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마카오 쪽은 여행지 우선순위는 아닌데

희한하게 이따금 출장으로 가게 되는 그런 곳.

 

작년 홍콩 출장 (에 덧붙인 마카오 관광) 에 이어

올해는 난데없이 마카오 only 출장을 가게 됐다.

 

뭐, 다행히 비행시간이 그리 긴 것도 아닌 데다가

이번에는 출장 내용이 그리 빡빡한 것도 아닌데

퀘스트는 역시 밤비행기... 귀국 후에 타격이 크다;

 

 

 

 

 

 

여행의 시작은 역시 면세 소ㅑ핑 아니겠슴까.

그런데 말만 이렇지 이번에 내 건 별로 안 샀네.

입생로랑 립제품 소소하게 몇 개 (...) 만 지르고

나머지는 부탁받은 핸드밤, 아빠 드릴 홍삼 이런 거.

 

 

 

 

 

 

그렇게,

5시간 남짓의 비행 끝에

1년 만에 다시 찾은 마카오!

 

마카오는 홍콩과 엮어서 많이들 찾는 데다가

휘황찬란한 카지노 호텔로 대표되는 이미지인데

그에 비해서 공항이나 페리 터미널은 좀 초라하다.

하긴, 한국 공항이랑 비교하면 안 되는 거지만-_-

 

그리고 마카오 내에서의 이동수단은 역시 호텔 셔틀!

초대형 카지노 호텔들에서 웬만한 주요 노선에는 다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데 이거 타고 다니면 만사형통.

숙박 여부도 안 물어보고, 운영 간격도 그럭저럭 괜찮다.

 

호텔들 입장에서는 니네가 무슨 셔틀을 어떻게 타든

가지고 온 돈, 우리 카지노 지역에 쓰고 가겠지, 라는 식.

 

난 카지노들이 몰려있는 타이파 섬의 코타이 지역,

홀리데이인 호텔에 묵으니까 그쪽 셔틀을 탔는데

인접해있는 베네시안 등의 셔틀을 타도 무방하다.

 

다만, 호텔 하나하나의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특히 베네시안이나 갤럭시는... 걷다가 시간 다 간다;)

건물 간 이동 간격 고려하면 그냥 목적지 셔틀 타는 게;

 

여튼, 그렇게 홀리데이인에 도착해서 일단 짐을 맡겨두고

체크인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여기저기 둘러보기로!

 

 

 

 

 

 

홀리데이인, 콘래드 등이 붙어있는 코타이 스트립과

베네시안 호텔 컴플렉스는 위치상 인접해있지만

덥고 습한 날씨에 걸어가려면 그것도 만만치 않다.

 

다행히도 2층 연결 통로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돈 쓰실 분들은 시원하고 편하게 오갈 수 있음 ㅋ

 

The Venetian

말 그대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본뜬 모델이다.

 

여기에 중국 특유의 휘황찬란한 장식이 더해져서

"마카오 특유의" Chinese luxury 풍이 완성되는 것.

 

뭐, 규모 자체가 어마어마하기에 인상적이긴 하다.

눈 돌아가게 하는 로비 장식과 끝도 없는 쇼핑몰.

그런데 여기에 며칠을 있다 보면 질리는 것도 사실.

특히 카지노 도박에 관심 없는 나 같은 인간이라면;

 

 

 

 

 

 

 

 

베네시안 쇼핑몰 구역의 이모저모.

저 운하와 곤돌라가 나름 관광 상품이다.

 

 

 

 

 

 

내가 오가며 가장 자주 들렀던 빅시 매장-_-*

그런데 속옷이 아니라 뷰티 매장이라서 아쉽.

빅시는 바디 제품도 좋지만 역시 속옷 아니겠나.

 

그나저나 어딜 가도 중국인 천지다.

(아, 맞다. 여기 중국이지 ㅋㅋㅋ)

 

한국인이나 기타 외국인이 적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시 중궈의 규모는 당해낼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어디를 가도 중국어로 말을 걸어;

내가 딱히 중국인처럼 생기진 않은 것 같은데;

 

그런데 내가 손사래를 치면서 영어로 답하면

그때부터 종업원이 급격히 나에게서 멀어진다.

