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틱 파운데이션의 추억 *

생각해보면 -
내 첫 파운데이션은 스틱 타입이었어.

때는 20살, 내 대학교 1학년 시절.
어마마마는 뭘 발라도, 혹은 뭘 안 발라도
딱히 트러블이 나지 않는 튼튼한 피부를 가져서
스킨케어 상식이라든지, 메이크업 스킬 따위는 안 가지고 계셨지.
그리하여 난 고등학교 때 자그마치 화농성 여드름이 나는
매우 괴로운 피부임에도 불구하고 무지하게 계속
유분기 있는 존슨즈 베이비 로션이나 바르고 살았고.
자외선 차단제? 그딴거 없는거돠.

... 그런 나를 어여삐 여기시어...
어마마마께서는 아예 메이크업 과외를 잡아주신 것.
그룹 과외라고 해야 하나.
또래 여자애들을 3명 모으고, 메이크업 선생을 한명 수배하여
총 4회 레슨을 통해 메이크업을 기초부터 배우기.
제품들도 그 선생님 통해서 구입했었더랬지.

... 이때 산 제품들, 가지고 있을껄 그랬어.
"20살 메이크업 초년생들에게 이딴 제품을 권하고,
이딴 메이크업을 권하는 여자가 있더라-" 는
고발성 포스팅 꼭 한번 해보고 싶은데 말이야.

젠장.
지금 생각해보면 나 좀 눈물 나. (훌쩍.)
화장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고, 스킬도 없는...
메이크업 베이스가 뭔지, 파운데이션이 뭔지도 헷갈리는...
평생 눈두덩에 섀도우 한번 안 얹어본 우리에게 그녀가
권하고 또 판매까지 했던 제품 리스트는 대략 이랬다 :

- 얼굴의 잡티, 결점은 물론 피부의 결과 표정까지 커버해주는
슈퍼슈퍼 커버력의 스틱 파운데이션.
- 추억의 도도 빨간통 파우더 ㅋ (이건 괜찮았지.)
- 석고 화이트, 원색 오렌지, 눈두덩을 탱탱 불려주는 매트 파우더 핑크,
시퍼렇다고 밖에 할 수 없는 퍼랭이 블루, 황토색에 가까운 베이지,
그리고 진브라운... 이렇게 6색으로 구성된 팔레트.

나 이 제품들로 선생님한테 처음으로 메이크업 받아보고
당시에는 설레여서 증명 사진도 한장 찍었었는데
그 사진 지금 보면 얼굴에 경련 일고 손발이 오그라든다...?

이름 생각 안 나는 그 선생님이여 -
그 때 당신이 수렁으로 몰아갈 뻔 했던 무지한 어린 양이
수년 간의 오덕질을 통해서 이렇게 코스메틱 블로거로 거듭났다우.



... 흥분했나봐.
서론 너무 길어주신 거지.



흠흠.
어쨌든 나에게 있어서 스틱 파운데이션이란
- 무대 분장할 때 쓰는 것.
- 유분기 많고 커버력 지나친 것.
이런 이미지랄까.

물론 요즘에 좋은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 건 알고 있다.
촉촉하면서도 산뜻하고, 너무 두껍지 않은 그런 제형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스타트를 그리 해서 그런지...
스틱 타입 파운데이션에는 늘 알 수 없는 거부감이 있었지.
코스메틱 트라우마... 라고나 할까.



이런 트라우마를 극복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해준 것이
오늘 리뷰할 슈에무라의 신상 (자그마치 출시 예정인)
노바라 크림 커버 스틱.

나 또 슈에무라 격하게 사랑하잖아.
비록 과거의 사랑에 상처 입은 기억이 있을지라도
그래, 우에무라상 당신이라면 새로운 인연을 시작할 수 있어.
스틱 타입의 파운데이션을 다시 한번 믿어볼 수 있어.
뭐, 이런 거?



