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탐방'에 해당되는 글 331건

  1. 2018.05.24 홍대 골목에 숨어있는 포근하고 향긋한 공간... 카페 샌드박 (Cafe Sandpark) 2
  2. 2018.05.02 비주얼 천재, 인스타 인기 카페, 연남동 무스케익 전문점 - 아르데슈아 (Ardechois) 2
  3. 2018.05.02 반가워, 나의 새로운 단골집 - 샐러디 당산역점♪
  4. 2018.03.30 인서울 zip 투어 - 신당동 coffee zip, 망원동 빵zip, 합정동 퓨전 仙술zip, 그리고 남고집?
  5. 2018.03.09 맛의 추억 보정 - 강남역 시골 야채 된장 :)
  6. 2018.03.05 붕어빵 사먹으러 어디까지 갈 수 있니... 평택 명물 '송탄붕어빵'
  7. 2018.02.19 후쿠오카의 스시, 상암동의 스시... 미묘했던 상암동 '스시키노이' 2
  8. 2017.11.29 한국식 밥상의 정갈함, 프랑스식 스튜의 포근함... 서교동 프랑스 가정식 '루블랑' 6
  9. 2017.11.08 논현동 영동시장의 태국 음식점 '반피차이' - 음, 난 잘 모르겠다...
  10. 2017.09.28 '여긴 확실히 맛있었다' - 소소하고 주관적인 맛집 모듬 :) 3
  11. 2017.08.07 비 오는 날, 빵향기 가득한 롤링핀 (Rolling Pin) 방배점 4
  12. 2017.07.27 통목삽 통오겹 고기 구워주는 집, 바류식당 홍대본점
  13. 2017.06.30 평양냉면에는, 답이 없다. 9
  14. 2017.06.23 삼청동의 건강 간식, 수제 그릭 요거트 밀키요 (Milky Yo) 2
  15. 2017.06.17 - 일상 속의 식탁 8
  16. 2017.06.12 지노 프란체스카티 (Zino Francescatti) - 바이올린 선율 같은 파스타집 :) 8
  17. 2017.04.20 '집밥 같은' ...?
  18. 2017.04.10 해방촌 신흥시장의 포근한 밥집, 코스모스 식당. 2
  19. 2017.04.06 신논현 고기집 '장남식당' - 맛있다.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2
  20. 2017.03.29 잘 만든 피자, 맛있는 파스타로 승부하는 - 합정 빠넬로 (Panello) 4
  21. 2017.03.28 63빌딩 파빌리온 뷔페 - 딸기 뷔페 따로 안 가도 되겠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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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2017.02.22 나의 드립 커피 단골집... 당산역 수노 커피! 7
  24. 2017.02.12 연남동 사이토 - 내가 꿈꾸던 바로 그 라멘집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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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2016.12.24 종로3가 익선동 골목에 숨어있는 포근한 단골 술집... '옳은' 6
  28. 2016.11.17 Shut Up & Take Coffee... 셧업앤테이크 커피 in 삼청동 :)
  29. 2016.10.05 늦깎이로 올려보는, 추석 연휴의 먹거리 생활;
  30. 2016.09.22 종로 진(眞)낙지 -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낙지 맛집!!! 4





이런 카페를 만났다.







카페 샌드박.

Cafe Sandpark.


하루가 멀다 하고 가게들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홍대 인근 동네에서 나름 터줏대감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는, 카페 샌드박. 비록 인근 지역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서 중간에 가게 위치는 한 번 옮겼다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 동네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 곳.


2010년 7월에 시사인 기사에도 등장헀네 :

홍대 ‘옆’에서 문화반정을 이룬 망명객들 (클릭)


2010년 당시에 이미 홍대 장사 9년차였으니까, 2018년 현재는 자그마치 17년차... 소위 '핫'해지면서 호흡이 가빠진 이 동네에서 한 업종, 한 상호로 거의 20년이 목전이라니, 이 정도면 터줏대감 자격 충분한 거 아닐까.








뭐, 그렇다고 쳐도 홍대의 많은 골목들에 깃든 작은 카페들만 해도 수도 없이 많을텐데 굳이 여기를 인지하게 된 계기는 역시 - 애프터눈티 세트 때문이었다. 이따금씩 예쁘게 차려낸 오후의 여유로운 티세트 한 상이 생각나면서도 케익이나 머핀 등의 달고 버터리한 디저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늘 망설이게 되는 나는 '아삭아삭한 미니 샌드위치'가 꼭 포함되어 있고, 케익류는 최소한으로 한입거리만 구성되어 있으며, 티의 선택권이 넓은... 그런 애프터눈티 세트를 종종 찾아보곤 한다.


그런 내 레이더에 종종 걸려들길래 갈무리해두었던 카페인데, 알고 보니 단지 '애프터눈티 세트를 판매하는' 카페가 아니라, 파티셰이자 티 소믈리에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샌드위치 전문점 카페라고 한다. 사장님 이름인 '박혜정'의 '박'을 따서, 샌드박. 샌드위치, 그리고 박혜정. 샌드박.







손때 제법 묻은 메뉴판에는 커피, 베이글, 샌드위치에 샐러드에 수프까지, 먹거리 마실거리가 제법 다양하다. 요즘에는 쉬는 날에 어디 멀리 찾아가고 북적이는 데에 발 들이기보다는 어디 아늑한 카페에서 책 읽고 과제하고 공부하는 게 일상으로 자리 잡아서 이렇게 식사거리도 파는 카페가 참 반갑다. 하루 종일 앉아서 자리 차지하고 전기 쓰고 와이파이 쓰고 하기 때문에 남편이나 나는 카페에 한번 자리 잡으면 매상 충분히 올려주는 데에도 신경을 쓰는 편! 이런 집들이 잘 돼야지 암만 :)








직접 구워내는 케익과 마들렌, 베이커리류들도 아기자기하게 구비되어 있다. 메뉴판에 따로 기재를 안 하는 걸로 봐서 이런 간식들은 그날그날 재료나 날씨, 혹은 사장님 기분(!)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홀케익 예약도 될까?







벽쪽, 내 마음에 쏙 드는 자리에 앉아서 바라본 카페 내부 전경은 이렇다. 2인석 기준으로 10 테이블이 채 안 되는, 작다면 자그마한 카페. 점심 시간 전후로 몇 시간 동안 있었는데, 사람들이 오가는 와중에도 그렇게 많이 시끄럽지는 않았고, 음악은 주로 올드팝, 데시벨 너무 높지 않게 은은하게 틀어놓았다. 소음 스트레스에 유독 약해서 시끄러운 곳에 오래 못 있고 카페에서도 이어폰 없이 잘 못 버티는 편인데, 여기에서는 어쩐지 이어폰 생각이 단 한번도 나지 않았네. 중간중간에 직원분이 커피콩 가는 소리, 안쪽 공간에서 사장님이 베이킹하느라 오븐 타이머가 땡! 울리는 소리, 빗자루로 바닥 쓰는 소리 등이 들려오지만 귀에 거슬리는 '소음'은 신기하게도 없었다. 중간에 목소리가 다소 큰 아주머니 두 분이 앉았다 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귀가 참 편안한' 그런 곳.