 

관광 천국 마카오에도 영어 울렁증은 있음 ㅋㅋㅋ

사실 본토에서 온 중국 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데다가

마카오는 예전에 수십 년간 포르투갈의 식민지여서

포르투갈어를 할지언정 영어는 못하는 사람도 많음.

 

뭐, 그래도 놀러 다니는 데에는 지장 없습디다 ㅋ

(난, 아직은 중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없어ㅠ)

 

 

 

 

 

 

그렇게 여기저기 헤매이고 다니다가 드디어 체크인.

이런 방 풍경을 보기만 해도 출장 온 기분이 물씬.

 

그나저나 예전에 홍콩에서 묵었던 방을 생각하면

마카오 호텔의 방 평수는 거의 저택 수준일세.

 

아무래도 호텔 전용으로 개발된 지역이라 그런지

호텔의 면적, 방의 평수, 이런 데에 인색하지 않다.

 

게다가 내가 묵은 건 (비교적 저렴한) 홀리데이인,

거기에서도 프리미엄급이 아니라 그냥 일반인데.

 

여튼 널찍 깔끔 시원해서 묵는 내내 편하긴 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마카오의 사바 세상.

저기 보이는 크레인들은 죄다 신규 카지노 건설 중.

카지노 호텔들이 우후죽순 마냥 숑숑 솟아난다 ㅋ

 

 

 

 

 

 

주최측의 요청대로 본행사 하루 전에 도착해서

마카오 도착 당일은 별 일정 없이 자유 시간!

 

그냥 카지노 벨트만 돌아다니기에는 아까워서

호텔 셔틀을 타고 구시가지로 나가보기로 했다.

 

마카오 관련 공부를 하나도 안 하고 왔지만

그나마 작년에 버스 투어를 한번 해봤기에

어디를 가면 좋겠다는 개념이 다행히 있었지.

 

그러나 그 개념만 있고 방향 감각이 없는 통에;

찾아가는 길에 쓸데 없이 삽질을 좀 하기는 했다;

 

내가 묵은 홀리데이인 체인은 셔틀버스가 적어서

베네시안 셔틀을 타고 마카오 섬으로 이동했다.

 

 

 

 

 

 

마카오는 총 3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마카오 반도

페리 터미널, 구시가지, 오래된 식당 등이 있음

 

타이파

국제공항, 코타이 스트립 (카지노 지역) 등이 있음.

 

콜로안

비교적 한산한 지역. 구 포르투갈 건물 등이 있음.

하지만 사실은 다들 에그타르트 먹으러 가는 곳 ㅋ

 

 

 

 

 

 

출장 일정이라서 다른 건 별 욕심 안 냈고

구시가지만은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었다.

 

만약에, 작년에 마카오를 와본 게 아니라면,

아마도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으로

내가 묵은 카지노 지역이 전부인 줄 알았을 거다.

 

하지만 마카오의 진짜 매력은 이런 옛것의 흔적.

포르투갈이 남긴 유러피안 건축 양식 및 식문화,

중국 문화권 특유의 무심함과 북적거리는 분위기,

그리고 묵직하니 덥고 습한 마카오의 기후까지.

이 모든 것들이 뒤엉겨 있는 바로 이런 점이 매력이다.

 

 

 

 

 

 

사실 난 베네시안 셔틀 버스를 멀쩡히 타고 와서

정류장도 제대로 찾아 내렸는데 거기에서부터

방향을 잘못 잡는 바람에 한참 삽질을 했다-_-

 

덥고 습한 기후 속에서

(중국어 표기되는) 구글맵과 함께

뫼비우스의 길을 걷고 있던 중이었음;

 

그렇게 내가 시방 어디인지도 모르는 와중에

만난 이런 마카오의 뒷골목들은 반갑기만 하더라.

 

 

 

 

 

 

힘겹게 찾은 구시가지의 중심지, 세나도 광장.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결무늬의 바닥 타일과 유러피언 건축이 특징.

 

아울러 언덕 위의 성바울 성당 유적에서 내려오는

골목길들이 결국 수렴하는, 성바울 지역의 끝이기도.

 

예전에는 성바울 성당 유적에서 투어를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세나도 광장에서 시작해서 거슬러 올라가

성당 유적을 보고 다시 내려오는 식으로 걸었다.

