를 보고서는 이 분이 이런 직역체를 구사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 했다는 것.

 

하아, 어찌 보면 책의 본질적인 내용에 비하면 번역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먼 훗날이 지나도 이 책에 대한 나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그 번역 어색했던 책'으로 남을 것 같아.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저자만큼이나 중요한 게 아닐까, 번역자란.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기억만 남지는 않는다. 올 가을, 가장 기대하고 임했던 독서 토론 모임의 첫 포문을 열어준 만큼, 그 첫 모임의 두근거리는 기분과, 총명한 사람들과 새로이 만나는 즐거움, 그리고 그 자리에서의 폭넓은 논의들도 같이 떠오르겠지 :)

 

그래도, 번역은 중요합니다. (단호)

 

 

 

 

 

 

 

  

 

 

 

기록의 형식을 어찌 할까,

소소하게 고민을 한 끝에 결국

블로그에 '독서의 기록'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책에 대한 소장욕이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주변에서 빌려 읽거나, 읽은 후 판매하거나,

혹은 요즘에는 e북으로 많이 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까 때로는

'책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기분이 들곤 한다.

 

그래서 기록을 남겨두고 싶어졌는데,

대외적으로 보일만한 '정식 리뷰'라기보다는

'대충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메모'가 될 것 같다.

 

본격적으로 쓰겠다고 덤비면

시간도 글품도 많이 들게 되고,

결국 나도 부담스러워서 미루게 될 거니까.

 

(그렇다고 약식으로 SNS에 기록을 남기면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찾아보기 번거로워서;)

 

그저 -

'이런 책을 봤다'

혹은 '이런 느낌을 받았다' 에 대한 휘갈김.

 

 

 

 

여튼,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시하는 포스팅이니만큼,

시간 순서보다는 애착도에 따라서 작품을 골랐다.

 

 

 

 

 

 

 

 

OUTSIDER IN THE WHITE HOUSE

 

형태 : 영문 페이퍼백

저자 : Bernie Sanders & Huck Gutman

 

책 설명 :

 

The political autobiography of the insurgent presidential candidate

Bernie Sanders’s campaign for the presidency of the United States has galvanized people all over the country, putting economic, racial, and social justice into the spotlight, and raising hopes that Americans can take their country back from the billionaires and change the course of history.

In this book, Sanders tells the story of a passionate and principled political life. He describes how, after cutting his teeth in the Civil Rights movement, he helped build a grassroots political movement in Vermont, making it possible for him to become the first independent elected to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n forty years. The story continues into the US Senate and through the dramatic launch of his presidential campa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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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아마도 한글 번역판은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으로 출판되었을 거다. 굳이 영어 원문을 선택한 이유는, 소박하지만 강렬한 연사인 그가 문장 또한 잘 구사함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굳이 번역의 어색함으로 그 매력을 희석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책을 구매한 건 2016년 상반기, 샌더스 열풍이 휘몰아치던 중이었기 때문에 주요 대형 서점들에서 그와 관련된 책들이 품절되기 일쑤이던 바로 그 시기였다. 그래놓고서 제대로 읽은 건 그가 경선에서 떨어지고 열풍이 어느 정도 사그러든 시점이었다. 그래서인지,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읽어갈 수 있었던 듯.

 

재미있는 건 이 책은 개정판인데, 원래는 제목이 Outsider in the House, 그러니까 지방정부와 의회에서 사회주의자 무소속 정치인으로서 그가 겪은 삶에 대한 정치적 자서전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이후에 제목에 White를 덧붙인 거다. 하지만, 내용은 지방자치든 의회정치든, 혹은 대선후보로서의 행보든,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큰 줄기를 지닌다.

 

이 책은 소수파이고, 무당파였으며, 개혁분자였던 그가 확고한 양당 체제의 미국 정치 대중에게 '어떻게 먹힐 수 있었는지'를 어느 정도는 보여준다. 그가 들고 나온 대안들이 무엇이었으며, 왜 말이 되는지를, 조곤조곤 하지만 힘있게 풀어준다. (물론 경선 패배 이후에 그 바람이 너무 급속도로 식어버렸음 또한 실감하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문장들이 명문이야. 단단하고 흐트러짐 없는 그 문장들 덕분에, 이 책은 올해의 몇 안 되는 '다시 읽을 책'에 이름을 올렸다. 내가 처음 읽으면서 표시해놨던 감명 깊은 문장들을, 더 깊은 울림으로 다시 만나는 기쁨이란.

 

샌더스의 대선 열풍은, 지나간 바람이다. (물론 그럼에도 그의 정치 혁명은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허무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이유는, 그의 말과 행적에서 '힘'을 보았기 때문일 거다.

 

그리하여, 이 책은 올해도 어느덧 10월인데 아직까지 나의 '올해의 책' 1위를 고수하는 중이다. 남은 1-2개월 동안 이를 추월할 명작이 또 등장해줄 것인가. (만약 등장해준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두근거리는 일이고, 그런 일이 없다고 해도 난 계속해서 이 책의 여운을 음미할 수 있겠지.)

 

 

 

 

 

 

  

연남동, 잠깐, 손.

Posted by 배자몽 일상잡기록 : 2016. 10. 20. 01:00

 

 

 

 

 

 

 

당신이 찍은,

그릇을 찍고 있는 나의 손.

 

 

 

 

 

 

내가 찍은,

나를 찍고 있는 당신의 손.

 

 

 

 

161016

연남동 '잠깐'

 

photos by Canon 6D

 

 

 

 

 

 

 

  

 

 

 

 

생각해보니 9월 초부터 계속 '적절한 가을 립컬러'를 찾고 있는데 아직 이렇다할 제품을 선택하지 못했다. 가을 컬러는 가을 컬러인데, 톤체성도 맞춰야 하고, 딱 한두 개만 살 거니까 디자인도 마음에 쏙 들어야 하고, 기타 등등. 립스틱으로 할지, 리퀴드 틴트 타입으로 할지도 은근히 고민이고.

 

이런 와중에 샤넬의 립잉크는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었고 (혹자는 샤넬 간지를 외치지만, 난 괜히 무겁게 유리 소재로 만든 거 별로 안 좋아한다), 나스는 단독으로 발라서 마음에 쏙 드는 색상이 없었으며 (레이어링을 위해서 2개 이상 사야 하는 상황이 아쉬움), 아오 이거고 저거고 그냥 에뛰드 묘한베이지 하나로 버티고 가을 립스틱 따위 사지 말까!

 

라고 생각하던 차에 아르마니의 립마그넷 출시 소식에 눈길이 갔고, 이어서 마음이 갔으며, 그 다음에는 발걸음이 (매장으로) 갔도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제품이 뭐가 그리 특별하더냐, 고 묻는다면 댈 이유야 여럿 있겠지만서도, 뭐 사실 욕망에 이유가 중요하겄어. 그냥 보는 순간 느낌이 왔다고 합시다-_-???

 

그런데 이 포스팅을 쓰고 있는 지금이야 이미 국내 출시가 되어서 여기저기에서 피드백 및 발색샷들이 올라오고 있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당최 제대로 된 정보가 없었다. 브랜드에서 섭외한 블로거들도 '신상 출시일 앞당겨져' 이런 것만 올리고, 그나마 사전에 제품 받아본 사람들이 올리는 색상들은 너무 한정적이고, 게다가 다들 존예 이딴 소리나 하고 있고, 특히나 틴트류는 사람마다 착색 정도에 차이가 커서 발색만 보고 살 수도 없단 말이지. 심지어 해외 블로그들 뒤져봐도 쓸만한 정보가 많지 않아! 이러니카 내가 사전 예약 주문을 할래야 할 수가 없자녀!!!

 

결국, 지난 주 금요일에, 동선도 맞지 않는데 신촌 현대로 꾸역꾸역 가서 전 색상 발색을 해왔음. 그리고 무작정 예약 주문 안 하길 잘 했다 싶은 것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상세 발색에서 꽤 유의미한 차이가 나더라는 말씀.

 

 

 

 

 

 

음, 멋져, 멋지네요, 멋지십니다.

사실 아르마니의 화보야 늘 간지 났지.

문제는 저 제품이 나랑 궁합이 맞는가!

 

Lip dye,

말 그대로 입술을 물들인다는 건데

기존에 나온 매트 피니쉬 립틴트들과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나에게 변별점인가.

 

 

 

 

 

 

일단,

패키지가 길쭉이가 아니라 짤퉁이라 좋아.

난 역시 세워서 보관할 수 있는 게 취향이고

수납할 때 자리 덜 차지하는 게 미덕인지라.

 

아르마니 특유의 디자인은 킵,

그러나 번거로운 길이는 확 줄여.

 

섬세하게 바르기 편한 팁도 마음에 든다.

특히나 풀립으로 채워 바를 때 최고일세.

 

게다가 입술 위에서 뭉치지 않고 밀착되며,

발색도 짙게 되고 오래 지속되는 와중에,

'그런 것 치고는' 착색이 약한 것도 장점.

 

아 몰라. 그냥 마음에 들었어. 꽂혀부렀어.

 

 

 

 

 

 

색상은 18가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셈이지만,

문제는 발색을 종잡을 수가 없다는 거;

 

브랜드에서 미는 컬러는 00으로 끝나는

400호 밀라노 레드

300 루비 코랄

500 판타지 핑크

이 3가지 색상이다.

 

그 중에서도 아르마니의 400호는 늘

시그니처 레드로의 상징성도 지니기에

저 중에서도 400호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

 

뭐, 나도 레드 잘 쓰는 편인 데다가

밀라노 레드는 '쿨톤 웜톤 다 어울려'

라는 컨셉을 밀고 있어서 혹하긴 했다.

 

그냥 400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서

일단 사두고 나머지 고민해도 될 것 같은?

 

그러나

매장에 가서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간만에 홍익인간 정신 발휘하여 발색크!!!

