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제목을 뭘로 쓸까 싶었는데, 저 이상의 설명은 어차피 불가한 것 같아서 ㅋㅋㅋ 객관성 있는 묘사 따위 집어던지고 매우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 으아, 요즘 뭐 개나 소나 인생템이어서 인생식당 이런 소리를 피하려다 보니... 그런데 진짜 내 평생 먹어본 돼지고기 구이 중에서 최고로 맛있었음-_- 이런데 대체 어떻게 톤다운을 하겠능가!!!

 

이 모든 영광(?)을 이 날 식당 선정을 해주신 고기 김씨, 제부 김군에게 돌리는 바... 역시 인생은 두루두루 아웃소싱입니다요. 약은 약사에게, 고기는 고기꾼에게.

 

 

 

 

 

 

신논현역 3번 출구 골목, 언주역 방향 언덕 어드메에 위치한 장남식당. 사실, 뭐, 식당 이름만 보고는 별 느낌이 오지 않는다. 거 이름 한번 단순하고 담백하네 그려. 어느 정육점의 큰 아들이 차린 체인이어서 장남... 은 아니겠지, 설마?

 

 

 

 

 

 

영업 시작은 언제나 오후 5시부터. 이 날은 마침 토요일이어서 주말의 혜택을 누려보자! 이러면서 5시에 만났는데 심지어 약속장소에 일찍 도착해서 한 4시 45분 쯤에 들어섰다. 아직 영업 시간 아니라서 주문 안 되고 기다리셔야 되는데요... 괜찮아요 괜찮아. 자리 잡고 기다릴게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러기를 진짜 잘 한 게... 5시 반을 넘기면서 무섭게 사람들이 들어차서, 금방 만석에 도달한다. 우리 괜히 느지막히 하자고 6시로 잡았으면 어쩔 뻔??? 이 날은 1타로 도착한 덕에 가장 편안한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오래오래 먹고 놀 수 있었지-_-b

 

 

 

 

 

 

1인분 기준은 180g

삼겹살은 14,000원

목살도 14,000원

등심덧살도 14,000원

 

삼겸살의 가격 기준을 1인분에 1만원으로 잡는다면, 이 집은 비싼 축에 드는 셈이다. 뭐, 사실 난 다소 비싸더라도 고기 육질 좋고 식당 분위기가 너무 소란스럽지 않고 깔끔한 걸 더 중시하는지라 상관 없지만. 여튼 양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가격대.

 

이 날 우리도 무지하게 많이 먹었는데 (혼자 4인분은 거뜬하다고 하는 김군의 지대한 활약에 힘입어 ㅋㅋㅋ) 4명이서 총 가격이 약 14만원 나왔음. 그러나 지극히 개인적으로 그 돈이 아깝지 않은 고기맛이었도다...

 

 

 

 

 

 

'숙성삼겹살과 남부식 찬의 조화'

 

난 고기의 숙성 비숙성을 맛으로 잘 구별하지는 못하지만, 확실한 건 고기가, 특히 목살이 너무나도 담백 고소한 게 맛났고... 남부식 찬이 뭘 말하는 건가, 싶지만 명이나물과 백김치를 비롯한 찬들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딱 적절했다는 거.

 

 

 

 

 

 

입구에서 일품진로 보고 괜히 반가워서 찰칵.

그러나 이 날 우리의 주종은 소맥이었지 ㅋㅋㅋ

 

 

 

 

 

 

아무도 도착하기 전! 우리 자리에서 본 전경 :)

직원들은 바빠서 정신 없지만 대체로 친절합디다.

 

 

 

 

 

 

반찬은 요래요래.

 

나물과 김치도 물론 특출난데, 무엇보다도 특징 있는 건 바로 저 고추냉이... 와사비다. 한국식 돼지고기 구이에 웬 와사비? 싶을 수도 있는데, 이름난 맛집에서 이렇게 차려낸 데에는 다 심오한 뜻이 있는 겁니다 여러분. 상상도 안 해봤는데 노릇노릇하게 구운 고기 (거듭 얘기하지만, 특히나 목살...) 위에 와사비를 살짝 얹어서 먹으면 그 조화가 그리도 기가 막히다는 거...

 

 

 

 

 

 

자네, 왔능가.

 

평소에 술을 즐기지 않는 쏘와 함께 사느라고 양껏 음주를 하지 못한다는 ㅋㅋㅋ 김군의 소망을 반영하여 초반부터 소맥으로 휘몰아침... 하, 아직 고기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뉴런이 즐겁구나... 말아보세~~~

 

 

 

 

 

 

아니, 근데 이 가득가득한 따름새는 무엇이죠. 마, 술병 이리 내놔. 우리 업계(?)에서는 이렇게 배부르게 따르는 거 관례 아니야 ㅋㅋㅋ 그리고 이때부터는 내가 주조권을 쥐었고 모두가 나름 행복했다고 한다 ㅋ

 

 

 

 

 

 

목살 등장.

 

부피에서 위엄을 느끼고, 때깔에서 매력을 느끼고, 오늘 이 멤버 구성에서 흥을 느껴보시라 ㅋㅋㅋ 난 이렇게 두꺼운 고기는 어떻게 구워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는데 직원분이 웬만큼 구워주시는 데다가 우리 테이블에는 고기꾼이 있으니카요 ㅋ 잘 부탁합니다... 난 술을 말겠노라...

 

 

 

 

 

 

치이이이익-

 

 

 

 

 

 

크어, 적절해 적절해 아주 적절해.

