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그릇 이야기

Posted by 배자몽 자몽스키친 : 2017. 3. 21. 18:00

 

 

 

 

 

간만에 그릇류를 구매한 김에, 평소에 애용하는 식기류를 중심으로 소소한 수다. 사실 요리 블로거들처럼 뭔가를 본격 차려낼 내공이나 여유 따위는 없고 그냥 '난 이거 이렇게 잘 쓴다~'라는 기록에 불과하지만!

 

간간히 애용하는 주방용품 쇼핑몰 '핑키맘'에서 벼르던 채소 그림 종지 5종 세트를 드디어 구매했지. 아울러 티와 전골류에 겸용으로 쓸 수 있는 우드 워머와, 내친 김에 작은 사이즈의 2인용 전골 냄비도? 다 생필품은 아닌 듯 하지만, 적어도 몇 개월 이상 살까 말까 고민을 해온 것들이라서 속이 시원하네 :)

 

 

 

 

 

 

솔직히 욕망템이었던... 이 8각형 채소 무늬 종지들... 다년간 내 살림을 해보니까 나는 아기자기하게 밑반찬이나 소스를 내는 편이 아니라 중앙에 두고 먹는 일품요리 위주로 차리는 스타일입디다. 게다가 작은 사이즈 종지가 집에 없는 것도 아니어서 구매의 필요는 없었으나, 아니 그런데 이건 너무 이쁘잖아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샀다. 이토록 단순한 이유. 용도는 어떻게든 만들어내면 되겠지, 음???

 

 

 

 

 

 

평소에는 이렇게, 중앙에 메인 요리를 두고 샐러드나 피클 등의 사이드, 그리고 각자 알아서 덜어먹을 개인 접시... 이런 구성으로 차릴 때가 가장 많다. 뭐, 종지에는 피클이라도 담든가, 아니면 종지 활용을 위해서 디핑 소스를 곁들이는 요리를 하든가 해야지. 이것이 바로 주객전도의 현장.

 

흑백 도트와 스트라이프 무늬가 한 세트로 구성된 니코트 접시는 매우 잘 쓰고 있다. 무늬는 각자 다른 것이 경쾌한데, 색상은 모노톤이라서 많이 튀지도 않고 어디에든 매치가 쉬우며, 무게가 가볍고 심지어 가격마저 저렴해서 늘 부담없이 손이 간달까.

 

 

 

 

 

 

보다 직경이 큰 파스타볼은 이렇게 리조또, 파스타, 볶음밥, 샐러드 등등에 두루 쓰인다. 난 역시 플랫 디쉬보다는 오목한 볼이 취향인 것 같아. 등장한 음식은 일명 '재고 처리 리조또' ㅋㅋㅋ 이 날 우선 처리 대상이던 식재료가 : 버섯, 무첨가 두유, 그리고 전 날 지은 밥... 이었는데, 이 모든 걸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서 결정된 메뉴였지. 처음에는 버섯 두유 파스타 or 된장찌개와 밥, 택일이었는데... 아니, 생각해보니 파스타를 리조또로 대체하면 일타삼피 가능하잖아? 나의 모든 메뉴 선정은 이런 식이지... 여튼 담백 고소한 것이 맛도 좋고, 재고 알뜰 처분의 기쁨까지 더해져서 더더욱 좋았다고 한다.

 

 

 

 

 

 

결혼생활 초기에는 (흔히들 그러듯이) 덴비 그릇들에 엄청나게 열광했는데 그럼에도 그때 많이 구입하지 않기를 잘 했다고 생각해. 결혼선물로 받은 디쉬 3종에 내가 추가 구매한 디너 플레이트 2개, 파스타볼 2개, 그리고 엄마가 준 자그마하고 오목한 김치볼 6종. 게다가 거의 다 옥색 계열의 헤리티지 라인이어서 믹스 매치하기도 편하다. 괜히 욕심내서 세트로 샀더라면 되려 잘 안 쓰였을 것 같은 느낌. 덴비는 깔맞춤 통일해서 쓰기보다 여기저기 믹스해서 썼을 때 더 매력 있더라고. 게다가 무게도 은근히 많이 나가서;;; 평소에 바쁘게 요리해서 후다닥 낼 때는 잘 안 쓰이는 경향도 있고. 여튼 이렇게 스테이크라도 구울 때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도 덴비이긴 하지.

