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툭 까놓고 재벌 by 이동형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1. 4. 22:00

 

 

 

 

 

 

 

형태 : e북

저자 : 이동형

 

날것 그대로 보는 재벌의 탄생과 성장

팟캐스트 《이이제이》의 대표 진행자이면서 《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 《정치 과외 제1교시》 등을 쓴 이동형 작가의 『툭 까놓고 재벌』은 한국 경제에서 9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재벌에 대해 다룬 책이다. 저자가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재벌은 ‘탄생’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미 경제를 좀먹을 유전자를 안고 있었다.”는 것. 해방 이후 탄생했다고 봐도 좋을 재벌은 환갑 즈음을 맞아 본격적으로 삐걱대고 있을 뿐이다. 재벌이 도마 위에 올라 너덜너덜해진 사건들은 하루가 멀다고 터졌다. 어떻게 적반하장으로 재벌은 국민에게 떵떵거릴 수 있는가? 우리는 그것이 어불성설임을 이 책을 통해서 각성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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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엄청 혁신적이거나 박진감 넘치는 서술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은근히 자세히 모르고 넘어가기 쉬운 대한민국 재벌들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균형있게 서술한다. 특히나 재벌신화에 가리워 간과되곤 하는 뿌리 깊은 정경유착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정치 및 경제 상식 차원에서라도 한번은 꼭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하는 바. e북 가격이 9천원대여서 리디북스 1만원 쿠폰을 톡 털어서 썼는데 나의 첫 e북 구매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 전에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점지하면 남편이 구매를 해줘서 ㅋㅋㅋ 직접 구매는 처음이었음-_-)

 

평소에 팟캐스트 잘 안 챙겨듣는데, 역시나 내 니즈에 맞는 걸로 하나 쯤은 그때그때 청취해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집에서 남편이 지대넓얕을 담당(?)하고 있으니까, 나는 이이제이나 파파이스 이런 쪽으로 한번...?

 

 

 

 

 

 

  

[독서일기] 웃음 by 베르나르 베르베르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0. 31. 23:00

 

 

 

 

 

 

 

웃음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자 : 이세욱

 

형태 : e북

 

책 소개 :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이 탄생시킨 또 하나의 놀랍고 거대한 세계 『웃음』. 유머의 생산과 유통이라는 특이한 소재로 그려 낸 미스터리 소설이다. 쉴새없이 펼쳐지는 서스펜스 넘치는 사건들, 책을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재미, 곳곳에 숨어 있는 유머들…. 그리고 '과학적으로, 인간적으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웃음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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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베르베르답다 ㅋㅋㅋ 사실 이 외에 특별한 평을 남기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책이 재미 없었다는 건 아니다. 비행기에서 정신 없이 읽어내렸으니까 그만큼의 매력은 충분한 책. 특히 매번 베르베르가 선보이는 그 특유의 상상력 넘치는 소재와 시각이 이 책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물론, 그 특유의 약점 (이라고 나는 생각하는) 용두사미 전개 또한 함께 존재하지만.

 

이 세상에 이런 상상을 하고, 저술하고 출판해서, 남들에게도 전파하는... 이런 사람들이 존재해서 다행이야.

 

 

 

 

 

 

 

  

[독서일기] 디마이너스 by 손아람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0. 31. 22:00

 

 

 

 

 

 

 

디마이너스 (D-)

 

작가 : 손아람

형태 : e북

 

책 소개 :

 

개봉이 지연된 영화 《소수의견》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과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원작소설의 저자 손아람이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근현대사 10년을 써내려간 소설 『디 마이너스』를 펴냈다. 2009년 용산참사를 연상시키는 전작 《소수의견》에서 대한민국을 현미경으로 세밀하게 확대해 보여줬던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결코 끝나지 않는 대한민국의 과도기를 멀고 넓게 바라본다.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배경으로 우연적, 숙명적, 그리고 필연적으로 자신이 살고자 하는 방향으로 10년을 흘러간 인물들의 삶을 통해 한 시대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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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오해로 인해 보게 된 책이었지만, 흥미롭게 단박에 읽어 내려갔고, 볼만한 가치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 오해가 뭐였냐 하면, 내가 보려고 했으나 아직까지 안 보고 있는 영화 '소수의견'의 대본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이라는 건데, 난 이 책이 '소수의견'의 원작 소설인 줄 알고 대뜸 앞뒤 안 보고 e북을 구매했던 것.

