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우매하고도 뻔하다.

 

매해 겨울에는 욕망이 없다며 움츠리는 것도,

봄이나 가을을 앞두고 쇼핑욕이 솟구치는 것도,

이제는 너무 딱딱 들어맞아서 웃길 정도라니까...

 

그리하여 설 연휴가 끝나고 난 후 약 2주 동안

화장품과 봄옷 등, 밀린 쇼핑을 몰아서 해버렸네.

 

 

 

 

 

 

# 1. 이니스프리 데이

 

이니데이는 늘 미묘하다. 벼르고 있다가도 막상 당일이 되면 살 게 없고, 매장에 직접 가보려고 하니 뭔가 동선이나 일정이 안 맞고. 그래서 이번에는 애당초 온라인 주문으로 구매했다. 대체 불가는 아닌데, 과락 없이 무던해서 이따금씩 사게 되는 그린티 씨드 세럼 & 크림. 오랜만에 써보는 스키니 꼼꼼카라, 이번 신상 트리트먼트 글로우 틴트 스틱 3호 일렁이는 코랄빛 호수, 그리고 싱글 섀도우 갓 볶은 원두. 하나하나 다 '괜찮은데 딱히 꼭 필요했던 건 아닌' 아이템들이네 ㅋㅋㅋ 여튼 다 지체 없이 개시해서 잘 쓰고 있는 중!

 

 

 

 

 

 

# 2. 올리브영 할인

 

아침에 운동 후에 사용하는 스킨케어가 다 떨어져서 진정 및 수분 공급 라인으로 사야지, 하던 차에 올리브영이 아벤느 25주년 기념 할인 행사를 한다! 늘 마음에 들지만 가격이 미묘하게 비싸게 느껴져서 많이 사지는 않게 되는 아벤느가 세일을 한다면, 사야지, 암만. 게다가 용량 적당한 헤어 세럼이 립밤에, 이래저래 생필품들 알차게 잘 구매했다.

 

 

 

 

 

 

시카팔트 재생 크림

이드랑스 옵티말 수분 세럼

이드랑스 레제르 수분 크림

오떼르말 2개는 기획 세트 포함되어 있던 거고

토너, 클렌징 워터, 고보습 크림 등 샘플도 잔뜩

 

와, 온천수 브랜드 제품 구매하고 이렇게 푸짐하게 받아본 적이 있던가. 안 그래도 본품 구매한 수분 세럼과 크림 역시 제품력은 물론 패키지 디자인까지 부피감 부담 없어서 운동용 파우치에 넣어두기 좋고, 이래저래 대만족. 시카팔트는 SOS 피부 트러블 상황에 쓰려고 쟁였다. 이런 트러블케어 제품은 평소에 방심하고 안 챙겨뒀다가는 꼭 필요할 때 없더라. 다음에는 라로슈포제 시카플라스트 크림도 써봐야지.

 

 

 

 

 

 

집에서는 모로칸 오일을 쓰고, 이건 운동 파우치에 넣어두고 쓸 용도! 안 그래도 스테디셀러인데 마침 30mL 정도의 가벼운 용량을 1+1 하는 데다가 저 샘플 사이즈도 증정하길래 주저 없이 구매했지. 써보니까 과연 향도 질감도 여러 모로 과락 없이 좋더라. 가성비로만 보면 모로칸보다 이 쪽이 더 나은 듯도;

 

 

 

 

 

 

# 3. 쿠팡 로켓배송이 하사해준 생필품 마스카라

 

마스카라는 2만원 미만대 제품으로 구매해서 화장대 및 파우치에 두고서 양껏 쓰고 계절 지나면 갈아버리는 편인데, 여기에 딱 들어맞는 게 메이블린이다. 쿠팡 구매시 개당 7천원대던가. 그리고 메이블린의 많은 마스카라 중에서 가장 내 취향에 잘 맞는 건 역시나 이 하이퍼컬 볼륨 익스프레스. 다른 제품들 두루 써보다가 결국 여기로 다시 돌아왔네. 깔끔하게 발리고 짱짱하게 끌어올려주는 빠워는 얘가 제일이더라고. 메이블린 특유의 통통 디자인은 자리 잡아먹어서 아쉽지만, 이 가격에 이 품질이라면 까이꺼 내가 봐주겠어.

 

 

 

 

 

 

# 4. RMK 2016 S/S 컬렉션

 

이게 나름 사연이 있는 쇼핑이었지... 이글루스 패뷰밸 등에서 RMK 봄 신상을 가지고 와글와글할 때에도 난 그냥 봐넘겼다. 내가 요즘 그렇게 블러셔나 섀도우 모으는 추세도 아니고, RMK가 좋기는 하지만 굳이 구매할 정도로 눈에 드는 것도 없어서, 그녀들의 덕심에 굳이 공감이 되지는 않았던 것. 그러나 구경하는 재미는 있어서 강 건너 불 구경 하듯이 있었는데, 그랬는데!

 

초저녁에 잠이 들었다가 감기 기운 때문에 새벽녘에 깼던 어느 밤, 잠은 다시 안 오고 심심해서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후려맞았다. 이 구성, 이 색상, 그리고 내가 아는 RMK 라면... 이번 봄 신상 3색 섀도우 4호 버건디는 사야만 하는 거였잖아! 인기 색상인 버건디는 이미 여기저기 품절이었지만 다행히 롯데닷컴에 소량 남아있었다. 그런데 내친 김에(?) 치크 컬러 한두 개도 같이 구매하려고 하니까 금액이 적잖이 나오는 거다. 그렇다면 롯데 할인이 되는 한량닷컴 찬스를 쓸까! 하고 잠시 구매를 미뤄두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폭풍 업무로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 잠시 짬이 날 때 싱하형한테 대리 구매를 부탁했는데... 개뿔, 그새 품절이야. 안이하게 구매를 미뤘던 간밤의 나를 깐다...

