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때는 로라 메르시에 좀 들이팠더랬지.

 

로라의 장점은 대체 불가의 우아한 색감과 질감.

단점은... 당최 손길이 가지 않는 투박한 케이스.

 

한참 빠져있을 때에는

"이렇게 디자인이 취향에 안 맞는데도 불구하고

갖고 싶을 정도로 퀄리티가 마음에 든다는 뜻"

이런 자세로 대했는데, 그게 결국 한계가 오더라.

 

특히 색조 제품을 어지간해서 잘 늘리지 않다 보니

기왕이면 더 컴팩트하고 세련되고 실용성까지 갖춘

그런 제품을 찾지, 투박한 로라는 좀처럼 안 사게 되네.

 

무엇보다도 아이섀도우나 블러셔의 케이스가

어플리케이터도 없는데 사이즈는 제법 큼직하고!

(가성비 좋은) 팔레트보다는 (귀찮은) 싱글 위주고!

뚜껑이 불투명한 데다가 곡선이어서 수납도 어렵고!

케이스 색상도 죄다 펄브라운이어서 화사한 맛도 없고!

 

투덜투덜.

 

뭐, 그럼에도 로라 제품을 그간 꽤 여럿 써보긴 했다.

특히 패밀리 세일 찬스 등은 그냥 지나치기 힘들어;

 

그런데 그렇게 데려와도 결국은 손이 잘 안 가서

시간이 지나면 벼룩이나 지인 선물로 방출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작년 초에 획득한 길디드 컬렉션;

 

관련 포스팅 링크 :

http://jamong.tistory.com/1562

 

 

 

여하튼 현재 내 수중에 남은 제품은 몇 안 된다.

사실 섀도우 "초콜릿"과 치크 컬러 "소프트 아이리스"

그리고 20주년 한정인 "인챈티드" 이 정도만 있었는데

이것만 해도 수납 및 사용이 영 귀찮아서 머리를 굴렸다.

 

얘네들을 어떻게 한 케이스에 몰아서 팔레트화시킬까!

 

그런데 알고 보니 인챈티드나 길디드 라인의 섀도우들은

내용물이 케이스에서 분리가 안 돼서 케이스화 불가함;;

 

그렇다면 3구 케이스가 있다 해도 넣을 게 2개 뿐인데?

그럼 3구를 완성하기 위해서 뭔가를 하나 더 사야 하나?

 

결국

- 왕년의 로덕 임모양이 3구 공케이스를 하사하신다.

- 초콜릿과 소프트 아이리스를 끼워넣는다.

- 빈 자리를 채워넣기 위해서 뭔가를 산다.

 

이런 수순을 밟았다는, 헛소리를 이렇게 길게 했네.

 

 

 

 

 

 

바로 이거 -

 

새틴 아이 컬러

프림로즈

 

진한 핑크펄 브라운 컬러인 초콜릿과도 잘 어울리고,

단독으로 써도 청순한 듯 은은한 음영을 연출해주며,

그러면서도 오렌지나 핑크 쪽에 치우치지는 않았고,

펄감도 눈썹뼈 등에 하이라이터로 쓰기에 적절하며,

블라블라... 하여간 얘가 가장 실용성이 높아서 골랐다.

 

 

 

 

 

 

온고잉 싱글 섀도우들은 뒤집어서 바닥을 보면

이렇게 내용물과 케이스 분리가 가능한 형태다.

 

제품명과 색상명이 박힌 저 사각형을 슬쩍 누르면 -

 

 

 

 

 

 

요렇게 딸깍! 하고 쉽게 분리됨. 오오오.

 

 

 

 

 

 

그래서 그냥 3구 케이스에 끼워넣어주면, 끝.

 

 

 

 

 

 

완성~~~

 

맥을 비롯한 다수의 브랜드들은 팔레트에 끼운 후에는

다시 싱글로 분리할 수 없는데 로라는 그때그때 가능!

자주 쓰는 색들을 팔레트로 구성해두고 편하게 쓰다가

취향이나 계절이 바뀌면 내용물 교체가 된다는 사실!

 

 

 

 

 

 

세컨 스킨 치크 "소프트 아이리스"

새틴 아이 컬러 "프림로즈"

2011 가을 한정 "초콜릿"

 

하, 별 것도 아닌데 이 구성... 엄청 뿌듯하구나.

아무리 무던하고 언뜻 실용적인 것 같아 보여도

결국 본인 취향에 한끗발 안 맞으면 무용지물인데

이건 내가 직접 고뇌하고 선정해서 구성해서 그런지

하나하나 참 잘 쓰이고 잘 어울리고 난 뭐 그렇다.

 

치크 컬러도 살짝 라벤더 핑크여서 워낙 잘 쓰이고

핑크 펄 브라운인 초콜릿이야 그저 명불허전이고

이 사이에서 프림로즈는 주구장창 잘 쓰일 색이로다.

 

그리고 로라 메이크업 제품의 섬세한 질감이야 뭐,

디자인에 대한 거부감을 한때 누를 정도였으니까.

 

다만,

이렇게 나의 베스트 로라 3구 팔레트를 만들었으니,

앞으로는 웬만~해서는 로라 제품 잘 안 사지 싶다.

 

이게 바로 로라메르시에 매출이 안 좋은 이유인가봐.

시즌마다 소소하게 재구매를 유도하지 못하기 때문에.

 

 

 

 

 

 

 

덧붙임.

 

20주년 한정인 인챈티드는 뒤집어 보면 이렇게 생겼다.

내용물을 케이스에서 분리할 수 없는 올인원(?) 형태.

아울러 길디드 컬렉션의 섀도우들도 이렇게 생겼음요.

 

으흠, 아쉬워.

그래도 넌 얼추 싱글 사이즈에 4가지 색상 들었으니까

너무 귀찮다고 생각 안 하고 종종 사용해주도록 할게.

 

그리고 기존 다른 싱글들을 팔레트화해버리는 바람에

이제 로라 싱글은 너 하나니까 헷갈릴 일도 없다 뭐 ㅋ

 

 

 

 

하여간, 로라 메르시에 언니, 여러 모로 아쉬워요.

메이크업 제품은 참 우아하게 잘 뽑아내긴 하는데...

아무래도 한국 시장에서 뿌리 내리기 어렵단 말이야.

 

특히나 정품은 눈에도 잘 안 띄고 디자인도 투박한데

이따금씩 연말 한정 미니 팔레트들이 잘 나오는 바람에

더더욱 평소에는 어지간히 좋지 않고서야... 안 사게 됨;

 

그래도 열심히 구성한 저 3구 팔레트는 잘 쓸게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