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음력 설이 벌써 1주일 전의 일이라니.
사실 뭐 연휴라고 해봤자 주말 앞뒤로
하루씩 붙인, 그저 조금 긴 주말 같았지만!
그랬기 때문에 되려 별다른 욕심 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nothingness 를 도모하였다.
nothingness 라고 하기에는 뭐가 많지만
죄다 별 생각 없이 이루어졌음에 의의를...
남들보다 하루 일찍 시작해서
하루 일찍 끝나는 나의 연휴는
늦잠과 운동과 피부과와 함께 한다.
지인 남편분이 운영해서 방문해본
의정부 유원 클리닉에서 소프트토닝.
3회차 중 이 날이 마지막 회차였는데
오전에 필라테스와 PT를 연이어 하고
바로 달려갔더니 미친듯이 피곤해서-_-
뜨끈한 관리실 베드 위에서 폭풍 수면을;
아니,
원래 피부과나 에스테틱 베드라는 것은
불면증 환자마저 재워버리는 힘이 있는데
온 몸의 근육이 녹아버릴 것 같은 컨디션에
누우니까 진짜 농도 깊은 혼수 상태가 된다;
꽤 온도를 높여놔서 땀이 뻘뻘 나는데도
이불을 걷을 정신도 없어서 그냥 계속 잤음;
중간에 원장님 들어와서 상태 봐주신 것도
몽롱한 꿈결 같고 막막 ㅋㅋㅋ 침 흘렸으려나;
여튼, 병원도 깔끔하고 서비스도 잘 해주셔서
위치만 가까우면 자주 다니고픈 유원클리닉 :)
피부과 시술은,
안 갈 때에는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막상 가면 견물생심 격으로 관심이 생간다.
남편군은 얼굴에 점 빼고 마늘주사 맞음!
나보다 더 시술에 관심 많으신 것 같소...
위치가 멀어서 자주는 못 들르지만
남편 운전 찬스로 다음에 또 올게요 :)
피부과 방문 미션도 무사히 끝냈고
연휴도 시작했으니 그 해방감을 담아!
낙지덮밥 습격 :)
예전에 종종 다니던 신월동의 착한낙지
그 본점이 마침 의정부에 있어서 들러줬다.
오랜만에 먹으니 왠지 반갑고... 맵고... 하악.
둘이서 가니까 메뉴 선택권이 영 적어서
다음에는 4인+ 구성해 갈 것을 다짐해본다.
아~~~무 일정도 없던 본격 연휴의 첫 날,
식재료 재고 소진할 겸, 아파트 주민 회동!
말레이시아에서 사온 커리 락사 페이스트,
예전에 사두고 방치해둔 베트남 쌀국수,
딱 한 캔 남아서 치우고팠던 코코넛 밀크,
애매하게 남은 파프리카, 냉동고의 새우,
냉장고에 늘 있는 닭가슴살과 샐러드 등등
이 모든 것을 털어보니 이런 점심상이 나오네!
이야, 우리 나름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왜케 오랜만이고 그러냐. 간만에 수다 타임...
을 갖다가 급 저녁 마사지 벙개로 이어졌다.
점심 먹고 해산해서 각자 알아서 쉬다가
저녁에 만나서 홍대 마이타이 가기로 ㅋㅋㅋ
오며 가며 잠시잠시 마주치는 것 외에는
몇 달 간 회동이라고는 못 하고 지냈는데
이게 또 되려고 하니 하루에 두번씩 보네 ㅋ
오후에 슬렁슬렁 올림픽 경기 시청하고
예능 재방 보다 보니까 금세 시간이 가더라.
후, 이렇게 멍 때리는 시간 너무 좋으시다...
설 연휴니까 식당 선택권은 없는 걸로...
스파 근처 문 연 곳 아무데나 갑시다 ㅋ
아마도 평소 같으면 안 갔을 것 같은 -
하하 & 김종국이 운영한다는 401.
목살과 오겹살 등 고기는 그냥그냥이고,
내부가 매우 엄청 많이 시끄러워서...!!!
휴, 나는 절대로 다시 안 갈 것 같은 곳;;;
그래도, 부담 없는 선택, 편한 멤버,
널럴한 연휴 기분만은 참 좋더이다.
'더 시킬래?'
'아니'
'얼, 웬일이래.'
'후식으로 떡볶이 먹으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오는 길에 떡볶이 간판 보더라.
인근의 떡볶이 파는 곳도 없거나 문 닫아서
결국 홍대 거리를 빙 에둘러서 조폭 떡볶이.
이게 별 거 아닌데,
넷이서 시시덕거리면서 열심히 떡볶이 찾고
그 식사 코스를 완성시켜주는 성취감...? ㅋ
'역시 배운 자. 고기 기름기 후에는 매운 맛이지.'
'떡볶이 다음에는 아이스크림 찾는 거 아니냐.'
