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스커넥트

부제 : 자본주의는 어떻게 인터넷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가

 

저자 : 로버트 W. 맥체스니

역자 : 전규찬

 

책 소개 :

 

자본과 국가 권력에 휩싸인 저널리즘과 디지털 미디어

『디지털 디스커넥트』는 미국의 언론학자이자 좌파 비평가 로버트 맥체스니가 최근 미국의 20여 년에 걸쳐 변화된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자본주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인터넷이 민주적이고 자율적이며 사회적인 대중 소통의 공간이 아니다. 국가 권력도 이 공간을 상대로 강력한 통제의 활동을 조직적으로 펼친다. 이에 저자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디지털 기술을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정치적 개입 활동을 제안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 현실과 민주주의'라는 문제에서 시작되고 있다. 경제 불황이 자본주의,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자인 저자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사회로부터 분리시켜 접근하지 않는다. 인터넷 발전과 디지털 확장이 자본주의 이윤축적 욕망과 국가권력 지배 전략이란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짚어낸다. 더불어 '디지털 디스커넥트'를 돌파하고 희망의 근거를 마련해야 할 국면에 오늘날 기술 문명과 정치문화를 다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쟁점과 대안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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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부푼 기대감으로 시작했으나, 읽는 과정에서 지겨움이 끼어들었고, 어찌어찌 다 읽고 나서 토론을 할 때에는 내가 미처 새기지 못하고 지나친 내용들이 와닿아서 '재독해볼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던... 올 가을부터 시작한 독서 토론 모임의 첫 책이었다.

 

첫 모임이다 보니, 그리고 우리 모임이 매달 첫 주로 잡혀 있다 보니, 책 제목 발표부터 독후감 제출 마감 시한까지 약 일주일 남짓의 시간 밖에 없었는데 분량은 자그마치 두툼두툼 500페이지... 아니, 분량은 그렇다 치고 가독성이 쉬이 나오지 않는 내용과 문장들로 점철된 이 서적을 어찌하면 좋은가... 그럼에도 나는 의욕 넘쳤던지라 최대한 속독을 해서 독후감도 1등으로 제출해냈다! 이런 딱히 쓸데는 없는 성취감 같으니라고 ㅋㅋㅋ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든 완독은 하겠다' 는 식으로 꾸역꾸역 & 휘리릭 읽다 보니까 주의력을 잃고 놓친 부분도 많은 것 같아.

 

책의 요지는 충분히 수긍하고 관심을 기울일 만도 하다. 미디어는 (다수의 기존 환상처럼) 민주적이고 자율적이지도, 소통이 보장되는 공간도 아니다. 자본의 원칙이 그대로 투영되고, 정보가 상품화되며, 이윤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난무하는 그런 수단이 되었다. 환상을 버려라!

 

그러나 내가 보는 이 책의 단점은 :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사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소 장황하게 서술을 했으며,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번역이 너무나도 융통성 없는 직역체인 거시다!!! (사실 이게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괴로웠던 부분.)

 

리더님도 사후에 이 점은 인정한 바. 역자의 약력이나 다른 국내 저서를 보고서는 이 분이 이런 직역체를 구사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 했다는 것.

 

하아, 어찌 보면 책의 본질적인 내용에 비하면 번역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먼 훗날이 지나도 이 책에 대한 나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그 번역 어색했던 책'으로 남을 것 같아.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저자만큼이나 중요한 게 아닐까, 번역자란.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기억만 남지는 않는다. 올 가을, 가장 기대하고 임했던 독서 토론 모임의 첫 포문을 열어준 만큼, 그 첫 모임의 두근거리는 기분과, 총명한 사람들과 새로이 만나는 즐거움, 그리고 그 자리에서의 폭넓은 논의들도 같이 떠오르겠지 :)

 

그래도, 번역은 중요합니다. (단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