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핑크 립스틱을 찾아서...

Posted by 배자몽 화장품수다 : 2016. 9. 20. 15:00

 

 

 

 

기왕 립스틱 얘기가 나온 김에...

묵혀둔 립스틱 사진을 좀 풀어볼까.

뭐, 그래봤자 본격 발색샷도 없지만;

 

인간이란 매년 뻔한 패턴을 반복하는지라,

올해도 역시, 여름에는 화장 귀찮 모드였다가,

가을이 다가온다 싶으니 화장력이 상승하더라.

 

특히, 몇달 동안 전혀 관심도 없던 '립스틱'에서.

 

한동안 립제품은 '있는 거나 돌려 쓰자' 모드여서

굳이 새로운 제품에 구매욕이 생기지는 않았었다.

게다가 소프트한 핑크 색상은 여름에 영 안 땡겨서

가끔, 가아끔, 찾아 쓸려고 해도 제품이 당최 없는거;

 

그런데 가을이 되니, 계절에 맞는 화장을 하려고 보니,

역시 좀 보드랍고 성숙한 색상이 필요한 때가 있더라.

 

가을에 다들 찾는 버건디니, 말린 장미색 말고! 핑크!

너무 쨍하지도, 푸르지도, 탁하지도 않은 그런... 핑크...

 

이런 생각을 하고 시중을 둘러봤는데,

세상에, 핑크 립컬러가 그렇게 많은데도

그 중에서 내가 원하는 색은 좀처럼 없었다.

 

핑크에 비하면 레드는 세상 찾기 쉬운 색이었어 ( '-')

 

여튼, 그게 계기가 되어서

'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핑크 립스틱'을 죄다 꺼내봤다.

글로스, 틴트, 컬러립밤 등은 제하고 오로지 '립스틱'으로.

 

 

 

 

 

 

'생각보다' 많지는 않네?

위에서 말했듯이 어떤 제품이 좀 땡긴다 싶어도

'있는 거나 일단 돌려 쓰고 보자' 식이어서 그런 듯.

 

 

 

 

 

 

(좌)에서 (우)로, 푸른기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배열.

VDL 미스 라이트는 맥과 디올 사이 정도의 색인데

슬림형이라서 펜슬류와 함께 따로 수납해뒀던 고로

처음에는 깜빡 빼놓는 바람에 최우측에 배치되었음.

 

 

* 미샤, 시그너처 듀이 루즈, CR02 윙크버니

 

이 색상명이 윙크버니였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네;

정말 충동구매했는데, 그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샤가 '생각보다' 제품을 잘 만드는 경우가 많긴 해도

그 중에서 '꼭 구매해야 할' 제품은 따져보면 드물건만

이 듀이루즈는 '특출나게' 잘 빠진 경우라서 만족한다.

 

그리고 이 색상은 '내가 상상하던 가장 완벽한 코랄색'

이를테면 내 코랄 스펙트럼에서 극좌파에 해당하는 색.

여기에서 더 오렌지가 돌거나 탁해지면 안 어울리기에;

 

안 그래도 난 어울리는 코랄 찾기가 힘든 편인지라 -_-

이 제품 들이고 나서는 다른 코랄에는 눈길이 잘 안 감;

 

 

* 샤넬, 루즈 알뤼르, 136호 멜로디우스

 

'멜로디유즈' 혹은 '멜로디외즈'에 가까운 발음이겠지만...

여튼 영어식으로 '멜로디우스'로 통용되는 모양인, 136호.

 

이 제품은 굳이 내가 아니어도 이미 명성이 드높으시다.

알뤼르 라인 특유의 70% 크리미 + 30% 러스터 질감에

70% 핑크 + 30% 코랄의 배합이 실로 독보적이라고 봄.

 

만약 1달간 딱 1개의 립스틱만 써야 한다면 난 이 제품!

어느 화장에도 어울리지만, 그렇다고 밋밋한 건 아니고,

화사하지만, 30대 이상의 나이에 걸맞는 품격도 있으며,

그 어떤 계절, 어떤 상황에도 실패하지 않는 그런 만능템.