 

가운데에 보이는 건 시금치를 데쳐서 이탈리안 소스를 버무려 만든, 시금치 샐러드. 등장한 노리다케 그릇은 디자인은 그저 그런데 사이즈가 참 유용해서 잘 쓰고 있다. 심지어 엄마가 준 거라서 그냥 그런갑다 하고 썼는데 한 2년 지나고 나서야 브랜드가 노리다케라는 걸 알게 됨...

 

 

 

 

 

 

한식 밥상을 차려 먹을 때에는 이 아리타 일본 도자기 컬렉션을 애용한다. 내 취향을 담뿍 반영하여 그릇들이 한식 양식 가리지 않고 대체적으로 푸른 계열이기 때문에 이럴 때에 믹스매치하기에도 편리하지. 이 날은 테이블 매트까지 퍼렇게 통일했었고만.

 

이 그릇들은 결혼 후 첫 생일 때 친구들이 선물해준 건데 (물론 선택 주문 결제는 내가 하고, 입금받는 식이었지만...) 그때 느꼈지. 아, 내가 결혼하고 나더니 예전에는 관심도 없던 그릇을 생일 선물로 받는 그 단계에 이르렀구나... 라고. 여튼, 계속해서 매우 잘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

 

 

 

 

 

 

그러나, 저것마저 상차림 사진을 찍을 때를 기준으로 한 얘기고 ㅋㅋㅋ 평소에 '사진을 굳이 찍지도 않는' 일상적인 모습은 이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모양새도 뭣도 없이 그냥 코렐에 최대한 간단하게 (=설거지 덜 나오게) 담아내는 것. 이날의 메뉴는 닭고기 버섯 볶음에 샐러리, 그리고 사이드 메뉴는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데이? ㅋㅋㅋㅋㅋㅋㅋ

 

 

 

 

 

 

배달음식을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때로는 이렇게 소소한 일탈의 기분을 누릴 때도 있지! 사실 진정한 일탈이 되려면 치킨도 더 기름지고, 그릇에 담아내는 게 아니라 그냥 일회용 용기 그대로 먹고, 맥주도 캔째 마셔야 할 것 같지만... 이건 치킨만 주문 배달시켰다 뿐이지, 왠지 '차려낸 한 상'이잖아 ㅋㅋㅋ

 

우측에 칠리새우를 담은 라자냐 디쉬는 르크루제 제품. 무겁고 비싸다. 물론 예쁘고 소재도 견고하고 쓰이기도 잘 쓰이지만, 보다 가볍고 저렴한 대체재도 많은데... 이 역시 신혼 초의 살림살이 욕망 러쉬에서 비롯된 지름... 그래도 그 시기에 세트로 안 사고, 나름 재고를 고려하며 결정하였으며, 오랜 고민 끝에 단품으로만 데려와서 다행이야;;;

 

 

 

 

 

 

시기를 가리지 않고 늘 잘 사용하는 건 역시나, 커피잔이다. 소서와 세트로 된 찻잔도 있고, 머그도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애정을 가지고 사용하는 건 이 Bonjour/Merci 머그 세트. 심플한 디자인, 안정감 있는 높이와 그립감, 견고하고 유용한 우드 소재의 뚜껑 겸 받침... 여러 모로 첫 눈에 반해서 아직까지도 가장 애용하는 제품들 되겠다. 진작에 구매해서 잘 쓰고 있었는데 후쿠오카 생활용품 매장에서 이 제품들을 조우하여 얼결에 '진짜 일본 브랜드 제품임'을 인증한 셈이네 ㅋㅋㅋ

 

 

 

 

아기자기 예쁜 그릇들은 언제나 큰 관심사이자 즐거움이지만, 재고 최적화 또한 내 삶의 중요한 모토인 만큼, 이제 어지간하면 섣불리 뭐 늘리지 말고 이미 있는 제품들이나 잘 써봅시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