이 장면에서 흘러나온 곡은 :

I Just Fall In Love Again, by Anne Murray.







옹기종기 걸려있는 심플한 머그컵들 모습이 깔끔하면서도 정겹다. 어딜 둘러봐도 색감이 과하지 않고 편안한 풍경이어서, 책을 보다가도, 레포트를 쓰다가도, 이따금씩 고개를 들어서 둘러보게 된다.







파티션 안쪽은 티리프들과 애프터눈티 다구들이 가득가득! 이 공간에서 식재료를 손질하기도 하고 베이킹을 하기도 하고, 저 테이블에 사장님이 앉아서 베이킹 관련 책을 읽고 있거나 하더라. 6D에 85mm 렌즈 물려와서 슬쩍 스냅 사진 몇 장 찍어드리고 싶어지는 그런 모습 :)







구비되어 있는 티 컬렉션이 그야말로 어마어마! 커피와 단품 샌드위치가 워낙 맛있는 집이라고 하지만, 이 모습을 목격했으니 다음에는 애프터눈티를 예약해서 와봐야 하는 거 아닐까!







빵이나 케익류를 굽는 중이었는지, 이른 점심 시간 즈음에는 온 가게에 따뜻한 버터향이 퍼진다. 평소에 빵을 찾아먹는 편도 아니고 버터향에 혹하는 편도 아니건만, 순간 '행복한 냄새'라고 생각해버렸네. 오늘도 할 건 많고, 6월 중순까지는 일에 기말고사 공부에 레포트에... 머리 속이 꽉 차있는데도 잠시 '여유롭고 행복하다'고 느끼고 말았네.







알찬 메뉴들이 너무나도 많아 보였지만, 이 날 내가 선택했던 점심 메뉴는 - 칠리 닭가슴살 샌드위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드립도 잘 내릴 것 같고 더치 커피도 메뉴에 있는데, 아쉽게도 이 날은 더치가 준비 안 되었다고.







아삭한 채소 가득하고, 빵은 적당하게 구워졌으며, 닭가슴살은 담백하고,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은... 샌드위치의 정석! 그리고 그 옆에 살포시 자리잡은 수제 요거트. 미리 만들어두는 게 아니라 주문 받으면 그때 만드시는데 이런 작은 디테일들 덕분에 참 '정성스레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한참 일하고 공부하다가 오후에 잠시 쉬어가는 시간... 마치 칵테일처럼 서빙되는 허니커피, 상큼한 옐로우 오렌지 색감의 코스터, 그리고 여기에 잘 어울리는 라이언 마우스패드 :)







마치 지층 아래에 지하수가 흐르듯이(?!) 층층이 곱게 연출된 허니 커피의 자태를 감상해봅시다. 마침 몇 안 되던 사람들마저 다 빠져나가서 카페 안에 손님이라고는 나 밖에 없는 이 시간, 정말 최고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껏 한다는 게 공부랑 과제였지만... (하, 기말고사 준비 언제 본격 시작하지) 그래도 - 눈이 즐거워서, 귀가 편안해서, 향기가 가득해서... 자꾸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되는 것.








안녕하세요, 카페 샌드박 사장님.

여기 신입 단골 하나 생겼어요 ( 'o')/








CAFE SANDPARK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201-49

tel : 02-338-5460


영업시간

Monday to Friday - 8:00-22:00

Saturday - 10:00-22:00

Sundays - on reservations only


instagram (클릭)







  





예전부터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연남동 무스케익 인기 카페, 아르데슈아.


사실 난 디저트를 썩 즐기는 편도 아니고

대기까지 해서 갈 만큼의 인내심도 없고;

가게가 널찍하거나 아늑한 것도 아니어서

굳이 재방문까지는 안 하지 싶은 곳이지만


그래도 역시나 비주얼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번은 가보고 싶었고 한번은 다녀온' 기록.







꽃샘 추위... 도 아니라 그냥 겨울 추위가

아직 한창 기승을 부리던 올해 초 어느 날,

어쩌다 보니 흘러흘러 아르데슈아에 안착.

왠일인지 자리가 났길래 이때다 싶었네.


문이 열릴 때마다 찬 바람이 슝슝 들어온다;

워낙 날씨가 추운 탓, 그리고 가게가 작은 탓.


게다가 인테리어의 소재나 색감 자체가

모던 화사 깔끔한데 (= 인스타용 사진발)

널찍하거나 아늑한 맛은 사실... 전혀 없다.


사진의, 사진에 의한, 사진을 위한 카페?


그렇다고 무스 케익이 맛 없는 건 아닌데

카페를 '노닥거리며 쉬는 공간'으로 본다면

이런 면에서는 편안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







전면창에 온통 투명 화이트 커텐을 달아서

화사~ 채광~ 사진~ 을 외치는 듯한 공간 :)


심지어 진열대마저 반짝반짝 예쁘시다. 호.







이렇게 이렇게, 무스 케익과 티를 주문하세요.







무스 케익 외에 피낭시에도 있습니다?







티는 TWG, 마리아쥬 프레르 등

유명한 브랜드 위주로 꽤 다양하게!







하지만 역시 주인공은 무스케익이지 :)









... 정말 비주얼이 다 해주는 거 아닌가요...

특히 복숭복숭한 바닐라 피치가 시그니처!







얌전히 먹거리를 기다리는 손의 표현 ( '-')







그러니까, 테이블과 의자도 이런 식이다.

예쁜데... 불편해. 오래 앉아 있기는 글렀지.


하기사, 늘 대기 고객이 많은 집이니까

순환 촉진을 위한 의도적 연출이었으려나!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주문 나왔다-♪







복숭복숭 바닐라 피치와

하트하트 스트로베리 치즈


도저히 하나만 고를 수가 없어서-_-*


티포트 모양 접시에 살포시 담긴

크랜베리 피낭시에는 남편군의 선택.







자, 누가 봐도 촬영용 한상차림이니까

사양 말고 양껏 항공샷을 찍어보도록 하자.


매끈 탱글 화려한 무스케익도 무스케익이지만

저 섬세한 플레이팅하며 커틀러리 매칭이며...


와, 진짜 인스타 최적화라는 생각이 ㅋㅋㅋ

그래서인지 일본 여성 관광객 비중이 높더라.

'꼭 들러봐야 할 욘남 카페'로 매체라도 탔나.