 

507호를 깜빡 빠뜨린 데다가

이건 피부에 직접 바른 게 아니라

착색 방지 필름 위 발색이라서-_-

실제 입술 발색과는 꽤나 차이난다.

 

하지만,

이 정도 사진 딱 들이대면

얼추 다들 느낌 오잖아효???

 

참고로 나는 오렌지가 잘 안 받고,

흰기가 많은 탁색은 즐기지 않는 편.

 

오렌지/코랄계의 300번대

300번은 내가 쓰기에는 너무 어륀지.

301 & 302는 보다 붉은기 도는 편이라

피부톤 받는 이들한테는 인기 있을 듯.

 

레드계의 400번대

화보에서 보이는 색감과는 다르게시리

전체적으로 색상들에 형광기가 있다.

이게 누군가에게는 장점일 수도 있지만,

내 안색에는 썩 안정감 있지 않더이다.

게다가 요즘 원한 가을 컬러도 아니고.

의외로! 관심 없던 403호가 복병이었음!

붉은기에서 형광이 빠지고 플럼이 더해져,

안색에 착 감기는 느낌으로 발색이 되네.

 

핑크계의 500번대

메인으로 미는 환타지 핑크는 핫핫핫핑크.

504호 로즈살몬은 품평으로 소량 풀렸는데

아마도 '한국 여자들한테 인기 있을 컬러'로

낙점해서 전략적으로 푼 게 아닐까 싶다.

505와 506은 엇비슷한 MLBB 계열들인데

미묘하게 505가 코랄 베이지 기운이 돌고

미세하게 506호가 더 플럼 핑크 쪽이라고.

 

플럼계의 600번대

여기는 뭐 각자 알아서 판단하는 걸로.

어차피 마이너리티 취향 돋는 라인이니께.

 

 

 

 

 

 

손등의 필름지를 떼어서 따로 찍어본 샷.

그러나 별로 도움은 안 되는 듯 하구먼 ㅋ

 

 

 

 

결론은 :

403호

506호

전.격.구.매.

 

 

 

 

나스 벨벳 립글라이드의 비주류 컬러인

언레이스드 (Unlaced) 도 계속 땡기는데

일단 아르마니 립마그넷부터 소화합시다;

 

 

 

 

 

 

 

  

 

 

 

말 그대로, 번외편!

 

벨기에 현지의 풍경이나 정보, 여행 감상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우리의 이번 여행을 한껏 더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었던... 대한항공 마일리지 싹 다 털어 인천-런던 구간 왕복 비지니스석 업그레이드! 물론 그 마일리지는 지난 수년간 수도 없이 해외 출장을 다닌 남편의 것... 나는 묻어갔네... 감사함미다 ㅋㅋㅋ

 

원래는 내년 즈음 영국 여행을 갈 때 털어쓸까 생각했는데, 올해 이렇게 벨기에 여행의 기회가 생겨서 '미뤄 뭐하랴' 라는 마음으로 땡겨(?) 써버렸다. 뭐, 환승 경유는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갔으니까, 5% 정도는 영국 여행으로 봐... 도... 되려나???

 

 

 

 

 

 

점심 때 즈음이 보딩 타임인데 이 날 아침 일찍부터 공항으로 향해서 시간 여유가 꽤 많았다. 어차피 마음은 신새벽부터 이미 비행기에 탔는데 집에 더 있어봤자 뭐하겠어. 면세점 구경도 구경이지만, 무엇보다도 프레스티지 라운지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시간들도 다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니까!

 

 

 

 

 

 

처음 가본 인천공항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라운지는... (조금 과장하자면) '이것만으로도 비지니스석 탈 이유가 되겠구나' 싶었다. (물론 실제로 비행기를 타고 나니까, 라운지 말고도 좋은 게 훨씬 더 많구나, 싶었지만 ㅋㅋㅋ) 인천공항-대한항공 조합이기 때문에 면세점 및 주요 게이트에서 가까운 황금 위치는 물론, 편안하고 널찍한 내부 공간, 수시로 메뉴가 바뀌고 리필되는 뷔페, 주류를 포함한 다양한 마실 것들, 입장이 통제된 공간이기에 짐을 두고 잠시 돌아다녀도 불안하지 않은 속편함 등등. 이 모든 것에 마음이 들뜨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서민인가봐 ( '-')a

 

덧붙이자면... 라운지가 롯데면세점 화장품 코너 바로 위 2층에 있었다. 면세점 톰포드 매장에서 아이섀도우 만지작거리다가 일단 다음을 기약하면서 발걸음을 돌렸는데, 라운지에서 코덕 단톡방에서 그 얘기를 풀었다가 순식간에 구매대행 분위기가 되어서... 곧바로 남편을 두고 바로 아래층 약 2분 거리에 있는 톰포드 매장으로 직해해서 갸들 것도 사고, 내 것도 사고... 그랬다는 후문-_-*

 

 

 

 

 

 

돌아오니 이러고 있는 이 분. 그래, 당신은 출장으로 가는 거지. 내가 순전히 (휴가철도 아닌데, 정기휴가도 아닌 연차를 끌어 쓰면서까지 가는) 휴가여서 잊고 있었네? 내가 이번에 당신 출장 덕을 톡톡히 보는고만요.

 

 

 

 

 

 

크허, 늘 이코노미 그것도 주로 저가항공을 많이 타다가, 대한항공 스카이 프라이어리티 줄로 들어가려니까 두근두근해. 사실 대기줄이 짧다는 것 빼고는 별다를 것도 없지만, 역시 이런 데에서 쿨하지 못한 나는 평소에 프레스티석 별로 안 타본 인간...

 

 

 

 

 

 

우리가 인천에서 런던까지 타고 갈 비행기는 A380 모델, 그리고 프레스티지 좌석은 2층! 엔진과 탈 것에 관심이 많은 남편군은 이 A380 모델의 장단점이 어쩌고, 이륙 및 착륙감이 어떻고, 뭐라고 하던데... ㅇㅇ 그렇구나, 이러고 들어서 디테일은 생각나지 않는다. 모든 정보는 뇌에서 취사 흡수하는 법이거늘 ㅋㅋㅋ

 

 

 

 

 

 

어머 어머, 완전 좋다, 이거 뭐야, 우와아아.

 

 

 

 

 

 

마일리지 탈탈 토해내신 이 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

 

 

 

 

 

 

다리를 쭉쭉 뻗어도 공간이 남아도는 이런 쾌적함...

완전 180도 누워서 푹 잘 수 있다는 심신의 안정감...

 

 

 

 

 

 

그런데 그 수면의 안정감은 나중에 누리고 ㅋㅋㅋ 일단 웰컴 드링크부터 한 잔 합시다. 시작은 스파클링인 거 알지? 권하는 대로 다 받아 마시다가는 기내 만취 상태가 될 수도 있겠다, 싶긴 했지만 그래도 여행을 시작하는 들뜬 기분에는 역시 청량한 술 한 잔이 매우 어울린다니까.

 

 

 

 

 

 

 

식사는, 비행 시작 시점에 메뉴판을 보고 미리 고르는 식인데, 우리는 주로 서로 다른 걸 시켜서 다양하게 맛보는 걸로! 맛도 맛이지만, 기내식에 애피타이저에 와인에 디저트에 포맷 다 갖춰서 서빙되는 것도 낯설고, 1회용 용기가 아니라 정식 접시와 식기가 나오는 것도 새삼스럽다. 프레스티지석이니까 응당 수반되는 서비스라는 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자꾸만 '으아, 뭐 이렇게까지...!' 라는 기분이 든달까; 그러나 기분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여행도 신나고, 이래저래 점차 적응이 되긴 합디다;

 

 

 

 

 

 

런던까지의 비행을 한층 더 즐겁게 해주었던, 영화 Me Before You. 예전부터 관심이 가던 영화였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이렇게 여행 기분과 함께 보게 되었네. 재밌는 건 옆에서 NBA 농구 관련 다큐를 보던 남편도 흥미를 느꼈는지 2-30분 차이로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평소에 자발적으로 영화를 잘 틀지 않는 사람인데, 간만에 관심이 가는 주제였던 듯. 그래서 다 보고 나서 사람들 다 잘 때 비행기 뒷편 휴식공간으로 가서 영화 감상평 공유의 시간도 가지고 좋았네 :)

 

 

 

 

 

 

그의 기내 즐길거리.

 

사실 이 사람은 영화 없어도, 혼자 냅둬도, 심심하지 않게 잘 논다 ㅋㅋㅋ 언제 어디서나 IT 디바이스를 두어 개 이상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 가볍게 하고 털 수 있는 류의 게임을 종종 하기 때문에. (반면에 일전에 비행기에서 하겠노라며 다운받아놓은 앵그리버드도 거의 손 안 댄 나... 폰에 깔려있는 게임 앱이 당최 없다 ㅋㅋㅋ)

 

 

 

 

 

 

나의 기내 즐길거리.

 

이번 여행을 빛내준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한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 이런 e북 기기는 오래 전부터 들일까 말까 한참 심도 있게 고민하다가 일단 보류해뒀는데, 최근에 대여받아서 쓰기 시작해보니까 '이 좋은 걸 내가 왜 망설였을까' 싶어질 정도였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호불호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선, 물리적인 책 재고를 늘리지 않아도 되고, 이 페이퍼가 실제 종이책보다 그립감이 훨씬 편하니까 쉽게 책에 손이 가며, 여행 갈 때 책을 여러 권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되고, 외출시에도 이거 하나만 챙기면 되고, 책을 많이 보게 되니까 비는 시간에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시간도 줄어들고, 그러면서 화면의 디스플레이 방식이나 밝기가 휴대폰과는 달라서 눈에 피로감도 별로 없고... 와, 세상 최고야. 페이퍼 라이트를 들이고 나서 독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물론, 내 일상생활의 행복 지수 또한 늘어났다.

