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동네주민님께 입양보내놓고 뜬금없이 올리는 샷.
(... 생각해보면 내가 언제는 안 그랬던가.)

올해 초반에 매장에 재고가 남아있길래 얼결에 산
아르마니 작년 연말 한정 크리스탈 팔레트님 되시겠다.




작은곰 시켜서 갤러리아 매장에서 사오게 했더니
이렇게 박스에 풀선물 세트 포장까지 해왔네.
게다가 기획 세트로 기초 샘플까지 푸짐하게.

딱히 큰 이득 본 건 없고, 정가 다 주고 샀지만
어쩐지 이득 본 듯한 기분이 드는 나는
조삼모사 st.의 우매한 소비자.





지문 인식 기능 작렬하는 유광 케이스.
달랑 한 줄 박혀 있어서서 딱히 모던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애매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장식.

... 이거 가지고 15만원 울궈먹는 거, 난 촘 그르타?
아르마니 할아버지의 꾸뛰르를 생각해서 참는다만.




윗칸에는 이렇게 4구 섀도우.

어차피 섀도우라는 게 바닥까지 다 쓰진 못할 물건이지만
그래도 이 나름 널찍한 팔레트에 저 초큼초큼한 용량은 뭐니.
꼭 이런 원형 구조로 배열해서 공간 낭비를 해야 했을까.
(좋다고 지 돈 주고 사놓고 끝없이 구시렁구시렁.)

... 그래도 색은 이쁘다...




베이스로 쓰기 좋은 바닐라 색상.
펄감은 거의 없고, 질감은 적당히 부드럽고 가루날림 없고.




아주 고운 골드펄이 살짝 들어있는 토피 컬러.
내 취향상 아주 자주 쓰는 색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더에 살짝 덮어주면 부드러운 듯 포인트도 되고 좋아.




존재감 있는 하이라이트 실버.
이건 눈썹뼈에 써도 되고, 아이라인과 단독 사용해도 되고,
언더에 그어줘도 되고... 개인적으로 꽤 마음에 들었어.
(당최 왜 이렇게 차가운 컬러들만 좋아하는지.)




그리고 가장 자주 사용했던 실버펄 블랙!
블랙 섀도우 치고는 아주 진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쉽게 그라데이션 돼서 쓰기 편하다.




그리고 아랫칸에는 이런 잔잔하고 자연스러운
아이보리 컬러의 하이라이터 정도.

사실 펄감이나 색감이 과하지 않아서 에브리데이용으로 좋긴 해.
바로 그래서 순간 충동에 사버렸...

"이거 하나만 있어도 다른 기본 아이템 안 사도 될 것 같아."
"이건 너무 유용한 구성이라서 시간 지나도 벼룩에 안 풀릴 것 같아."
뭐, 이딴 식.

... 안 나오긴 개뿔.
한 시즌만 지나니까 툭하면 벼룩에서 보이더라.

어쨌거나 보유하고 있는 동안은 그럭저럭 잘 썼지.
하이라이터는 무난한 듯 하면서도 대체품이 많아서
의외로 손이 잘 안 갔지만 섀도우가 난 참 좋았어.
색감이나 펄감도 예쁘지만 밀착력과 지속력이 좋아서.

이 아이를 입양해간 우리 동네주민님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언니, 방구석에 묻어둔 화장품들에서 싹 나겄소.
향후에도 사용 안 하고 질러대기만 하면 레이드 나간다.
언니 손 묶어놓고 싹- 다 쓸어가지고 와서 벼룩 팔아버릴 거삼.



이 참에 생각나는 아르마니의 다른 유사 한정 제품들 소개 :



* 2008 여름 한정 메디테라니언 팔레트 *


구성은 크리스탈이랑 똑같다.
윗칸에는 이런 형태의 4구 섀도우.
다만 색상은 완전 써머 브론즈 컬러.




아랫칸에는 하이라이터 대신에 브론저.

나도 내가 이 제품을 왜 샀는지 모르겠다.
(물론 정가 다 주고 산 건 아니고 벼룩에서.)
브론즈 따위 하지도 않고, 어울리지도 않는 주제에.

이렇게 사진만 남기고 떠나갔네, 메디테라니언.



* 2009 연말 한정 아르데코 팔레트 *


이건 요즘에 판매 중인 아르데코 팔레트.
크리스탈 팔레트와 비교해보면 :

- 크리스탈을 째째하게 한줄이 아니라 아예 삥 둘러 박았고
- 하이라이터가 윗 칸에 들어있으며 (잘 생각했다...)
- 아랫칸 섀도우는 공간 낭비적인 둥그런 형태가 아니라
마에스트로 콰트로 같은 바(bar) 형태로 되어 있다는 것.

뭐, 나쁘진 않은데 역시 15만원 주고 살 흥미 따위는 안 생김.
일설의 의하면 섀도우는 예쁘다고 하는데 그냥 그러려니.



아르마니의 15만원짜리 한정 팔레트들,
나름 통일성 있어서 좋기도 한데 -
매번 어째 크게 새로워보이진 않네.
가격이나 좀 착하면 몰라.
(계속 구시렁구시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