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7년의 밤 by 정유정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7. 2. 26. 16:00

 

 

 

 

 

 

 

저자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

 

책 소개 :

딸의 복수를 꿈꾸는 한 남자와 아들의 목숨을 지켜려는 한 남자!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이야기 『7년의 밤』.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와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의 작가 정유정. 그녀가 수상 이후 오랜 시간 준비하여 야심차게 내놓은 소설이다.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는 이 작품은 액자 소설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굴레를 쓰고 떠돌던 아들이 아버지의 사형집행 소식을 듣는다. 아버지의 죽음은 7년 전 그날 밤으로 아들을 데려가고, 아들은 아직 그날 밤이 끝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한편, 소설 속 소설에서는 7년 전 우발적으로 어린 소녀를 살해한 뒤 죄책감으로 미쳐가는 남자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피해자의 숨 막히는 대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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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언젠가부터 서점에서 '정유정'이라는 작가의 책들이 많이 보이길래, 언젠가는 한 권쯤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확 꽂힐 만한 계기는 없어서 미적대고 있다가 최근에야 드디어 이 '7년의 밤'을 빌려서 읽게 되었다.

 

왜 이제서야 읽은 걸까, 라는 뻔한 말은 굳이 하지 않겠다. 슬금슬금 궁금해하다가 이렇게 그 정점에서 연이 닿아서 읽게 되는 것도 뭐 썩 나쁘지 않으니까. 그래, 사실 언제 읽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농도있게 집중해서, 푹 빠져들어서 읽었느냐가 중요한 게지.

 

미친듯이, 숨 막힐 것 마냥, 몰입해서 읽었다.

 

마침 남편이 집을 비운 날 밤, 혼자 있으면서 읽었는데 줄거리가 제법 섬뜩한 데가 있어서 중간중간 몇 번이고 책장을 잠시 덮었지만, 오래 가지 못해 다시금 펼쳐보기를 수 차례, 그렇게 하룻밤 만에 완독해버렸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장르이자 줄거리는 맞아. 나에게 이 책을 빌려준 민느는 다 읽고 나서 악몽을 꿨다고 하는데 (게다가 하필이면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심신이 미약할 때 읽었으니...) 그런 심경도 이해는 갈 정도.

 

장면 장면의 잔인함보다도, 사건의 배경으로 반복적으로 묘사되는 세령호의 그 깊고 어둡고 차가운 이미지가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 눅진하고 서늘한 감각이 마치 실제인 것처럼 상상이 된다. 그만큼, 작가의 감각적인 서술, 그리고 플롯의 배치가 뛰어나다. 또한 이를 뒷받침해주는 각 등장인물의 입체적인 설정 또한 섬세하고 절묘해서, 작가의 치밀한 계획에 옴짝달싹 못하고 붙들려 있는 기분마저 든다.

 

이런 책을 써내는 작가라면, 게다가 초기작들로 연이어 수상을 하고서도 오래도록 칩거하며 호흡을 가다듬어서 이런 작품을 들고 나오는 작가라면, 다른 작품들 또한 다 섭렵해봐도 좋으리라. 내 심장을 쏴라, 28, 종의 기원... 다 구매해서 완독 및 소장할 생각.

 

덧. 작년에 읽은 책들 중에서 픽션 분야 개인적 베스트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 by 피터 스완슨' (신작 분야) 그리고 'The Great Gatsby, by Scott Fitzgerald' (고전 분야, 재독) 이었는데, 만약에 작년에 읽었더라면 이 '7년의 밤'이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가볍게 제치고 1위에 등극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