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에 불타오른 건 1-2월인데
(아, 물론 지금도 매우 애용 중이지만)
아니나 다를까 리뷰가 늦어져버렸다.
원래 자고로 쇠도 뜨거울 때 쳐야 하고
리뷰도 맘 뜨거울 때 써야 하는데.

자꾸 쓸 말이 많다고 생각하니까 미루게 되더라.
그냥 짧고 굵게 쓸 생각으로 후딱 올리세.




NARS
Lipstick

35,000원 / 3.4g


요즘 3만원 중반대 훌쩍 넘는 립제품이 너무 많아서
이제 이 정도는 고가로 느껴지지도 않는구만.
하지만 역시 미국 현지가 생각하면 배아프긴 해.
게다가 난 이런 무광 심플 케이스 선호하지만
가격에 비해서는 저렴해뵌다는 평가들도 있음.
(그래도 난 이게 겔랑이나 아르마니 류의
금속 무게 & 지문 인식 케이스보다 낫던데.)




나스는 색상군이 많고도 다양하기로 유명한데
내가 보유한 컬러들은 마침 그 중 베스트셀러들.

쿨톤 핑크의 진리
로만 홀리데이
(Roman Holiday)


그리고 청순 살구의 진리
바바렐라
(Barbarella)


그럼, 어디 하나씩 살펴봅시다.
참고로 내 입술은 색이 좀 진하고 탁해서
대개 립제품 발색이 보이는 대로 잘 안 되는 편.
그렇다고 해서 발색 강하고 크리미 매트한 질감은
손이 잘 안 가서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피부톤은 핑크기 도는 밝은 21호 쿨톤.






어째 살짝 어둡게 나온 듯한 로만홀리데이.

나스 립스틱은 색상에 따라서 질감과 발색력이
제법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긴 한데
적어도 이 로만홀리데이와 바바렐라는
상당히 촉촉하고 쉬어한 축에 든다.

그런데 특징 있는 점은 -
글로시하지만 투명한 건 아니고
발색이 또렷해서 제 색을 낸다는 것.

이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쉽지 않은데.




아랫입술에만 발색.
2-3회만 바른 것.

얇고 투명한 듯, 입술 자체에 착 밀착되지만
글로스와는 다르게 선명한 발색을 낸다.
내 입술 특유의 탁한 색이 사라지고
그 위에 로만홀리데이의 맑은 쿨핑크가.




입술 전체에 다 바른 모습.

이 사진 찍을 당시 입술 상태가 정말 저급했는데
정말 각질 부각도 없이 매끈하게 고루 발린다.

사실 이런 느낌의 딸기우유 핑크 발색을 내려면
대개는 질감이 진하고 크리미하고 매트하거나
혹은 글로시해서 지속력이 짧기 십상인데
로만홀리데이는 진짜 내가 꿈꾸던 그런 핑크.

게다가 너무 과장된 딸기우유 립스틱은 유행도 지났고
나 또한 개인적으로 이제 손이 잘 안 가게 되는데
(자연스러우면서도 살짝 화사한 메이크업 선호!)
로만홀리데이는 그 중도를 지키는 미덕도 갖췄다고.



아래 발색샷들은 나스 섹스어필 블러셔 리뷰 때
이미 한번 울궈먹은 것들임을 밝히며...
발색 정확하게 잡겠다고 화장실에서 찍었더니
얼굴이 하얗게 날아간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적어도 립스틱 발색은 꽤 정확한 듯;






점점 다가오는 얼굴의 압박.

이 때는 살구색 섹스어필 블러셔와 매치했지만
붉은기 없는 맑은 핑크 블러셔와 더 어울릴 것 같다.




이건 좀 더 옅게 바른 버전.

색 자체가 여리여리해서 스모키에도 매치되지만
사실 내가 요즘 스모키 자체를 거의 안 하는 데다가
그냥 맑은 메이크업에 매치하는 게 베스트인 듯.