 

물론 단점은 있긴 하지. 리디북스의 책 판매 범주에 한계가 있는 데다가, 책을 고를 때 한 눈에 잘 안 들어온다는 것? 그래서 여전히 오프라인 서점에서 훑어본 후에 고르거나, 믿을 만한 추천에 의거해서 검색하는 식으로 e북을 구매하고 있다.

 

이번 벨기에 여행 1주일 동안, 특히 비행기를 타고 오가는 시간까지 합해서, 책을 초 6-7권은 읽은 듯 하다. 물론, 여행 중이니만큼 부담없는 소설책 위주로 본 거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야. 난 페이퍼 라이트 만족도 최고!

 

 

 

 

 

 

기내 휴식 공간.

 

비행기 뒷편에 이렇게 간단한 칵테일과 안주를 즐길 수 있는 휴게 공간이 있다. 술도 술이지만, 승객들이 잘 수 있게 기내에 조명을 끈 시간에 와서 담소를 나누기에 딱 좋아. 게다가 잠시라도 다리를 펴고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특히나... 앱솔루트 보드카와 콜라보한 듯, 보드카 베이스 칵테일을 서빙한다! 여기에서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홀짝이며, 같이 본 영화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같이 여행 가고 있음'을 양껏 즐겼지 :)

 

 

 

 

 

 

기내 면세 판매 공간.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가면 이렇게 면세품 판매 공간이. 뭐 크게 볼 건 없어서 여기에서 구경하기보다는 카탈로그를 꼼꼼히 보고 오는 게 낫겠다 싶지만, 그래도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어머니들 드릴 아이크림을 산 곳이기도 하지.

 

 

 

 

 

 

10시간 남짓의 비행이 거의 끝나갈 때 즈음에 만난, 하늘과 구름과 햇빛의 풍경. 하루 종일 날아왔는데 여기에는 아직 하루의 해가 안 졌다니, 슬슬 시간 감각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는 기분이 든다.

 

 

 

 

 

 

이윽고 아래에 펼쳐지는 영국 런던의 풍경. 아쉽게도 이번에는 히드로 공항만 거쳐서 곧 다시 브뤼셀로 떠날 거지만, 그래도 이 곳은 남편에게 유독 의미가 깊은 도시라서 나도 왠지 덩달아 애틋해진다. 영국도, 언젠가는 같이 올 기회가 생기겠지? :)

 

 

 

 

 

 

오랜만이야, 히드로.

다음에 또 보자, 런던.

반드시 다시 올거야, 영국.

 

 

 

 

 

 

그리고 브뤼셀로 가는 짧은 비행을 위해서 British Airways 비행기를 탑승합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규모 및 환승객 수를 자랑하는 히드로 공항답게, 환승 동선도 어마어마하고 과정도 뭔가 정신이 없다. 언어 미숙자 및 국제 여행 초행자들은 조금만 방심하면 환승 못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

 

 

 

 

 

 

벨기에의 1주일이 지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또다시 히드로 공항에서 환승을 대기하는데, 이번에는 텀이 좀 길기도 하고, 대한항공 비지니스 탑승 전이라서 이쪽의 프레스티지 라운지를 이용해주었다. 인천공항과는 또다른 분위기와 구조. 뷔페의 음식들이 맛있는데 기내식 먹을 거라서 다양하게 못 먹어보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나름 안마의자와 샤워실도 있는데, 안에 세안용품들은 없어서 준비 없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난감함. 그래도 샤워실이 있다는 거에 괜히 감탄. 그래, 장거리 비행 전에 따근 개운하게 샤워하면 완전 좋지. 끄덕끄덕.

 

 

 

 

 

 

안녕, 런던. 다시 만날 때까지 무사히 (=> 중요하다. 요즘 같이 국제 정세가 불안한 때에는...) 잘 있으렴. 그때는 환승이 아니라 오로지 런던만을 바라보고 올게.

 

 

 

 

 

 

런던발 비행기에서, 한국에서 발간된 신문을 보다니, 기분이 묘하네 그려. 어긋난 시차가 의식되는 동시에, '아, 이제는 돌아가야 하는구나' 싶어지는 순간. (그나저나 저때가 새당 리정현 동무가 단식할 때였지... 이에 대한 논평은 하지 않겠드아...)

 

 

 

 

 

 

밤비가 촉촉히 내리는 런던에게 이별을 고하며...

 

 

 

 

 

 

속이 촉촉해지게 기내 웰컴 샴페인을 한 잔 합시다...?

 

뭐, 말은 이렇게 해도 한국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술을 그닥 안 마셨다. 좀 피곤하기도 했고, 출발 직전에 공항에 맥주 마신 것도 있고 해서. 역시 술은 여행 출발 시점에 마시는 게 가장 꿀맛이라니까! 이래서 출발 비행기에서는 괜히 몸 사린다고 술을 사양하면 안 돼!???

 

 

 

 

 

 

식사는 일부러 천천히 조금 남기면서 먹었다. 왜냐하면...

 

 

 

 

 

 

이 라면을 한번 먹어보고 싶어서!

 

런던 갈 때에도 기내 불 꺼진 시간에 주변에서 라면들을 먹길래, 우리도 시켜볼까, 많을까 배부를까, 어쩔까, 쑥덕거리다가 하나 시켜서 나눠먹어보자고 결단(?)을 내렸는데! 그때가 조식 서빙되기 20분 전이라고 하길래 단박에 포기했었거든. 그래서 이번에는 적절한 타이밍에, 그리고 이를 위해서 식사를 많이 안 하고, 준비된(?) 상태로 시켜봤다. 아쉬운 건 이 때 남편이 세상 모르고 도롱도롱 자고 있어서 같이 먹지는 못했다는 거 ( '-')

 

난 사실 뭔지도 모르고 그냥 시켜본 건데, 승무원이 주문을 받으면서 '저희 380 기종에서 라면 드셔보셨나요?' 라고 물었다. 그래서 아니라고 하니까, 다른 기종들과는 달리 A380에는 라면 조리 공간이 없기 때문에 끓여서 내는 게 아니라 뜨거운 물을 부어서 나오는 타입이라고 설명을 해주더라. 아, 그렇군요. 하지만 나야 뭐 비교 대상도 없고 그저 비지니스석 라면을 체험해보고 싶었던 것 뿐이니까, 아무래도 좋은 거... 그냥 주세요...

 

이를테면 일반 라면과 컵라면 사이의 어드메인 건데, 맛은 평범하되 기내에서 먹으니까 기분이 괜히 특별했다. 아니, 뭐 잘 서빙되어 나오고 맛 좋기만 한데... (수년 전 P건설의 이른바 라면상무 사건을 다시 한번 떠올리면서, 갸우뚱.)

 

 

 

 

 

 

아무리 비지니스석이라고 해도 10시간 넘게 비행을 하고 나면 인간이 좀 추레해지는 건 사실이다 ㅋㅋㅋ 그래도 기내에서 다리 쭉 뻗고 푹 자고, 쉼없이 피부 보습하면서 와서, 그나마 이 정도로 방어한 게 아닐까. 여튼 덕분에 좋은 여행 하고, 좋은 기억 남기고, 좋은 좌석에서 좋은 것들 누리며 잘 왔어요, 남편군. 우리 다음 번 여행을 기약하며 그때까지 또 잘 놀고 잘 살아봅시다 :)

 

 

 

 

 

 

  

정말이지 별거 없는... 벨기에 쇼핑샷.

Posted by 배자몽 지름의증거 : 2016. 10. 13. 01:00

 

 

 

원래 여행 가서 물건을 사는 편이 아니다

+ 벨기에 물가가 싸지도 않고, 살 것도 없다

+ 그나마 유명한 초콜릿에는 크게 관심 없다

+ 개중에 유명한 (그리고 비싼) 델보백은 더더욱

+ 당분간 금주여서 술을 사쟁일 필요도 못 느낀다

 

이 모든 이유가 빅뱅해서... 이번 벨기에 여행에서는 딱히 이렇다고 할만한 쇼핑 성과(?)가 없었다. 물론 어찌어찌 하다 보니, 면세에서 예상치 못한 화장품 대리구매 물품들이 생기긴 했지만 ㅋㅋㅋ (범인은 톰포드, 바로 너야...)

 

 

 

 

 

 

* 인천공항 출국 면세샷

 

- 메포 파운데이션 브러쉬 미디엄 106

- 에스티로더 더블웨어 마스카라 트리오 세트

- 한스킨 바이오 오리진 로얄 앰플 비비크림

- 톰포드 크림 컬러 포아이즈 3호 '스핑스'

- 톰포드 아이 컬러 쿼드 (12호 시덕티브 로즈, 13호 오키드 헤이즈 x 2)

 

메포 브러쉬는 동네주민느 요청으로 대리구매하면서, 마침 나도 파데 브러쉬가 하나 더 필요해서 같이 샀고, 더블웨어는 마스카라 재고가 다 떨어져서 벼르다가 구매했고, 한스킨 앰플 비비는 쌩뚱맞지만 최근에 재차 테스트해본 바로는 나한테 너무 잘 맞아서 들여왔지.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발색샷 첨부해서 올릴 생각. 그래, 뭐,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칩시다.

 

복병은 톰포드. 4구 섀도우 국내 정가가 10만원이나 하는지라 (출시 당시에는 9만원이었는데 거기에서 가격을 또 올림...) 들여다볼 생각조차 안 들었는데, 면세에서 우연히(?) 테스트해보니까, 하... 질감 색감 예술이긴 하네... 면세 가격으로도 7만원대,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워낙 국내 정가가 비싸다 보니 그 몇만원 할인이 의미있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도 일단 꼭 필요한 건 아니니까 더 생각해보고 다음에 사든지 하자, 이러면서 후퇴했는데... 라운지에서 카톡으로 수다 떨다가 그만 코덕 단체창에 불을 싸질러버리는 바람에 ㅋㅋㅋ 대리구매 해주다가 내 것도 같이 사버렸다??? 그나마 저 중에서 내 건 13호 오키드 헤이즈 하나라는 걸로 변명을 해봅시다... 나머지는 다 남의 것들일세.

