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바쁘고 기존에 밀린 포스팅들도 많은데

이 와중에 키보드 잡게 하는 화두가 하나 있다.

 

바로 요새 전국 여자들을 달뜨게 만든 그 검색어,

전지현느님이 발랐다는 별그대 천송이 립스틱.

 

솔직히 나야 워낙 TV 드라마도 잘 안 보는 데다가

(응7, 응4, 한번도 안 본 희귀한 여자가 바로 나다.)

연예인 누구누구 립스틱, 이런 거에 심드렁한지라

전지현 립스틱 열풍이 불어도 그러갑다, 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런 형광 코랄은 내 안색에 안 어울리는 거슬.

불휘 깊은 덕후는 지나가는 유행에 아니 뮐쌔... 응?

덕질도 수년 간 하다 보면 분별력이 생기기 마련이지.

 

하지만 전지현 아우라가 강렬하기는 강렬했던 모양이다.

평소에는 이런 류의 유행에 딱히 동요하지 않던 지인들도

슬슬 별그대 전지현 립스틱이 뭐냐며 들쑤시는 걸 보면...

우리 왕지현 언늬 솨라있네! 그대의 완판녀 포th ㅋㅋㅋ

 

그런데 문제는, "손님 이건 전지현이에요"

 

설령 입소문의 립스틱이 진짜 전지현 립스틱이라 한들,

쏘왓??? 그 색이 나에게 어울린다는 보장도 없는 데다가

입술색이 좀 비슷하다 해도 내가 전지현 되는 거 아니잖아.

 

결국은 별그대 전지현 립스틱이고 나발이고 간에,

내 얼굴에 조명을 켜주는 색을 찾아야 하는 건데...

 

그래도 이여사님께서 꽤나 열정적으로 욕망하시기에

구시렁거리면서도 립스틱 찾기 플젝에 동참해드렸다.

 

 

 

 

 

 

전지현이 바른 립스틱이 과연 어떤 제품인가!

에 대해서는 무수히도 많은 추측들이 난무하는데

현재 다수설은 역시 위 사진 속의 제품 되시겠다.

 

바야흐로,

입생로랑 루즈 쀼르 꾸뛰르 52호 로지 코랄.

 

하, 어쩐지 최근에 블로그 유입 검색어 상단에 계속해서

(난 써본 적도 없는) 입생로랑 로지코랄 이런 게 떠있더라.

아마도 내가 몇년 전에 사용한 클라란스 립스틱 로지 코랄,

이것 때문에 연관 검색이 물려서 일어난 해프닝인 듯 ㅋ

검색해서 흘러온 여러분, 낚을 의도 따위는 없었어요 -_-*

 

뭐, 여하튼, 저게 전지현 립스틱이든 아니든 간에,

그 자체만으로도 한쿡 여자들을 홀릴 만한 색이었고,

안 그래도 제품 수량을 적게 들이는 입생로랑 매장들은

곧이어 전국적이고 장기적인 품절 사태를 맞게 되었다.

 

일례로, 한쿡 여자들이 월매나 휘몰아쳤냐 하면...

입생로랑 미국 공홈에서도 52호는 현재 품절이라고;

 

 

 

 

입생로랑 측이야 이게 웬 떡이냐, 하고 신났을 거다.

안 그래도 글로스 볼륩떼 라인 출시 직전이었는데

"전지현 립스틱은 입생로랑이라더라" 입소문이 나니

작년 립틴트 대란에 이어서 다시 한번 메이크업 라인,

특히 립제품 라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기회가!!!

 

기왕 굴러들어온 호박을 잘 요리해보자는 심산으로

입생로랑은 뷰티 블로그들에 품평을 돌리면서도

"별그대 전지현 립스틱" 이라는 키워드를 심어댔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문제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전지현은 입생로랑의 전속은 커녕 애드버 모델도 아니고

되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브랜드 한율의 모델이라는 것.

 

 

 

 

국내 코스메틱사 부동의 1위, 아모레퍼시픽은 아니꼬웠다.

비싼 돈 주고 데려온 전지현이 한율 매출은 아니 올리고서

애먼 수입 브랜드 입생로랑 밀어주는 꼴이니 그럴 수 밖에!

 

이쯤 되면, 전지현이 바른 건 입생로랑 말고 우리 제품이다!

