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남양주로 저녁을 먹으러 가게 됐다.
이쪽 동네는 무작정 언제든지 갈 법도 한데,
막상 어딘가를 찾아가려고 하면 막막해진다.

물론 요즘에야 일단 출발을 한 이상,
스마트폰 검색 + 네비게이션 안내 덕에
어디로든, 어떻게든, 찾아갈 수야 있지만.

그래도 남양주의 지리 자체가 낯선 데다가
(예전에 나도 차 몰고 제법 가봤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서울 외곽 지역은 온라인 정보가 적은 편.

남양주 식당, 팔당댐 드라이브, 등으로 검색해도
맨날 뜨는 집들만 뜨고 그나마 정보가 부실하다.

누가 보면 남양주 맛집은 봉주르만 있는 줄 알겠네.
물론 나도 예전에 가봤다, 그 유명한 봉주르.
늦가을 여행의 철로 풍경은 그럴 듯 했고,
수제비와 비빔밥은 별반 맛이 없었고,
모닥불에 구워먹는 고구마는 맛나 보였고,
뭐, 봉주르에 대한 내 평가는 대략 이 정도.

관련 포스팅 링크 :
http://jamong.tistory.com/974 




하지만 이번에는 경치보다는 식도락 모드였고,
굳이 한번 가본 봉주르 또 가기는 싫어서,
더 찾아보다가 "시골밥상" 이란 곳을 봤다.

마침 위치도 봉주르 바로 부근이고 하니까
그쪽으로 가서 시골밥상을 찾아서 가든지,
아니면 팔당댐 근처에서 적당한 매운탕집을
찾아서 편한 마음으로 놀고 먹다 오든지.




다행히도 "시골밥상"의 위치는 비교적 찾기 쉽다.
서울에서 찾아가는 경우에는 팔당댐을 건너서
길 따라 직진하면 좌측에 "몽마르뜨"가 나오고
(이름은 이래도 도토리 요리 전문 식당이란다...)
거기서 바로 우회전 안내 간판이 보인다네.




 

 



우회전해서 들어가면 이렇게 나름 음식점 골목.
시골밥상 외에 "아까 블로그들에서 본" 식당들 ㅋ




 



... 결국 시골밥상 버리고 여기를 택했어...
안 그래도 오늘은 소박한 산나물 밥상보다는
매콤 푸짐한 민물고기 매운탕이 더 땡겼거든.

3代째 어부가 하는 집
죽여주는 매운탕

그리고 많이 들어본 듯한 팔당본가




 



한겨울만 아니었더라면 테라스석에서
매운탕 한 사발과 맑은 술 한 잔...
아, 어차피 차가 있어서 안 됐겠지.




 



실내는 널찍하고 개별 방들도 여럿 있다.
일요일 저녁인데 많이 북적이지는 않네.
그래도 방들이 거진 다 차있었던 데다가
손님 수에 비해서 직원이 적어서 아쉽더라.




 



방 치우는 동안 메뉴 탐독.

쏘가리 매운탕/찜
13만원 / 10만원 / 7만원

빠가사리 매운탕
9만원 / 7만원 / 5만원

죽여주는 잡고기 매운탕
6만원 / 5만원 / 4만원

메기 매운탕
5만원 / 4만원 / 3만원

붕어찜/메기찜
6만원 / 5만원 / 4만원

숯불장어구이 1kg
8만원

토종 닭백숙
4만5천원

각종 전류
1만원



그러고 보니 "죽여주는" 건 잡어 매운탕이네.
난 뒤도 안 돌아보고 메기 매운탕 시켰는데.
다음에 "죽여주는" 걸로 다시 먹어봐야 하나.




 



방 안쪽 자리는 2-6인 정도가 먹고 놀기 딱 좋다.
바깥 홀에서 먹으려면 좀 정신 없을 듯.




 



고민 끝에 구매한 숏 핸드워머 인증샷.
생각보다 포근하고, 예상보다 편하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레드도 사고 싶은데
이번에 살 것들을 몰아서 다 사버렸더니
무료배송 금액 채울 게 없더라는 후문...




 



손님 수 대비 직원 수가 너무 적어서
매운탕은 차치하고 물이랑 밑반찬,
그리고 감자전 나오는 데에도 오래 걸림;
심지어 반찬 나오는데 15분 걸렸다니까.
방은 여럿인데 서빙하시는 분은 달랑 한 분이고
불친절한 건 아니어서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감자전을 즐기는 편은 아닌데 이땐 참 반갑더라.




 



포실포실.




 



그리고 - 메기 매운탕님.
요건 2명이서 먹기 좋은 小 사이즈.




 



생선도 듬뿍 들었을 뿐더러,




 



요거, 국물 맛이 예술이다.
매콤한데 그게 조미료스러운 맛은 아니고,
뒷맛이 개운하면서 밍숭맹숭하지는 않아.

추운 겨울날에 차 끌고 남양주까지 와서
먹고 싶어할 법한, 딱 그런 맛의 국물.




 


 


 



국물에 먼저 감탄하였으나 건더기도 뒤지지 않는다.

잘 바른 생선살 얹어서 밥 한 술 먹고,
얼큰 개운한 매운탕 국물 한 술 먹으니,
다만 아쉬운 것은 酒氣의 부족이니라.

... 야외 드라이브 나오면 이게 문제라니까...
술 생각이 절로 나게 하는 맛이었건만.




 



수제비가 이렇게 default 로 들어있는데
생선이랑 채소에 묻혀서 못 보고 추가할 뻔.

안 그래도 손님은 많고 일손 부족해서 바쁜데
내가 "돈도 안 되는" 수제비 사리 추가한 순간,
식당 아주머니의 주저하는 표정이 잊혀지지 않아.

다행히 바로 이 default 분량을 발견하고서 취소함.

수제비는 생선살과 국물에 비하면 평범한 맛이지만
난 또 잡다하게 이것저것 같이 먹는 취향이니까.




 



그렇게 먹다 보면 금새 냄비 바닥 긁게 된다.




 



음식이 늦어져서 죄송하다며 덤으로 얹어주신
감자전 1개는 기어이 순위에서 밀려나고 말았지.




 



자그마치 산삼주 반값 할인 행사 중...
아니다, 이건 못 본 걸로 합시다.

그렇다고 이거 한 잔 하겠다고 남양주에서
대리운전 불러서 귀가할 수는 없잖겠어?




 



촉으로 고른 메기 매운탕도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죽여주는" 잡어 매운탕은 어떨지 또한 궁금해진다.
장어나 닭백숙 등은 아무래도 사이드 디쉬 같고.


남양주에서도 비교적 서울 쪽 초입에 위치해있고,
메뉴도 "서울 근교 드라이브" 용으로 딱인 데다가,
둘이서 매운탕에 전, 밥까지 맛나고 배부르게 먹고
도합 4만원 남짓이면 가격도 그리 나쁘지 않은 듯.
(물론 이거슨 술을 안 먹어서, 아니, 못 먹어서...)

매운탕 좋아하시는 부모님과도 한번 가보고 싶다.





팔당본가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472-2

(031) 576-3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