 

저 중에서 더 유명한 건 스킨/플럼 매트 컬러와 함께 화려한 펄컬러가 포함된 12호 시덕티브 로즈인데, 나는 펄감이 좀 더 잔잔하고 누디한 색감 비율이 높은 13호 오키드 헤이즈에 더 꽂혔다. 이른바 쿨톤을 위한 완벽한 (그리고 호화로운...) 음영 팔레트라고나 할까. 그리고 나의 컬러 클론 자매인 김갬도 처음에는 시덕티브 로즈! 를 외치다가 나의 현장 실시간 발색샷을 보고서는 곧바로 13호로 갈아탔다. 후후후.

 

 

 

 

 

 

* 벨기에 공항 및 기내 면세샷

 

초콜릿은 선물용으로 두세 박스, 그리고 트러플을 하나 샀는데 그건 오는 길에 둘이서 냠냠 다 먹어버렸고 ㅋㅋㅋ 아니, 초콜릿에 별 기대도 없었는데 노이하우스 샴페인 트러플 대체 왜 그리 맛있는 거죠? 왜 와이 어째서 뭣때문에... 그냥 한번 맛이나 보자는 식이었는데, 이럴 거면 몇 박스 더 사올걸 그랬다면서 키득댔다;

 

클라란스 포맨 트래블 키트는 딱히 사려던 건 아니었는데, 브뤼셀 공항에서 초콜릿 사고 나서 애매하게 남은 유로를 어쩔까 하다가 거의 금액에 딱 들어맞는 이게 있길래 겸사겸사 샀다. 믿고 쓰는 클라란스인데다가, 출장을 자주 가는 남편에게 딱 맞는 구성이라서, 기왕이면 속시원하게 유로털이도 하고 귀국하고! 이래저래 잘 샀다 싶은 아이템.

 

에스티로더 ANR (소위 갈색병) 아이크림은 양가 어머님들 하나씩 드릴 선물. 원래 여행이나 출장 다녀오면서 주변 가족 친구들한테 선물 널리 돌리는 스타일은 아닌데, 이번 여행은 좀 길게 가기도 한 데다가, 여러 모로 원래 예산에서 돈이 굳어서 (오호호호) 가족들 선물을 좀 사자 싶었다. 하지만 양가 부모님들은 초콜릿을 딱히 즐기시지도 않고, 그렇다고 별 의미 없는 기념품을 사기는 싫고 해서, 결국 어머님들 화장품으로 대동단결. 대한항공 기내 면세에서 저렴하게 구매해서 더더욱 뿌듯하구랴.

 

 

 

 

'벨기에 쇼핑 추천' 이런 건 못하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로서는 하나 같이 만족도 높은 쇼핑 내역이로다. 다음에 벨기에 갈 일이 생긴다면 트러플 초콜릿은 좀 더 다양하게 양껏 사오리라는 다짐만 살짝 해보는 바...

 

 

 

 

 

 

 

  

 

 

 

남편의 생일 기록 포스팅을 올리고 나서 문득 깨달았다. 올해 7월, 나의 생일은 블로그에 일상 기록을 남긴 적이 없어! 송도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음날에는 바로 엄마아빠와 양양 여행을 갔고, 다녀오자마자 여행 사진들 정리 편집해서 사진 앨범 제작하느라, 막상 내 생일 사진들은 폴더에 방치된 채 몇 달을 잠자고 있었던 거 ㅋㅋㅋ 오늘도 역시 미래의 나를 위해서 대강대강이라도 기록을 남겨두는 바 :D

 

 

 

 

 

 

1박 2일을 보낼 송도 오라카이 호텔, 방에 체크인해서 찰칵! 생일왕 제도에 근거해서 ㅋㅋㅋ 내 생일은 필시 수영장이 있는 곳에서 숙박하며 보내리라고 정해놨는데, 여러 군데를 물리치고 최종 낙찰된 곳이 바로 송도 오라카이였다.

 

생일 버프(?)로 평소에는 가성비 떨어진다면서 안 가게 되는 신라호텔을 지를까도 생각해봤으나, 내 생일은 왜 하필 여름 성수기여서-_- 가격도 비싸거니와 신라는 원체 잘 알려진 곳이라서 도저히 한적함을 보장받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 패스했다. 역사와 인지도가 있고, 어반 아일랜드 수영장이 비교적 근래에 리뉴얼된 만큼이나, 유아 동반 가족 숙박객들도 많은 게 (나에게는) 결정적인 흠이었지. 게다가 큰 돈 들여서 가는데,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영장의 환경이나 소음도가 성에 안 찬다면 생일의 즐거움 또한 반감될 것 같아서. 가평 등 경기도권의 풀 펜션들도 두어 개 고려해봤지만... 문제는 '생일에 가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수영장이 있는 펜션'은 특급 호텔 뺨치게 비싸더라 ㅋㅋㅋ 베딩 환경은 호텔보다 못한 데도 불구하고;

 

그러던 차에 눈에 확 들어온 게 바로 송도! 오라카이! 의 새로이 개장한 야외 수영장이었다. 실내 수영장은 기존에도 있었고, 올해 여름 야외 수영장을 새로 열었다는 듯. 송도는 거리는 가깝지만 놀러나가는 기분은 충분히 들고, 도심의 편리함과 드넓은 공원의 푸르름, 그리고 물이 보이는 풍경까지, 내가 원하는 건 다 갖추고 있는 곳 아닌가. 그리고 오라카이 역시 송도의 신축 호텔들 중에서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깔끔하고 위치가 좋아서 한번 가보고 싶던 곳이고. 게다가 야외 수영장은 새로 개장해서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그리 몰리지도 않고, 마침 오픈 기념 특가까지! 그래... 뭔가 일이 잘 되려면 긴가 민가 하지 않고 이렇게 느낌이 확! 빡! 뙇! 온다니까???

 

양껏 수영하고 놀 생각으로 편한 옷에 모자 눌러쓰고, 화장은 애당초 하지도 않고, 샴페인 한 병 싸들고 발걸음 가볍게 송도로 향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결혼 후 생일 중에서 가장 취향에 맞게 보낸 생일인지도 :D

 

 

 

 

 

 

언젠가부터 호텔 방에서 창 밖 풍경을 즐기면서, 따끈한 차를 한잔 하는 게 관례화(?)되었다. 그걸 알기에 집에서 미리 챙겨간 TWG 실버문 그린티. 향도 향이지만, TWG의 저 모슬린 팩을 볼 때면 늘 마음이 느긋해진다. 빠릿빠릿하고 효율적이지 않아도 좋아, 그냥 조금 호사스러운 기분으로 쉬어도 좋아, 라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혹은, 이 티백을 처음 만났던 때의 풍경이 떠올라서일까. 포천의 통나무 산장 테라스에서 가을 아침 풍경을 바라보던 그 기억에.

 

 

 

 

 

 

카메라들도 3대나 챙겨왔는데, 수영장을 자주 들락거리다 보니 간편한 G7X에 가장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샷의 수는 적을지언정, 꼭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남겨주는 니콘 FM2. 맨날 남들만 찍어주는 너를 단독샷으로 한번 남겨보자.

 

 

 

 

 

 

지체 않고 수영장으로 나왔다. 야외 수영장은 건물의 형태로 인해 이렇게 길쭉한 비대칭 형태로 되어 있다. 그리고 3층인가 4층인가 높이에서 주변 송도의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구조. 사실 그래봤자 주변 도로와 호텔들, 아직 비어있는 건축 부지들만 보이는 정도지만, '도심 속에서, 공중에 떠서, 수영하는' 그 기분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 게다가 중간중간 사람이 거의 없을 때도 있어서 수영장 전체를 단독 대관한 듯 쓸 수 있었다. 이것만 해도 나에게는 게임 끝.

 

 

 

 

 

 

마침 주중 한가운데 (아마도 수요일이었던가) 걸린 생일이어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대, 안녕?' 이딴 멘트나 날리고 ㅋㅋㅋ 남들 일할 때 세상 나만 노는 것도 꿀맛이지라 ㅋ 기왕이면 그걸 함께 해줄 파트너가 있다면 최상이고! :D

 

 

 

 

 

 

한참 수영하다가 베드에 누워서 뒹굴뒹굴. 뜨거운 햇살 내리쬐는 휴양지는 아니지만, 정말 만족도가 높은 여름 오후일세. 게다가 이 모든 것을 2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송도 만세, 오라카이 만세, 오픈 특가 만만세.

 

 

 

 

 

 

밖에 사람이 많아진다 싶으면 잠시 실내 수영장으로 들어와서 열혈 왕복을 한다. 아이들이 거의 안 오고 레인까지 있어서 방해받지 않고 오가기에 딱 좋아. 그러다가 실내로 사람들이 온다 싶으면 우리는 또 반대로 야외로 나가고. 그렇게 계속 인구 밀도를 피해다니면서 최상으로 즐겼음-_-b

 

 

 

 

 

 

 

19층짜리 건물에서도 제법 고층에 가까웠던 우리 층에서 내려다본 야외 수영장. 해가 슬금슬금 내려가면서 수영장 바닥에 조명이 켜진다. 야간 수영을 생각하니 또 기분이 들뜨지만! 일단은 맥주와 함께 저녁식사 비수무리한 것을 하고 옵시다...

 

 

 

 

 

 

멀리 가봐야 뭐하나, 또 이따가 야간 수영 즐기러 갈 건데, 싶어서... 호텔 1층에 있는 탭하우스 Thirsty Monk 로 직행했다. 안 그래도 이런 류의 집을 찾아서 갈 판인데, 마침 우리 숙소에 있다고 하니까, 다른 데 굳이 갈 필요가 있나 뭐. 주저 없이 맥주 샘플러를 시켜놓고 또 사진 삼매경...

