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주 연달아 집을 비웠다.

 

독일 출장으로 거진 1주일.

돌아오자마자 바로 다음 날,

짐만 다시 싸서 바로 홍콩으로.

 

서울은, 집은, 그저 환승점일 뿐;;

 

거의 반년 전부터 예약해두고

기다려온 홍콩 여름 휴가였지만

독일 출장이 급박하게 잡히면서

이걸 취소해야 하나, 미뤄야 하나,

고민도 많았지만 결국은 강행했고,

 

지금 와서 생각하면 잘 했다 싶어.

 

연이은 해외 일정과 시차로 인해

몸은 힘들어도, 필요한 휴식이었다.

 

내 인생 최대로 머리 복잡할 때,

그야말로 일상과의 연결을 다 끊고

말 그대로 잠적하다시피 맞이한 휴가.

 

그러고 보니 -

독일에서의 시차를

홍콩에서 극복했네?

 

 

 

 

 

 

사진 찍을 욕심도, 시간도 없어서

애당초 카메라도 안 챙겨간 독일.

 

화장도 안 하고 대강 살겠노라며

가기 전에 없는 시간을 내서 급히

속눈썹 연장 시술을 받고 갔는데

 

그 효과는 초반에만 잠시 봤을 뿐,

나의 눈 부비는 잠버릇으로 인해

며칠 안에 우수수 다 떨어져버렸다;

 

... 그래도 화장은 계속 안 하고 버팀.

 

일이 바쁜 것도,

시차로 인해 피곤한 것도,

다 괜찮은데, 견딜만 한데,

 

여기가 내가 계속 있을 곳인가,

라는 생각에 마음이 붕 떠있었다.

 

빨리 집으로,

조용한 나의 공간으로,

편안한 나의 동반자에게로,

 

돌아가서 쉬고 싶다.

 

비록 돌아가자마자 다시 짐 싸서

바로 인천공항으로 달려갈지라도.

 

 

 

 

 

 

단발병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

단발령을 시행하는 것 밖에 없더이다.

 

묶지도 틀어올리지도 못하는 단발은

덥고 습한 여름에 되려 답답할까 싶어

여름 지나고 하리라 벼르고 있었는데

 

독일 다녀와서

홍콩으로 떠나기 전에

 

내 답답한 마음을 잔뜩 반영해서

당장, 싹둑, 시원하게 잘라내고 말았다.

 

그리고 이건

올 여름, 내가 가장 잘 한 일이 되었네.

 

세상 좋아!

시원해! 개운해! 간편해! 행복해!!!

 

길고 엉키는 머리를 감고 말리고,

화장을 하는 번거로움이 없으니까

하루에 수영장을 몇 차례를 가도 OK.

 

그렇게 간편하게 자유롭게 다니고

푸른 수영장을 오래도록 즐기면서

 

남들이 말하는 '홍콩'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는 '홍콩'을 누리고 왔지.

 

물론, 복잡한 일상사로 돌아옴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도 복귀가 두려웠지만.

 

 

 

 

2017년의 여름, 어떻게 기억되려나.

(일단, 홍콩 여행 사진 정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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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17 01:37 김포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로 저 리본이었던 듯 합니다만.....

    자몽님은 단발 하실 때가 제일 잘 어울려 보이세요! 아래 사진 머리가 예뻐요 :)

    • 배자몽 2017.07.17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머리 손질을 할 부지런함도, 재주도 없는지라... 무조건 조작(?)이 쉬운 와이어 머리띠로 처리하고 살다가 ㅋㅋㅋ 이번에 확 단발로 오니까 세상이 아주 그냥 편하고 상쾌하네요. 앞으로는 단발로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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