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였나, 충동구매의 최고봉이었던 -
자그마치 9만원짜리 케빈어코인 팔레트.

케빈어코인 메이크업 제품들 좋은 건 알겠는데
우리나라에서 가격 책정을 터무니없게 해서
당최 쉽사리 구매욕이 생성되지를 않더라.

그런데 어느 날, 매장에 들러서 구경하다가
다소 뜬금없이 구매... 왜 했더라???

"제대로 된 거 하나 사고 다른 자잘한
스모키 팔레트들은 사지 말자-"
라는 논리였겠지. 말도 안 되게스리.
이거 산다고 다른 건 안 살 리가 없잖아!





그래, 제품은 좀 비쌀 수도 있어.
미국 현지가랑 차이가 유독 클 수도 있지.

하지만 기왕 그 정도 돈을 지불했다면
최소한의 시각적 만족을 원하지 않겠니?

정말 "쌈마이" 느낌 담뿍 나는 케빈어코인.
아무리 한국 소비자들이 유독 까다로운
미적 감각을 지녔다지만, 단지 그 탓은 아닌 듯.

예-전에 케빈어코인 파운데이션 리뷰에서도
내가 말한 적 있을 거다. 졸부 st. 디자인이라고.

가격이 2-3만원대라면 이해해줄 수도 있지만
난 이거 하나에 9만원이나 지불했다고!!!




그래도 다행인 것은, 매력은 없을지언정
실용적이긴 해서 이렇게 슬림 컴팩트하다.

... 하긴, 이런 장점이라도 있어야지 않겠니...




케빈어코인 특유의 2:3 배열되어 있는 5구 섀도우.
내가 고른 2호는 쿨톤 스모키에 좋은 구성이다.




색감을 자세히 보기 위해 어둡게 잡은 샷.
쉬머화이트, 베이지, 토피, 애쉬그레이, 블랙 -
이렇게 실용적인 5가지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도 1/2/4호가 가장 인기 있을 듯.
난 이때만 해도 본격적으로 브라운 애호하기 전이라
당연히 쿨톤 스모키용인 2호에 손이 갔는데
지금 보니까 1호도 이뻐보이고, 4호도 실용적일 듯.





자, 그럼 한번 발색을 해보아요.




"베이직부터 스모키까지 다 가능한 팔레트"지만
기본적으로는 "무난한 데일리" 개념으로 샀는데
발색해보면 의외로 색감 & 펄감이 강하다.
특히 베이스 컬러들의 쉬머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청순한 음영 화장" 보다는 역시 "쉬머 스모키"에 적절.

나야 뭐, 평일 아침에 시간만 허락한다면
데일리 스모키에도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뒀으면 계속 활용했을 것 같기는 한데
근래 화장대 대축소 프로젝트에 걸려서
결국 벼룩으로 처분해버렸다는 후문이...

그리한 고로 미리 찍어둔 사진이 별로 없어서
본격적으로 활용한 메이크업샷도 없긴 하다.

그런데도 이렇게 뒷북으로 굳이 리뷰를 올리는 건,
케빈어코인 또한 아직 마이너 브랜드인지라
온라인에 리뷰가 별로 없길래.. 홍익인간 정신...

그나저나 런칭한지 몇년 됐는데도 아직 마이너해.
아무래도 가격 책정이랑 국내 마케팅 잘못 했다니까.
이러다가 수년 내로 철수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혹은 샹테카이처럼 철수 후에 가격 낮춰서 재런칭?




제대로 스모키를 한 날 사진이 없는 게 아쉽지만
암튼 우측 상단의 애쉬 그레이를 메인으로 해서
나름 5가지 색상 다 활용한 메이크업샷 되겠다.

가격이 뭣 같은 대신에 섀도우의 밀착력과 질감,
그리고 발색력 만은 정말 상급이라는 점 인정.
매트 차콜 블랙 컬러는 약간 가루날림 있지만
이건 브랜드 막론하고 매트한 섀도의 특성인 듯.

그리고 정말 하루종일 크리즈나 뭉침, 끼임 없이
저 색감, 질감, 그라데이션 그대로 지속된다.

이건 사실 여타 섀도우가 지니기 힘든 장점인데
케빈어코인은 아무래도 가격 때문에 빛이 바래는 듯.

"야, 그럼 니가 그 정도 가격에 이 정도는 해줘야지" 랄까.

암튼 가격과 패키지를 떠나서 생각할 수 있다면,
혹은 미국에서 세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면,
내용물만은 꽤나 괜찮은 섀도우 팔레트라고.






... 이 날 사용 제품 전체샷도 찍어놨으면서,
막상 메이크업샷을 찍지 않은 1인의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