그럼,

대뜸 무스케익들의 단면샷을 감상해보자...










크으, 이 맛에 무스케익 시키는 거죠...?!







물론 비주얼만큼이나, 맛도 좋다.

섬세한 향을 살리는 실력이 아주 그냥.


그냥 먹어치우면 안 될 것 같고,

한 입 한 입 음미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결과는 왜 이 모냥이죠 ㅋㅋㅋ


다음 날, 집에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어서

무스 조각 케익을 2개 테이크아웃했는데

상자 속에서 쏠려서 뭉개짐... 연약한 놈들;





위에서 다 썰을 풀어놨듯이 -

무스케익 가격은 꽤 비싼 편이고

(하지만 들어간 품을 생각하면 인정)

가게는 이쁘지만 아늑하지는 않으며

단골보다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카페.


딱히 자주 찾게 될 곳은 아닌 것 같다.

무스 홀케익 주문도 받는다고 하니까

어쩌면 가족이나 친구의 생일을 맞아

홀케익 주문 & 테이크아웃은 하려나.


'아늑한 카페'

'편안한 단골집'

이런 식으로 마음 붙이기는 무리야.





덧붙임.


하지만 문득 생각해보니까 나 또한

어느 낯선 도시, 어느 모르는 카페에서

관광객이었던 적이 있지 않았던가 :)


평소에는 잘 안 마시는 아이스라떼,

즐기지도 않는 디저트 한 조각을 두고

여행 친구와 함께 기분을 만끽한 적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인 도심 공간에서

우리만 구경꾼인 느낌을 즐겼던 적이.







February, 2017

at Qu'il Fait Bon, Fukuoka, Japan.


with my pinky, angora-furred travel mate :)








  





'최근에 생겼어' 라고 생각하고 쓰는데

생각해보니 이미 문 연 지가 한 달 됐...


와, 진짜 시간 흘러가는 거 봐라?!!


여튼 비교적 근래에 영업 개시해서

나를 기쁘게 해준, 샐러디 당산역점.







당산역 9호선 9번 출구 바로 인근,

버스 정류장 앞에 있어서 접근성 최고!


사실 원래 이 자리는 내가 예전에 다니던

네일샵 자리였는데, 허허, 장사가 안 됐나.

하긴 요즘은 네일 팁이나 스티커 성행해서

돈과 시간 많이 드는 샵이 좀 시들하긴 하지.


뭐 네일앤제이에게는 초큼 미안하지만

(그래도 당산 1호점은 아직 남아있음...)

사실 나에게는 샐러디가 훨씬 더 반가워!


서울역 서울스퀘어 빌딩 지하에도 있고

연세대 지하 아케이드에도 있는 샐러디.


바쁜 주중 일상 속에서 오며 가며

간편하게 맛있게 샐러드 먹기에 최적이다.


서브웨이는 아무래도 샌드위치 전문이라

샐러드가 가격대비 만족도가 낮은 편이고

파리바게트 등의 프랜차이즈는 영 별로...


그렇다고 혼자 가볍게 & 간단하게 먹는데

한 끼에 1만원 넘는 건 또 망설여진단 말야.


그런 의미에서 -

샐러디 최고야. 사랑해요. 포레버.







샐러디 당산점 외형은 요러쿠롬 생겼다.

다행히 초반부터 순환율이 꽤 좋은 것 같아.

물론 고객 비율은 여성이 단연코 높은 편이다.

혼자 와서 먹기에 전혀 부담 없는 분위기라서

학생들, 출퇴근길 직장인들도 꽤 애용하는 듯.







사실 난 샐러디의 웜볼을 애용하는 편인데

연어가 땡기던 어느 날에는 연어 샐러드를.


그런데 해동 연어라서 만족도가 좀 떨어졌어.

콜드 샐러드 중에서도 콥은 꽤 괜찮았는데.







그래서 다음부터는 내 사랑 차돌박이 웜볼로.


웜볼은 차돌박이랑 칠리 베이컨, 2타입인데

베이컨을 썩 좋아하지 않는지라 차돌박이 승!


사실 소고기 부위 중에서도 차돌박이를 딱히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샐러드에 들어가니

그리 느끼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구랴.


그린 샐러드, 퀴노아, 견과류, 차돌박이 등

여러 가지 재료가 골고루 들어간 건 물론,

'차갑지 않은 샐러드'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신선 채소, 가급적이면 샐러드 먹고 싶은데

속 냉하게 찬 거 먹고 싶지 않을 때에 딱이다.


그리고 다 떠나서, 그냥 맛있음. 이게 뽀인뜨.

드레싱은 안 넣거나 조금만 넣는 편이 좋다.







그리고 1/n로 먹어줄 이가 있을 때에는

웜볼 샐러드에 랩 샌드위치 추가해서 반띵!


버거류도 담백하니 맛날 것 같은 느낌인데

매번 웜볼이 더 땡겨서 아직 도전 못 해봤네.

다음번에는 남편군의 어시스트로 시켜보리.


대단히 신박한 맛이냐면 뭐 그건 아니지만

이 가격에 (차돌박이 웜볼이 8천원 안 함)

푸른 채소 포함해서 영양소 고루 들어간

건강 식단을 먹을 수 있어서 내게는 최고다.


심지어 내 생활 내에 고루 분포해 있어서

당장 피부에 와닿는 이 실용성... 사랑함미다.








기분 좋아서 덧붙여보는 -

내가 생각하는 당산 인근 최고의 커피.


당산역 13번 출구

양평역 사거리 가는 방향의

<수노커피>


이 집 사장님 드립이 내 인생 커피일세-_-b





집 근처에 단골집 쟁여(?)두니까 좋구먼.

일 안 하고 동네에서 막 노닥거리고프다...







  





이게 3월 첫 주말이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까 3월이 끝났?


그렇다.

학기 시작 전과 후의 일상은

이토록이나 밀도가 다른 것이었다.


일, 대학원, 운동, 과제 등에 떠밀려서

블로그에 차분히 글 쓸 여유 따위는-_-


여튼 이 사진들은 기왕 올려둔 거니까

뒤늦게라도 끄작끄작 기록을 해봅시다.







이번 학기는 토요일 수업을 듣는지라

아마도 주말의 게으름을 포기해야겠지만


개강 첫 날은 별 과제나 일정이 없으니까!

끝나고 남편이랑 만나서 노닥노닥 놀았지!


축제인지 뭔지 하느라 시끄러운 신촌에서

그냥 발길 닿는대로 들어간 어느 찜닭집.


'치즈를 사랑한 찜닭'인데 영문 상호가

'Chicken that loves jjimdak'이어서

먹는 내내 엄청나게 신경 쓰임 ㅋㅋㅋ

아니, 직업병 차치하더라도 너무하자녀...


