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뛰드는 간혹 지름샷이나 리뷰를 올릴 때마다 꼭

"난 평소에 에뛰드를 즐겨 쓰진 않지만..." 을 붙인다.


솔직히 심플 모던 미니멀한 걸 좋아하는 30대 여성이

블링블링 샤랄라라 공주풍을 마냥 좋아하긴 힘들잖아?


브랜드 컨셉이나 매장 디자인이나 접객 방식이나,

제품이나 색상명이나 하나같이 오글 터지는데...


그런데 이런 부분을 좀 참고 극복할 수만 있다면

제품 자체는 꽤 잘 뽑아낸 게 많다는 재밌는 사실.


사실 로드샵 제품들 중에 "제법 괜찮은" 건 많지만

그래봤자 내가 이미 보유한 제품들과 겹치기 마련이고,

그러면 난 디자인이 내 취향에 안 맞는 에뛰드류에

질려서 처분하려고 들 것이고, 그러면 결국에는 짐;


이런 생각으로 요즘에는 웬만하면 구매하지 않는데

간만에 강렬하게 삘이 강림해서 몇 가지 사봤다.

다 대박인데 그 중에서 신상 립제품만 먼저 소개함!




 

 


(좌) 디어 달링 네온 틴트 03호 네온 마젠타

(우) 디어 마이 밀키 글로스 MPK002 라즈베리 라떼


둘 다 디자인으로 보면 역시 그닥 끌리지 않아.

게다가 난 요즘 립제품은 특히나 구매 자제 중인데.

하지만 실물 테스트해보고 "오, 이거 물건이다." 싶더라.


RMK 같은 심플하고 세련된 패키지로 출시되었더라면

난 아마 개당 몇 만원씩이라도 주고 구매했을 것 같아.

(그렇다고 가격 올리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에뛰드.

너네 이 디자인 이 컨셉에 가격 올리면 불매할 거임.)





 

 

전체적으로 다 마음에 들어서 한참 고민했지만

한 라인에서 여러 개 있어봤자 손이 잘 안 가므로

어렵사리 각 1개씩만 선정하는 기염을 토했음!!!


틴트는 네온마젠타, 밀키글로스는 라즈베리라떼.




 



요즘 립스틱보다는 틴트나 글로스를 주로 쓰긴 해도

딱히 새 제품을 구입할 생각은 없었다. 특히 에뛰드에서.

게다가 저 형광색스러운 비주얼도 내 취향 아니었고...


그런데 역시 덕후지인의 추천이 화근(?)이었달까...

우연히 눈길을 주게 됐는데, 이게 정말 잘 빠진 거다.


틴트는 질감이 건조하거나, 입술에 얼룩지거나,

부자연스럽게 형광 발색이 나는 등의 단점이 있는데,

묘하게 그런 부분들을 다 빗겨나가더라고, 이 제품!


각 개인 취향 나름이겠지만

"베네피트 틴트보다 훨씬 낫다"에는 나도 기꺼이 동의해.


오렌지는 매우 발랄한 형광 귤색이 매력적인데

내 안색에는 비교적 안 어울려서 고민 끝에 포기했고.

핑크는 청순하니 이쁘지만 포지틴트랑 유사해서 패스.

(포지는 잘 써왔지만 그 특유의 블루핑크에 질렸거든;)


내가 보기에는 03호 네온마젠타가 이 라인의 꽃이다!

색이 너무 강해보이지만 당연히 더 맑게 발색되고

입술 위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빛을 내주는 마젠타!




 

 


디어 마이 밀키 글로스 역시 나를 춤추게 했네.

글로스는 어찌 보면 발색이 비슷비슷하게 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많이 안 두려고 하는데, 굴복하고 사버렸다;


"밀키"를 표방하는 제품들은 대개 입술 주름 부각하거나

발색이 탁하거나 하기 일쑤인데 이거 정말 잘 만들었음!


이 역시 색상 고민을 한참 하다가 라즈베리라떼,

청순하면서도 어느 정도 발색이 있는 걸로 골랐다.

네온마젠타 틴트와의 궁합도 고려한 선택임 ㅋ





 

 


둘 다 디자인은 거기서 거기... 같은 몰드에서 뽑았나벼.

좀 길쭉한 사이즈와 공주풍 손잡이가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이만하면 (에뛰드 치고) 무난하다.





 


각 제품 단독 발색은 귀찮아서 그만 생략 ㅡ,.ㅡ

특히 틴트는 손등 발색하면 잘 안 지워진단 말이야...


하지만 입술 발색에서 대략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은가!

네온마젠타로 인한 발랄한, 그러나 과하지 않은 블루핑크.

그리고 라즈베리라떼가 얹어주는 부드러운 윤기와 색감.


게다가 사진으로는 차마 표현이 다 안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질감에도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네온틴트는 물처럼 묽은 질감인데 건조하거나

입술에 얼룩지는 일 없이 매끄럽게 잘 발린다.

발색이 여타 틴트에 비해서는 살짝 약하지만

그런 자연스러운 점이 나에게는 되려 매력이었음.

(제형은, 포지틴트보다 묽고 베네틴트보다 살짝 진함.)


그리고 밀키글로스는 쫀쫀하면서도 찐득거리지 않는,

입술에 착 붙으면서도 과도하게 무겁지 않은 그 질감!

밀키하면서도 텁텁하지 않은 색감과 더불어 맘에 들어.


내가 고른 라즈베리라떼는 틴트 위에 얹어줘도 좋지만

단독 사용해도 어느 정도 발색된다. (글로스 치고는.)





 


사실... 참 평범하다면 평범한 핑크인데

난 저 조합에 꽂혀서 요즘 매우 애용하는 중!

여름이 되니까 더더욱 립스틱 단독 연출보다는

이런 틴트+글로스 조합을 더 찾게 되더라고.


색감과 질감, 지속력 모두 마음에 쏙 들어 :)





 

 

 에뛰드, 가끔 이런 속이 꽉 찬 제품들을 내놓기 때문에

내가 오글터져도 너네를 버릴 수가 없는 거라우...



간만에 에뛰드에 강렬한 추천 한 방을 날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