 

 

 

 

 

 

맥주도 맥주지만, 감자튀김이 이렇게 얇고 바삭한 게 특징! 두껍고 눅눅한 걸 선호하지 않는 나도, 튀김 특히 감자튀김이라면 덮어놓고 좋아하는 남편도, 둘 다 각기 다른 이유에서 만족한 메뉴 ㅋㅋㅋ

 

 

 

 

 

 

그러고 또 수영하러 가... 우리는 작정하고 수영하러 온 거니까! 난 왜 물에서 노는 건 도통 질리지 않을까. 이렇게 계속 수영장을 오가는 일정이어서 애당초 화장 따위는 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던 거다. 후후후.

 

 

 

 

 

 

거의 수영장 폐장 시간까지 실컷 여유롭게 놀다가 방에 들어와서 씻고 샴페인 개봉! 그런데 이렇게 날 잡고 놀러오면 의외로 둘이서 샴페인 한 병을 채 못 비우는 때가 많더라. 하기사 아까 맥주도 마셨고, 계속 물에서 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기분이 여유로우니까 막 많이 마셔지지가 않더라고. 다음에는 아예 양 적은 버니니로 챙겨갈까, 이런 생각도 들지만... 내년 되면 또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지;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은, 모에샹동보다는 페리에쥬에!)

 

 

 

 

 

 

북적이지 않는 수영장에서 실컷 놀고, 방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야경 감상하고... 실로 생일자 (=나) 취향에 제대로 들어맞는 일정이었다. 이렇게 송도에서 또 한번 좋은 기억을 남기고 가겠네...

 

 

 

 

 

 

바스락거리는 침구에서 숙면을 취하고, 아침 햇살을 느끼면서 잠에서 깬다. 조식은 일부러 미포함으로 했기 때문에 아침 시간이 더 여유롭네. 그러니까, 이제 슬슬 일어나서... 또 수영하러 가야지 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실컷 찍은 터라 사진도 많이 안 찍고, 이렇게 물 색깔만 한 장 남겼다. 그리고 체크아웃 준비해야 하는 시간까지 계속 물에서 둥실둥실 참방참방 룰루랄라. 좀 더 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바로 다음 날 양양으로 여행 갈 예정이니까 못다한(?) 수영은 거기 가서 해도 되겠지.

 

 

 

 

 

 

체크아웃하고 뭐 할지를 전혀 정해놓지 않은 두 인간은... 일단 카페인 충전을 하러 호텔 1층의 일리 카페로 직행한다. 정말 호텔 뽕뽑기 이렇게까지 잘 시전하나요. 물론 가까워서 간거기도 하지만, 평소에 동선 내에 많이 안 보이는 일리 커피를 즐길 좋은 기회이기도 했으니까. 인테리어도 널찍하고 컬러풀한 것이 쾌적한 데다가, 코코넛 가향 커피들이 말도 안 되게 맛있었다! 6천원을 훌쩍 넘기는 가격이 아깝지 않게 느껴질 정도였음!

 

 

 

 

 

 

그러다가 계시(?)를 받아서, 오라카이 19층에 있는 Level 19 뷔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호텔 100% 즐기기, 어디까지 할 셈이니. 음식은 그럭저럭 무던하게 그리 특별할 건 없지만, 이렇게 맑은 여름날의 송도 풍경을 고층에서, 그것도 시원한 바람 쐬면서 감상할 수 있는 게 매력. 게다가 호텔 뷔페 치고는 부담 없는 가격 덕분에 (평일 런치는 2만원대) 아주머니들 모임 장소로 대인기라고 ㅋㅋㅋ 무엇을 기대하냐에 따라서 만족도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겠지만, 우리는 호텔 끝까지 누리기 + 풍경 즐기기 + 생일 기분 덕분에 매우 마음에 들었던 점심 자리!

 

 

 

 

 

 

올 때마다 기분이 탁 트이는 센트럴파크도 한 바퀴 돌아줘야지.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이라서 이 큰 공원을 다 돌기에는 다소 덥고 지치는 감도 있었지만, 그나마 7월이어서 살인적 폭염이 오기 전이었기에 가능했지...

 

 

 

 

 

 

게다가 귀가길에는 메이필드 코코노르 커플 스파를 예약해놨으니까! 땀 좀 나고 다리 좀 지쳐도 스파 받고 피로 싹 다 풀고 귀가할 거니까 뭐 어때! 몇년때 느끼는 거지만 메이필드 코코노르는 과락 없이 늘 중중상 이상의 만족도를 선사한다. 관리사는 늘 바뀌지만, 언제나 균일하게 피로감을 없애주는 게 아주 그냥 일품이야. 강도 높은 스포츠 마사지보다, 부드러운 핸들링과 오일 러빙으로 피로를 '밀어내는' 타입의 전신 케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필히 방문해보기를 권하는 바...

 

 

 

 

 

 

으어어, 좋다 좋아. 역시나 생일은 핑계일 뿐이지만, 어쨌거나 생일자가 대만족한 생일 기념 행사였소. 수영장에서 원없이 놀아서 물놀이 욕구도 진정(?)되었고, 마무리로 전신 스파까지 받으니, 몸과 마음이 다 말랑말랑. 이러고서 집에 가서 양양 여행 짐을 꾸렸다고 한다... ㅋㅋㅋ

 

 

 

 

 

 

 

  

바다의 별, 그리고 반석.

Posted by 배자몽 일상잡기록 : 2016. 10. 12. 18:00

 

 

 

 

 

 

 

'끝끝내 포기하지 않아준 그대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마리스텔라, 베드로, 혼인성사, 혜화동 성당.

 

2016.10.08

 

photo by Canon G7X

 

 

 

 

 

  

 

 

 

기념일 챙기고 뭐 그런 타입의 커플이 아닌지라... 굳이 챙기는 날이라고는 각자의 생일과 결혼 기념일. 그래봤자 그냥 그 핑계로 기분 내면서 밖에서 노는 거지만. 그나마 결혼기념일은 두 사람이 1/2씩 주권(?)을 가진 공동의 행사라고 생각해서 같이 의논해서 결정하니까, '온전히 나의 날'은 연중 통틀어 생일 하나인 셈이다. 그래서, 생일만큼은 '주인공이 가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걸 한다'는, 이른바 생일왕 제도를 채택하여 시행 중인데... 몇년째 양 고객들의 만족도가 꽤 높다고 한다 ㅋㅋㅋ

 

결혼 후에는 '집 아닌 다른 곳에서 숙박'을 해야 놀러가는 기분이 양껏 난다고 느끼는지라 여태까지는 호텔 숙박을 자주 하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남편의 워크샵 일정상, 숙박 없이 시내 데이트로 대체하기로 했다.

 

테마는 :

지인들의 밴드 공연을 보면서 즐기기.

따끈한 국물과 사케가 있는 곳에서 저녁.

홍대 골목에서 아기자기하게 데이트하기.

 

161008

 

 

 

 

 

 

'아니, 형님, 생일인데도 와주시다니, 감사해요.'

'아니, 생일이라고 굳이 공연까지 다 열어주고...'

 

Not For Sale & Purple Banana 의

본격 적자 직장인 밴드 공연 ㅋㅋㅋ

 

안 그래도 이런 아늑하고 흥겨운 소규모 공연이 보고 싶던 차라, 양껏 즐겨주었다. 난 역시 방청객의 소질이 충만한 것 같아... 그리고 남편은 드럼을, 나는 베이스를 배우기로 결론이 났다. 남편은 원래 비트 친화적인 인생이라서 잘 할 것 같은데, 나는 과연???

 

 

 

 

 

 

연말까지 '단헐적이고 자발적인 금주' 시행 중이라서 당분간 술 마실 일이 없겠지만, 이게 또 아예 안 마시는 모드로 일상을 조절하고 나니까 딱히 엄청 땡기지도 않더라. 이 날도 남편 생일이어서 사케 한 잔 하는데, 세상에 둘이서 작은 도쿠리 하나만 홀짝이고 그걸로 끝이었어. 인당 900mL 한팩+알파 마시던 시절은 어디로 가버린 거죠 ㅋㅋㅋ

 

하지만, 그래서 더 포근하고 아늑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러다가도 또 뜨거운 술지리가 땡기는 시기가 올지도 모르겠지만, 요즘은 이렇게 안온한 비음주 일상도 꽤나 즐겁다는 사실.

 

아 참, 선물은 본인이 직접 골라서 url 까지 보내주신... 클라이네자케의 썸플러스 멀티 케이스. 휴대폰, 스마트키, 와이파이 에그, 신분증 등등이 컴팩트하게 딱 들어가니까 이거 하나만 챙겨나가도 돼서 짐이 확연히 줄어든다고 합디다. 그려, 본인이 좋다니 됐지 뭐 ㅋㅋㅋ

 

 

 

 

 

 

남편은 지방 워크샵 갔다가 이 날 오후에 돌아와서, 나는... 그냥 덩달아 ㅋㅋㅋ 낮잠을 실컷 자다가 나왔더니 뭐 아직도 자다 깬 것 같은 상태고 그렇다. 홍대라는 (집에서 가까운) 공간도 그렇고, 지인 밴드 공연이라는 (부담 없는) 행사도 그렇고, 별 생각 없이 찾아들어간 (기대치가 크지 않아서 실망할 일도 없는) 이자까야도 그렇고...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편안한 저녁이었네.

 

 

 

 

 

 

그렇지만 역시 그냥 귀가하기는 아쉬우니까, 지나가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 아무데나 들어가서 조각 케익과 함께 생일 축하를 합시다! (사실 위에 등장한 선물도 여기에서 증정해드렸음...) 늘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창가 자리가 만석이어서 지나치기만 했던, 안녕 낯선 사람. 그러고 보니 밤 10시 넘어서 카페라니, 술집이 아닌 카페라니, 그런데 그게 되려 더 좋다니, 이런 느낌 참 오랜만이고 낯설고 그렇다???

