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그래요 문재인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7. 8. 14. 18:00

 

 

 

 

 

 

 

22명의 지지자들이 말하는 문재인, 그리고 문재인.

정치인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그래요 문재인』. 문재인과 가까이, 혹은 멀리 자리한 다양한 분야에 몸을 담은 이들이 역사·사회·철학·문화적인 관점에서 왜 그가 리더가 되어야 하고, 그는 무엇을 해낼 것이며, 우리 사회는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자문하고 자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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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2017년 4월 20일, 그러니까 올해 봄에 돌풍처럼 탄핵이 선고되고 대선 정국으로 전국이 달궈진 시점에 출간된 책이다. 그러니까 문재인이 제19대 대통령이 되기 이전 시점의 책이다. 선거철에 흔히 볼 수 있는 지지자들의 성명 모듬집 같은 것.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도 어언 100일 가량. 지금 와서 이 책에 뭐 새삼 눈길이 가랴 싶을 수도 있는데, 되려 지나고 나서 되돌아 보는 시점이라서 난 이 책을 읽어보게 됐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글로 이 책에 이름을 올린 이들의 명단을 쭉 훑어보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름들이 보인다.

 

표창원, 박주민... 민주진영 내에서도 대중적 인지도가 높으며 매체를 통해서 색깔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의원들. 그래, 이 사람들은 당연히 기고했을 것 같다.

 

고민정, 유정아... 아나운서 출신으로 문캠프에서 활약했고, 이 중 고민정은 현재 청와대 부대변인이라는 직함까지 맡았는지. 그렇지, 이 사람들도 캠프 때부터 활약하다가 문정부 (나름) 요직으로 넘어가는 수순이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음, 문 지지자였군.

 

그런데 여기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이름들 :

도종환, 안경환, 김기정...

 

임명 시점부터 청문회를 거치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종환 문체부 장관. 문정부 이전 탄핵/대선 시점에는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논란에 소리 높여 규탄하던 문인이었지.

 

도덕성, 젠더 의식, 허위 혼인 신고 등등 화려한 논란 속에서 사퇴하고 사라진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 정말이지 지금 와서 문재인 지지 서적에서 그의 이름을 보니 격세지감이구랴. (그나저나, 인권위원장 재직 시절의 활약은 다년간 높이 평가해왔는데 이렇게 오명으로 스러지는 기억인가요, 그대...)

 

역시나 인선 과정에서 자질 논란 및 낙마로 종결되어 버린, 청와대 안보2실장 김기정. 그 또한 이 책에 이름을 올렸었구랴. 요즘처럼 국가 안보 상황이 한발 한발 위태롭게 디딛는 시기에 금방 잊혀버리고 만 그였지만, 여튼 한때는 문정부 인선판에서 이슈였더랬지.

 

 

 

 

아마도, 문재인의 당선에 이 책 한 권이 기여한 바는 극히 적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미 기운 운동장이었고, 설령 아니었다고 해도 그 눈 돌아가게 바쁜 조기 대선 캠페인 도중에 시간 내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런 자료들은 훗날에 더욱 와닿을 내용들이다. 아직은 여물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올해 말, 내년, 그리고 정권 후반기에 이르렀을 때 - 되돌아볼 수 있게끔 하는 사료(史料)가 되어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요, 문재인.

그래요, 문재인?

그래요, 문재인!

 

그래요...

문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