* 올 가을, 슈에무라의 피부 표현 제안 *

올 가을, 슈에무라에서는 "프리미티브" 포인트 메이크업 라인도 밀지만
그와 동시에 파운데이션 라인도 강력하게 밀어볼 작정인 듯.



요렇게
- 페이스 아키텍트 스무딩 플루이드 파운데이션
- 노바라 커버 크림 스틱 파운데이션

2가지 제품으로 피부를 매끈하게 표현하자... 는 것.

페이스 아키텍트야 원래 "모공 파데"로 유명한 베스트셀러인데
노바라 스틱 파운데이션은 곧 출시 예정 (8/28) 인 신상!




제품 설명 :

잡티 없이 완벽한 피부를 위해 커버력을 앞세우자니 메이크업이 너무 두꺼워지고,
얇게 바르자니 컨실러 따로 파운데이션 따로 덧바르는 과정이 너무 번거로운 여성들을 위해
2009년 가을 슈에무라의 노바라 커버 크림 스틱 파운데이션이 해답을 제시합니다.

 편하고 쉽게 발리는 크림 포뮬라의 노바라 커버 크림 스틱 파운데이션은
컨실러만큼 완벽한 커버력을 갖췄지만 피부에는 아주 가볍게 밀착됩니다.
보드라운 크림 감촉의 텍스처는 새틴처럼 매끄럽고 조명을 받은 듯 윤기나는 촉촉한 피부를 연출해주며,
피부에 직접 슥슥 바를 수 있어 파운데이션의 양 조절이 쉽고,
훨씬 빠르고 간편하게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휴대하기 편한 스틱 타입이라 수정 메이크업도 아주 편리합니다.

 




이건 덤으로 ㅋ 페이스 아키텍트 파데.



* 노바라 크림 커버 스틱 파운데이션 *

<제품 소개>


... 거 참 슈에무라답구려.
난 자기의 이런 모던하고 매끈한 자태가 너무 좋아♡
게다가 아무런 장식도, 설명도 없는 이 패키지란...
"나, 슈에무라야-" 라는 이 도도한 간지에는 늘 넘어갈 수 밖에.




정식 명칭은
NOBARA
cream cover stick
이랜다.



<색상>

슈에무라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을 고를 때 흔히들 어려워하는 게
역시 색상 선택... 이겠지. 나 역시 그랬고.
홋수 시스템이 도대체가 특이하단 말이야.


이 컬러 시스템은 슈에무라의 모든 파운데이션 제품에 공통적인 거다.
가장 많이 쓰는 무난한 컬러는 774호.
사실 웬만한 21호 피부에는 774호가 적당히 잘 맞지.
슈에무라 제품 처음 접하는데 이 색상 시스템이 영 헷갈린다,
라고 한다면 그냥 774로 시작하는 게 편할지도.
사실 나는 살짝 더 밝고 약간 핑크톤이 도는 듯한 564호를 희망했는데...




결국 774호를 받았다.
아무래도 좋긴 하지만.
사실 써보니까 이 774호도 잘 맞더라.



<질감 & 커버력>


내용물을 살짝 빼보면 이런 모양, 이런 색감.




제품에 이렇게 약간 금이 가있지만... 상관없어 상관없어.
그런데 제품 제형이 무른 편이기 때문에 많이 빼서 쓰면 부러지기 쉽다.




손목 안쪽에 그어본 모습.
질감은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유분기는 그닥 느껴지지 않는다.




뻔하지만 - 커버력 테스트를 위한 낙서 ㅋ
사용 제품은 진하고, 펄감 있고, 쉽게 지워지지 않는
[맥] 펄글라이드 펜슬 '몰라시스'




스틱을 통째로 글씨 위에 대고 톡톡 두드려줬다.
이것만으로도 글씨가 크게 흐려졌네.
충분한 양을 두드려바르면 아래쪽 사진처럼 더 커버된다.
정말 "컨실러" 같은 커버력까지는 아니었지만
파운데이션의 커버력으로는 꽤나 만족스러웠어.