 

90년대 말 학번, 서울대 미학과 학생이며 운동권 활동가인 화자의 시각에서 진행되는데 (실로 손아람 작가 역시 서울대 미학과 출신이다) 내가 살아온 엇비슷한 시대를, 내가 겪지 않은 활동을 통해서 바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에 이어서 이 책을 읽은 남편의 평은 '일어난 일들에 대한 화자의 평가나 내적 반응에 대한 서술 없이, 짧은 관찰로만 문장들이 이어져서 낯설다' 라는 거였는데, 이런 반응도 일면 이해는 간다. 특히 소설 초입에 등장하는 '현승선배의 빗방울 장면'이 그 대표적인 예였겠지.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나는 이렇게 짧은 문장과 문장 사이, 서술과 서술 사이에 이어지는 흐름이 꽤 마음에 들었다. 마치, 점과 점, 많은 점들을 이으면 선이 되는 느낌이랄까.

 

아울러, 내가 온전히 겪어보지 못한 바로 앞 세대가 스러져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이 시대의 스펙트럼 어디 즈음에 서있나, 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내 또래 세대라면 (81년생, 00학번) 그리고 딱히 운동권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와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겠다. 소설에 등장하는 아날로그적 대학 문화가 어느 정도 익숙하면서도, 아주 편한 건 아니고, 어느 정도는 '지나가버린 것'으로 느껴지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반갑고, 때로는 신기했다.

 

아마도, 이 책은 언젠가 재독할 것 같다.

그리고, 꽤 괜찮은 작가를 알게 된 것 같다.

 

 

 

 

 

  

[독서일기]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0. 25. 08:00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WHY NATIONS FAIL

 

형태 : e북

 

저자 : 대런 에쓰모글루, 제임스 A. 로빈슨

역자 : 최완규

 

책 소개 :

 

오늘날 세계불평등의 기원과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다!

신국부론, 국가 실패의 답을 찾다『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MIT 경제학과 교수로 활동 중인 저자 대런 애쓰모글루가 15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로마제국, 마야 도시국가, 중세 베네치아, 구소련, 라틴아메리카, 잉글랜드,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역사에서 주목할 만한 증거를 토대로 실패한 국가와 성공한 국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무엇인지 밝혀냈다. 저자는 정치와 경제, 역사를 아울러 국가의 운명은 경제적 요인에 정치적 선택이 더해질 때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은 지리적, 역사적, 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바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히 남한과 북한을 그 예로 들어 어떻게 이토록 완연히 다른 운명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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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영어 원문의 제목에 끌려서 보게 된 책이다. Why Nations Fail. 국가는, 국가들은, 왜 실패하는가. 국가들이 실패하는 이유. 그래, 왜 실패하지? 어차피 정답이야 없겠지만 저자들은 경제 정치 분야에서 명성 높은 학자들이니 그들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자.

 

정말 단순하게 요약하자면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의 차이는 어디에서 왔는가'를 비교 분석하는 책이다. 흔히 국가별 빈부의 격차를 문화나 교육, 민족성 등과 연관지어서 생각하곤 하는데, 그게 '아니다'라는 소리다. 오늘날 소위 '후진국'들의 배경에는 보다 강한 자에 의한 정복, 착취, 학대,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악순환이 있었을 뿐이다. 번영을 이룩하지 못한 이유를 '문화' 따위에서 찾지 마라. 그런 안이한 핑계를 대지 마라. 이런 메시지를 느꼈다.

 

어찌 보면 꽤 무거운 주제인 데다가, 책의 분량도 상당한데, 그에 비해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비교적 쉽게 풀어낸 편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그 사례들을 통해서 '메인스트림' 역사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사실들을 새로이 알게 되는 재미 또한 있다. 다만, 그런 사례들을 드는 과정에서조차 다소 서구 중심적인 저자의 사고방식이 엿보이는 건 어느 정도 한계라고 봐야 할까.

 

책장이 쉬이 넘어가는, 그런 가볍고 유흥적인 책은 아니지만, 오늘날 우리 세계에 너무나도 만연한 국가간 불평등에 대해서 고찰해보고 싶다면 읽어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요약은 - 꽤나 방대하고 난해해지기 쉬운 내용을 이 정도의 (소프트한) 강도로 풀어냈다는 것이 장점.

