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그래도 빨간 날 별로 못 쉬는 인생인데,
올해는 심지어 추석 당일 당직까지 당 to the 첨!
뭐, 추석이라고 해서 딱히 일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도 며칠 연달아 좀 쉬어보고 싶었다고 ㅡ,.ㅡ
그러니까, 연휴 뭐에요? 먹는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어제 집에서 먹은 추석 음식 열전;
내가 워낙 전을 좋아하지 않아서 맛만 봤지만
또 우리네 추석 식문화에 전 빠지면 서운타.
우리 집은 제사도 안 지내고 큰집도 아니니까
그냥 밥반찬 할 정도로 한 접시만 뚝딱 올림.
눈깔(!)이 인상적이었던 굴비님...
아빠의 입맛 덕에 밥상에 대개 생선이 꼭 오르는데
난 아침에 고기나 생선은 소화가 잘 안 돼서 -_-
자그마치 한우 등심을 듬뿍 넣은, 우월한 잡채.
잡채가 원체 손도 많이 가고 기름진 음식이라
연중 내내 우리 집 식탁에 거의 안 오르는데
나름 추석 특집이라며 지지고 볶고 만들었다.
잠 덜 깬 채로 채소들을 순서대로 볶고 있는데
엄마님이 갑자기 한우 등심을 투척해서 확 깼음;
"뭐 어때. 기왕 간만에 큰 맘 먹고 만드는 건데
좋은 재료 다 넣어서 잡채 끝판왕을 보여주겠어."
... 라는 마인드로 탄생한, 바로 그 우월한 잡채님.
평소에는 귀찮아서 잘 안 내는 3등분 접시도 등장!
딱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유형의 김치!
주인공은 가장 나중에 등장한다... 자연산 송이느님.
이렇게 선물로 들어온 송이를 먹을 때마다 드는 생각 :
"향긋하고 담백하며 쫄깃하니 정말 맛있구나.
그런데 그 돈 주고 사먹을 만큼은 아닌 듯;"
결국 공급이 너무 적다 보니 희소성이 솟구치고,
수요가 (그리고 이에 따른 가격) 급상승한 것 뿐?
뭐,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어요.
그런데 고작 버섯 한 대에 몇 만원이라니 너무하잖아.
이상, 추석 당일에 당직 서는 자의 먹부림 포스팅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