 

사실 난 샤넬 특유의 무게 잡는 디자인을 선호하지 않는데

그런 걸 다 뛰어넘고, 애정을 바칠 수 밖에 없는 제품이여.

 

'샤넬이기 때문에' 산 게 아니라,

'샤넬인데도 불구하고' 샀다고 보는 게 맞을 듯.

 

 

* 입생로랑, 루즈 쀼르 꾸뛰르, 57호 핑크 랩소디

 

입생 역시 그 호화롭고 스크래치 친화적인(...) 디자인이

그닥 취향은 아니지만, 아오 진짜 제품 너무 잘 뽑아ㅠㅠ

 

심지어 한 라인에서 여러 색 사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시리즈는 1호랑 57호, 어느 하나만 살 수가 없었드아...

(1호 르루즈는 내 레드립 불멸의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음.)

 

흠, 이렇게 보니까 나 괜찮은 핑크 립스틱 여럿 있네-_-?

이러면 굳이 새로 뭔가를 사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부드러운 색감이 부족해서 아쉬운 것 같기도 하고?

 

 

* 맥, 허거블 립스틱, 필링 애머러스?

 

이름이 헷갈린 게 아니라, 물음표까지 써줘야 풀네임이다;

쫀득한 질감이 특징이자 매력인 허거블 라인의 인기 색상.

 

내가 (굳이 분류하자면) 겨울 쿨톤에 가까운 피부라서

이런 핑크를 잘 쓰긴 하지만, 이 색은 푸른기도 좀 세서

맨 얼굴보다는 어느 정도 화장한 상태에서만 쓰는 편이다.

 

'아, 이제 이런 블루 핑크 쓸 시기는 지났나봐'

'음, 간만에 화장한 상태에서 바르니까 역시 괜찮은데?'

 

이렇게 마음이 오락가락하면서도 어쨌든 계속 사용 중;

 

 

* 디올, 어딕트 립스틱, 476호 플라자

 

결혼 전에 남편이 사준 건데 그새 단종 안 됐으려나 몰라;

근래 몇년 간의 리뷰가 전혀 없는 걸 보아서는 뭐 아마도?

 

꽤 괜찮은, 상당히 화사한, 쿨톤 핑크라서 고른 거였는데

몇년 지난 지금 보니 또 너무 푸른기가 강하네; 부질없어...

 

이래서 립제품은 굳이 비싸게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데

샤넬이랑 입생이 제품을 너무 잘 만들어서 고뇌한다니까;

 

암튼, 이 제품은 결혼식이나 명절 등 가끔 풀메할 때만!

 

 

* 나스, 퓨어 매트 립스틱, 카르타쥬

 

아니, 그런데, 카르타쥬가 훨씬 더 팝하고 블루한 거 아님?

... 하지만 이건 아예 튀게 바르는 매트 핫컬러라 괜찮아...

 

나스 퓨어 매트 립스틱은 디자인도 질감도 다 좋은데!

문제는 카르타쥬 빼고 나머지 색감들은 죄다 안 맞는다.

(물론 딥한 컬러들도 매력 있지만, 요즘 내 패턴이 아님;)

 

그래서인지 '개중 유일하게 건질 만한 색감'인 이 색상에

더 애착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주 쓰지는 않으면서도ㅋ

 

 

* VDL, 엑스퍼트 립큐브, 102호 미스라이트

 

케이스가 슬림한 건 좋은데 괜히 길어서 귀찮은 립큐브.

여튼 발림성도, 발색력도, 지속력도, 과락은 없는 제품.

 

요즘 내가 추구하는 톤에서는 벗어난 핫한 컬러지만

소량 바르면 단박에 안색 살아나는 기특한 컬러이기도.

그래서 올 상반기 데일리 출근 파우치 아이템이었다 :)

 

 

 

 

 

자, 여기까지가 나의 현재 핑크 립스틱 보유 현황.

다 숙지하고 뭘 새로 사야할지 다시 점검해봅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