 

 

 

 

 

 

 

  

 

 

 

 

 

 

 

 

디지털 디스커넥트

부제 : 자본주의는 어떻게 인터넷을 민주주의의 적으로 만들고 있는가

 

저자 : 로버트 W. 맥체스니

역자 : 전규찬

 

책 소개 :

 

자본과 국가 권력에 휩싸인 저널리즘과 디지털 미디어

『디지털 디스커넥트』는 미국의 언론학자이자 좌파 비평가 로버트 맥체스니가 최근 미국의 20여 년에 걸쳐 변화된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자본주의, 민주주의에 대해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인터넷이 민주적이고 자율적이며 사회적인 대중 소통의 공간이 아니다. 국가 권력도 이 공간을 상대로 강력한 통제의 활동을 조직적으로 펼친다. 이에 저자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디지털 기술을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정치적 개입 활동을 제안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 현실과 민주주의'라는 문제에서 시작되고 있다. 경제 불황이 자본주의,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자인 저자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사회로부터 분리시켜 접근하지 않는다. 인터넷 발전과 디지털 확장이 자본주의 이윤축적 욕망과 국가권력 지배 전략이란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짚어낸다. 더불어 '디지털 디스커넥트'를 돌파하고 희망의 근거를 마련해야 할 국면에 오늘날 기술 문명과 정치문화를 다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쟁점과 대안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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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부푼 기대감으로 시작했으나, 읽는 과정에서 지겨움이 끼어들었고, 어찌어찌 다 읽고 나서 토론을 할 때에는 내가 미처 새기지 못하고 지나친 내용들이 와닿아서 '재독해볼까'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던... 올 가을부터 시작한 독서 토론 모임의 첫 책이었다.

 

첫 모임이다 보니, 그리고 우리 모임이 매달 첫 주로 잡혀 있다 보니, 책 제목 발표부터 독후감 제출 마감 시한까지 약 일주일 남짓의 시간 밖에 없었는데 분량은 자그마치 두툼두툼 500페이지... 아니, 분량은 그렇다 치고 가독성이 쉬이 나오지 않는 내용과 문장들로 점철된 이 서적을 어찌하면 좋은가... 그럼에도 나는 의욕 넘쳤던지라 최대한 속독을 해서 독후감도 1등으로 제출해냈다! 이런 딱히 쓸데는 없는 성취감 같으니라고 ㅋㅋㅋ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든 완독은 하겠다' 는 식으로 꾸역꾸역 & 휘리릭 읽다 보니까 주의력을 잃고 놓친 부분도 많은 것 같아.

 

책의 요지는 충분히 수긍하고 관심을 기울일 만도 하다. 미디어는 (다수의 기존 환상처럼) 민주적이고 자율적이지도, 소통이 보장되는 공간도 아니다. 자본의 원칙이 그대로 투영되고, 정보가 상품화되며, 이윤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난무하는 그런 수단이 되었다. 환상을 버려라!

 

그러나 내가 보는 이 책의 단점은 :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사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소 장황하게 서술을 했으며, 무엇보다도... 무엇보다도...! 번역이 너무나도 융통성 없는 직역체인 거시다!!! (사실 이게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괴로웠던 부분.)

 

리더님도 사후에 이 점은 인정한 바. 역자의 약력이나 다른 국내 저서를 보고서는 이 분이 이런 직역체를 구사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을 못 했다는 것.

 

하아, 어찌 보면 책의 본질적인 내용에 비하면 번역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먼 훗날이 지나도 이 책에 대한 나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그 번역 어색했던 책'으로 남을 것 같아.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저자만큼이나 중요한 게 아닐까, 번역자란.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기억만 남지는 않는다. 올 가을, 가장 기대하고 임했던 독서 토론 모임의 첫 포문을 열어준 만큼, 그 첫 모임의 두근거리는 기분과, 총명한 사람들과 새로이 만나는 즐거움, 그리고 그 자리에서의 폭넓은 논의들도 같이 떠오르겠지 :)

 

그래도, 번역은 중요합니다. (단호)

 

 

 

 

 

 

 

  

 

 

 

기록의 형식을 어찌 할까,

소소하게 고민을 한 끝에 결국

블로그에 '독서의 기록'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책에 대한 소장욕이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주변에서 빌려 읽거나, 읽은 후 판매하거나,

혹은 요즘에는 e북으로 많이 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까 때로는

'책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기분이 들곤 한다.