 

어차피 이번에는 특정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어슬렁어슬렁 골목 구경을 하고 싶었으니까.

 

 

 

 

 

 

성바울 성당,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바울 성당의 폐허다.

지도상 명칭도 St. Paul's Ruins 로 표기되니까.

 

보다시피 저렇게 성당의 전면 벽만이 남아 있다.

예전에 화재로 나머지 부분들은 다 소실되었다고 함.

 

그런데 그런 기묘한 특징 때문에 되려 더 인기 있는 듯;

관광객 인파는 물론, 웨딩 사진 찍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마침 셀카 찍는 내 등짝 뒤로도 한 커플 보임 :)

 

 

 

 

 

 

성당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는 세나도 골목 풍경.

육포, 에그타르트, 버블티, 뷰티 앤 패션 제품들

등등을 비롯한 쇼핑 구역이 내려가면서 펼쳐진다.

 

이 골목들을 지나면서도 개인의 취향이 드러나는데

뭔가 규모 크고 웅장한 컨텐츠를 기대했던 사람은

대개 이 소소하고 북적거리는 풍경에 실망하는 반면,

손때 묻어나는 뒷골목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메인 골목을 벗어나서 기웃거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생각해보면 마카오 자체가 그렇게 모 아니면 도.

애당초 카지노와 쇼핑을 즐기러 온 게 아니라면

마카오 뭐 별로 볼 거 없네, 이럴 수도 있는데,

이런 옛스러운 풍경을 좋아한다면 만족하는 거고.

 

그리고 난 따져보니 그 중간 어드메인 것 같다.

(담배 냄새와 중국인 가득한) 카지노는 관심 없고,

화려한 호텔 외관과 쇼핑몰 규는 재밌지만 금방 질리고,

여기저기 숨어있는 옛스러운 풍경들은 재미 있지만,

또 유럽 본토와 비교하면 다소 쌈마이(?) 같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나에게 마카오는

흥미로운 곳이긴 한데

내 돈 들여서 갈 여행지를 꼽자면

우선 순위에는 좀처럼 안 들어왔던 것 같다.

 

(아울러, 두 번 다 출장으로 오길 잘 했다는 생각 ㅋ)

 

 

 

 

 

 

여튼 슬슬 세나도 광장 쪽으로 다시 내려가보세.

 

 

 

 

 

 

골목 사이를 걸어다니면서 저녁 식사 격으로

시원한 버블티 한 잔에 에그타르트 두어 개.

 

사실 마카오에 오면 에그타르트 맛집을 찾아서

멀리멀리 다니는 것도 다반사인데 난 그닥-_-

 

포르투갈의 영향으로 베이커리가 발달하였고,

특히 에그타르트와 땅콩쿠키가 유명하다.

 

그런데 유명한 집에 가면 얼마나 다른지는 몰라도

길거리에서 파는 에그타르트는 얼추 비슷하고

내 입맛에는 좀 달고, 부스러기 떨어져서 귀찮고,

뭐 한번 먹어봤으니까 고마 됐다, 이런 정도였음.

 

그리고 다들 마카오에 가면 맛있는 게 너무 많아서

살이 쪄서 왔네 어쩌네 하는데 이것도 난 그닥;;;

 

물론, 혼자 돌아다녀서 먹거리가 한정되기도 했지만,

그 외에도 마카오 베이커리 특유의 달고 짠 맛이나,

중화 음식 특유의 느끼하고 육(肉)스러운 맛들이

원체 취향이 아니어서 좀 심드렁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혹자는 동남아 음식이 향신료 때문에 힘들다는데

난 반대로 동남아 가서는 가리는 거 없이 다 잘 먹는다 ㅋ

 

 

 

 

 

 

뭐, 아무튼 간에, 슬슬 호텔로 돌아갸야지.

차이는 있지만 셔틀은 꽤 늦은 시간까지 운행핸다.

 

난 아까 타고온 베네시안 셔틀 정류장을 못 찾아서

(사실 내린 곳에서 그대로 다시 타면 되긴 한다-_-)

마침 눈에 띄는 갤럭시 호텔 셔틀을 타기로 결정 ㅋ

 

세나도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쇼핑센터가 있는데

이 부근이 메이저 호텔 셔틀들이 주로 서는 곳이다.

