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형식을 어찌 할까,

소소하게 고민을 한 끝에 결국

블로그에 '독서의 기록'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책에 대한 소장욕이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주변에서 빌려 읽거나, 읽은 후 판매하거나,

혹은 요즘에는 e북으로 많이 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까 때로는

'책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기분이 들곤 한다.

 

그래서 기록을 남겨두고 싶어졌는데,

대외적으로 보일만한 '정식 리뷰'라기보다는

'대충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메모'가 될 것 같다.

 

본격적으로 쓰겠다고 덤비면

시간도 글품도 많이 들게 되고,

결국 나도 부담스러워서 미루게 될 거니까.

 

(그렇다고 약식으로 SNS에 기록을 남기면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찾아보기 번거로워서;)

 

그저 -

'이런 책을 봤다'

혹은 '이런 느낌을 받았다' 에 대한 휘갈김.

 

 

 

 

여튼,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시하는 포스팅이니만큼,

시간 순서보다는 애착도에 따라서 작품을 골랐다.

 

 

 

 

 

 

 

 

OUTSIDER IN THE WHITE HOUSE

 

형태 : 영문 페이퍼백

저자 : Bernie Sanders & Huck Gutman

 

책 설명 :

 

The political autobiography of the insurgent presidential candidate

Bernie Sanders’s campaign for the presidency of the United States has galvanized people all over the country, putting economic, racial, and social justice into the spotlight, and raising hopes that Americans can take their country back from the billionaires and change the course of history.

In this book, Sanders tells the story of a passionate and principled political life. He describes how, after cutting his teeth in the Civil Rights movement, he helped build a grassroots political movement in Vermont, making it possible for him to become the first independent elected to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n forty years. The story continues into the US Senate and through the dramatic launch of his presidential campaign.

 

 

*************

 

 

나의 휘갈김 :

 

아마도 한글 번역판은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으로 출판되었을 거다. 굳이 영어 원문을 선택한 이유는, 소박하지만 강렬한 연사인 그가 문장 또한 잘 구사함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굳이 번역의 어색함으로 그 매력을 희석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책을 구매한 건 2016년 상반기, 샌더스 열풍이 휘몰아치던 중이었기 때문에 주요 대형 서점들에서 그와 관련된 책들이 품절되기 일쑤이던 바로 그 시기였다. 그래놓고서 제대로 읽은 건 그가 경선에서 떨어지고 열풍이 어느 정도 사그러든 시점이었다. 그래서인지,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읽어갈 수 있었던 듯.

 

재미있는 건 이 책은 개정판인데, 원래는 제목이 Outsider in the House, 그러니까 지방정부와 의회에서 사회주의자 무소속 정치인으로서 그가 겪은 삶에 대한 정치적 자서전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이후에 제목에 White를 덧붙인 거다. 하지만, 내용은 지방자치든 의회정치든, 혹은 대선후보로서의 행보든,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큰 줄기를 지닌다.

 

이 책은 소수파이고, 무당파였으며, 개혁분자였던 그가 확고한 양당 체제의 미국 정치 대중에게 '어떻게 먹힐 수 있었는지'를 어느 정도는 보여준다. 그가 들고 나온 대안들이 무엇이었으며, 왜 말이 되는지를, 조곤조곤 하지만 힘있게 풀어준다. (물론 경선 패배 이후에 그 바람이 너무 급속도로 식어버렸음 또한 실감하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문장들이 명문이야. 단단하고 흐트러짐 없는 그 문장들 덕분에, 이 책은 올해의 몇 안 되는 '다시 읽을 책'에 이름을 올렸다. 내가 처음 읽으면서 표시해놨던 감명 깊은 문장들을, 더 깊은 울림으로 다시 만나는 기쁨이란.

 

샌더스의 대선 열풍은, 지나간 바람이다. (물론 그럼에도 그의 정치 혁명은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허무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이유는, 그의 말과 행적에서 '힘'을 보았기 때문일 거다.

 

그리하여, 이 책은 올해도 어느덧 10월인데 아직까지 나의 '올해의 책' 1위를 고수하는 중이다. 남은 1-2개월 동안 이를 추월할 명작이 또 등장해줄 것인가. (만약 등장해준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두근거리는 일이고, 그런 일이 없다고 해도 난 계속해서 이 책의 여운을 음미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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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1.13 14:10 리몬턴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지금 이 책 읽고 있는데 ㅋㅋㅋㅋㅋ 이미 대선도 끝난 이 시점에 굉장한 뒷북이 아닐 수 없지만요;; 이 버니 샌더스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문장들이 참 명문이라는 것에 동의하면서... 저도 인스타그램에 깨작깨작 감상평 올리는 거 말고, 이렇게 짧은 감상평들이라도 어디다 모아서 기록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배자몽 2016.11.13 1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죠... 저도 민주당 경선이 지난지 한참 후에 읽었는데, 대선마저 끝난 지금에 와서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이 들겠죠... 하지만 짧았던 듯한 샌더스 열풍은 지나갔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outdated 된 기분이 안 드는 것은, 그 안에 담긴 그의 목소리가 굳건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정 선거 상황을 떠나서, 언제 어디서, 다른 어떤 정치적 상황에라도 적용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 진보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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