 

그래서 기록을 남겨두고 싶어졌는데,

대외적으로 보일만한 '정식 리뷰'라기보다는

'대충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메모'가 될 것 같다.

 

본격적으로 쓰겠다고 덤비면

시간도 글품도 많이 들게 되고,

결국 나도 부담스러워서 미루게 될 거니까.

 

(그렇다고 약식으로 SNS에 기록을 남기면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찾아보기 번거로워서;)

 

그저 -

'이런 책을 봤다'

혹은 '이런 느낌을 받았다' 에 대한 휘갈김.

 

 

 

 

여튼,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시하는 포스팅이니만큼,

시간 순서보다는 애착도에 따라서 작품을 골랐다.

 

 

 

 

 

 

 

 

OUTSIDER IN THE WHITE HOUSE

 

형태 : 영문 페이퍼백

저자 : Bernie Sanders & Huck Gutman

 

책 설명 :

 

The political autobiography of the insurgent presidential candidate

Bernie Sanders’s campaign for the presidency of the United States has galvanized people all over the country, putting economic, racial, and social justice into the spotlight, and raising hopes that Americans can take their country back from the billionaires and change the course of history.

In this book, Sanders tells the story of a passionate and principled political life. He describes how, after cutting his teeth in the Civil Rights movement, he helped build a grassroots political movement in Vermont, making it possible for him to become the first independent elected to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in forty years. The story continues into the US Senate and through the dramatic launch of his presidential campa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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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휘갈김 :

 

아마도 한글 번역판은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으로 출판되었을 거다. 굳이 영어 원문을 선택한 이유는, 소박하지만 강렬한 연사인 그가 문장 또한 잘 구사함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굳이 번역의 어색함으로 그 매력을 희석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책을 구매한 건 2016년 상반기, 샌더스 열풍이 휘몰아치던 중이었기 때문에 주요 대형 서점들에서 그와 관련된 책들이 품절되기 일쑤이던 바로 그 시기였다. 그래놓고서 제대로 읽은 건 그가 경선에서 떨어지고 열풍이 어느 정도 사그러든 시점이었다. 그래서인지,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읽어갈 수 있었던 듯.

 

재미있는 건 이 책은 개정판인데, 원래는 제목이 Outsider in the House, 그러니까 지방정부와 의회에서 사회주의자 무소속 정치인으로서 그가 겪은 삶에 대한 정치적 자서전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이후에 제목에 White를 덧붙인 거다. 하지만, 내용은 지방자치든 의회정치든, 혹은 대선후보로서의 행보든,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큰 줄기를 지닌다.

 

이 책은 소수파이고, 무당파였으며, 개혁분자였던 그가 확고한 양당 체제의 미국 정치 대중에게 '어떻게 먹힐 수 있었는지'를 어느 정도는 보여준다. 그가 들고 나온 대안들이 무엇이었으며, 왜 말이 되는지를, 조곤조곤 하지만 힘있게 풀어준다. (물론 경선 패배 이후에 그 바람이 너무 급속도로 식어버렸음 또한 실감하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문장들이 명문이야. 단단하고 흐트러짐 없는 그 문장들 덕분에, 이 책은 올해의 몇 안 되는 '다시 읽을 책'에 이름을 올렸다. 내가 처음 읽으면서 표시해놨던 감명 깊은 문장들을, 더 깊은 울림으로 다시 만나는 기쁨이란.

 

샌더스의 대선 열풍은, 지나간 바람이다. (물론 그럼에도 그의 정치 혁명은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허무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이유는, 그의 말과 행적에서 '힘'을 보았기 때문일 거다.

 

그리하여, 이 책은 올해도 어느덧 10월인데 아직까지 나의 '올해의 책' 1위를 고수하는 중이다. 남은 1-2개월 동안 이를 추월할 명작이 또 등장해줄 것인가. (만약 등장해준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두근거리는 일이고, 그런 일이 없다고 해도 난 계속해서 이 책의 여운을 음미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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