 

만약에 타이파섬이 아니라 마카오섬에 체류한다면

인근 호텔들은 그냥 걸어서 가도 될 정도의 거리.

 

 

 

 

 

 

카지노 지역에서도 가장 번쩍번쩍하는 갤럭시.

갤럭시 호텔을 가로 질러서 베네시안으로 가서

거기에서 연결통로로 홀리데이인으로 가는 루트.

 

누가 봐도 중국 취향으로 꾸며놓은 로비 ㅋㅋㅋ

심지어 이건 여러 개의 로비 중 하나에 불과하다 ㅋ

 

화려해서 감탄이 나오는데,

또 엄청 쌈마이 같아서 묘하게 웃긴,

그런 점이 역시나 마카오의 매력이 아닐까!

 

 

 

 

 

 

그래도 갤럭시 호텔이 번쩍번쩍 버번쩍 하면서

밤하늘로 조명을 쏘아올리는 광경은 압권이다.

 

이래서

마카오의 밤하늘은

어두워질 틈이 없다니까.

 

저렇게 어마어마한데 현재 계속 증축/신축 중;

 

 

 

 

 

 

대륙의 돈, 그 위엄이여.

 

 

 

 

 

 

이건 갤럭시에서 건너올 때 보이는 베네시안 뒷면.

건물들이 하나하나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 보니까

베네시안 건물도 얼핏 보면 금방 가겠거니 하는데

막상 들어가서 가로지르려면 저것도 엄청난 거리다;

 

 

 

 

 

 

베네시안 2층에서 홀리데이인이 포함된

코타이 스트립 쇼핑몰로 이어지는 다리에서.

 

베네시안, 갤럭시, 크라운, 시티오브드림즈,

등등 쟁쟁한 호텔들이 제각각 빛을 뿜어댄다.

 

며칠 보다 보니 다소 질리기는 할지언정

한번쯤은 눈에 담아볼 법한 풍경이긴 해.

 

 

 

 

 

 

코타이 스트립에서 가장 높은 콘래드 호텔,

그리고 그 옆에 홀리데이인 및 기타 호텔들.

 

 

 

 

 

 

저쪽 어드메에 있는 시티오브드림즈는

House of Dancing Water 공연으로 유명한데,

티켓 값이 비싸지만 필히!!! 봐줘야 하는 공연임!

 

아마 내 외장하드 털면 작년에 찍은 사진이 있을 듯.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직 개점 안 한 쇼핑몰을 가로질러서

베네시안 호텔 컨퍼런스홀로 일하러 감;

 

 

 

 

 

 

갤럭시 호텔의 버번쩍한 쌈마이풍보다는 점잖지만

역시 규모의 위용으로 밀어붙이는 베네시안 ㅋㅋㅋ

 

어쨌거나, 일합시다.

일하는 동안은 바빠서 사진 없음.

 

 

 

 

 

 

마카오에서의 내 식생활이 쉽지 않았다는 증거.

고기, 튀김, 면류, 강한 향 등을 피하려다 보니까

종류가 꽤 다양한 푸드코트에 가도 먹을 게 없어.

 

죽에도 대개 고기 기름기가 들어가고,

나머지는 고기, 만두, 뭐 이런 게 주류고,

그렇다고 거기 가서 한국/일본/인도식은 싫고,

 

결국 청경채와 새우완자를 띄운 국밥으로 타협했다.

나에게 마카오는 식도락의 천국은 딱히 아닌 걸로.

 

 

 

 

 

 

마지막 날, 모든 중요한 일정을 털고 나서,

호텔은 체크아웃하고 짐은 맡겨둔 채로,

또 다른 세계로 잠시 발걸음을 하기로 했다.

 

카지노와 호텔, 신기루 같은 풍경만 가득한

타이파 섬에도 조금은 느긋한 동네가 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나오는, 타이파 빌리지.

 

역시 갤럭시나 베네시안 등 주요 호텔 셔틀이 가지만

굳이 그럴 것 없이 베네시안 남쪽 출구로 나오면

이렇게 구름다리 그리고 무빙로드가 이어져 있다.

