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요즘에는 식당 리뷰 올릴 일은 예전보다 월등히 줄었고만. 주로 집에서 먹거나 (추운 겨울이라서 친구들도 점차 집으로 부르고 있음-_-) 어딜 가더라도 업무상 갈 때가 대부분이라, 딱히 카메라 들고 설치지를 않음. 한동안은 블로그 아이덴티티가 주체할 수 없을 만치 식도락으로 흘러갔었는데 ㅋㅋㅋ

 

 

 

 

 

 

작년 말, 촬th 커플이랑 같이 갔던 홍대 고기집, 도마.

 

육식 입맛인 그들을 위해 고기집으로 고르고, 4명이서 오붓하게 보는 거니까 자리가 아늑하며, 이야기 나누기에 지장 없게끔 너무 시끄럽지는 않은 곳으로. 그리고 돼지고기는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지 않으니까 돼지보다는 소, 장소는 모두가 모이기 편하게 홍대, 그것도 위치 설명하기 쉬운 곳으로. 그러다 보니 <도마>로 수렴하더라. 난 이번에 내 써치 조건이 그리 까다롭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남편 말로는 저것만 해도 이미 1차 필터가 어마어마한 거란다.

 

일단 홍대 수노래방으로 향하는 소위 곱창 골목에 붙어 있으면서도 북적이는 길 한가운데가 아니라 살폿 빗겨난 위치는 마음에 든다. 찾기도, 설명하기도 쉽고, 그러면서도 이야기 나누기 버거울 정도로 시끄럽지도 않고.

 

 

 

 

 

 

도마는 고기의 퀄리티에 비해 가격이 착하기로도 유명한데, 1인분 가격이 부위에 따라 1만원 중반대에서 2만원 후반대까지 한다. 물론 가장 비싼 건 보들촉촉한 꽃살 (29,000원) 이 날, 모듬으로 시작해서 + 고기 2인분 추가 + 맥주 + 된장찌개와 냉면, 이렇게 주문해서 4인 식사비가 14만원 부근 나온 것 같아. 먹은 양, 그리고 만족감에 비해서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가서 딱 인수 만큼 고기만 먹고 밥이든 냉면이든 하나 나눠 먹으면 식사비는 5만원 미만으로도 가능하지 싶네.

 

 

 

 

 

 

알고 보니 전화로 사전 좌석 예약이 가능한데 우리는 안 되는 걸로 알고 그냥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갔다. 본관에는 자리가 없어서 건물 옆으로 이어진 별관으로 안내 받았음. 그래도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긴 한데 난 역시 뭐든지 예약을 해둬야 속이 편하드롸.

 

 

 

 

 

 

냉장고 뒤 구석진 자리에 안착해서 메뉴판을 짜잔! 뭐지 이거 ㅋㅋㅋ "나 오늘 소 먹을 거야" 분위기의 두툼한 메뉴판. 메뉴 구성은 복잡하지 않아서 한 눈에 금방 들어온다. 그런데 나는 볼 때마다 소고기 부위별 특성이 아직 좀 헷갈려서 한참 생각해야 함;

 

 

 

 

 

 

자고로 헷갈리면 모듬 or 세트를 주문하랬어... 모듬 먹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부위로 재주문하기로!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다들 가장 비싸고 단위당 양이 적은 꽃살이 가장 맛있다는 결론을 내렸지. 입맛들이 왜 이렇게 돈에 정직해? 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실속 있는 거 갈비살, 야들야들한 건 꽃살. 푸짐하게 씹는 맛을 좋아한다면 와규등심.

 

 

 

 

 

 

고기집에서는 역시 고기를 듬뿍 넣은 찌개 아니겠슴메! 물냉 비냉 된장 다 시켜봤는데 이 집은 확실히 된장찌개 승리였다.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식사류 메인으로 내세울 만한?

 

 

 

 

 

 

부위별 특성 헷갈리면 공부 좀 해... 갈비 부위에도 일반 갈비살, 진갈비살, 갈비본살, 꽃살 등등 참 세분화되는구나. 결혼 후에 요리에 재미 들리기는 했는데 집에서 고기나 생선 요리는 자주 안 하는 바람에-_-*

 

 

 

 

 

 

아 몰라 ㅋㅋㅋ 씐난다 ㅋ

 

 

 

 

 

 

움머.

 

 

 

 

 

 

자, 판은 깔아놨다.

 

 

 

 

 

 

그러니까 어여 와~~~

 

 

 

 

 

 

우리 자리는 별관에서도 이렇게 냉장고 옆 벽쪽 구석 자리라서 한번 틀어박히니까 계속 콕 박혀있게 되더라. 그러면서도 직원 부르기에는 불편함이 없어서 난 기분 아늑하고 좋더라. 다음에는 미리 예약해서 본관 쪽에도 앉아보고 싶음.

 

 

 

 

 

 

그리하여 그들이 도착해서 모듬 세트를 주문했는데, 요래요래! 불에 고구마부터 넣어주신다! 그렇지!!! 기왕 피운 숯불로 고기만 굽는 건 너무 아까운 일이야! 구황작물 한 판 깔아주고 그 위에 고기를 구워줘야디-_-*

 

 

 

 

 

 

그런데 막상 고기 먹을 때는 사진이 거의 없음. 난 사진 생각은 아예 안 하고 먹고 마시고 놀고 있는데 되려 주변에서 "너 오늘은 사진 안 찍어?" 이러길래 그제서야 주섬주섬 카메라를 꺼냈기에...

 

촬th 커플의 고기 취향 : 고기는 늘 옳다. 아름다운 마블링은 즐거움.

나의 고기 취향 : 고기만 집중적으로 먹으면 소화가 좀 안 된다. 밥이나 국물 등을 겻들이는 편. 돼지고기는 별로.

남편의 고기 취향 : 딱히 안 가리지만 지방질이 너무 많은 건 싫다. 특히 한우 투뿔의 마블링, 그거 다 기름이다. 선호 부위는 호주산 채끝. 기왕이면 익혀먹는 고기보다 육회가 좋다.

 

사장님이 공급처를 잘 뚫었는지 고기의 가격도 합리적이고 육질도 야들야들한데, 그렇다고 아주 기름지고 무거울 정도까지는 안 가서, 위 취향을 가진 이들이 모두 얼추 만족할 수 있었다.

 

 

 

 

 

 

굽굽.

 

 

 

 

 

 

자칭 마약된장찌개. 마약까지는 몰라도, 고기집 특유의 "고기 듬뿍 넣은" 찌개 맛은 확실히 고소한 게 남다르다. 우리는 고기를 얼추 다 먹어갈 때 시켰지만 원래 내 취향은 애당초 고기 2인분에 찌개부터 시켜두고 먹는 것.

 

 

 

 

 

 

그들이 댕기간 자리.

 

 

 

 

 

 

아니, 그 많던 사람들 다 어디로 갔어 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그렇게 오래 먹었나;;;

 

 

 

 

 

 

여튼, 첫 기억이 좋아서 재방문의 의사가 충만해졌다. 규모가 크지 않은 오손도손한 단위로, 홍대에서 고기 먹고자 한다면, 여기 어때? 라고 제안하고 싶어지는 곳.

 

서교동 소갈비살 전문점, 도마.

 

 

 

 

 

 

주소 : 마포구 서교동 357-3

 

전화번호 : 02-3143-0365

(전화 예약 가능)

 

영업시간 : 11 a.m. ~ 2 a.m.

 

주차 : 불가. A-land 건물 앞, 혹은 주변 공영 주차장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