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그 폭염 속에서,
그것도 동남아 출장 다녀온 직후에,
심지어 고열로 병원 다녀온 바로 다음 날.
일정을 변경할 수 없는 중요한 식사 자리가 있어서
내친 김에 메이크업 받고 증명사진까지 찍기로 했다.
(아, 내가 이런 식으로 살아서 인생이 빡쎈가보다...)
늦어도 12시 반까지는 김포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오전 10시 경 홍대 즈음에서 장소를 찾다보니 걸린 게 -
홍대입구역 바로 근처에 있는
푸른별 스튜디오 & 눈큰아이 메이크업샵
홍대입구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2-3분 정도?
거리가 가까워서 방향만 알고 가면 금방 찾을 수 있다.
홍대에 미용실 혹은 사진 스튜디오들이야 넘쳐나겠지만
워낙 바쁜 일정이라 요런 상세한 동선도 매우 중요했음!
게다가 메이크업과 사진을 한 자리에서 다 해결한다는 것!
포토 스튜디오 푸른별
메이크업샵 눈큰아이
이 두 업체가 나란히 붙어서 영업하는 형식이다.
예약은 네이버 카페 또는 전화로 가능!
헤어/메이크업은 5만원, 기본 사진은 3만3천원.
http://cafe.naver.com/bigeye2000
02-337-1830
지도 따라 가다 보면 이렇게 플라워뉴스 건물에 보인다.
3층이 푸른별 스튜디오, 4층이 눈큰아이 메이크업샵.
일단, 4층 메이크업실로 직행을 해봅시다.
아마도 홍영선 저 분이 헤드 아티스트인 듯.
난 저 분 말고 다른 분에게 메이크업 받았지만.
이력서 사진, 면접, 승무원 메이크업 전문...
을 나름 컨셉으로 내세우는데 그건 좀 찬찬히 봅세.
메이크업실은 좌석 3-4개 정도의 규모로 되어 있다.
예약만 미리 해두면 크게 북적이지는 않을 정도인 듯.
그리고 한 자리에서 헤어부터 메이크업까지 한 큐에 완성!
시중 메이크업샵들이 대개 그렇듯이 눈큰아이 역시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사실 이런 데에서 중요한 건 제품의 브랜드가 아니야.
시전자가 구현해주는 그 한끗발의 손기술(!)이지.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메이크업샵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자연스럽고도 또렷한 속눈썹 표현이 아닐까.
이 더운 날에 내 손으로 헤어 드라이하고 속눈썹 붙이고,
이러다 보면 땀 뻘뻘 나면서 기껏 한 화장도 지워지기에
그냥 몇 만원 내고 남의 손으로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런데 완성된 메이크업에 대한 평가는...?
일단, 사진에 대한 이야기부터 한 후에 이어서 해야겠다.
메이크업 & 헤어 시전이 완성된 후에 3층으로 가면
이렇게 자매샵(?)인 푸른별 스튜디오의 문이 있다.
내가 오늘 찍고자 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증명사진.
가격은 이 정도... 대학가라서 그런지 저렴한 편이네.
이력서 24장 - 33,000원
여권 6장 - 22,000원
반명함 8장 - 22,000원
비자 2장 - 22,000원
전신 3장 - 55,000원
가족사진 20장 - 250,000원
얼굴과 옷의 매무새를 가다듬을 수 있는 간단 화장대와
캐주얼한 차림으로 온 사람들을 위한 정장들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나 승무원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라서 그런지
요래요래 화이트 이너와 단정한 블랙 자켓들이 잔뜩.
난 어차피 살짝 각이 잡힌 화이트 블라우스를 입어서
스튜디오의 옷을 별도로 입지는 않고 그대로 찍었지만.
(슬슬, 메이크업에 대한 평가를 하고파서 손이 근질근질;)
사진은, 이렇게 나왔다.
찍을 때에 각도와 표정 등을 섬세하게 잡아주는 데다가
찍은 직후에도 하나하나 같이 보면서 보정해줘서 좋았음.
얼굴의 좌우 비대칭이나 삐져나온 머리카락 등 디테일은
신의 손놀림으로 잘 보정해주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된다.
어딘가 더 밝고 이뻐 보이지만 실물과의 동일성도 유지되는,
딱 그 적정한 선을 지켜가면서 센스 있게 보정해주더라고.
누구나 증명 사진에서 원하는 게 바로 그런 게 아니던가.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고 분명 나인데 묘하게 이뻐 보이는;
다만,
메이크업은 유례 없는... 말 그대로 떡화장을 만들어놨다.
다행히도 사진에서는 밝고 또렷하게 보이는 정도였지만
저게 실물로 보면 얼굴 거죽이 두꺼워 보이는 화장이었...
물론,
7월의 폭염에 습한 날씨, 게다가 얼굴의 잔열도 있었지만,
화장이 점차 무너진 게 아니라 원래부터 떡화장이었다고!
채 20분이 지나기도 전에 베이스가 밀려서 안절부절했다고!
결국,
점심 자리 끝나고 나서 당장 스펀지 퍼프에 수분 베이스 묻혀서
다 밀어내서 닦아내고 선팩트만 톡톡 두드려서 리셋해버렸다.
그제서야 피부가 다시 숨을 쉬는 듯한 해방감이 느껴지더라.
속눈썹을 포함한 눈매 표현이나 블러셔 색상 등은 좋았지만
이 모든 것은 베이스가 떡지면 다 소용 없는 법 아닌가.
그래서 내 총평은 다음과 같다 :
- 푸른별 스튜디오의 사진 촬영 및 보정은 마음에 든다.
특히 가격대비 효과 생각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
7-8만원씩 하는 빛 좋은 개살구 스튜디오들보다 훨 낫네.
- 눈큰아이 메이크업은 나에게 베이스 떡화장을 안겨주었지.
다행히도 사진은 잘 나왔지만, 내 피부의 인권은 어쩔거니?
정말 "사진만 찍고 끝날" 화장이었다. 진심으로 비추함.
- 결국, 화장 실력은 저질이고, 사진은 잘 찍는 곳으로 요약.
덧붙임.
이 날, 예비 시부모님 처음 뵙는 자리였는데... 하아.
위 사진 속 모습은 미션 종료 후 해방감을 만끽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