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빛. 꽃.

Posted by 배자몽 일상잡기록 : 2017. 4. 10. 12:00

 

 

 

봄은,

따스하게 햇빛 비치고

화사하게 꽃 피는 봄이라는 계절이

원래 이렇게까지나 소중한 계절이었나.

 

어느덧 날이 길어진 여름에 밀려서,

툭하면 심해지는 미세먼지에 가려서,

 

일년에 며칠 없을 나날들이 되는 바람에

그래서 이렇게 안달나게 귀한 계절이 됐나.

 

 

 

 

 

 

여의도 인근에 살고,

평일에도 여의도에 자주 가지만,

 

막상 남들이 일부러 구경 온다는 그 여의도 벚꽃을 나는 귀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니지, 벚꽃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닌데, 그 벚꽃을 구실 삼아 벌어지는 '축제'의 분위기를 매우 싫어한다. 그나마 여의도 꽃 풍경을 이따금씩 남기게 되는 건 큰 기대 없이, 별다른 시간이나 노력 투자 없이, 점심시간에 나가서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덕분일거야.

 

눈 앞에 화사한 벚꽃 풍경이 펼쳐지면서 주는 감동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단체 관광객의 인파, 높은 데시벨의 쿵짝쿵짝 음악 소리, 때로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기업 행사의 소란스러움 등... 온갖 공해로 얼룩진다. 내 카메라 프레임에서 그런 공해들을 다 밀어내고 빛을 양껏 받은 꽃송이만 슬쩍 담아서, 윤중로 꽃길을 벗어났다.

 

 

 

 

 

 

짧은 기간 동안 만발하는 벚꽃의 화려한 풍경도 좋지만, 서강대교 남단에 피어있는 이런 조촐한 꽃 풍경도 좋다. 꽃과 물과 하늘을 동시에 담기 위해서 길가 풀밭에 털썩, 앉아서 잠시 여유를 부리고 있자니 그제서야 비로소 봄 기분이 들었다.

 

 

 

 

 

 

조금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다시 만난, 벚꽃.

 

 

 

 

 

 

토요일에 꽃구경 가자며 집을 나서면서 집 앞 당산중학교부터 들렀다. 꽃사진 보험... 이랄까. 다른 데에 가서 설령 만족스러운 풍경을 못 만나더라도 여기에서 몇 장을 건지고(?) 가면 마음이 편하니까 ㅎㅎㅎ 딱 한 그루 제대로 피어있을 뿐이지만, 꽃만을 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당산중학교 벚나무.

 

 

 

 

 

 

이미 폈다가 시들고 지고 있는 목련들. 운동장 바닥에 얼룩덜룩 눌러붙어있는 꽃잎 자국들이 그 옆의 하늘하늘 나풀나풀 벚꽃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결국, 과천까지 가긴 했지만, 벚꽃 풍경도 시원찮고 (우리가 제대로 안 찾아간 탓일 수도 있지만!) 차들도 길게 줄 서있길래 바로 돌려서 안양천으로 향했지. 막상 남편의 회사가 안양천 부근의 가산에 있을 때에는 가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이제서야 만나는군요, 안양천 뚝방길 벚꽃 풍경.

 

 

 

 

짧게 스쳐지나가는 꽃 같은 봄이겠지만,

올해도 내 눈에 담고, 사진으로 남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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