그나저나 다시 봐도 얼굴 너무 허옇다...
본인의 실물은 결코 저렇지 않은데...
앞으로 화장실에서 발색샷 찍지 말아야지...
결코 어설픈 뽀샵 효과를 노리고 이런 거 아님...





이번엔 바바렐라.
나스의 오르가즘 블러셔와 함께 베스트셀러이며
한국 런칭과 동시에 품절되어 버린 바바렐라.

질감은 로만홀리데이와 동일하다.
매끄러운 듯 촉촉하게 발리지만
그렇다고 글로스처럼 반짝이는 게 아니라
적당히 입술에 밀착되는 정도의 질감.

게다가 투명할 듯도 한데 은근히 자기 주장이 있어서
특유의 청순한 살구빛 발색도 되는 편이다.
겉보기에는 오렌지 코랄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더 여리여리하고 채도 높은 살구색.

원래 나스 런칭 당시에 다들 바바렐라로 난리였는데
난 이게 좀 웜톤 코랄로 보여서 봐넘겼었더랬지.
나한테는 별로 메리트가 없는 색이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실제로 써보고 나서는 급 생각이 바뀌더라;




아랫 입술 발색.

로만홀리데이에 비해서는 색이 자연스러워서
티가 나지는 않지만 발색 수준은 비슷하다.
(로만홀리데이가 약간 더 발색 잘 되는 편.)

내 입술 본연의 색, 특히 어두운 부분을 덮고
맑은 살구색을 얹어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입술 전체 발색.

실제로 발라보기 전에는 이런 컬러가 내 입술에서
발색이 전혀 안 될 거라고 생각해서 관심 없었는데
은은하되 이토록 큰 차이를 가져온다.

누디한 듯 하면서도 발랄하고
투명한 듯 하면서도 자기 주장 있는
바바렐라.

너 왜 대체 불가능한 베스트셀러인지 알겠다.



발색샷이 이 제품의 실제 매력의 절반도
못 따라가는 점이 아쉬울 뿐이지.
진짜 앞으로 화장실에서 발색 찍지 않으리.






얼굴이 허옇다 못해 일부는 퍼렇게 나왔지만 -_-
바바렐라 전체샷이 어떤 느낌인지 보여주기 위한 샷들.
(심지어 사진 속 옷은 잠옷...)

발색도 잘 안 되고 건조한 내 입술에서
저런 청순 촉촉한 살구색이 날 줄이야.



가격은 미국 현지랑 비교하면 좀 억울하고
블랙 심플 무광 케이스는 취향 나름인데
내용물은 정말 개인적으로 칭찬해주고 싶다.

촉촉하고 발리고 편안하게 밀착돼서
매일매일 자주 손이 갈 법 하면서도
각각 자기 발색을 분명하게 연출해주니
그 명성에 기꺼이 수긍하게 된달까.

로만홀리데이는 핑크 계열 베스트,
바바렐라는 살구 계열 베스트로
이미 자리 잡았음.

이 아이들을 영입한 이후로는 에지간한
핑크, 혹은 피치 립스틱은 눈에 안 들어오더라.
(랑콤 로즈 파라다이스도 확 꽂혔는데도 불구,
데려오기까지 오래 고민한 게 바로 이런 이유.)

역시 애매한 지름 열 번보다
확실한 지름 한 번이 나은 법.
(응?)



* 요약 *

- 질감이 촉촉하고 쉬어하며 각질 부각 없으면서도
아주 무르거나 글로시하지는 않다.

- 발색은 중급 이상.
그런데 동급 발색 립스틱들에 비해서
맑고 투명한 듯한 발색이 특징.

- 지속력은 중급.
특히 이 두 컬러는 진한 편도 아닌 데다가
착색이 되지도 않아서 지속력은 보통.

- 케이스는 각기 취향 나름.
가볍고 미니멀하고 모던해서 난 좋더라.
로만홀리데이는 제품이 다소 불량인지
뚜껑이 좀 헐거워서 교환 요망하지만;

- 제품 향은 거의 없는 듯. 의식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