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웬 디올 파운데이션들 사진인고 하니...

 

남편이 (또) 출장을 가서, 겸사겸사 어제는 퇴근 후에 엄빠 집에 가서 저녁 먹고 하루 자고 바로 출근했다. 간 김에 오랜만에 엄마 화장대를 검사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당장에 정리 처분이 급한 내용물 투성이였다.

 

상당수의 어머니들이 그러하듯이, 우리 엄마 역시 화장품은 집에 있는 거 손에 잡히는 대로 쓰고, 유통기한 넘기고 오래 된 것도 아깝다며 도저히 못 버린다. 그런 것을 알기에 에센스, 크림, 파운데이션, 립스틱 등 기본 아이템들은 내가 시시때때로 사다 드리는 편.

 

그런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디올 파운데이션이었다. 몇년 전만 해도 쿠션 파운데이션이 시중에 판매는 되고 있었지만, 아직 어머니들 사이에서 '기본 아이템'까지는 안 되었던지라 이런 리퀴드 파운데이션에 더 치중할 때였음. 그리고 나도 엄마한테 이런저런 제품들을 선물해봤지만 결국 '파데는 디올, 립스틱은 샤넬' 이라는 공식에 정착했더랬지. 나는 막상 그렇게 안 쓰는데, 엄마가 쓰는 건 클래식한 제품력 외에도 적당히 인지도 있는 브랜드 요소도 고려해야 했기에.

 

엄마가 2통 이상 비워냈던 건 디올 스컬프트 020호, 그리고 내가 디올에서 새 제품 교환할 일이 있어서 등가품 중에서 골라드린 토탈 캡춰 세럼 파운데이션 020호. 그때가 언제더라... 솔직히 나도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확실한 건 2년은 넘었다는 거다.

 

게다가 위 사진 속의 파운데이션들은 약과... 그 외에도 쓸 시기를 족히 넘긴 애매한 잔량의 자외선 차단제들, 4년이 다 되어 가는 비비크림 등등 많은 걸 발굴(!)해냈는데 그것들은 현장에서 바로 수거해서 쓰레기통으로 쓸어 넣었다. 파운데이션들은 엄마가 '쓸 거다! 버리지 마라!' 면서 결사 저지를 해서 곧바로 어찌 하지는 못하고, 오늘 아침에 나오기 전에 슬쩍 집어온 것;

 

뭐, 사실 이 파운데이션 구매 시기가 재작년이라면 아직은 사용에 큰 지장 있을 시기는 아니다. 물론 기재된 유통기한은 12개월이지만 그걸 칼 같이 지킬 수 있을 리는 없잖아? 다만, 이게 2년 됐는지 더 됐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엄마 화장대에 두면 엄마는 '딸내미가 또 와서 뒤져보고 버린다고 할까봐' 무작정 얼굴에 바르기 시작할 것 같았다. 설령 써도 되는 거라고 해도 내가 차분하게 검토해보고 결정하고 싶었달까. (일단은 버린 걸로 했지만...)

 

그리고 오늘 오전에 온 카톡 :

 

 

 

 

 

 

 

이거 참 묘하구려.

 

빨리 쓰고 빨리 비워내면 얼마든지 사드릴텐데, 그것도 아니고 그저 몇 년 간 어슬렁어슬렁 쓰는 둥 마는 둥 하면서도, 오래 되어서 버린다고 하면 그렇게 반대를 해대니... 갑갑하기도 하고, 웃기면서 귀엽기도 하고, 어딘가 좀 아련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든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 디올 파운데이션들을 질감/냄새/색상 테스트해보는데 사실 사용하는 데에 별 문제는 없는 수준인 것 같다. 다만, 이걸 엄마한테 돌려줘야 할까 말아야 할까. 어차피 지난 몇 년 동안, 편리한 쿠션 형태만 주로 쓰느라 이런 리퀴드형에는 손이 잘 안 가는 듯 한데, 과감하게 처분해버리고 베리떼 쿠션 리필이랑 퍼프나 계절별로 세트로 사다드릴까.

 

하나 더... 엄마 화장대에서 분명 내가 3년쯤 전에 쓰던 스틸라 크림도 하나 발견했다. 당장 버리려고 집어드는데 '그건 아빠가 종아리에 바른다'고 해서 그나마 용인하고 다시 내려놨음 ㅋㅋㅋ 아, 제발 빨리 쓰고 버릴 건 버리고 살아요 엄마님...

 

 

 

 

 

 

 

 «이전 1 ··· 314 315 316 317 318 319 320 321 322 ··· 18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