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5년 만에 신혼여행 by 장강명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2. 12. 21:00

 

 

 

 

 

 

 

 

저자 : 장강명

출판사 : 한겨레출판

형태 : 종이책 (빌려봄)

 

책 소개 :

 

소설가 장강명의 뒤늦은 신혼여행기를 담은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이 출간되었다. 2014년 11월. 아내 HJ와 3박 5일로 보라카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소설가 장강명의 첫 에세이로 한국에서 자라, 자신이 희망하던 것들 앞에서 좌절하고 번번이 부모와 부딪치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번갈아 하던, 그리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르게 대학에서 HJ를 만나 사랑의 여러 빛깔을 경험하고 있는 한 남자 장강명의 이야기다.

저자 장강명은 신혼여행을 하며 자신의 청춘 이야기, 연애 이야기, 결혼, 그리고 결혼 후의 이야기가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별 희망이 안 보이던 자신에게서 어떻게 희미하게나마 무언가를 건져냈는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HJ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지, 그리고 끝내 한국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이 책은 연애와 결혼, 가족, 인생에 대한 그리고 그 모든 것들에 굴복하지 않은 채 살아온 장강명의 인생 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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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앞으로 우리 부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이런 에세이를 써놓은 주제에, 내가 술에 취해 바람을 피우게 될지도 모르고, HJ가 운명적인 사랑을 발견해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 그러면 아마 이 책은 결혼과 사랑과 믿음에 대한 지독한 아이러니의 사례가 되겠지. 나는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지도 모른다. _ 241쪽

 

책의 뒷표지에도 쓰인 이 문구에서도 느껴지듯이, 이 책은 '반바지 주머니에 양 손을 꽂은 채 어깨 으쓱' 하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좋아'라는 무관심이나 자조는 아니지만, 지금의 불완전성을 딱히 미화하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의 여행 에세이인지라, 쉽게 빠르게 스르륵 읽힌다. 늦깎이 기자에 늦깎이 작가 등단까지, 한 발 느린 듯한 그의 삶이나, 고부 갈등 및 한국의 허세스러운 결혼 문화에 대한 반감으로 식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한 점, 아이를 안 가지기로 한 점 등등은 의외로 나에게는 그리 특이하게 비치지 않았다. 작가 또한 그런 면들을 유별나게 묘사하려고 한 것 같지도 않고.

 

다만, 그가 아마도 의도하지는 않았을 부분에서 묘하게 오버랩이 일어나서 책을 읽는 도중 몇번이나 피식- 웃음이 나오곤 했다.

 

HJ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여자

기자에서 작가로, 글쟁이로 사는 남자

단어로만 봐도 떠오르는 보라카이의 풍경

 

하지만 그 외의 부분들은 '맞아 맞아 나도 그랬어'라고 굳이 공감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반대로 '아, 뭐, 이 사람들은 이런 합이구나' 라고 한발짝 떨어져서 관망하는 기분이 들었을 뿐.

 

그리고, 내가 장강명 작가를 딱히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감히 짐작하건대 그 또한 '작가님, 저도요! 어쩜 이렇게 제 마음을 잘 아세요?' 류의 공감 호소를 바란 건 아니었지 싶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멋대로의 추측일 뿐...) 그가 원한 것은 다만 '이런 사람도 있구나' 라는 덤덤한 인정이 아니었을까. 당신이 생각하는 바대로 나를 재단하고 끼워 맞추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너는 너, 나는 나, 우리가 서로 다르다면 so be it.

 

우리 말로는 100% 직역되지는 않지만 영어에서는 흔히 쓰는 표현 'good for you'를 생각해보자. 물론 '잘됐다' 정도로 치환할 수야 있겠지만 good-for-you 그러니까 '너에게는' 잘된 일이라는 어감이 완벽하게 살아나지는 않는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일'이 반드시 상대방에게 '좋은 일'이라는 법도 없고, 상대방에게 '좋은 일'이 꼭 나에게도 '좋은 일'로 느껴지라는 법도 없다.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아니 적어도 외교적으로 평화로운 대화를 하려면, good for you, 당신에게는 정말 잘 된 일이군요! 라고 긍정해주는 법을 알아야 한다.

 

작가의 삶의 궤적 - 오랜 방황, 자아를 죽여야 했던 기자 생활, 초반 슬럼프가 길었던 작가의 길, 아내와 별 거 아닌 걸로 투닥거리는 대화 등등 - 모든 게 독자의 눈에는 안 찰 수도 있다. 아니, 얘네들 왜 이래, 뭣하러 이렇게 미성숙하게 살아,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 본인이 결말은 '너무 좋았다'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독자는, 제3자는, 비록 그가 묘사하는 행복이 딱히 행복으로 느껴지지 않더라도 good for you 라고 해주는 게 마땅하다는 거다. 적어도 그게,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을 대하는 방법' 이라는 거다.

 

 

 

 

그리고, 보라카이 화이트비치 다시 보고 싶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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