(그런데 난 또 이걸 바로 못 찾고 삽질을 했지 ㅠㅠ

그 커다란 갤럭시 호텔을 거의 가로질러 갔다왔다;)

 

저 길만 건너면, 카지노와는 또 완전 다른 세계.

 

 

 

 

 

 

이렇게.

 

 

 

 

 

 

타이파 빌리지 쪽에는 보다 한적한 정원,

위압감 들지 않는 소소한 쇼핑과 맛집 거리,

그리고 이렇게 포르투갈식 주택 박물관도 있다.

 

박물관은 소정의 입장료를 내고 입장할 수도 있지만

들어가봤자 허접한 마네킹과 예전 복식 전시만 있음;

그냥 밖에서 건물 자체를 즐기고 노는 게 훨 낫다우;

 

 

 

 

 

 

그래서 난 열심히 셀카를 찍었돠.

 

 

 

 

 

 

성모 까르멜 성당... 이라고 한다.

오후 2-3시 경에 찾았더니 참 한적하더라.

저 뒤에 얼핏 보이는 카지노가 색다르다.

 

 

 

 

 

 

타이파 빌리지에는 이렇게 낡은 주거 건물들,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신축 아파트 단지들,

그야말로 사람 사는 기척이 물씬 느껴진다.

 

 

 

 

 

 

거리 표지판도 이렇게 옛날식 타일로 되어 있음.

광동어 표기와 포르투갈어 표기가 늘 동시에.

 

 

 

 

 

 

여기는 타이파 빌리지의 먹자골목인 쿤하 거리.

먹거리도 먹거리지만 골목 구븨구븨 풍경이 정겹다.

물론 관광 특화된 구역이라 다소 상업화되었지만

길 건너 카지노 구역에 비하면 참 옹기종기한 셈.

 

 

 

 

 

 

쿤하 거리를 벗어나서 어슬렁어슬렁 걸어도

나름 소소하게 재밌는 볼거리들이 많이 있다.

 

여전히 저 멀리 보이는 갤럭시 마카오 호텔 ㅋ

 

 

 

 

 

 

저녁 시간까지는 여유가 많이 남아 있고,

날씨는 덥고, 몸은 은근히 지친다 싶던 차에,

마사지샵이 보이길래 쾌재를 외치며 들어갔다.

 

밤 비행기를 탈 거라서 오일 케어는 부담스럽고

발마사지를 중심으로 90분 코스를 주문했는데

내가 이 날 한 행동 중에서 가장 잘 한 듯 -_-b

 

게다가 관광객 중심의 가게가 아니라 더 좋았다.

물론 그 대신에 다들 영어를 못 알아들었지만;

너무 닳고 닳은 느낌이 아니어서 편안합디다.

 

마사지 받다가 (당연히) 중간에 단잠이 들었는데

후반부에 데시벨 돋는 중국인 부부 때문에 깼지만,

허허, 여기는 중화 권역이니까요... 그러려니...

(하지만 소음이 주는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다.)

 

 

 

 

 

 

혼자 저녁을 먹으려니 또 마땅치 않다.

난 평소에 혼자서도 잘 먹으러 다니는지라

"혼자"인게 문제라기보다는 메뉴 선정이 난감해.

 

사실 뭘 먹기보다는 뒷골목 펍에 가서 맥주 한 잔에

가벼운 안주 하나 시켜두고 사진 찍고 놀고 싶은데

내가 찜해둔 곳은 저녁 시간이 다가오니 웨이팅이;

 

결국 쿤하 거리 끄트머리에 있는 이 곳에 갔다.

매케니즈 레스토랑 "갈로" (수탉이라는 뜻.)

 

매케니즈는,

유럽풍과 중화풍이 섞인 퓨전 푸드인 셈이다.

 

특별히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갔음;

사실 식당 창틀 색상이 마음에 들어서 갔음;

 

그런데 역시나 입맛에 잘 안 맞는 걸 빼다 보니,

혼자서 식사로 먹을 만한 게 정말이지 없어서,

결국 저렇게 뻔하고 뻔한 볶음밥을 시켰다.

그래서 이 집에 대한 특별한 인상은 없음 ㅋ

인테리어가 푸근하고 에스닉하다, 이 정도?

