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안달의 근원은 예측할 수가 없다.
내가 밑도 끝도 없이 잘 알려지지도 않은 제품에 안달내는 건
이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만은 유독 쌩뚱맞네?
나를 나무랄 자격 없는 지름의 동지들마저 너 뭔 짓이냐며.

요즘 기초 제품을 향한 열망이 급증하긴 했지만
그래도 난 내 취향이라는 게 참 뚜렷해서 -
늘 나만의 패러다임이라는 게 나름 있었는디.

사실 기초든 색조든 미니멀하고 휴대 및 수납이 쉬운 패키지를 중시해서
쓸데없이 부피 크고 비실용적인 패키지의 LG 생건 제품들은
(내용물은 좋은 거 알겠는데) 내 돈 주고 안 사게 되더라.
수려한/이자녹스 등 브랜드의 밥공기 같은 패키지를 보면
틀림없이 쓰다가 짜증내고 싫증낼 내 모습이 보이는 듯 하여...
게다가 그 심한 과대포장 및 자원낭비는 뭐하는 거임???

... 이상 -
기초는 에이솝 & 색조는 슈에무라 st. 패키지를
대놓고 애호하는 여자의 항변이었음...

어쨌거나 그러한 고로 다른 기초 재고도 많고 많고 또 많은 와중에
지극히 비실용적이고 애매한 수려한 기초 제품에는 관심이 잘 안 갔다.
게다가 홍보 따위는 하지도 않는 LG 생건.
(얘네는 가끔 보면 "홍보를 안 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친화적인 적극 홍보"를 하는 것 같아.
좋은 제품 개발해놓고도 제 살 깎아먹기 홍보하는 대표 주자...)
굳이 손 댈 기회가 잘 안 생기더라고.
게다가 뷰티플렉스는 시중에, 특히 내 동선상에 매장이 없기까지 하다.

... 그런데 왜 이거에 급 꽂혔는지는 나도 몰라.
그냥 보는 순간 운명 같은 후려침을 느꼈달까.
난 너무 상상력이 풍부해서 탈이라니까는.

다년 간의 코스메 덕후 생활에서 오는 적중률 80%의 감...
미흡하지만 나에게는 충분했던 제품의 질감 설명...
코 끝에서 풍겨올 것만 같은 홍삼의 향...
요즘에 급 주력하고 있는 스킨케어 기능인 안티에이징...
등등 모든 게 합쳐져서 "이건 사야해!!!" 가 되어버린 -

[수려한] 홍삼수(水) 라인.

나의 쌩뚱맞은 위시리스트 넘버 1에 등극해버리다.



잇힝.
아래는 제품 소개.
사진 및 설명 출처는 수려한 홈페이지.




홍삼수 성분이 피부에 즉각적으로 수분을 공급해
수분이 가득하고 생기 넘치는 피부로 가꿔주는
젤 타입의 한방 수분 에센스입니다.

60,000원 / 45mL




고농축된 홍삼수 성분이 피부 깊숙이 수분을 공급해주고
송라가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아 맑은 피부 톤으로 가꿔주는
젤 타입의 한방 수분 크림입니다.

60,000원 / 50mL




홍삼 파우더가 함유되어 부드럽게 각질을 제거해주고
피부결을 정돈해주는 한방 필오프 팩입니다.
부드럽게 떼어지며 사용 후 피부 당김이 없이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로 가꿔줍니다.

25,000원 / 130mL



... 완전완전 많이 매우 엄청 끌린다...
30세의 지복합성 피부, 트러블 친화적, 안티에에징 급관심...
게다가 쫀쫀한 질감의 기초 좋아하는 내 취향의 그 무엇!

특히나 한방 제품들은 쫀득함은 부족하되 유분감은 많은
그런 제형들이 많아서 아직 딱히 꽂힌 게 별로 없었는데
이건 왜 이렇게 설명 하나하나가 내 마음 자극하나요.

참으로 정나미 떨어지는 저 밥통 st. 패키지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전 라인을 깔맞춤으로 다 사야겠다는 욕망이 부글부글-
게다가 쓸데없이 스킨/로션 끼워넣지 않은 거 완전 이뻐!
난 로션/에멀전은 쓰지도 않을 뿐더러 스킨이 있었더라면
집에 쌓여있는 수많은 스킨 재고고 나발이고 간에
스킨까지 깔맞춤하고 싶어졌을 게 뻔한데 말이야.
이렇게 정말 필요한 제품들만 라인업하는 기특함이란.

거봐. LG 생건, 너네도 맘만 먹으면 잘 할 수 있다니까?



그런데 문제가 - 이 비책 홍삼수 라인을 사겠다고 생각하니까
기왕 하는 김에 자차도 깔맞춤할까? 라는 쓸데없는 생각이...
참고로 자차는 정품 재고 단 한 개도 없이 현재 쓰는 거 다 써감. 훗.

보니까 비책 자단 라인에 선크림이랑 선밀크가 있네.
올리브영에서 얼핏 테스트해보니까 질감도 좋던데♡







자고로 -
연애도 늘 그런 거다.
이상형이고 나발이고 간에 늘 생각하지도 못한 사람을 만나서
지지고 볶으면서 만나게 되는 것이 연애라잖수.

여기서 니 요점이 뭔데..........

그러니까...
가끔은 지름도 그렇다는 거.
정말 내 취향 아니라고 외면했던 브랜드의
생각지도 못한 제품에서 운명을 느낄 수도 있다고.
(...)



자, 각설하고 - 어디서 어떻게 할인을 받아서 지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