여튼 챱챱 잘 먹고 나서 어딜 갈까 하다가

'이렇게 동선 일정 제약이 없는 날에 가보자'

라는 생각에 약수역 커피zip으로 향했고 -

이거슨 어쩌다 보니 zip 투어로 이어졌다.







동대입구역과 약수역 사이 어드메,

그냥 뭐 좀 자그마하고 영세해뵈는


Coffee Zip


자자, 저기 좀 서봐, 같이 보이게 ( '-')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과는 다르게

아늑하달까 허술하달까 ㅋㅋㅋ

여튼 그런 아날로그한 맛이 있다.







인근 카페들에 비해서 가격이 착한 탓인지

평일 점심 때에는 사람들이 제법 붐빈다고!







딱히 블로그 리뷰를 쓸 생각은 없었는데도

관성적으로 주요 메뉴 컨텐츠를 찍어온 나.







이것이 이 집의 시그너처, 아멜라떼.

(아이스) 아메리카노 + 라떼 반반,

그러니까 짬짜면 st. 카페인 건데

양은 많고, 맛은 뭐 그냥 그렇다.







아니, 날씨도 좋고 기분도 여유롭고

간만에 주말 데이트에 참 좋았는데


커피맛만 평가하자면 ㅋㅋㅋ 밋밋해.

그래도 저렴하고 양 많고 시원한 데다가

짬짜면 st.도 특색 있어서 여름에 좋을 듯.







내친 김에 인서울 zip 투어를 이어가보자!

기왕 약수에서 6호선을 타고 귀가할 거니까

망원역으로 가서 김혜경 자연빵zip을 찾아!







물론 가게 이름 때문에 와본 거긴 하지만

마침 컨셉도 자연 발효 건강빵이라고 함요.







호오, 택배 가능 소식에 솔깃솔깃.

평소에 빵을 자주 먹지도 않거니와

망원동 이 골목까지 빵 사러 오기에는

빵을 향한 열정이 너무 부족할지니...







이 집의 시그너처는,

하트 모양의 시금치 요거트 치즈빵.


그러고 보니 -

듀얼 타입인 게 아까 아멜라떼 같네.







얼그레이 레몬 스콘,

저거저거 커피랑 먹으면 딱이겠는데...







오늘은 많이는 못 사고 딱 2개만 건져갑니다!

사장님이 엄청 친절하고 센스까지 있으셔서

역시 주문보다는 방문하고 싶어지는 빵zip.







걸어걸어 합정역까지 와서 오늘의 마무리는,

과연 실제로 있나 없나 긴가 민가 싶었던

仙술zip의 비주얼과 함께 ㅋㅋㅋ 그리고...







얻어걸린(?) 그 바로 옆의 남고집 화로구이까지!

표기가 남고zip이었으면 진짜 그랜드 슬램일 뻔...


그나저나 남고집 고기가 글케 맛나다믄서요???







뭔가, 주어진 테마에 충실한 듯 하면서도

설렁설렁 별 거 없던 3월 초 어느 토요일.







인서울 zip 투어, 제1차 기록 :)








  





강남역에서 밥 좀 먹어본 이들이라면

아마도 알 듯한, 나름 골목 터줏대감 -


시골 야채 된장


최근에 강남에서 일정을 마치고

혼자 조용히 머리 속을 추스르면서

저녁을 먹기 위해서 오랜만에 찾았다.


(으으, 사실 찌개처럼 염도 있는 음식은

요즘 기피 중인데 예전 생각나서 그만;)







2000년에나

2018년에나

크게 변하지 않은 비주얼.


여기가 된장이랑 삼겹살 팔아서

빌딩 하나 올릴 정도의 매출일텐데

그래도 이 허름한 외형을 고집하는 건

단골들의 기대치에 맞추는 게 아닐까.







혼자 온 손님은 2층으로 총총.

천장도 낮아서 다니기 불편하고

허술한 마루바닥은 늘 삐걱거린다.


2층 서빙 담당하는 직원분

허리건강이 걱정될 정도-_-







그런데도 불만이 생기지 않는 건 아마도

이 야채된장비빔밥 세트가 반가워서 :)


거의 20년 전에 처음 왔을 때랑 똑같이

투박한 찌개에 비벼먹을 거리들 정도다.

7천원의 가격을 생각하면 제법 푸짐해.


아무거나 잘 먹던 20대 초반 때와 달리

이제 내 입맛에는 꽤나 짜게 느껴지고

싸제(?) 음식 티가 단박에 나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다'

혀 끝에 느껴지는 맛 뿐만 아니라

뇌 속에서 추억 보정 필터를 거친 맛.


최근 몇 년 강남역을 도통 찾지 않고

가더라도 식사를 할 일은 없어서 더욱

'강남에서 자주 놀던 그때 그맛'이 난다.


아니, 뭐 근데 언제 봐도 손님들 가득하고

다양한 TV프로에서 계속 각광받는 걸 보면

이런 기분은 나만 느끼는 건 아닌 것 같어...







국물은 최대한 적게, 두부를 비빗비빗.

이제는 이렇게 먹어도 꽤 짜다고 느낀다.


이 된장찌개, 두부가 이렇게 컸던가?

채소를 원래 이런 구성으로 담아줬던가?

된장찌개 외의 메뉴도 이렇게 많았던가?


입으로는 과거를 음미하고,

머리로는 미래를 생각하며,


구수하게 추억 한 끼, 잘 먹었습니다 :)













  





난, 식당에서 줄 서는 거 세상 귀찮아 한다.

굳이 멀리 찾아가는 것도 번거로워 한다.


그래, 뭐, 맛있는 거 좋지. 즐겁지.

그런데 대체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뭐 그렇게 시간 노력 써가면서까지?

라고 생각하는 편. (그냥 게으른 건가.)


그런데 가끔,

생각하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ㅋㅋㅋ

이동이나 기다림을 감수할 때가 있으니...


어쩐지 여기가 그랬다.

평택 시장 골목에 위치한 '송탄붕어빵'


비교적 근래 백종원의 3대 천왕을 비롯한

여러 TV 프로에 등장한 집인 건 맞는데,

그렇게 따지면 TV 나온 데가 어디 한둘인가.


평소에 단 걸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붕어빵에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건만

왜 난데없이 이 아이템에 확 꽂혔나 몰라.


아마도,

대단한 코스가 아니라,

붕어빵이어서 더 그랬던 듯도 싶다.


음식 하나 먹겠다고 평택까지 가버리면

기대치도 그만큼 높아질 수 밖에 없고

뭔가 '본격적이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인데


이건 그냥... 붕어빵이잖아.