 

 

 

 

 

 

늦은 밤이어서 커피를 마시기는 저어되고, 날씨가 으슬으슬 추워서 따끈한 게 땡겼던지라, 핫초코라떼를 '덜 달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러면서도 별 기대는 안 했는데) 정말이지 '덜 달게' 만들어주셔서 괜스레 소소하게 감동했지. 남편은 '맥주 가격으로 샴페인 기분 내는' 버니니로 생일 축배를 들고, 비록 초는 없지만 저 조각 치즈 케익을 생일 케익 삼아서, 도란도란.

 

 

 

 

 

 

 

  

 

 

 

올해 추석 연휴 마지막 밤은

창덕궁에서 달빛기행과 함께 보냈다.

 

DSLR 없이 G7X만 가볍게 들고 갔지만

내 눈에 보이는 야경을 찍기에는 충분합디다.

 

 

 

 

 

 

첫 입팀이었던 덕에 이렇게 탁 트인 사진을 건졌네.

낮이든, 밤이든, 창덕궁은 처음인데 첫 만남이 강렬해.

 

 

 

 

 

 

밤하늘을 유독 푸르게 잡는 캐논인지라,

이렇게 빛과 어둠의 경계가 선명하게 진다.

 

 

 

 

 

 

우리 일행이 올 때까지 하염없이 연주하고 계셨던...

야경도 야경이지만, 창덕궁 달빛기행에서 등장하는

모든 예술인들의 수준이 국내 정상급이어서 놀랐다.

... 이래서 연중 내내 운영하지는 못하는 건가 싶기도...

 

 

 

 

 

 

무병장수하십셔.

 

 

 

 

 

 

이 달빛 물빛 가을빛 풍경을 빛내주는 거문고 명인님...

 

 

 

 

 

 

서늘한 가을 밤 공기에 참말로 잘 어울리는 정취입디다.

 

 

 

 

 

 

달.

달빛.

달빛기행.

 

 

 

 

 

 

프로그램 마지막 순서로 전통공연이 있길래 툴툴댔다.

'아, 난 관심 없는데, 그냥 산책이나 더 하면 안 되나...'

 

사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고궁 공연이라는 것이

대개는 좀 뻔하고 피상적인 것을 알아서 그랬던 건데...

 

공연의 구성이나 길이가 잘 짜여져 있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등장하는 예술인들의 실력이 어마어마해서!

입 닥치고 꽤나 열심히 보게 되더라는, 그런 즐거운 후문.

 

조예가 없는 내가 봐도,

'아, 저건 수준급의 구현이구나'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판소리는 대중을 고려하여 당연하게도 사랑가 ㅋ

사랑가야 수차례 들어봐서 진행을 얼추 아는 건데,

새삼스레 소리 전수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관광객들 사진 촬영용으로 적당히,

알바생들이 하는 그런 공연, 절대 아닙디다.

 

공연은 왜 봐야 하냐고 투덜댄 나여, 닥치시라.

 

 

 

 

 

 

그렇게, 평화로웠던 2016 한가위를 보내며...

 

 

 

 

 

 

 

  

 

 

 

메이크업 브러쉬는 특별히 손상되는 경우가 아니면 좀처럼 바꾸지 않기 때문에, 대거 교체할 일이 아무래도 자주 없다. 하지만 가장 자주 쓰는 총알 브러쉬들이 연차 8년을 넘어가고 있다 보니까 가끔은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 사야 하나' 싶어지기도 하고. 일단은 대거 버리지는 않고, 저렴하고 내구성 떨어지는 제품들 위주로 몇몇 개 처분하고, 오랫동안 살까 말까 망설이던 제품을 소량 들여보았다.

 

 

 

 

 

 

(from left to right)

피카소 new 207a

피카소 302

피카소 new 777

 

207은 눈두덩 베이스 컬러 용도. 맥 217이랑 번갈아가면서 쓸 생각으로 샀다. 같은 용도라고 해도 동일한 제품 2개 들이는 것보다 각각 다른 제품으로 구비해서 한 눈에 구별되는 게 더 좋음!

 

302는 뭐 좁은 부위에 전천후 사용 가능한 색감 표현 브러쉬. 내가 워낙 요즘 화장을 아예 안 하거나, 눈화장을 하더라도 좁은 영역에 간단하게만 하니까, 소수 정예 브러쉬들은 아무래도 이렇게 모량이 적고 영역이 섬세한 제품들 위주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777 총알! 피카소 브러쉬가 가장 차별화를 잘 한 제품이라고 (내멋대로) 생각한다. 나도 총알 브러쉬는 온갖 브랜드를 다 써봤는데, 이 피카소 777이 모가 잘 모여있고 끝도 테이퍼링되어 있어서 가장 유용합디다. 피카소 208이었나, 스탠다드 사이즈 총알 브러쉬는 가격대비 그냥그냥이었고, 보다 저렴한 제품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싶었는데, 이 777은 가치 인정하는 바! 사실 777만 넛댓 개 있어도 눈화장 충분히 즐겁게 잘 할 것도 같고...

 

 

 

 

 

요건, 브러쉬 자체보다도 컴팩트한 파우치 때문에 구매한 리얼테크닉 스타터 세트. 휴대용으로 적합한 숏핸들 아이 브러쉬 5종에다가, 저렇게 접어서 세워놓을 수 있는 재간둥이 파우치가 매력적이다. 하지만 양언니들 맞춤형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브러쉬 모 구경이 불필요할 정도로 크다는 게 흠;;; 심지어 최우측의 브로우 브러쉬는 너무 뻣뻣해서 이걸 어따 쓰지 ㅋㅋㅋ 라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결국 벨기에 여행 갈 때에는 이 브러쉬 5종 중 3종을 내가 기존에 보유한 로라메르시에/맥 숏핸들 브럿쉬로 교체해서 갔음. 뭐여 ㅋㅋㅋ 결국 파우치 때문에 산 꼴 맞네 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리얼테크닉 브러쉬 중에서 '가격대비 뭐 나쁘지 않네' 말고 진짜 괜찮다고 느꼈던 건 스탠다드 사이즈 치크 브러쉬 하나 밖에 없는 건가-_-

 

여튼 이 글의 결론은 피카소 압승. 777 여러 개 갖고 싶다.

 

 

 

 

 

 

  

 

 

 

 

별 거 아닌 말이나 생각이라고 해도,

그 순간의 상황이나 기분과 겹치면서,

왠지 기억에 깊게 남을 때가 있곤 하지.

 

지난 달,

지긋지긋한 무더위가 한차례 물러나고

초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초저녁에,

여의도 모처 야외 테라스에서 지인들과 함께

시원한 생맥주와 밀린 수다를 떨고 있던 중에.

 

친한 선배 왈,

'넌 진짜 할 말 다 하고 살아서

국내 대기업에는 못 다닐 것 같다.'

 

(참고로 전혀 기분 나쁜 소리 아니었음 ㅋㅋㅋ

실로 나도 이에 동의하는 바이기도 하거니와 ㅋ)

 

그때 난 마침 립컬러를 덧바르려고

가방에서 이 립스틱을 꺼내고 있었다.

 

 

 

 

 

 

바로 이거.

RMK 올해 봄 신상/한정.

 

이리지스터블 립스 EX-05 브라이트 코랄

 

스아실 이 코랄코랄한 립스틱은 사려던 게 아니라

2016 S/S 컬렉션의 버건디 섀도우에 뒤늦게 꽂혀서

고민-대리구매-품절-절망-고민-재주문... 을 거쳤는데

그 과정에서 어찌어찌 하다 보니(?) 립스틱도 같이 삼;

 

뭐랄까, 섀도우도 진짜 어렵사리 구해서 구매하는 건데,

그거 하나만 달랑 주문하기는 허무했달까... 뭐래... 닥쳐...

 

암튼, 그래서 난데없이 이런 코랄 립스틱이 생겼는데...

당연한 소리지만, 나한테는 도통 안 어울리는 색이었다;

 

아, 뭐, 내가 하도 핑키쉬 레드 컬러들만 가득 있는지라

이런 코랄도 하나쯤은 있으면 막 유용할 줄 알았지???

그러나, '예쁜데, 나한테는 안 예쁜' 전형적인 예였달까...

 

암튼!

여의도의 그 저녁, 그 순간에 난 이 제품을 꺼내들었고,

선배의 얘기를 들으면서 즐거운 기분으로 이걸 발랐는데

 

말해 뭐해... 안 어울려...

음식 먹다가 립컬러 다 지워진 상태가 어째 나은 듯도...

 

 

 

 

그러면서

왠지 그 순간이 기억에 남아버렸다.

 

안 맞는 옷,

안 맞는 직장,

안 맞는 립스틱,

 

'남에게는 좋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안 어울려'

그리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초가을의 저녁 산들바람.

 

이 모든 감각이 얽혀서, 별 거 아닌데 기억에 남는다.

 

 

 

 

기억만은 남았지만,

립스틱은 가셨구랴.

 

(웜웜한 이뮤에게 투척해버려서 현재는 내 손에 없음-_-

그러고 보니 제대로 된 발색샷조차 찍어둔 적이 없네...)

 

 

 

 

 

 

 

  

 

 

 

벨기에 여행 가기 전에 포스팅하려고 사진들 다 정리해두고... 시간이 빠듯해서 그냥 떠났는데, 그렇다고 그냥 묻어두자니 기껏 정리해둔 사진들이 아까워서! 뒤늦게나마 올려본다. 어차피 내 블로그 포스팅들은 미래의 나를 위한 볼거리이기 때문에 ㅋㅋㅋ

 

 

 

 

 

 

@ 강남 교보타워 폴바셋

 

7월 생일 때 받은 기프티콘을 드디어 사용했다는 만족감! 사실 폴바셋은 부득이할 때 (누군가 먼저 제안했을 때 / 기프티콘이 있을 때 / 주변에 커피샵에 여기 밖에 없을 때 등등) 밖에 안 가는 편인데, 이따금씩 가면 역시 커피나 유제품이 맛나다고는 느낀다. 이 날 세트에 포함된 아이스크림은 홍차로 해봤는데, 음 그냥 명불허전 기본 우유 아이스크림으로 할걸 그랬어. 여튼 추석 연휴를 맞이하는 날, 남편군과 함께 강남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즐겨주었다.

