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부산 여행

날씨가 한참 풀리나 싶더니만
딱 내가 부산 가는 그 주말에
전국 폭설에 강추위가 왔던 기억.

그..그래도 연말 연초의 부산스러움을 털고
간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었으니까.

새벽녘에 서울역에서 맛없는 아침을 먹고
기차에서 정신 없이 잠만 자다 보니까 -
어느새 부산역이라고 하더라.

겨울 비수기, 그것도 흐린 날의 부산 광안리는
춥고 한산하면서도 묘하게 기분 좋아서
숙소에 짐 내려놓자마자 마음이 꽤나 들떴다.

그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역시 -
점심을 먹는 것 -_-b

사실 어느 날, 어디를 갈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계획도 없이 쭐레쭐레 갔던지라,
이때도 막연하게 광안리부터 돌아볼까 하다가
지도에서 문득 내 눈을 파고 드는 그것...

남.천.가.야.밀.면.

여기! 여기 가고 싶어! 이거 먹고 싶어!
를 외치면서 광안리를 가로질러 갔더랬지.

거의 식당 근처까지 온 것 같기는 한데
어느 골목인지가 당최 헷갈리길래
지나가는 여고생들을 붙들고 물어봤다.
"아, 그 집이요? 디따 맛있어요!!!"

... 그래...!!!
바로 그거야!
동네 여고생들이 알아주는 맛집 ~(-_-)~

그렇게 두근두근 콩닥콩닥 하는 마음으로
저 앞에 골목을 끼고 도니까 바로 보이는 -




남천 가야 밀면

수영구 남천2동 6-11
(051) 621-7317





반가워♡




내부는 이렇게.




저 단촐한 메뉴가 참 아름답구나.





부산의 맛 2011 책자 보고 찾아갔다고 하면
나 진짜 촌스러운 건가?

책자 휘적휘적 넘기는데
번개처럼 눈길을 사로잡더라.
안 그래도 예전부터 밀면 먹고팠고,
가야 밀면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여기가 숙소 근처에 있을 줄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관광객은 지도 보기에 바쁘다.




하지만 - 먹고 합시다.




밀비빔.




오리지널 밀면.




이런 탱탱 쫄깃 미끈한 면발.
물이나 비빔이나 내용물은 얼추 비슷하다.
차이는 대략 양념의 양과 국물 유무 정도?

물론 짐작 가능하겠지만 기본 밀면의 승리.
매콤한 기본 맛은 똑같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 그리고 깔끔한 맛.
그럴 줄 알면서도 비빔도 아니 먹을 수가 없었지.




그리고 왕만두!
1인분에 3개, 1판에 6개인데
처음에 왜인지 몰라도 1인분만 시킴.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
어차피 나중에 추가할 거면서 왜 그랬니.




난 평소에 만두는 크게 즐기지 않는데
(물론 비빔면류 먹을 때는 꼭 시키지만)
이 집 만두는 상당히 매우 꽤나 인상적이었다.

두껍지 않고 얇으면서도 탄력있는 만두피,
푸짐하면서도 텁텁하지 않은 만두속,
전체적으로 말랑말랑 포슬포슬한.

무엇보다도 밀면과 함께 섭취되기 위해서
태어난지라, 그 궁합이 기가 막히다네.




그지?




넌 정말이지 - 훌륭한 만두다.






서울에 있으나
부산에 있으나
비빔면류 좋아하는 내 입맛은 그저 같아서
요런 모습만 보면 침이 그냥 절로 나온다.




하지만 진국은 역시 오리지널 밀면.
매콤새콤하면서도 시원하고 개운한 것이.




그릇 들고 들이키게 하는 그 맛.




삶은 달걀 흰자 내꺼.




뭐, 그렇게 만두 한 판을 (당연히) 추가해서
모든 음식을 싹싹 긁어먹었다는 후문.

부산 여행은 - 그렇게 시작됐다.
남천가야밀면에서.

예전부터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었는데
막상 먹어보고 실패하면 어쩌지 싶었건만,
이토록 멋지게 부산 여행의 획을 그어주다니.

맛있었어. 정말.
꼭 내가 매콤새콤한 면류를 좋아해서만은 아니다.




다 먹고 어슬렁어슬렁 나오면서 보니까
근처에 이런 밀면집이 많기는 하더만.

하지만, 밀면 전문점에서 짬뽕과 짜장면이라니!
이것은 옳지 않습니다.

"내가 먹은 곳이 가장 맛난 집이었다"라는
생각이 결국 가장 속 편하고 행복한 법.



덧붙임.

부산 밀면의 추억을 못내 잊지 못하고
언젠가 수원에서 저녁 먹을 곳을 찾다가
우연히 보게 된 밀면집에 들어갔는데...
내 식도락 라이프에 크나큰 오점으로 남았다.
물론 부산의 그 맛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다 집어치우고 그 고무 같은 맛은 무엇???

결론적으로 -
부산에서 먹은 그 밀면은 참말로, 더욱 더 맛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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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7 13:37 아리양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 살아도 이 집은 안가봤는데 담에 꼭 가봐야겠네요 ^^
    밀면을 별로 안좋아해서인지.. 맛없는 밀면만 먹어봐서인지.. 밀면 맛있는줄 모르겠더라구요~;;;

    • 배자몽 2011.06.28 1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부산도 잘 모르고 마침 숙소 근처인 데다가 들어본 집이라 갔는데 -
      여기 말고 또 밀면의 본좌 정도 되는 집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ㅋ
      원체 매콤한 면류 팬이라서 전 거기도 과연 어떨지... 그렇게 궁금해요-
      생각만 해도 아침부터 입 안에 침이... ㅡㅠㅡ

  2. 2011.08.15 15:41 원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집바로아래밀면집이원조인데...
    물론가신그집도맛있지만^^

    • 배자몽 2011.08.18 23: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무런 사전 조사 없이 떠난 부산 여행이라 얼결에 들렀는데 그래도 다행히 맛났네요 :)
      다음 번에 부산 놀러가게 되면 꼭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리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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