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요즘의 집밥 몇 가지-

Posted by 배자몽 자몽스키친 : 2015. 8. 7. 10:00

 

 

 

이렇게 덥디 더운 날에는 요리 자체를 안 해야 하는데, 아니, 사실 식욕 자체가 좀 떨어져야 마땅할 일인데... 그 와중에도 간간히 집에서 지지고 볶고 산다. 얼마 전 놀금에는 어쩌다 보니 엄마와 동생군과 올케양을 집에 초대해서 '간단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이게 하다 보니까 메뉴가 잡다하게 늘어나서 ㅋㅋㅋ 결국 폭염 속에서 디지게 더워! 를 외치면서도 불질을 했다. 안 그래도 풍력 약한 우리 집 에어컨, 부엌 쪽으로는 영 바람이 안 와서-_- 요리 몇 가지 동시에 하다 보면 그야말로 지옥불 같음 ㅋㅋㅋㅋㅋㅋㅋ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짓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 난-_-? 그런데도 그 와중에 다들 잘 먹어줘서 또 뿌듯했어...

 

 

 

 

 

 

먹고 싶은 메뉴 있냐고 사전에 물어봤는데 주인 마음대로 하라고 하길래 (언제나 그렇듯이) 식재료 재고 소진을 테마로 잡았다. 조금 남은 바질 페스토와 올리브, 그리고 비스킷 믹스를 써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고 나니까 메뉴가 자연스럽게 이탈리안(?)으로 결정이 되었음. 그나마 브로콜리 스프는 안 해도 됐고, 또 하더라도 그냥 기성품을 써도 되는데, 왜 굳이 생 브로콜리를 사서 데쳐서 갈아서... 직접 끓이는 수고는 왜 한 거지, 대체? 하지만 덕분에 브로콜리 입자도 살아있고 맛도 신선하니 매우 좋았다고 한다. 후후훗.

 

 

 

 

 

 

마늘 버섯 발사믹 샐러드. 구운 마늘을 듬뿍 듬뿍 그야말로 드음뿌욱 넣어서 내 입맛대로. 이렇게 재료 간단한 음식은 집에서 해먹기 시작하면 밖에서 먹기는 영 돈 아까워진다니까. 이걸 보고 동생군은 '아줌마 정신' 이라고 하는데... 음... 틀린 말은 아니지 뭐. 여튼, 맛 좋았다! 레스토랑 부럽지 않아! 아울러 저 스탠 밧드는 식재료 손질 및 보관할 때도 유용하고, 이렇게 양 넉넉한 음식을 내어놓을 때도 꽤 쓸만하다.

 

 

 

 

 

 

내 입맛에 근거해서 지방질과 껍질을 싸그리 제거하고 바짝 구웠더니 약간 퍽퍽한 듯도 하지만, 덕분이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던 양념 로스트 치킨. 손질 닭으로 구매해서 지방과 껍질 제거해서 흐르는 물에 씻어서 누린내 제거하고 (우유에 담궈놔도 되지만 집에 우유가 없었음;) 짜지 않게 만든 간장 베이스 양념에 재워서 하룻밤 정도 냉장고에 숙성시킴. 막상 상 차릴 때에는 오븐에 넣어놓고 타이머만 맞춰놓으면 되니까 손 많이 안 가고 편하다.

 

 

 

 

 

 

역시 마늘을 듬뿍 듬뿍 드음뿌욱 넣은 오일 베이스 파스타에 바질 페스토를 넣고 생바질을 올려서 만든... 내맘대로 바질 파스타. 애매하게 남은 바질 페스토를 비워내려고 만든 건데, 페스토가 아직 좀 남았다. 조만간 바질 치킨이라도 한번 만들든가 해야지. (요즘 식재료 털어내기 프로젝트 수행 중이라 ㅋㅋㅋ)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 파스타 역시 인기 많았다. 식당에서 사먹는 파스타에 비해, 마늘과 새우를 아낌없이 듬뿍 넣는 게 홈메이드의 매력이지!

 

 

 

 

 

 

이건 치즈 갈릭 비스킷 믹스가 1봉지 남았길래 쓰고 털어버리자! 는 마인드로 굳이 구워냈다. 베이킹 입문 시절에는 아무래도 믹스에 의존을 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믹스들을 사곤 했는데 요즘에는 핫케익을 제외하고는 믹스를 안 쓰기 때문에 영 손이 안 갔는데, 이번 기회로 털어냈네. 다행히도 나머지 메뉴들과도 잘 어울리기도 했고. 호호홋.

 

 

 

 

엄마는 우리 집에 올 때마다 뭔가 식량을 들고 오는데 내가 다 못 먹는다면서 대개는 잘 안 받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늘 슬금슬금 뭔가를 주려고 하는 엄마 ㅋㅋㅋ 이 날도 한우 특수부위와 직접 끓인 장어국을 비롯해서 뭔가를 많이 가져왔는데 내가 절반 넘게 손사레 치고 돌려보낸 듯; 어쨌든 받은 건 오래 두지 말고 빨리 먹어야 하니까, 바로 다음 날부터 계획을 세워서 소진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맞벌이 2인 가구인 데다가, 남편군은 아침을 안 먹는 편이라서, 집에서 같이 먹는 끼니가 적으므로... 넋 놓고 있다가는 식재료 유통기한을 넘기기 십상이다. 아끼지 말고, 눈에 보일 때 빨리 써버려야혀!!!

 

 

 

 

 

 

그 다음 날인 토요일 아침에는 비빔국수를 먹기로 했었는데 (이 역시 초고추장과 오이 재고 소진을 위해서 ㅋㅋㅋ) 여기에 한우 특수부위를 구워서 같이 냈다. 어제 요리하고 남은 채소 꼬다리(?)들도 싸그리 꺼내서 다 볶아버리고. 이것이 내가 2인 가구의 냉장고를 운용하는 방법-_-v

 

 

 

 

 

 

그리고 엄마가 준 장어국은 소분해서 얼려뒀는데, 다 먹는 건 언제가 될지 몰라도, 그래도 맛은 봐야 하지 않겠나... 라는 마음으로 첫 분량 개시. 장어국이라고 하면 다소 낯설 수는 있는데 맛이나 식감은 추어탕과 비슷하다. 뭔가 반주가 생각나는 밥상이라서 절만 정도 남은 자몽에이슬을 꺼내봤는데, 저건 반주는 아니고 디저트용 술이더라. 맛이 달달 상큼해서 밥이랑은 그닥 안 어울린다는 결론 ㅋㅋㅋ 원래는 냉장고에 늘 사케가 1병 있었는데 최근에 로스트 치킨용 닭 재우느라 다 써버리는 바람에;

 

 

 

 

여튼, 덥다 덥다 하면서도 요리 생활은 은근 꾸준히 하고 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