'... 천잰데? 바로 그건데???'
그리하여 바로 앞의 배스킨라빈스까지
자그마치 쓰리코스 그랜드슬램 ㅋㅋㅋ
난 거의 언제나 민트 초코인데 간만에
피스타치오로 갔더니 적응이 아니 되어
결국 끄트머리 한 1/3은 남긴 것 같고만...
휴, 이쯤 되면 다들 배부르고 뿌듯허다.
이제는 (드디어) 마사지 받으러 가십시다.
시설도 넓고 깔끔하고 서비스 친절하며
마사지 만족도가 대체로 중박 이상은 하고
카페와 만화방까지 무제한 이용 가능하여
언제나 편히 잘 쉬다 오는 홍대 마이타이 :)
유리가면은 여기 갈 때만 보게 되는지라
막권까지 보려면 마사지 자주 가야긋다?!
양가 부모님들이 서울, 그것도 강서에 사시고,
온 친척들 다 모이는 분위기도 아니기 때문에,
명절이라 해봤자 가족식사 정도로 끝나는 편.
남편네 집은 일찍 모이는 걸 좋아하시니 아점.
우리 집은 편하게 오래 노는 거 좋아하니 저녁.
어른들한테 늘 환영받는 명절선물, 큰손견과 :)
남편과 내가 공동으로 드리는 것 외에도,
내 앞으로 온 선물 대다수는 친정으로 가기에
이렇게 짐이 바리바리 많다. 후하하 푸짐하네.
특히 반응이 좋았던 대봉시 선물 세트 ㅋㅋㅋ
한 입 먹어보니 과연 달콤하니 샤르르 녹더라.
육포 세트는, 무조건 육포 킬러 동생군네로 ㅋㅋㅋ
'아, 이번에는 진짜 음식 얼마 안 할 거야'
라고 하지만, 진짜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딸내미가 나물을 워낙 좋아하는데
평소에 집에서 해먹을 일이 없으니까
이렇게 명절 때면 종류별로 만들어두심.
간도 내 입맛에 맞게 소금간 최소화해서
심심하게, 나물 자체의 맛만을 살려서 :)
한식상인 듯 하면서도 은근 국적 불명이여...
원래 친정의 명절은 식도락 & 술 회동인데
요즘에 내가 건강 관리상 절주하는 데다가
동생군도 운전 때문에 별로 안 마시고 해서
전체적으로 음주 지수가 낮아져버렸다;
아빠가 은근 아쉬워하시는 듯... 흠흠흠.
아쉬움은 더 그랜드 윷리그로 채워봅시다!
바야흐로 윷놀이라는 거슨,
어차피 운빨인데도 불구하고
다들 열 올리게 되는 마성의 게임!
당산팀의 1차 대승의 영광을 -
부인의 '도' 남발에도 불구하고
'윳' 대잔치를 벌이신 남편군에게;
엄마는 자꾸 나물이랑 김치 싸가서
남은 명절 동안 밥반찬 해먹으라는데
아니아니, 그거 먹을 시간 없어여 ㅋㅋㅋ
왜냐면,
연휴는 짧고,
그나마 먹을 건 정해져있기에.
마켓컬리에서 주문해둔 일상미소 안심.
내가 스테이크 구워서 만족한 적이 없는데
이번만큼은! 제법 야들야들 잘 익었도다.
결국 좋은 고기를 쓰는 게 답이었던가 ㅋ
마켓컬리 첫 구매였는데 대단히 만족했소.
금요일 저녁에 주문, 토요일 새벽에 수령,
주말에 바로 해먹을 수 있는 시스템 만세.
새벽 배송 인력을 생각하면 송구하지만,
마켓 컬리의 다소 높은 가격을 생각하면,
그 돈 내고 이 서비스를 산다 싶고 뭐 그렇다.
그나저나
샐러드의 참치는 쌈장처럼 찍히고,
매쉬드 포테이토는 밥처럼 찍혔네.
사진은 주로 뭔가를 하고 뭔가를 먹는,
액티비티가 있는 장면에서 찍게 되다 보니
뭔가 많이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
중간중간에 주로 소파에 널부러져 있었다.
아무 계획도 없이 에헤라디야 기분으로 ㅋ
그리고 난 일요일에 출근해야 했기에 ㅠㅠ
휴일 출근시에 늘 태워다주시는 분께 감사...
심지어 연휴라고 회사 근처 카페들이 닫아서
카페인 주입용 커피까지 사다주시는 은혜...
그렇게 연휴인 듯, 아닌 듯, 설이 지나고 -
오랜만에 '운영진' 회동을 이태원에서 가졌다.
1차 장소는 그럴싸하게 리처드 카피캣이었는데
사실 여기보다도 우연히 발길 닿는 대로 들어간
이름 모를 소박한 와인바가 훨씬 더 좋았던 기억.
다음에는 오크우드 스파에서 만나기로 해요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