<타 제품과 비교>

모공 커버해주고
지속력 좋고
커버력 좋은
파운데이션...
이라고 하니까 에스티로더 더블웨어가 생각난다.
이 제품도 실로 클래식.


- [에스티로더] 더블웨어 스테이 인 플레이스 메이크업
'쿨 바닐라' 색상.

- [슈에무라] 노바라 커버 크림 스틱 파운데이션 774호.





에스티 더블웨어는 내가 일부러 쿨톤인
쿨 바닐라를 골랐기 때문에 약간 핑크기가 도는 반면,
슈에무라 774호는 정말 붉은기가 하나도 없다.

질감이야 리퀴드 v. 스틱이니까 다를 수 밖에 없지.
그리고 아래 사진에서는 덜 펴발라서 에스티 쪽이 더 글로시해보이는데
사실 얼굴에 완전히 다 펴바르면 보습감은 슈에무라 쪽이 더 높다.
뭐랄까, 에스티는 매트하게 피부에 쫙 달라붙는데
슈에무라는 속느낌은 촉촉하고 마무리감이 보송하달까.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법이지.
일단 난 속질감이 촉촉한 걸 선호하는 편이라서
내 취향은 역시 슈에무라 쪽으로 좀 기울고.




<제품 사용>

※주의사항※
아래부터는 민낯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오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스크롤 다운하든지,
back을 누르든지... 알아서 하시길.



자차까지만 바른 쌩볼에 스윽- 한번 그어본 모습.
음. 내 피부가 붉은기가 좀 있는 밝은 21호 정도인데
색상이 이 정도면 무난하게 잘 맞겠네.
핑크기가 전혀 돌지 않는 맑은 아이보리 베이지 정도.



그런데 양은 얼마 정도로 발라야 할까?
처음에 사용할 때에는 리뷰 사진을 찍겠다는 욕심 때문에
이런 추한 사태가 발생해버렸다...


이건 정말 과하게 많이 바른 것이니 절대 따라하지 마시오 -_-

설령 커버력을 위해서 덧바르고 싶다고 해도
한번에 저렇게 떡칠;;을 할 것이 아니라
소량씩 얇게 펴바르기 작업을 2번 해주는 게 낫다.




... 위의 다소 많은 양을 온 얼굴에 펴바른 모습.
별다른 케어 없이 그냥 바로 파데만 바른 건데도
모공/각질에 끼는 현상 등이 (다행히도) 없더라.
다만,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커버력은 약한 편이었어.
나야 워낙에 커버력 제로인 제품들도 큰 거부감 없이
사용하는 편이어서 그런가보다, 하지만서도
정말 컨실러 같은 커버력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할지도.





저만큼 쓰고 나니까 제품이 이렇게 눈에 띄게 줄어있더군 ㅠ



<다른 제품과 함께 사용>

단도으로 사용했을 때의 느낌을 봤으니
이제 궁합이 잘 맞는 다른 제품들과 함께 써보자.
우연히도♡ 슈에무라 베이스 제품들이 몇 있어서.
(우연일까. 정말 우연일까. 정말 그럴까.
노바라 스틱 파데 받고 나서 궁합이 못내 궁금해서
무스 메베 충동구매한 거라고 난 고백 못해.)


- UV 아머 SPF50 PA+++
(관련 리뷰는 http://jamong.tistory.com/405 에 아주 상세히 있음.)

- UV 언더 베이스, 일명 무스 메베 핑크 색상.

- 노바라 크림 커버 스틱 파데 774호




각각의 질감 및 색상은 이렇다.
UV 아머도 유분기는 거의 없고, 수분감 충만하고
무스 메베도 피부 속을 촉촉하게 적셔주면서도
피부 표면은 깔끔 보송하게 정리해주기 때문에
정말 이 궁합은 기대가 좀 되는걸.



자, 그럼 이번에는 UV아머와 UV 언더베이스를 깔아준 다음에
노바라 스틱 파데를 사용해보도록 하자 :
(민낯 주의보는 여전히 유효함.)