 

사실 요즘에 그렇게 목숨 거는 한정 제품 같은 건 없어서, 놓치면 놓친 대로 그냥 그뿐일텐데, 이날은 뭔가 묘하게 억울하더라. 이렇게 일상이 바쁘게 돌아가는 직장인은 이런 한정 제품 하나 제때 구매하기 힘든 거구나... 라는 심경이었달까. 품절 자체보다도 삶이 팍팍해지는 듯한 그 기분에, 꿍얼꿍얼꿍얼.

 

그러나 그래놓고 며칠 후에 혹시나 해서 들어가본 AK몰에 재입고가 돼있길래 뒤도 안 돌아보고 주문해서 결국 획득에 성공했다는, 뭐 그런 허무한 스토리 ㅋㅋㅋ 섀도우가 메인이었지만 이번 컬렉션의 립스틱도 덤으로 같이 데려왔다. 못 본 새에 디자인이 더 깔끔하고 세련되어졌구나 RMK. 내가 새 제품 아까워서 손도 못 대고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이건 솔직히 금방 더럽히지(?) 못할 것 같은 심경...

 

 

 

 

 

 

컬러 퍼포먼스 아이즈 4호 버건디, 그 빛나는 자태를 감상합시다. 저거 진짜 누가 봐도 내가 하앍하게 생긴 구성에 비주얼이네. 게다가 RMK 특유의 촉촉한 펄감이야 익히 아는 바고. 아니, 대체 어쩜 이렇게 고오급지게 디자인을 뽑아낸다니, 응? 개시를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좀 손 떨린다. 벚꽃 피기 전까지는 필시 개시하리라는 다짐을!

 

 

 

 

 

 

# 5. 프레쉬 시트롱 드 빈 EDP 롤 타입

 

요즘은 향수를 자주 쓰지는 않는데, 개중 데일리로 가장 안착했다고 할만한 건 바로 이거, 프레쉬의 시트롱 드 빈. (씨트롱 드 뱅... 이라고 읽고 싶지만.) 재구매하려고 늘 벼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RMK 주문하는 김에 겸사겸사 같이 샀다. 용량대비 가격은 30mL 이상이 더 유리하지만 난 휴대하기 편하게 롤온 타입으로 선택했음. 프레쉬의 향수는 사케나 헤스페리데스가 더 인기 많은데 난 써본 바로 이 샴페인 향의 시트롱 드 빈이 의심 없이 베스트더라고. 상큼한데 마냥 가볍지 않고, 달콤한데 무겁지 않고, 블라블라블라. 특히 봄여름에 잘 쓰는 향수니까 앞으로 손이 자주 갈 듯 :)

 

 

 

 

 

 

# 6. 클리오 노블렌딩... 에 수반된 소소한 지름

 

패뷰밸에서 갑자기 클리오 프로 싱글 페이스 블러셔 중 노블렌딩이 그렇게 예쁘다는 말에 죄다 영업 당했는데... 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스아실, 난 블러셔는 모아대는 편이 아니라서, 어떤 제품이 좀 예뻐 보인다 해도 '집에 비슷한 거 있는데 뭐' 라는 식으로 넘기곤 한다. 그런데, 노블렌딩은 나스 섹스어필보다는 핑크기가 돌아서 쿨톤 생기에 적합하고, 로드샵 제품 다수보다는 형광기가 덜 돌아서 자연스럽고, 케이스도 컴팩트하고... 뭐 이런저런 이유들로 당장에 구매를 결심하게 됐다. 웬만하면 오프라인에서 실물 테스트라도 한번 해보고 살 생각이었는데 클리오는 메인 제품들을 제외하고는 의외로 파는 데가 별로 없단 말이야. 내 동선 내에 클럽 클리오 매장도 없었고. 그러던 참에 클럽 클리오 세일이 떠서, 그냥 온라인으로 바로 주문함. 페리페라 벨벳팟 아이즈는 9,900원에 1+1 하길래 내가 잘 쓸 베이스용 파우더 핑크랑 포인트용 버건디 브라운으로 담았지.

 

노블렌딩에 대한 평가는, 사실 에뛰드 러블리 쿠키 블러셔 그레이프후르츠 젤리와 다소 유사한데 거기에서 형광기가 딱 한방울 정도 빠져있다는 것. 하지만 나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클리오의 깔끔 모던 사각 디자인이 더 좋으니까 아쉬움은 없다. 게다가 세일 가격으로 사서 1만원도 안 했으니까 충분히 만족해. (그러나 얼마 안 되는 금액 차이라고 해도 내가 정가 주고 샀는데 바로 그 다음 날 브랜드 세일 시작했으면 꽤나 구시렁거렸을 듯...)

 

 

 

 

 

 

# 7. 지오마, 드디어 복숭아향을 출시해줬구나!

 

늘 사용하는 지오마 바디 스크럽이 화이트 피치 향을 출시했다면, 그리고 그 딜이 티몬에 떴다면, 당연히 사야 하는 것 아닌가효! 바디 스크럽 재고가 다 떨어졌는데도 구매 안 하고 좀 보류해두길 잘 했다 싶더라. 다른 향들은 무던하긴 해도 딱히 이거다 싶진 않았는데, 내가 이 피치향을 2통 사려고 그동안 재주문을 게을리 했구나! :D

 

 

 

 

아오, 화장품 지름샷들 나열하기만 하는데도 글이 길다.

봄옷도 몰아서 이것저것 샀는데 귀찮으니 소개 생략하고;

 

역시나, 새로운 계절은, 이런 식으로 찾아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