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의 최후..........

Posted by 배자몽 화장품수다 : 2011. 5. 31. 15:26




요즘에는 다소 마음이 너그러워졌지만
예전에는 싱글 섀도우를 꽤나 무시했지.
원체 수납지상주의자가 되어놔서
부피는 큰데 내용물은 "딸랑 하나"인
싱글 섀도우들을 곱게 봐줄 수가 없더라.

그 수납 효율성 찬양이즘의 절정에
마끼아쥬 페이스 크리에이터가 있었지.
납작한 케이스에 하이라이터, 쉐이딩,
블러셔, 꽤 좋은 내장 브러쉬까지 있고
옅은 섀도우로도 활용 가능하신 분! 이라며.

... 나 또 본론에서 벗어나려고 하네...
어쨌거나 그래서 싱글은 그닥 키우지 않았다.
가끔, 가아끔, 정말 못 견딜 정도로 마음에 드는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서는 그저 팔레트 일색.

특히나 맥의 댕글댕글한 싱글은 정말 not for me.
갸들은 효율적이지도, 깔끔하지도 않잖아!
게다가 맥 섀도우 질감을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간 무수히 많은 한정들에 무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초에 출시된 피코키 (Peackoky) 컬렉션.
영화 아바타를 연상시키는 강렬하고 야생적인 색감.

안 그래도 맥이랑은 감성이 안 맞는 데다가
요즘 들어 점점 더 내추럴한 화장을 추구하는데
피코키가 마음에 와닿을 리는 없... 지만...
그 중에서 딱 하나만이 유독 꽂혔었더랬지.

바로 메가-메탈 섀도우 (Mega-metal eye shadow)

분명 크림 제형은 아니고 일반 프레스드 파우더
타입의 섀도우인데 묘하게 무르고 폭신폭신해.
게다가 스틸라처럼 다크닝 생기는 그런 부류가 아니라
밀착력이나 지속력도 좋고, 무엇보다 블렌딩!
정말 이렇게 블렌딩이 곱게 되는 거 간만에 봤네.

그러니까 꼭 컴팩트한 팔레트가 아니라 해도
잘 쓰일 컬러는 한두 개 정도 사야겠다 싶더라.

그런데 문제는 -
안 그래도 싱글 섀도우, 특히 맥 싱글은 안 즐기는데
이 (빌어먹을) 메가-메탈은 일반 싱글의 1.5배 사이즈;
그래서 "메가-메탈"인 거냐. 그냥 "메탈" 하면 안 되겠니.


... 아, 어쩌라고, 진짜.



그 와중에 짜근곰이 나에게 손길을 뻗쳐왔다.
"언니, 그거 보니까 질감 좀 무른 편이던데
간만에 분할 듀오 한 판 때릴까예? -_-b"

이 자식, 분할계는 은퇴했나 했더니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난 두말없이 떡밥을 물었고
쨍한 컬러를 좋아하는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서
원래 하려던 Prance / Unflappable 외에도
피코키 컬렉션의 대표 컬러라고 할 수 있는
야생적인 Dandizette / Ego 까지 데려오게 됐...

관련 포스팅 링크 :
http://jamong.tistory.com/964



그래, 뭐 다 좋다 이거야.
쨍한 블루 그린 듀오는 사실 손이 잘 안 가는데
진줏빛 듀오는 참말로 이쁘고 유용했더랬지요.

Prance 는 진주빛 감도는 은은한 모브 핑크.
정말 진주를 갈아서 그대로 눈두덩에 올린 양,
부드러운 빛을 발하는 게 어찌나 좋던지.

Unflappable 역시 그냥 블랙이 아니라
보라빛 펄감이 감도는 부드러운 블랙이라
쿨톤 메이크업 포인트로 그만이더라.
Prance 랑 궁합이 좋은 건 물론이고.



하지만 그 다음 시나리오는 예상 가능하듯이 :





! ! ! ! ! ! ! ! ! !

수공업 듀오는 원체 약한 걸 알기 때문에
절대 휴대도 안 하고 서랍 속에 모셔뒀는데...
게다가 왜 하필 다른 듀오가 아니라 너인 게냐!

분할 임선생이 이번 주에 시술해준다길래
곱게 싸들고 나갈 참이긴 하지만 -
그래도 이미 내 마음에도 저만큼 금이 갔음.



... 다시는 수공업 분할 안 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