 

 

 

 

 

 

@ 신사동 묵전

 

하필이면 연휴 시작하는 그 날 밤에 저녁 술자리가 하나 잡혀 있어서, 기왕 가는 거 그냥 즐겁게 놀자는 마음으로 임하였음. 한가위 달이 두둥실 떴네. 그것도 술상 위에 6개나 떴네.

 

 

 

 

 

 

@ 목동 SSG 푸드마켓

 

이걸로 추석 준비 완료 ㅋㅋㅋ 친정 쪽이야 명절 개념이 그리 강하지 않고 제사 문화도 없어서 그냥 식구들끼리 모여서 맛있는 거 먹고 수다 떨고 노는 분위기인 데다가, 딱히 전을 좋아하는 이도 없어서 패스. 시댁 쪽은 큰집에 모이긴 하는데 역시 인원이 많지 않아서 전 부치는 게 별 가성비 안 나온다 싶었다. (뭐 그래봤자 내가 부치는 건 아니지만서도.) 그래서 올해가 적절한 타이밍인 것 같아서 '부치지 마시고, 저희가 사갈게요'를 전격 제안, 수락받았다! 이럴 때 첫 샘플을 기똥차게 제시해야 거래(?)를 튼다는 생각에 돈 아끼지 않고 가장 안전하게 SSG 푸드마켓으로 달려갔다 ㅋㅋㅋ 모듬전 한 팩에 육전 한 팩 해서 도합 5만원 부근 들었지만, (내 생각에) 바람직한 명절 문화 정착을 위해서 난 이 정도 지출할 의도가 차고 넘치므로 만족도가 높소이다 ㅋ 실로 다들 맛있다 하셨고 '전은 사오는 게 나을지도'라고 납득하셨지롱. 내년 설부터는 전통시장 전집 가서 사도 될 듯. 우후후후.

 

 

 

 

 

 

@ 영등포 세븐스프링스

 

뷔페나 패밀리 레스토랑을 딱히 즐겨 찾지 않는데, 개중 가장 좋아하는 부동의 1위가 바로 세븐스프링스! 어차피 고기 요리를 찾아 먹는 편은 아니라서 이렇게 채소가 다양하고 신선하며 비빔밥 등 특색이 있는 게 내 취향에는 훨씬 좋더라. 그리고 어이 없게도... 이 집은 샐러리가 맛나다 ㅋㅋㅋ 접시 채우러 돌아다닐 때마다 몇 개씩 집어오게 되는 듯...

 

 

 

 

 

 

@ 영등포 세븐스프링스

 

하, 어이 없게 맛있는 메뉴 넘버투... 내가 평소에는 케익을 비롯한 디저트는 별로 안 먹는데, 특히 뷔페에 비치된 디저트는 이도 저도 아니라고 보는 편인데, 세븐스프링스의 쉬폰케익은 진짜 감탄사 나오게 맛날 때가 있다. 메뉴가 그때그때 바뀌기 때문에 편차는 있지만, 지난 수년간의 경험을 통틀어 보면 녹차나 얼그레이 쉬폰이 거의 전설적이었고, 이번에 새로 맛본 이 자몽 쉬폰도 거의 문화 충격 수준이었음. 와, 나도 가끔 베이킹 하지만 어쩜 이렇게 퐁신하고 가벼운 질감에, 너무 달지 않은 맛에, 게다가 이 절묘한 자몽맛 크림은 어쩔건데? 느끼한 우유맛 별로 나지 않으면서도 케익 시트와 어우러지는 이 맛 뭔데??? 남편이랑 둘이서 머리 맞대고 엄청 쑥덕거리면서 먹었다. 비록 저녁 시간이었지만 이 케익에는 커피를 곁들이지 않을 방도가 없었드아...

 

 

 

 

 

 

@ 친정 추석 음식 (1)

 

'올해는 뭐 손 많이 안 가게 샤브샤브나 할까' 라고 해놓고 막판에 마음 바꾼 엄마님 ㅋㅋㅋ 결국 각종 나물과 새우 튀김이 애피타이저(?)로 상에 깔리기 시작하고...

 

 

 

 

 

 

@ 친정 추석 음식 (2)

 

자체 개발 퓨전 겨자 소스를 끼얹은 편육도 나오고... (심지어 중간중간 음식들이 더 많았는데 귀찮아서 사진 다 안 찍은 듯-_-)

 

 

 

 

 

 

@ 친정 추석 음식 (3)

 

이번에 확실히 깨달은 건, 남편과 내가 황금보리 증류소주를 좋아한다는 거 ㅋㅋㅋ 소주처럼 입에서 독하지도 않고, 청주처럼 너무 달지도 않고, 맑고 뒷끝 없고 우리가 좋아하는 엥간한 음식과도 다 잘 어울리고... 중얼중얼... SSG에서 장보다가 6개들이 박스 세트가 예뻐서(?) 사갔는데 그러길 참 잘 했다 싶더이다 ㅋㅋㅋ

 

 

 

 

 

 

@ 친정 추석 음식 (4)

 

그리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그러나 평소에는 먹을 기회가 잘 없는, 토란국! 맑고 뽀얗고, 고소한 듯 담백한 이 풍미라니. 거의 1-2년에 한번쯤, 추석에만 만나는 맛이어서 더 기억에 깊게 남는 듯도 :)

 

 

 

 

 

 

 

@ 우리집

 

누가 봐도 명절 익일의 밥상... 엄마 협찬임이 분명한 알타리 김치와 4종? 5종? 나물. 여기에서 밥과 찌개, 그리고 달걀 프라이만 내 작품이구나 ㅋㅋㅋ 달걀은 7구 팬케익 팬에 부쳐서 동글동글 예쁘게!

 

 

 

 

 

 

 

 

@ 역시 우리집

 

간만에 가루 재료들도 처분할 겸 해서 베이킹에 돌입. 그러고 보니 당산으로 이사온 이후로는 첫 오브 개시로구나. 이사 직후에는 바빠서, 여름이 되니까 너무 더워서, 그리고 이사온 집의 가스 오븐이 타이머 등 기능에 다소 하자가 있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한동안 손을 놨었는데. 크랜베리 파운드는 반쯤의 성공, 그리고 얼그레이 스콘은 (맛으로는) 대성공! 2번에 걸쳐서 구워봤는데 1차에서는 반죽이 너무 묽어서 모양이 안 잡혔으나 맛만은 최고! 2차에서는 질감을 되직하게 보완해서 구웠더니 어머나 세상에 이것은 천국의 맛인가요... 내가 시중 스콘을 안 사먹는 이유는 버터리한 향과 텁텁한 뒷맛을 안 좋아해서인데, 내가 노버터 시오코나 레시피로 직접 구우니까, 와우. 아울러 우리집의 전문 (이자 유일한) 시식 평가단원인 남편군도 열혈히 환호했다고 한다. 훗.

 

 

 

 

 

 

@ 계속 우리집

 

요리를 별로 어려워하지 않고 휘리릭 하고, 노력대비 만족도도 괜찮은 편인데, 유독 매번 결과가 기대치 이하로 나오는 부문이 바로... 스테이크. 아무리 주어진 절차 다 지키고 구워도 내가 구운 건 뭔가, 음, 부족해.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해서 스테이크는 걍 포기할까 한다 ㅋㅋㅋ 어차피 난 스테이크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아마도 이게 이유인 듯... 내가 즐겨 먹는 음식은 잘 만든다-_-) 만들더라도 찹스테이크나 스튜, 이런 식으로 좀 변형을 한 장르로 가야겠어...

 

 

 

 

 

 

@ 물론 우리집

 

식재료 재고털이의 확연한 증거 현장 ㅋㅋㅋ 닭가슴살 소시지와 훈제 오리고기는 데치고, 애매하게 남은 양배추는 찌고, 오이는 무치고... 이렇게 조합해서 국적 불명의 건강 밥상 완성;

 

 

 

 

 

 

애매하게 남은 오이는 이렇게 샤샥. 연휴 끝나고 첫 출근한 날 저녁, 식사 못 하고 퇴근한 남편군에게 순식간에 비빔국수를 만들어주면서, 나름 호사스럽게(?) 반숙 계란과 오이 슬라이스, 그리고 남은 어린잎 채소를 듬뿍 올려주었다. 집에 채소 재고만 구비되어 있다면, 라면 끓일 시간에 이렇게 만들어 먹는 게 훨씬 기분 좋잖아 :)

 

 

 

 

후, 밀린 소소한 포스팅들을 얼른 털어버리고, 이제 슬슬 벨기에 사진들 정리해서 기억이 바래기 전에 여행일기를 써야 할텐데 =.=

 

 

 

 

 

 

 

  

여름이 지나간 흔적은 공병샷으로...

Posted by 배자몽 분기별공병 : 2016. 10. 2. 01:00

 

 

 

 

브뤼셀에 다녀오니 어느덧 10월이 되어 있었다...

여행 사진들 정리하다가 일단 분기 공병 포스팅부터;

 

예전에 하도 물량 공세 쏟아지는 시절이 있어서 그런지

이제는 공병이 이 정도 나오면 '뭐 좀 부족하네' 싶더라;

사실 이만하면 '구매한 건 얼추 다 비워내는' 수준인데-_-

 

 

 

 

 

 

- 헤드앤숄더, 딥클린 샴푸

- 로레알, 엑스트라오디너리 오일 헤어 마스크

- 로레알, 토탈 리페어 5 인스턴트 헤어팩

 

헤드앤숄더야 이따금씩 사는 기본템인데, 기왕이면 딥클린보다는 아예 확 시원한 쿨민트가 더 낫더라. 애플민트도 개인적으로 괜찮았고. 특히나 남편의 두피에 매우 잘 맞는 제품이라서 헤드앤숄더는 앞으로도 떠날 수 없을 듯. 같은 제품을 연달아 쓰지 않고 휴식기를 두는 편이라서 다른 제품들이 중간중간 끼어들지만.