난데 없이 찾아가서 한 개 입에 물고서

과연 엄청나게 맛있으면 맛있는대로,

기대했던 것보다 별로면 별로인대로,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어느 일 없는 주말,

자그마치 평택까지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결국 단양 패러글라이딩 다녀오는 길에

약간, 아주 약간 돌아서 평택을 찍고 왔다.


무계획 무생각 충동적

을 지향해보려고 했는데

역시 잘 안 되는 건가-_-!







지도에 나름 '제과 제빵' 업종으로 등록됐다!

송탄중앙시장 골목 어귀에 있는 작은 노점상.







인근 어느 집보다도 방송 출연 경력 화려하심 ㅋ

최근에 백종원 프로에 나오면서 재조명받았지만

그 전부터 워낙에 알려진 지역 맛집이었다고 함요.


2마리 천원... 3마리 천원에 비하면 비싼데

크기나 맛에서 만족도가 높으므로 노프라블럼.







붕어빵 장사야 다 비슷비슷한 비주얼이지 뭐...

다만, 틀이 매우 크다! 그리고 손이 빠르다!!!


제조 및 판매의 순환 속도가 매우 빨라서

혹한기에도 붕어빵들이 식을 새가 없음...

바로 먹으면 입천장 데이기 십상일 정도;







촤촤촤촤-

금방 4마리 대령이요.


슈크림 맛이니 뭐니 그런 응용 버전은 없고

무조건 팥이 가득 들어있는 클래식 붕어빵만.







저 반죽과 팥소에 비법이 있으렸다...







득템의 뿌듯함-_-v


색상이 약간 어두운데 타서 그런 게 아니라

(사장님이 불과 타이밍 컨트롤의 장인이심...)

팥소에 계피가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합디다.


팥에서 텁텁하지 않고 은은한 맛이 나!

너무 달지 않고 팥 본연의 맛 + 계피향!

설탕의 텁텁 달달한 뒷맛을 안 좋아하는

내 입맛에는 매우 특기할 만한 장점이었다.


그리고 겉은 살짝 바삭 직전까지 구워내고

안은 쫄깃하게 유지한 것이 식감도 예술.


마침 얼마 전에 사먹은 견과류 붕어빵이

겉이 타고 내용물은 식어서 아쉬웠는데

대조가 되는 바람에 더 감탄해버렸네.





관건은 딱 하나다.


(고작) 붕어빵 사먹으러

평택까지 갈 것인가???





솔직히 자주 갈 수야 없겠지만 ㅋㅋㅋ

난 그런 난데없음이 꽤나 땡기는데?


붕어빵 한 봉지 사러 평택 드라이브!

아, 물론 남편이 운전한다는 전제에서...


평택 생활권에 거주하거나

이 근처 지나갈 일이 있다면

재미로라도 한번 들러볼 것을 권장하오~








  





어느 바쁜 금요일,

상암에서 오후 일정이 잡혀준 덕에

잠시 쉬어가는 점심 시간을 가졌던 날.


밀가루 음식을 피하려다 보니까

점심 메뉴는 스시로 수렴이 되었고

가성비 좋다는 '스시 키노이'에 들렀다.


습관적으로 지도 첨부를 할까 하다가

이 집, 그렇게까지 추천은 아니어서...

지도나 상세 정보는 생략하는 걸로.







DMC역에 가까운 먹자 거리의 한가운데,

그러나 자그마한 골목 어귀에 숨어있다.


빌라 건물 사이에 조용히 들어앉아서

알고 찾아가는 이의 눈에만 보이는 곳.


간판조차 없는 이 고즈넉한 분위기는

실로 취향이어서 기분 좋게 들어갔지.







예약 전화를 받았던 일본인 여자 직원분이

상냥하게 들어오는 손님들을 안내해준다.


'아, 다른 택시들은 이렇게 빨리 못 와요'

를 자랑해대던 총알 택시 탑승 후유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광속 택시 안에서

랩탑을 열고 글자를 읽고 쓴 후유증으로

어지러운 속을 달래면서 일행을 기다린다.


20분 가량 일찍 도착해버리는 바람에

영업 준비 중인 식당의 모습도 느껴보고.







차례차례 다들 도착해서 런치 정식 A를 주문.

한적했던 자그마한 식당 안은 금방 찬다.

점심 가성비가 좋다보니 인근 직장인들이

고민 없이 발걸음을 하게 되는 단골집인 듯.


정통 스시야보다는 포근하고 캐주얼하며

주방장들도 대체로 나이가 어려 보이는 편.


마니아를 위한 프리미엄급이라기보다는

점심 시간 직장인, 20-30대가 타켓인가봐.


런치 정식 가격은 부담 없는 인당 25,000원.







시작은, 전복죽.


약간 짠가? 싶기도 하지만 뭐 얼추 무던.

어찌 됐든 간에 스시집에 오면 이렇게

소량씩 한그릇씩 내어주는 게 참 좋다.







광어로, 본격 시작.







달큰한 새우가 그 뒤를 잇는다.







흰살 생선과 새우를 비롯한 기본형 초밥들은

대체로 별 과락 없이 맛이나 식감이 좋았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실패작 등장...

모두의 혹평을 받았던 바지락 초밥 되겠다.


셋 다 바지락을 포함한 조개류 좋아하는데

- 초밥 모양이 안 잡히고 막 해체됐고

- 와사비로도 커버가 안 되게 비렸으며

- 2명은 먹다가 모래인지 껍질인지가 씹힘.


바지락이라는 훌륭한 재료를 왜 때문에 ㅠㅠ







낫또 군함말이는, 뭐 그냥그냥.







장어는, 달짝지근한 맛에 먹는 거죠.







... 난해했던 부추 초밥...

나 싱겁게 담백한 것도 좋고, 부추도 좋은데,

이건 뭘 느껴야 할지 잘 알 수 없는 맛이었음;


중간에 사진을 생략해서 빠진 피스도 있지만

여튼 3명의 평가를 종합 요약해보자면 -


점심 가성비는 훌륭하다. 부담 없음.

광어 새우 등 기본 초밥은 재료 관리 굿.

바지락을 비롯한 응용형(?)은 반성 요망.

식당 분위기는 조용하고 깔끔하니 좋다.







미묘한 감상을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덮으며...







문득 -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 이맘 때,

함께 간 후쿠오카 여행에서 먹은

이런저런 스시들을 떠올리게 됐다.







그러니까, 이런 기억들 :)


상암동 스시 키노이 어땠냐고 누가 물으면,

초밥 종류마다 재료나 실력차가 많이 나서

애매하다고, 선뜻 추천은 못하겠다고 하겠지만,


여행의 기억을 함께 곱씹어보는 건 맛나더라.


스시는 전체 평점으로 그냥 그랬지만

그 수다와 여행의 기억이 참 맛있었네.





결론은 :

일본 여행 가야겠다...?!








