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제주면세점에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안 사고
얼추 한 가지 아이템에만 올인했다고 쓴 바 있는데,
그 영광의 주인공이 바로 아래의 이 제품이다 :






가네보
페이스업 파우더
밀라노 컬렉션
2012

"기품의 천사"

SPF14 PA++
170,000원 / 24g
(면세가 14만원 부근)


일본 현지에서는 "미라코레" 라는 애칭으로 불린대.
"밀라노 컬렉션"의 일본식 약자인 걸로 추정함;

난 예전에 2006년이랑 2007년도 버전을 써봤지롱.
안 그래도 프리미엄인 제품이 근래에 더 좋아졌다니
도대체 얼마나 더 사람을 홀릴 셈이냐, 가네보...







일단, 닥치고 자태 감상.
2000년대에는 주로 실버 골드 계열이었는데
2010년도 이후로는 색감이 더 화려해졌다.
이번에는 시원하고 우아한 스카이블루로.

사실 디자인에 대한 내 취향은 꽤 한결 같아서,
존재감 있으면서도 미니멀하고 심플한 걸 좋아한다.
그렇다면 밀라노 컬렉션은 너무 화려하지 않나?

... 이건 달라. 다르다고!!!
데코가 섬세하고 화려하며 예술적이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케이스는 군더더기 없고 견고하거든.


아래는 피아노 덕후님과의 대화 중 발췌 :

"코피 터진다.... 아리따워... 짜릿해...
정말이지 관음증 본능을 자극한다니까..."

"그거 어떤 느낌인지는 내도 잘 안다.
내가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를 볼 때
느끼는 
그런 감정이랑 유사한 것인가."

... 응, 아마 그럴거야. 







또한 2000년대에는 매해 각기 다른 여신을 테마로 해서
애칭도 "여신 파우더" 였는데 요즘에는 천사로 바뀌었다.
... 더이상 울궈먹을 여신의 테마가 없었던 걸까...

암튼 올해는 "기품의 천사" 라고 하네.
하늘색과 백합, 그리고 천사의 노블한 조합.






Milano Collection 2012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해도 -
난 짝수 해의 이 두툼한 버전이 좋더라.

밀라노 컬렉션은 대체로 홀수 해에는 얇은 버전으로,
그리고 짝수 해에는 이렇게 도톰한 버전으로 출시된다.

어차피 휴대하고 다닐 생각이 별로 없는 데다가
짝수 해 버전이 더 위엄 있고, 퍼프도 더 포근해.

2006 평화의 여신과 2007 영광의 여신 중에서도
난 평화의 여신 쪽이 더 마음에 들었었거든.






솔직히 도저히 휴대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이제 요 미라코레를 하나 모셔왔으니 -_-*
다른 파우더는 당최 필요없어. 너 하나면 돼.

... figuratively speaking, that is...
하지만 가격은 다소 비싸도 확실히 만족스러워서
여타 제품들에 대한 호기심은 사그러드는 게 사실이다.

"니가 암만 그래봤자 내 미라코레 만큼 좋겠냐" 라는 식.






짝수 해 버전의 풍만한 위엄.
파우더 용량 자체도 24g 으로 매우 많은 편이지만
그보다도 퍼프가 들어갈 공간이 사실 더 크다.






안녕, 기품의 천사.

사실 나는 "천사"보다는 "여신" 컨셉을 더 좋아하고
"기품"보다는 "인연" 테마에 더 끌리긴 하지만
(작년 2011년도 버전이 "인연의 천사" 였음.)
그렇다고 얘가 덜 이뻐 보인다는 건 절대 아니다.






쓰다 보면 천사랑 백합 문양은 곧 사라질 것이니
(무늬 아까워서 화장품 사용 못하는 타입은 아니기에...)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양껏 감상해두도록 하자.


이 파우더가 그렇게, 그 가격 주고 살만큼 좋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사람마다 다를 듯.

나는 "하나쯤 소장할 가치 있다" 라고 답할래.
아, 물론 여기서 "소장"이라는 게 사용도 안 하고
감상만 하면서 소장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고!!!
본인 취향에 맞는 사이즈와 디자인으로 하나 사서
오래오래 실속있게 잘 사용하면 된다는 뜻이다. 


사실 예전에 미라코레를 써봤을 때에 내 감상은
"좋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다른지는 모르겠다" 였지.
좀 덜 건조하고 밀착력 좋긴 하지만 그래봤자 팩트.

하지만 나이가 더 들면서 작은 차이에도 민감해지고
또 그 작은 차이에 기꺼이 가격을 지불하게 되면서
미라코레의 진정한 매력을 점차 알게 된 것 같다.

로얄젤리 및 데이지 (기타 등등 좋은 것들 -_-) 성분 덕에
피부에 촉촉하게 발리고 미세하게 밀착되면서도
동시에 화장한 기분은 확실히 나는 게 특징이다.

"내 피부 같지만, 맨 얼굴 같지는 않은" 그 한끗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화장 좀 해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

게다가 펄입자의 반짝이는 화사함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스럽고 섬세하고 매끈한 윤기까지 있다. 


어릴 때에는 펄이 블링블링한 제품에 눈길이 갔지만
역시 나날이 이런 은은한 품위에 더 끌리게 되잖아.

아직 미세한 피부 고민은 없는 어린 나이라면
"단지 케이스가 너무 예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리해서 구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화장품 바닥에서 산전수전 다 겪고 나서
이제는 피부 표현에서 보다 고차원의 욕구를 느낀다면,
다른 제품들에서 별다른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면,
The next level 로 도전해봐도 좋을 제품이랄까. 







(파우더 만큼이나 애정하는) 퍼프를 장착한 자태.
홀수 해 버전의 얇은 퍼프도 여타 제품들에 비해서는
그 질감이나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이 도톰한 퍼프가 주는 희열은 못 따라간다.

... 생각만 해도 몽글몽글 폭신폭신 기분 좋네. 하악.






... 응? 이건 무엇?
루나솔 아이리드 베이스 N 01호라우.

예전부터 살까 말까 하고 있던 제품인데
제주면세 가네보 매장의 매우 친절한 직원님이
"지금 밀라노 컬렉션 포함해서 2가지 이상 구입하시면
케이트 립스틱 정품을 사은품으로 드려요." 라길래...

사실 사은품 립스틱에 크게 끌렸다기보다는
"기왕 사려던 제품이니까 그렇다면 이 참에" 랄까.

섀도우의 크리즈나 번짐을 잡아주는 "프라이머" 기능은
강하지 않지만 발색을 높이는 "베이스" 기능이 좋더라.







그리하여 본의 아니게(?) 받아온 케이트 립스틱.
붉은 색에 러스터 질감이어서 무난히 잘 쓸 듯.




약간의 사이드 메뉴가 같이 등장하긴 했지만서도
어쨌든 이 포스팅의 주인공은 나의 미라코레 2012.


2012년을 맞이하는 나의 경건한(?) 마음가짐이랄까.
사실 용량도 많아서 매해 컬렉팅할 생각은 없었고,
정말 마킹 포인트가 될 만한 해의 버전을 구매해서
평생 잘 쓰리라, 했는데 어쩌다 보니 올해가 되었네;
기왕 샀으니까 올해 자체를 그런 해로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