 

 

 

 

 

 

2인분 가볍게 먹어치우고 추가 주문한 목살. 이번에는 한 덩어리가 아니라 이렇게 보다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서 나온다. 어느 쪽이 더 이득인지는 잘 모르겠음. 그게 그거 아닌가? 모르면 한 잔 해~

 

 

 

 

 

 

두툼한 거나, 보다 작은 조각이나, 동일하게 잘라주시기 때문에 솔직히 개의치 않았음. 이때부터 이미 이 집 목살의 매력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토달지 않는 나.

 

 

 

 

 

 

짜잔-

 

다 익은 고기는 이렇게 불판 가장자리의 사기그릇 위로 모아주시지요. 고객은 그저 젓가락을 들어서 먹기만 하면 됨. 첫 입은 고기의 맛 자체를 즐겨주고, 그 다음에는 와사비를 올려보고, 명이나물에 싸먹어도 보고, 두루 맛본 다음에는 가장 자기 입맛에 잘 맞는 조합에 정착하면 된다.

 

 

 

 

 

 

삼겹살 등장!

 

 

 

 

 

 

요래요래 베이컨 비주얼로 구워주신다.

 

난 요즘 들어서 돼지고기를 좀 찾아 먹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삼겹살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삼겹살보다는 확실히 목살파. 그런데 이 집 삼겹살이 맛있다는 건 확실히 알겠어. 내가 생각하는 '삼겹살 특유의 두꺼운 기름기'가 아니라 고기 본살(?)의 비중도 높고 식감도 뻣뻣하지 않게 잘 구워주시기 때문에, 이 정도면 먹을 의향도 있고 1인분에 14,000원 낼 마음도 충분히 있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목살 쪽에 한 표 ㅋ

 

 

 

 

 

 

버섯꾸이! 참치 같은 식감과 맛의 소가 듬뿍 들어있는 양송이 버섯들. 사이드 메뉴인데 이쯤 되면 거의 메인 메뉴 급이고요?

 

 

 

 

 

 

나의 페이버릿 조합 : 명이나물 작은 잎에, 목살 한 조각, 그리고 와사비 한 꼬집 얹어서. 소금이나 기타 양념은 더하지 않는다. 명이나물도 때로는 빼고 고기와 와사비만으로도 꽤 훌륭하다. 고기 자체의 맛을 즐기기에는 더 낫기도 하고.

 

이 모든 것은 질 좋은 생와사비를 쓰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 나도 집에 고급 생와사비 있는데 평생 쓸 일이 없네. 이렇게 해먹어야 하나? 그런데 집에서는 고기가 이렇게 안 나온다는 게 문제... 그냥 장남식당 와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등심덧살.

 

등심이면 등심이지 덧살은 무엇이냐, 등심의 어느 쪽에 붙은 부위인가, 한참 열띤 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은 '맛있으니 장땡'이라는 것... 목살이 지방이 비교적 적고 뭐랄까 내가 생각하는 '고기 본연의 맛'을 낸다면 이 등심덧살은 보다 야들하고 쫄깃하고 '옵션이 붙은 듯한 맛'이다. 목살보다는 지방이 붙었지만, 삼겹살만큼 지방이 두껍지는 않은.

 

그리하여 - 목살, 삼겹살, 등심덧살로 이 집의 라인업은 나름 완성도를 지닌다고 하겠고... 어쩌고 저쩌고... 아니, 그냥 엄청나게 맛있다니까? 4인 14만원 진짜 안 아까웠다니까???

 

 

 

 

 

 

갈비살이나 항정살을 연상시키는 비주얼. 얇기 때문에 빨리 익는다. 삼겹살의 두터운 지방층에 비하면 지방 비율이 높은 건 아니지만, 고기 자체도 얇고 야들하다 보니까 지방질이 부각되는 면도 있다. 고소하게 기름지고 착 감기는데 많이는 못 먹겠는 그런 맛. 여럿이서 1인분만 시켜서 입맛을 잠시 전환하는 정도로 충분한 듯 싶다.

 

 

 

 

 

 

기름기 때문에 유독 마늘이 땡기는 맛이기도 ㅋ

 

 

 

 

 

 

행복한 주말의 풍성한 장면이야...

역시 식도락에는 시너지가 있는 것이, 김군이 너무 행복해하면서 고기를 잘 먹으니까 덩달아 우리도 열성적으로 먹게 되고, 나머지 셋이 즐겁게 소맥 건배를 해대니까 평소에는 술 거의 안 마시는 쏘도 얼결에 쏠랑쏠랑 마시게 되고 ㅋㅋㅋ 좋은 구성이다-_-b

 

 

 

 

 

 

우리의 뒷자리...

 

 

 

 

객관성 따위 집어치우고 너무나도 주관적으로 맛있어 맛있어 연발한 포스팅이지만, 그것이 내 진실된 심경인걸. 위에서 말했듯이 4명이서 돼지고기로 14만원이면 결코 저렴한 건 아니지만, 비싸다 돈아깝다 이런 생각은 안 들고 그저 '우와... 진짜 내 평생 최고의 돼지구이' 라는 감상으로 남다니, 이만하면 충분히 멋진 경험, 좋은 식당 아닌가.

 

신논현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다가, 실내도 여느 삼겹살집에 비해서 널찍하고 깨끗한 편이고, 구워주는 서비스도 잘 제공되어서, 이런 편한 자리 외에 어른들 모시고 가는 자리나 회식 장소로도 꽤나 각광 받을 듯. (하기사, 주말 오후 6시도 되기 전에 이렇게 사람들이 들어찬다면 평일 저녁에는 예약 안 하면 못 올 정도 아닐지?)

 

 

 

 

 

 

 

장남식당

02-511-8392

 

강남구 논현동 197-25

9호선 신논현역 3번 출구

 

지도 찾아보니 여기가 본점이고

마포 쪽에 분점이 하나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