  

 

 

 

특정 식당에 대한 리뷰를 잘 쓰지 않는 요즘,

꼭 기록을 남겨두고 싶었던 곳이 하나 있었다.

 

홍대입구

서교초등학교 근처

프랑스 가정식 '루블랑'

 

저녁에 와인과 함께 단품 식사도 좋지만,

점심 때 나오는 정갈한 밥상도 매력적인 곳.

 

 

 

 

 

 

매일 바뀌는 요일별 스튜와 한식 밥상,

보들보들한 수비드 토시살 스테이크와

담백하고 고소한 엔초비 오일 파스타.

 

프렌치인 듯,

한정식인 듯,

미묘한 퓨전이지만

이게 그렇게 마음이 포근해.

 

아, 물론 음식들도 하나 같이 맛있다.

특별하고 유니크한 맛이라기보다는

하나하나 기본이 잘 되어 있는 그런 맛.

 

복직 전, 애들 둘 다 어린이집에 보내고

인생의 꿀시기를 보내는 중인 ㅋㅋㅋ

행신동 주민 밍기가 홍대까지 와주어서

'내가 아끼는 맛집'이랍시고 데려갔지!

 

 

 

 

 

 

어쩌다 보니 디저트마저 프렌치...

길 건너 연남동의 카페 '모파상'

 

홍대권에서 까눌레를 직접 만들어 파는

몇 안 되는 카페라서 열심히 찾아 갔다.

 

사실 카페의 인테리어 등은 내 취향 아니고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넋이 나가지만

이렇게 여유 있는 평일 점심에라면 가야지!

 

까눌레는 만들기도 어렵고 식감도 섬세해서

찾아가는 정성 정도는 보여줘야 하는 법 :D

 

 

 

 

 

 

심지어 음료 메뉴에 '사실주의 자몽'...!

이 날은 따끈한 커피가 땡겨서 패스했지만

이것 때문에라도 필시 재방문해봐얄 듯?!

 

 

 

 

 

 

좌 루블랑, 우 모파상...

여기에 내 니트도 혹시 프렌치 앙고라?

이 날은 정말 프렌치 3단 콤보였었나!

 

일본 여행용으로 주문했던 아이템인데

배송 지연으로 막상 여행 때는 못 입음;

절묘하게도 출국일에 택배가 도착했다;

아침 비행기라 이미 공항으로 출발했는데;

 

내가 여행 직전에 급주문한 것도 아니고

한 열흘은 미리 구매했는데 이러기 있냐...

여행이 아니라면 굳이 사지 않았을텐데...

 

어쨌거나 저쨌거나 사진은 잘 나오는군;;;

그러나 앙고라답게 하루종일 털을 뿜뿜;

어우야, 너 일단 드라이 한번 다녀와라-_-

 

 

 

 

이렇게 기분 좋게 다녀온 루블랑에는

사실 나만의 기분 좋은 기억들이 있다.

 

 

 

 

 

 

첫 방문은 별 목적이 없던 어느 저녁.

방문 예정이 없어서 카메라도 없던 날.

 

언젠가부터 한번은 가보고 싶던 곳이라

그냥 그렇게 편안하게 털레털레 찾아갔다.

 

사람 많고, 소음 많은 홍대 동네이지만

서교초등학교 뒷켠에 있는 이 지하 식당은

휑하지는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갑갑하지는 않을 만큼 아늑했다.

 

 

 

 

 

 

만세-

 

 

 

 

 

 

첫 방문이니까 고민 없이 2인 세트로-

 

 

 

 

 

 

편한 날이니까 식전주로 브뤼 샴페인 한잔씩-

 

 

 

 

 

 

도란도란하게 바 테이블 구석을 차지하고-

 

 

 

 

 

 

 

 

 

 

사실 -

첫 방문 때는 음식에 감흥이 크지는 않았다.

 

시그니처라는 수비드 삼겹살은

수비드인데도 불구하고, 삼겹이어서 그런지,

내 입에는 좀 느끼하고 무거워서 그냥그냥.

삼겹살과 파스타의 간도 약간 센 편이었고.

 

무엇보다도 남편이 기대했던 크렘 브륄레는

푸아그라가 들어가서... 미묘한 단짠의 맛...

 

그래서 우리는

편안하고 아늑한데, 음식은 딱 취향은 아닌,

그런 집으로 루블랑을 분류해두기로 했다.

 

 

 

 

그러다가 다시금 방문하게 된 계기는 -

점심 때만 나오는 정식... 때문이었다.

 

갑자기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 어느 월요일,

'아, 이대로 몸살 걸리겠는데' 생각이 들던 날.

 

홍대 근처에서 외근을 마치고 이동하다가

문득, 여기에서 점심을 먹어봐야겠다 싶었지.

 

새벽부터 나와서 일하다가 몸상태도 별론데

점심마저 아무데나 들어가서 때우기는 싫었고

나 자신을 잠시라도 좀 위로해주고 싶은 기분.

 

 

 

 

 

 

루블랑의 점심 메뉴는 이렇게 나온다.

 

한국식 밥상 차림 형식에

프랑스식 스튜와 가니쉬를 더한

프랑스 정식 시리즈가 대표적이고

 

수비드 토시살 스테이크 정식이

파스타, 혹은 스튜와 스테이크 세트.

그 외 시그니처 매뉴 단품도 가능하다.

 

저녁에 비해서

양도, 가격도,

한결 부담 없는 구성.

 

프랑스 정식은 자그마치

8,800원이라는 착한 가격!

 

 

 

 

 

 

이 날은 월요일이었기에

소고기 블랑케트 정식으로.

 

크리미 화이트 소스 소고기 스튜에

밥과 반찬, 샐러드와 빵이 나온다네.

 

너무 많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양과

봉긋봉긋 정갈하게 담은 모양이 정겨워.

 

 

 

 

 

 

무엇보다도

대학원 수업에 과제, 회사 업무 등에 치이고

몸살의 예감에 몸도 으슬으슬 춥던 이 날,

 

따근하고 부드럽고 담백한

이 스튜 한 입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음식으로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혼자 와도 전혀 낯설지 않은 분위기에

조용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바 테이블.

 

정말이지 이 춥고 피곤한 날,

나에게 딱 필요한 것들이었다.

 

 

 

 

 

 

고마워요.

짧은 식사 시간에 불과했지만

잠시나마 몸과 마음이 쉬어 갑니다.

 

... 그러나 결국 몸살은 걸렸다는 후문...

(사실주의 자몽의 스토리 전개 ㅋㅋㅋ)

 

 

 

 

 

 

루블랑

Loup Blanc

 

하얀 늑대

 

고독한 흰 늑대... 뭐 그런 건가.

뜻은 약간 거창한 것 같기도 하지만;

따스하게 기억되는, 나만의 단골집.