이번에는 사용량을 조절해봤다.
처음에 쓸 때는 이 정도로만 바르고서
만약 모자란다 싶으면 보충해주는 편이 좋을 듯.
그리고 베이스 메이크업이 심플한 날에는
휴대하고 다니면서 덧바르는 것도 가능하겠어.


그나저나 나 홈웨어, 저토록 공주풍인 거지.
그리고 리뷰질 몇년 하더니 맨얼굴 사진 공개 블로그에 막 올리고.
이 정도 용기면 이 험한 세상 살아갈 수 있겠어.
걱정 없어.
그렇지.




평소 같으면 이렇게 파운데이션 브러쉬로 펴바를텐데...




몇가지 시뮬레이션 돌려본 결과 -
이 제품은 스펀지로 살짝 밀듯이 펴발라주는 게 가장 좋더라.
기왕이면 슈에무라의 펜타곤 스펀지로 하면 최상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곱고 촘촘한 스펀지 제품을 쓰면 되고.




다 펴바른 모습.
과한 커버력, 두꺼운 질감... 이런 게 전혀 없다.
게다가 질감 특성이 속은 촉촉 부들한데
겉표면은 번들거림 없이 마무리해주네.
파우더 생략해도 되겠어.

... 어쨌거나 나는 여전히 부끄럽다.
자, 이제 화장 마저 하자.




마침 또 페이스 마무리 제품은 사랑하는 글로우온♡
역시 관련 상세 리뷰는 http://jamong.tistory.com/514

이 날은 거의 투명하고 잔잔한 피니싱 파우더에 가까운
P GOLD 91을 얼굴 전체에 가볍게 쓸어준 후에
유명한 살구색 치크인 M PEACH 44로 살짝 생기를.




아이섀도우는 [바비브라운] 스파클링 싱글 섀도우 '발레'
... 일명 소녀시대 섀도우라는;

립은 [바디샵] 립&치크 틴트를 바른 후에
핑크 봉봉 살구색 립글로스를 덧발랐다.



그리고 좋다고 사진 찍었는데...


앞머리가 갈라졌구려.




앞머리 좀 내리고 다시 찍었더니
이번에는 머리가 이상하게 삐져나왔네.
(나, 셀카 많이 못 찍나봐...)



노바라 크림 커버 스틱 파운데이션.
내가 보는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장점 :
- 심플한 디자인, 가벼운 무게, 적당한 사이즈.
- 휴대하기 편한 스틱형.
- 딱 적절한 커버력.
- 단독 사용해도 모공/각질에 끼는 현상 없음.

- 속당김 없되 깔끔 보송한 마무리감.
- 화장 위에도 덧바를 수 있음.
- 중간 이상의 지속력.

단점 :
- 질감이 무른 편이어서 부러지거나 뭉개지기 쉽다.
- 열에도 다소 약한 편.
- (슈에무라 베이스 메컵이 다 그렇듯이)
색상 시스템이 초심자들에게는 어렵다.
- 빨리 닳는다 ㅠ (가격도 5-6만원대 할텐데 ㅠ)
- 빨리 펴바르지 않으면 자국 날 수도;



요는, 전체적으로 꽤나 호감이 가는 제품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나의 스틱 파데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해준 제품이지, 이거.
특히 "피부 속은 적셔주면서 표면은 깔끔 탱탱하게 정리해주는"
[슈에무라] UV 언더 베이스, 일명 무스 메베와 궁합이 뛰어나♡
무스 메베, 좋은 건 알아도 사용량이 헤프고 용량대비 가격이 높아서
그동안 구매를 미뤄왔는데 이번에 노바라 스틱 파데 쓰면서
충동구매하여 함께 쓰니까 정말 제대로 마음 속에 꽂히는걸.
화려한 블링블링 메이크업보다는,
깔끔하게 기본에 충실한 단정 메이크업에 잘 어울려.

나처럼 "유분은 평균 이상, 수분은 많이 부족"해서
피부 속은 적셔주되 피부 표면은 번들거리지 않게,
깔끔 탱탱하게 정리해주는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