 

로레알은 딱히 애호해서가 아니라 가격도 부담없고 판매처도 많으니까 무던한 헤어 트리트먼트 사야 할 때는 종종 손이 가곤 한다. 저 두 제품 중에서는 튜브 타입이 가격/품질/편리함 모든 면에서 더 우위였다. 어쩐지 올리브영 세일 때 늘 먼저 품절되더라니...

 

 

 

 

 

 

- 세인트이브, 핑크 레몬 & 만다린 바디 스크럽

- 아비노, 바디 워시, 스트레스 릴리프 타입

- 프리먼, 베어풋 브라이트닝 풋스크럽

 

역시 아비노는! 좋다! 보드랍게 감기고 씻겨내려가는 것이, 역시 언제나 중박 이상 해내는 아비노. 그리고 라벤더이긴 하지만 일랑일랑 등 다른 향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는 이 보라색 버전이 써보니까 참 취향에 잘 맞네. 같은 향으로 고보습 바디 크림이 있으면 아예 깔맞춤으로 써볼까도 싶구랴.

 

세인트이브는, 스크럽이라기보다는 '스크럽 입자가 조금 들어있는 바디워시'로 보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는 별 탈 없이 무던했음. 프리먼 풋스크럽은 제법 괜찮아서 다음 세일 때 재구매할까 싶고.

 

 

 

 

 

 

- 숨37, 워터풀 타임리스 젤크림

 

매해, 여름마다 쓰는 제품. 내년에는 프리메라나 다른 대체 제품으로 옮겨볼까 생각도 들지만, 이러다가 또 초여름에 100mL 한정판 기획 세트 나오면 관성적으로 재구매해버릴지도 모르지. 그만큼, 믿고 쓰는 여름 보습템. 5월 말에 구매해서, 6월에 사용 개시해서, 늦더위가 머물렀던 9월에 다 비워냈으니까, 그야말로 올 여름을 함께 해준 제품이네.

 

 

 

 

 

 

- 록시땅, 시어버터 핸드&바디로션

- 탄, 코코아 바디 버터

- 바이오오일

 

각종 바디 보습 제품들. 록시땅은 보습력도 중박은 되고, 시어버터의 보드라운 파우더리 향도 꽤 좋은데 역시 가격 생각하면 좀 미묘하다. 내 돈 주고 사고 싶다기보다 선물 받아서 쓰면 딱 기분 좋은, 그런 아이템? 물론 나도 선물 받았기에 아무런 불만 없이 사용했고!

 

탄 바디 버터는 고보습이긴 한데 흡수력이 다소 떨어지고 달달한 향이 너무 강해서 용도가 제한되는 게 흠. 사용 개시한지 오래 되어서 종아리에 대강 바르고 끝내버렸음;;;

 

바이오오일은 늘 상비해두는 편인데 요즘은 코스트코에서 구매한 아덴 스프레이형 바디 오일로 마음이 옮겨가서 다소 순위 떨어진 상태. 가격대비 효용은 최고지만, 이따금씩 흡수력이 아쉽긴 해...

 

 

 

 

 

 

- 피지오겔, 크림

- 아트릭스, 핸드 & 네일 크림

- 비욘드, 피토 아쿠아 워터 선 베이스

- 아이오페, 에센셜 아이크림

- 네이처리퍼블릭, 스네일 솔루션 아이크림

- 차앤박, 프로폴리스 딥 모이스처 팩

- 이니스프리, 어텀캠프 x 라인프렌즈 핸드크림

 

각종 튜브형 제품들 모듬. 여기에서는 특별히 눈에 띄는 제품은 없고, 뭐 고만고만하네. 사실 비욘드 선블록은 지난 분기 공병에 등장했던 제품인데, 공병 박스에 던져놨다가 깜빡하고 이번에 또 찍었다.

 

 

 

 

 

 

- 에뛰드하우스, 립앤아이 리무버

- 아벤느, 이런저런 토너 샘플들

- 숨37, 워터풀 딥 이펙트 앰플

 

숨 앰플은 젤크림과 함께 구매해서, 올 여름에 잘 사용했다. 확실한 밀착력 및 보습력은 물론, 작은 사이즈의 앰플병 특성상 휴대하기에도 좋고, 숨 워터풀 라인이야 내가 워낙 믿고 쓰니까 마음도 편하고. 요즘은 이니스프리 용암 해수 앰플을 쓰는 중이긴 하지만, 여튼 숨 워터풀, 너는 내 여름을 책임져주었어...

 

 

 

 

 

 

- 이니스프리, 더그린티 씨드 크림

- 클레어스, 리치 모이스트 수딩 세럼

 

운동 다닐 때 대강 쓰던 이니습 그린티. 분명 예전에는 꽤 좋아했던 제품인데 이제는 영 밀착력이 아쉽고 뭔가 마음이 안 가네. 이래서 '인생템' 소리 함부로 할 게 못 된다니까. 물론, 그렇다고 이 크림이 예전에인들 딱히 인생템이었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사람의 마음은, 피부는, 취향은, 변하는 거니까.

 

클레어스 수딩 세럼은 순하다. 정말 순하다. 확실하게 순하다. 뭔가 딱 꽂히는 마케팅 포인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기본 기능 다 하고 순하기까지 한 제품이 의외로 찾기가 힘든지라... 그게 매력 뽀인뜨. 난 엄청 예민 피부는 아니라서 이 장점을 온 몸으로 느낀 편은 아니지만서도, 예민자들은 필시 클레어스라는 이 브랜드를 눈여겨봐야 할지니.

 

 

 

 

 

 

- 아르마니, 래스팅 UV 실크 파운데이션, 4호

- 싸이닉, 엔조이 아쿠아 선쿠션

- 페리페라, 수부심 쿠션 팩트, 2호 (리필)

- 삐아, 라스트 오토 젤 아이라이너, 재즈

- 레브론, 립버터, 063 와일드 워터멜론

- 클리오, 스테이샤인 립시럽 립스틱, 드라이 로즈

 

나름 메이크업 아이템들. 이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아르마니 UV 래스팅 실크 파운데이션 정품 공병인데, 솔직히 저거 온전히 1병 비워낸 건 아니다. UV 래스팅 4호 + 에스티로더 더블웨어 본, 반반씩 섞어서 무인양품 펌핑 공병에 덜어놓고, 남은 건 소분 판매하고, 그 바닥에 소량 남은 것만 몇번 써서 비워낸 거. 여튼 그렇게라도 간만에 리퀴드 파데 공병이라는 물품을 보니까 반갑기는 하네. 어리석은 인간 같으니라고...

 

싸이닉 선쿠션은, 설명하기 귀찮다. 요약하자면 비추 충동구매템. 혹여라도 나의 전철을 밟을 뻔한 이들이 있다면 사지 마시오... 속당김은 있고, 번들거림도 있고, 각질 부각도 있고, 중얼중얼... 선쿠션은 비싼 거 사봤자 내가 금방 질리겠지 싶어서 저렴한 대체재로 샀던 건데, 이럴 거면 차라리 일반 선크림을 부지런히 발라...

 

레브론 립버터는 거의 바닥 났고, 클리오 립시럽은 작년엔가 사서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제형과 향이 변질돼서 내치기로 했다.

 

 

 

 

 

 

- 네이처리퍼블릭, 매직리무버 페이셜 티슈

- 오르비스, 페이스 페이퍼

 

이놈의 오르비스는 한국에서 철수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기름종이나 퍼프 클렌저 등은 이따금씩 공병샷에 등장해서 머쓱해지곤 한다. 저 기름종이 사이즈랑 디자인에 딱 맞는 전용 케이스도 있었는데 그건 대체 왜 분실한 거니.

 

 

 

 

아래는 이번 별기에 여행 중에 나온 공병들 :)

 

 

 

 

- 샤우마, 액티브 카페인 샴푸

- 아로마티카, 아르간 리페어링 헤어 마스크

 

샤우마의 다른 라인 샴푸 추천을 받아서 구경하러 갔다가 그 대신 이 액티브 카페인 라인으로 샀는데, 딱히 재구매는 않을 듯. 나에게는 무던했으나, 남편군은 본인 두피에 잘 안 맞았다고 한다. 정확하게는 유수분 밸런스가 안 맞아서 두피가 건조해지고 따라서 비듬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는 평. 사이즈는 '2인의 1주일간의 여행/출장' 용도로 꽤 좋은데 2명 중 1명이 안 맞는다고 하니까 효용이 떨어지지. 아로마티카 헤어 마스크는 보들보들 매끈하니 잘 썼다. 그러나 남편군은 헤어팩을 안 쓰니까 이건 오로지 나만의 평가 ㅋㅋㅋ

 

 

 

 

 

 

- 아벤느, 이드랑뜨 젤크림 & 세럼 & 오떼르말

- 록시땅, 시어버터 핸드크림

 

프랑스 바로 옆의 벨기에로 가서, 프랑스 브랜드 스킨케어 제품들을 잔뜩 비워낸 건가;;; 사실 딱히 그럴 의도는 아니었고, 아벤느 세럼과 젤크림 정품이 사이즈가 딱 좋고, 기능도 무던해서 챙겨간 거였는데. 여행이나 출장을 종종 가는 우리 집에서는 이런 '실패 없고, 용량 적절한' 아이템들은 늘상 필요하더라.

 

 

 

 

 

요래요래 단촐하게, 2016년 6-9월 공병샷 포스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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