 

개인적으로 첫 방문은 가능하다면

저녁보다는 점심을 추천해보고 싶다.

 

한국식 밥상의 정갈함,

프랑스식 스튜의 포근함,

나즈막한 조명의 아늑함,

모든 걸 느낄 수 있는...

 

행복한 맛의 기억.

 

 

 

 

 

 

 

 

 

 

 

  

 

 

 

 

태국을 좋아하고,

태국 음식도 좋아한다.

 

어느덧 한국에도 태국 음식점이 늘어나서

이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르가 되었지만

그 중에서 '바로 이거다' 싶은 곳은 드물더라.

 

그럴싸하지만 가격이 높은 곳은 만족도가 낮고

아늑하고 입소문 난 곳들은 늘상 대기해야 하고.

 

그래도 여기는 제법 괜찮지 않을까! 라는 기대에

뜨문뜨문 2번이나 찾아간 곳이 한 군데 있었으니

 

바로 논현동 영동시장 안에 있는 '반피차이'

 

그러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음, 뭐, 난 잘 모르겠다...

재방문은 하지 않을 듯.

 

서두부터 김빠지는 결론 투척 ㅋㅋㅋ

그 이유를 설명하는 포스팅이랄까 ㅋ

 

 

 

 

 

 

전통시장인 듯, 아닌 듯,

어찌 보면 시장 코스프레의 맛집 골목.

 

사실 나도 여기를 시장으로 찾아간 적은 없다.

반피차이 가는 길목이어서 지나간 것 뿐 ㅋ

 

 

 

 

 

 

시장 골목 깊숙한 곳에 위치한, 반피차이.

'오빠네'라는 뜻이라는데 사장님 얘긴가...

 

큰 길가도 아니고,

논현동 맛집 메인 골목도 아니고,

시장 구석까지 걸어들어와야 하기에,

 

우연히 지나가기보다는

알고 찾아와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도 나름 입소문이 나있고,

식사 때에 가면 자리가 없기도 하고,

강남권에서 잘 유지되고 있는 걸 보면

 

부지런히 찾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은 듯.

 

 

 

 

 

 

외관은 이렇게 생겼다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와 소박한 간판.

그 덕분인지 여기에서 만나기로 했던

엄마도 가게를 못 보고 그냥 지나가심;

 

 

 

 

 

 

저 분이 '오빠네'의 '오빠'이신 건가!

20인도 채 안 되는 내부 규모에다가

오픈 주방, 그리고 손맛 나는 장식들.

 

그런데 음악은 애매한 아이돌 케이팝 ㅋ

 

 

 

 

 

 

태국어인지

휘갈겨 쓴 한국어인지

얼핏 보면 헷갈리는 글씨들.

 

여튼 자세히 보면,

가게 소개, 와이파이 안내, 주차 정보,

나름 다양한 정보가 혼재해 있다 ㅎㅎ

 

의외로 매장 앞 주차가 2대 가능하다는 점!

시장 안이라서 애당초 불가한 줄 알았는데?

 

 

 

 

 

 

불을 다루는 남자 ㅋㅋㅋ

이렇게 규모가 자그마한 식당일수록

주방장의 움직임이 보이는 게 재미있지!

 

 

 

 

 

 

 

시장 식당,

태국 음식,

오빠 컨셉,

 

등에도 불구하고 사실 음식값은 낮지 않다.

뭐, 사실 한국의 식자재 물가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원인 다 차치하고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식당의 컨셉대비 비싸다는 것.

 

메뉴에서 추천하는 2인 세트가 7만원,

단품으로 시켜도 4-5만원은 거뜬히 나옴.

 

물론 가끔 가다가 먹는 태국 음식이니

맛있는 식사 한 끼에 쓸 수도 있다 싶은데

뭐랄까, 편하게 가서 큰 돈 쓰고 오는 기분.

 

 

 

 

 

 

아늑하고 손맛 나는 인테리어는 마음에 든다.

동남아에 살았던 기억에 엄마도 좋아할 듯!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서빙되는 밑반찬들.

... 짜다...

 

새콤하거나 매콤하거나 감칠맛 나는 등

다른 미각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염도 컨트롤이 안 된 게 아쉬워.

 

'오빠네'는 미각이 좀 둔한 걸까... 싶기도.

 

 

 

 

 

 

 

 

아마도,

그린 파파야 샐러드인 쏨땀,

그리고 프라이드 닭봉인 까이텃.

 

이 2가지 세트도 있던데 그걸로 할걸.

 

쏨땀은, 역시나 짜다.

새콤 알싸한 맛만 해도 충분한데

아니, 대체 왜 짜게 만드는 거죠.

 

닭봉, 그것도 튀긴 닭봉은 내가 원래

즐겨먹지 않는 장르여서 더 심드렁...

왜 시켰지, 이거. 그리고 이 역시 짜다.

짜! 음식들이 죄다 짜다고! 어째서!!!

 

 

 

 

 

 

여튼, 맥주가 땡긴다는 어무이를 위해서

병맥주를 한 병 시켜서 2:1로 나눠 마시고...

 

 

 

 

 

 

끄이띠유 똠양, 즉 똠양 쌀국수.

 

엄마도 나도, 똠양꿍 디게 잘 먹는데

이거 참, 나쁘지는 않은데 뭔가 미묘하다.

 

향신료의 매력이 확 살아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예 한국식으로 개운하지도 않고,

그리고... 역시나 짜다... 염분 왜 와이 어째서.

 

 

 

 

 

 

그러고 보니 공심채 볶음도 시켰네 ㅋㅋㅋ

저게 원 재료의 맛이라서 그나마 괜춘한 편.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보니 그럴싸하고

실로 먹기도 그럭저럭 잘 먹었지만 -

 

이렇게 애매한 만족도로 먹고 나와서

2인 5만원, 게다가 음식 간도 짜다면,

글쎄올시다. 난 영 흡족하지가 않아.

 

어찌 보면 -

완전 태국 현지의 맛도 아니고

딱히 한국 대중적인 맛도 아닌데

'태국 현지 같은 아늑한 분위기'로

과대평가된 집은 아닐까... 싶어졌다.

 

영 입 안이 짜고 텁텁해진 바람에

근처 수퍼에서 생수를 2병이나 사마시면서

향후 재방문의사는 없음을 재확인했다...

 

영동시장의 태국 오빠네, 난 잘 모르겄네요.

심드렁하게 썼지만 굳이 가게 정보 첨부 ㅋ

 

 

 

 

 

반피차이

 

(구) 논현동 145-12 1층

(신) 강남대로124길 23

영동시장 골목 내 위치

 

영업시간

화금 11:30~22:00

토일 12:00~22:00

브레이크 15:00~17:00

월요일 휴무

 

주차

가게 앞 2대 가능

(그러나 공간 제한적)

 

 

 

 

  

 

 

 

이거 8말 9초 포스팅이었는데...