 

... 내가 집에서 빠에야를 만들어 먹어도

이것보다는 독특하게 잘 만들 수 있는데...

 

그래도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느라 진 빠졌는데

시원하게 슈퍼박 맥주 한 잔 마신 것에 위안을.

 

 

 

 

 

 

마카오에서 다니다 보면 늘상 보이는 코이케이.

유명한 땅콩쿠키를 비롯한 베이커리를 파는

제과점 중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브랜드다.

 

굳이 말하자면, 우리나라 대전 성심당 느낌?

 

공항이든, 호텔이든, 주요 관광지 어디에서든,

관광객들이 두 손 가득 코이케이 봉투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여기에 합류;)

 

그리고 워낙 잘 팔리다 보니까 가게 측에서도

쿠키를 뭉텅뭉텅 잘라서 무료 시식을 권한다.

 

나도 땅콩쿠키? 글쎄, 난 별로 관심 없어~

이러다가 시식해보고서 당장 선물용 구입;

 

다만, 메이저 호텔 내부에도 분점들이 있는데

그런 곳보다는 이렇게 직영점에서 사는 게 싸다.

2개 사면 1개 할인 등의 행사가 더 다채로운 편.

 

난 끝까지 미루다가 공항 가기 직전에 구입 :)

 

 

 

 

 

 

 

그렇게 타이파 빌리지에서 한갓진 시간을 보내고

다시 카지노 구역으로 돌아오니 이런 야경이.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한번 더 담아보세나.

 

사실 마음은 여유로웠는데 이때 아이폰 배터리가

계속 간당간당해서 어디에서 충전을 해볼까 하고

마음은 계속 조바심이 나있었다. 아, 현대인이여...

 

 

 

 

 

 

어쨌든 간에, 짐을 다시 찾고 이제 떠날 준비.

참고로 난 홀리데이인에서 체크아웃을 한 후에

짐은 베네시안 호텔 서비스 측에 맡겨두었다.

 

공항으로 떠날 때 베네시안 셔틀을 탈 예정이어서

동선을 줄이기 위해서 한 건데, 역시나 잘 한 듯.

 

셔틀도, 배기지 서비스도,

숙박 여부 따위는 묻지도 않는다.

 

니네가 돈을 싸들고 이 동네를 왔으면

어떻게든 간에 그 돈을 쓰고 가겠지.

그리고 그 돈 쓰기 편하게 우리가 도와줄게.

 

이런 개념인 듯.

그러니 호텔의 각종 서비스는 양껏 써주길 ㅋ

 

 

 

 

 

 

아침 10시부터 밤 10시 반까지 운영하는

베네시안-공항 간의 셔틀... 줄에 섰다.

 

아우, 마카오 간만에 와보니 반갑긴 한데,

그래도 이제는 좀 집에 가고 싶고 뭐 그렇다.

 

 

 

 

 

 

새벽 2시 비행기라서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호텔 구역에서 더 할 것도 없고 해서 일찍 왔다.

 

그런데 코타이 스트립에서 마카오 공항은

10분 거리 밖에 안 되는 게 함정 ㅋㅋㅋ

 

그러고 보니 이래저래 타파이 섬에서만 있어서

첫 날, 마카오 반도 구시가지 다녀오길 잘 했다.

그 때 지리를 보다 더 잘 알았더라면 싶긴 하지만

그래도 아무 준비 없이 간 것 치고 그만하면 됐네.

 

 

 

 

 

 

제발 꺼지지마... 나 심심해...

마카오 공항에는 구경할 것도 없단 말이야.

 

 

 

 

 

 

밤 비행기인 탓도 있지만

원체 공항이 뭐 이렇게 생겼음.

 

볼거없어.

할거없어.

갈데없어.

 

 

 

 

 

 

그래도 게이트 직전에서 이렇게 충전 서비스 발견;

그런데 어차피 이제 곧 비행기 탈 거라서 무용지물;

이때까지 폰 꺼질까봐 마음 졸인 거 생각하면 어우;

 

 

 

 

 

 

그리하여,

마카오와의 두번째 만남이 (드디어) 끝났다.

 

밤비행기 타고 아침 귀국에 바로 근무 모드였지만

공항으로 깜짝 픽업 나와주는 남편 덕에 행복함yo.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