라고 당당하게! 외치고 싶은데!!! 여기서 또 문제가 생기나니.

 

바로 한방 스킨케어 브랜드인 한율에는 립스틱이 없숴...

설령 있다고 해도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구석이 없숴...

"내가 바로 전지현 립스틱이노라" 요런 포스가 없숴...

 

 

 

 

그리하여 아모레가 다급히 짱구 굴려서 내놓은 대안은,

꿩 대신 닭, 한율이 없다면 다른 계열사라도, 전략이다.

 

마침, 헤라에 부속된 향수 브랜드인 롤리타렘피카에서

메이크업 라인을 런칭하면서 립스틱을 출시하였더랬지.

 

그래, 너 마침 잘 나왔다.

니가 바로 전지현 립스틱인 걸로 하자.

 

그리하여 온라인 매체들에는 이런 기사가 뜨기 시작한다.

"별그대 전지현 립스틱, 알고 보니 롤리타렘피카 몽루즈"

 

아유 ㅋㅋㅋㅋㅋㅋㅋ 너네 ㅋ 속 보이잖아 ㅋㅋㅋ

물론 그렇게 짱구 굴려서 소비자를 어르고 울궈 먹는 게

마케팅의 본질임은 나도 알겠는데, 아후 잔망스러워 ㅋ

 

너무 잔망스러워서 설득력이 다소 떨어졌던 탓인지...

소비자들은 아모레의 롤리타설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입생로랑 52호의 품절 대란을 쭈욱 지속시켰다고 한다 ㅋ

 

솔직히 롤리타렘피카 특유의 저 패키징은 취향도 타고

아직 제품의 퀄리티나 발색도 검증이 되지 않은지라

저게 설령 정말로 별그대 전지현 립스틱이 맞다고 해도

입생로랑에 비해서는 도통 열풍이 일어나기가 힘든 탓;

(아이오페설도 있는데 그건 전혀 지지를 못 받는 듯 ㅋ)

 

"롤리타렘피카나 아이오페보다는,

입생로랑이라고, 그랬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은 여자의 마음" 이랄까.

 

 

 

 

 

 

문제의 롤리타렘피카 몽루즈는 뭐 이렇게 생겼음요.

 

그런데 웃긴 게, 화제의 짤방 속에서 전지현의 립컬러는

형광기 도는 코랄, 하지만 오렌지가 아니라 핑크에 가까운,

하여간 그런 미묘하고도 다소 화려하고 유니크한 색감인데

롤리타 몽루즈의 컬러칩에는 그런 색상이 없다는 사ㅋ실ㅋ

 

그래서 "별그대 천송이 립스틱 = 롤리타렘피카 몽루즈"

라는 헤드라인을 걸어두고 막상 기사 내용을 클릭하

"전지현이 병원에서 바른 색은 N11호 로즈 걸리였다"

라면서 은근슬쩍 다른 색상으로 물타기를 하더라고.

 

아니, 그러니까 내가 찾던 건 병원씬의 립컬러가 아닌데?

그런데 어쨌거나 롤리타 몽루즈가 전지현 립스틱이라고?

정말? 그런가?? 입생로랑 아닌 건가??? 한번 사볼까????

뭐, 이런 뒷북치기 편승이라도 하고 싶었던 듯한, 아모레.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고충은 알겠는데-_- 참... 애썼다;

 

 

 

 

덧붙임 (1)

 

유명한 네이버의 모 뷰티 블로거의 SNS를 보니까

"전지현 소속사에서 전지현은 한율 전속 모델이니

전지현과 무관한 브랜드 노출 글을 삭제 요구했다,

그리고 한율 대행사에서도 글을 내려달라고 했다.

결국 입생로랑 52호 포스팅은 비공개로 돌렸다"

라는 내용을 봤는데 이거 참 웃지 못할 해프닝일세.

 

 

 

덧붙임 (2)

 

아, 그리고 천송이 코랄 립스틱을 애타게 갈구하셨던

친구 이여사님께서는 결국 입생로랑도 뭣도 아니라

맥 미네랄라이즈 "레이디 앳 플레이" 을 구매하심.

그녀의 얼굴에 단박에 형광등을 켜주는 색상입디다 :)

 

 

 

 

 

 

※ 본 포스팅은 이런저런 자료와 떠도는 썰들,

그리고 상상력에 근거한 덕후의 수다입니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