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종의 기원 by 정유정 (e북)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7. 7. 28. 17:05

 

 

 

 

 

 

 

작가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

형태 : e북 (1년 대여)

 

책 소개 :

펴내는 작품마다 압도적인 서사와 폭발적인 이야기의 힘으로 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작가 정유정의 장편소설 『종의 기원』. 전작 《28》 이후 3년 만에 펴낸 이 작품을 작가는 이렇게 정의한다. 평범했던 한 청년이 살인자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린 ‘악인의 탄생기’라고.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미지의 세계가 아닌 인간, 그 내면 깊숙한 곳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지금껏 ‘악’에 대한 시선을 집요하게 유지해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 이르러 ‘악’ 그 자체가 되어 놀라운 통찰력으로 ‘악’의 심연을 치밀하게 그려보인다. 영혼이 사라진 인간의 내면을 정밀하게 관찰하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며 그 누구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던 ‘악’의 속살을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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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발췌 :

 

진화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는 그의 저서 '이웃집 살인마'에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인간은 악하게 태어난 것도, 선하게 태어난 것도 아니다. 인간은 생존하도록 태어났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는 진화과정에 적응해야 했고, 선이나 악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었기에 선과 악이 공진화했으며, 그들에게 살인은 진화적 성공, 즉 경쟁자를 제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이 무자비한 '적응구조'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우리의 조상이다. 그에 따르면, 악은 우리 유전자에 내재된 어두운 본성이다. 그리고 악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르 포함한 '누구나'일 수 있다.

 

... 나는 이해할 수 없었던 '특별한 악인'을 종종 떠올리곤 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유진'이 수정란의 형태로 내 안에 착상된 셈이다. 그렇기는 하나, 나는 여전히 인간으로서도, 작가로서도 미성숙했다. 그를 온전히 이해하고 키워서 존재로 탄생시킬 능력이 없었다. 이 무지막지한 존재를 책임질 용기도 없었다. 가진 것이라고는 쓰겠다는 '욕망' 뿐이었다. '유진'을 여러 형태로 그려낸 이유다. 등단작인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에선 정아의 아버지로, '내 심장을 쏴라'에선 점박이로, '7년의 밤'에서는 오영제로, '28'에서는 박동해로. 매번 다른 악인을 등장시키고 형상화시켰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목이 마르고 답답했다. 그들이 늘 '그'였기 때문이다. 외부자의 눈으로 그려 보이는 데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결국 '나'여야 했다. 객체가 아니라 주체여야 했다. 우리의 본성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을 '어두운 숲'을 안으로부터 뒤집어 보여줄 수 있으려면. 내 안의 악이 어떤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가, 어떤 계기로 점화되고,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가는지 그려 보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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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7년의 밤'으로 올해 상반기 내 독서 목록에 파란을 일으켰던 정유정 작가. 드디어 그녀의 다른 소설이자 가장 최신 작품을 읽어보게 됐다. 사실 정유정 작품 라인 중에서도 '7년의 밤'이 단연코 가장 걸작이라고 해서 다른 작품들은 언제 어떤 계기로 읽으려나 싶었는데, 마침 리디북스를 뒤지던 와중에 이 '종의 기원' e북이 저렴한 가격으로 1년 장기 대여 행사 중이길래 당장 획득-!

 

위에 작가의 말을 발췌한 이유는, 줄거리를 스포일링하지 않으면서도 이 책에 대한 기억을 가장 잘 남길 수 있는 설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7년의 밤'에서도 익히 느낀 바 있듯이, 악, 惡, evil, 악한 존재의 탄생과 진화에 대해서 관심이 지대한 작가다.

 

그런 그녀가 가장 오래도록 품고 있다가 내보낸 '유진'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에, 아마도 추정컨대 작가 개인의 입장에서 애착이 큰 작품이 아닐까 싶다. 독자 입장에서는 가장 걸작이라고 평가되는 '7년의 밤' 조차도 악인의 묘사 측면에서는 아쉬웠다고 하니.

 

사이코패스의 살인 회고 스토리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지라, 정유정 작가가 아니었더라면 난 아마도 이 책을 집어들지 않았을 것 같다. (사실 이렇게까지 사이코패스 계열 줄거리인 줄 모르고 본 탓도 있지만...) 그만큼 '7년의 밤' 이 단 한 작품으로 정유정이라는 작가의 작품 세계, 서술 능력, 세계 구축의 솜씨에 신뢰가 대단했다는 뜻.

 

서사적인 규모나 앞뒤 빠져나갈 데 없는 탄탄한 구성은 '7년의 밤'보다 다소 약하다. 하지만 작가 특유의 '실타래 풀어가는' 서술은 역시나 맛깔났으며 읽으면서 손에서 내려놓기 힘들 정도의 흡인력 역시 여전했다.

 

그리고 - 완독하고, 깊은 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드는 순간... '종의 기원'이라는 제목 또한 잘 지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음, 임산부 노약자 및 심신미약자에게는 비추...)

 

 

 

 

'7년의 밤' 독서일기 링크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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