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5월 11일자 NYT 지면 광고 "Bring the truth to light")
# 0.
2014년 4월 16일,
내일이면 딱 한 달이 된다.
하루건, 한 주건, 한 달이건,
시간의 단위가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
이렇게라도 새삼 다시 돌아보려고 한다.
# 1.
위 이미지는 익히 알려진대로 5월 11일에
뉴욕타임즈 지면 광고로 실린 이미지의 일부다.
Why are Koreans outraged by President Park Geun-hye
라는 부제, 그리고 이에 연관된 내용으로 이어지지만
그런 규탄의 목소리보다는 "침몰, 그리고 희생" 이라는
핵심적인 내용만 담고 싶어서 이미지를 크롭했다.
# 2.
4월 16일, 이 날 오후에는 연이은 미팅으로 유독 바빠서,
오전에 "여객선 침몰" 속보를 보고도 그런가보다... 했다.
"전원 구조" 라고 했다가 오보라며 또 곧이어 정정하는 등.
뭔가 황망한 상황이긴 했지만, 그저 "구조 중인가보다" 했다.
그리고,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곧바로 전원 구조된 게 아니라면
몇 명 정도는 사망했을 수도 있겠네"
라고, 조금은 안이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2명이 죽은들,
200명이 죽은들,
생명의 무게야 어디 다르랴마는,
그때는 그렇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못했다.
저녁에 퇴근해서 점입가경의 뉴스 보도를 보기까지는.
# 3.
세월호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
직업상 매일 뜨는 뉴스를 아니 볼 수도 없는지라...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들이 그러했듯이
나도 지난 1달간 그 상처에 사로잡혀 살았다.
물론, 희생자 가족의 처절한 마음이나,
현장 봉사자들의 비통함에 비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세월호 비극이 대한민국에 남긴 이 깊은 흉터는
시간이 간다 해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거다.
# 4.
분노하고, 비난하고, 추모하고, 슬퍼하고...
나도 참 세월호에 대해서 할 말이 적지는 않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세하게 풀어놓기란 쉽지가 않다.
이 엄청난 비극의 무게 앞에서는
그 어느 이야기도 섣부르게 느껴지는 탓인지,
쉽사리 어떤 말도 나오지는 않는다.
일각에서 외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또한
너무 가벼운 분노의 표출로 보일 지경이니.
# 5.
어찌 됐든 세상은 계속 돌아간다.
이 슬픔과 분노를
기억하는 이들은 기억하는 대로,
잊을 이들은 잊는 대로, 그렇게.
다만,
그동안 블로그에 글 쓰기는 참 어렵더라.
그래봤자 나 혼자 끄작이는 공간이지만
그래도 내깐에는 긴 호흡을 가지고 쓰는지라
세월호의 그림자에에 짓눌려 있는 동안에는
도저히 집중해서 무언가를 쓸 수가 없었다.
이 글을 통해서 한번 그간의 심경을 돌아보고
(물론 실제 심경보다는 많이 자제해서 썼지만)
이제 내 일상은 내 일상대로 되돌리고 싶다.
# 0.
많은 생각들을 묻어둔 채,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비록 권력의 교체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지만,
이번 전국동시지방선거는 6월 4일,
그리고 다음 대선은 2017년 12월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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