어느새 10월이 코 앞이고 그렇네???

 

휴, 이젠 뭐 놀랍지도 않다 뭐 ㅋㅋㅋ

 

여튼,

올해 무더위의 끝자락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상 속에서,

 

바쁘게 스쳐지나갈지언정

'아, 이 집 음식은 정말 제법 괜찮네'

싶었던 몇몇 군데를 모아모아 올려본다.

 

 

 

 

 

 

@ 라볼파이야, 연남동.

 

수년 전, 주말 청담동에서의 오찬으로 시작했다가 오후 내내의 낮술, 그리고 저녁 마무리 술자리까지 이어졌던(!) 그 만남. 그 시작 장소가 청담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볼파이야'였지.

 

이제는 다 같이 한 자리에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그때처럼 충동적으로 내달릴 여력도 없는지라, '그땐 우리 그랬지, 와하하하' 하는 추억으로 기억하는 날이기도.

 

애피타이저 류가 제법 입맛에 맞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 음식 자체보다도 그 날의 '꺄르르'한 기억 때문에 좋게 기억되는 곳이다. 문 닫기 전에 다시 갔더라면 과연 첫 방문의 기억만큼 맛있었을지, 그건 잘 모르겠네. 어쩌면 없어졌기 때문에 그냥 그 날의 기분 그 자체로 박제되어 버린 기억일 수도 있고.

 

그 라볼파이야가 청담동에서 장사 접은지도 어언 수년 된 걸로 아는데, 최근에 연남동 골목을 지나가다가 익숙한 간판과 로고를 마주치게 됐다. 알고 보니 당시 청담동 라볼파이야의 메인 셰프 하시던 분이 최근에 연남동에 가게를 여신 거라고.

 

정해진 계획 없이 연남동을 돌아다니던 어느 주말 저녁, 남편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봤지. 어찌 보면 연남동 등지에 많이 생겨난 레스토랑들과 별다를 것도 없고 실내는 약간 비좁은 듯도 하지만, 알던 이름을 오랜만에 다시 만난 기분에 은은하게 즐거웠다.

 

그리고, 메뉴를 다양하게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파스타는 확실히 잘 만들잖아! 탱글하게 딱 맞게 조리된 얇은 면, 신선하고 다양한 채소 부재료, 무엇보다도 풍미는 살아있지만 염도가 높지 않아서 편안한 소스까지. 평범한 듯 해도 한 입 한 입, 맛과 식감을 음미하면서 먹게 되는, 그런 한 접시. 파스타는 재료만 있으면 집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라서 1-2만원 돈 주고 먹으면서 그렇게까지 변별력을 느끼기가 어려운 항목인데 말이지! 음, 그래, 이 셰프 다른 건 아직 잘 모르겠지만 파스타 정말 잘 하네.

 

이대 후문 지노 프란체스카티의 꽃게 비스크 파스타도 훌륭했고, 합정 빠넬로의 보따르가 마케로니 역시 기억에 남는 맛이었지만, '저염도 풍미'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연남동 라볼파이야에서 먹은 이 감베로니 베르두레, 이게 가장 취향에 착 붙는 맛이었네. 개인의 취향이란 이런 것.

 

 

 

 

 

 

@ 베무쵸 칸티나, 연남동.

 

연남동 골목에 조용히 자리잡은 테이블 5개짜리 자그마한 식당, 그러나 멕시칸 푸드를 제대로 하는 것으로 이미 예전부터 입소문이 나서 대기자가 없는 날이 없을 정도로 인기 많은, 베무쵸 칸티나. 멕시칸 푸드는 꽤나 좋아하면서도 대형 체인점에 왠지 모를 반감을 살짝 가진 나로서는 꼭 가보고 싶은 집이었다. (목동의 타코벳 역시 이런 취향에 근거해서 매우 마음에 들었던 곳!)

 

메인 요리 둘에 과카몰레를 시켰는데 내 입에는 이 부리또가 가장 신박하게(?) 맛있었다네. 재료 본연의 맛이 입 안 가득! 듬뿍! 나는,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 다만, 지름도 크고 재료도 꽉 차있어서 먹을 때 도저히 품격을 유지할 수는 없다는 게 단점 ㅋㅋㅋ 내외해야 하는 자리라면 주문을 보류하는 것이 좋을 듯...

 

솔직히 내가 멕시코를 가본 것도 아니고, 멕시칸 음식도 (좋아는 하지만) 조예 깊게 대해본 것도 아니어서, 이게 정말 소위 정통 멕시칸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자격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작은 식당의 맛과 분위기는 내가 '막연히 꿈꾸는 멕시코'를 잠시 떠올리게 해주고, 그것만으로도 난 꽤나 멋지다고 생각해.

 

멕시칸 칵테일인 칠라다, 혹은 시원한 맥주 한 잔 시켜놓고 부리또 하나를 반씩 나눠먹고 있으면 연남동의 이 작은 식당이 멕시코의 어느 해변 펍처럼 느껴질 것만 같은 것. 다음 방문 때는 (왜냐면, 필시 재방문할 거니까!) 타코를 시켜봐야지.

 

아직은 뜨겁지만 한여름의 폭염이 다소 누그러진 햇볕을 받으면서 노닥노닥 멕시칸 푸드를 즐기는 평일 휴무의 여유로움과 함께 기억될, 베무쵸 칸티나.

 

 

 

 

 

 

@ 오시오 건강밥상(청국장), 상암동.

 

그냥, 예전부터 왠지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평범한 듯 하지만 재료를 성의있게 사용하고 자극적인 양념을 쓰지 않는, 상암동의 밥집. 지도에 따라서 상호가 건강밥상으로 표시되기도 하고 청국장이라고 뜨기도 한다. 인기 메뉴는 오징어/목살 철판 볶음인데 이게 제법 괜찮더란 말이지.

 

메뉴 구성이 별난 건 아니어도, 먹을 때 흡족하고, 은근히 또 생각나고, 부담 없이 다시 찾을 수 있는... 어디 이런 식당이 일상 생활 속에서 그리 흔하던가. 집 앞에 있었더라면 요리하기 싫은 주말에 추리닝에 슬리퍼 끌고 가서 밥 한 끼 하고 싶을 식당.

 

 

 

 

 

 

@ 천지명, 서여의도.

 

내가 평소에 굳이 찾아먹지는 않는 메뉴, 양고기. 비지니스 런치로 잡힌 자리여서 장소 선정도, 메뉴 선택도 전적으로 상대방에게 맡겼는데 그렇게 별 기대 없이 먹어본 이 양갈비가 세상에 맛이 좋습디다. 안 즐기는 메뉴가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맛있었다고 하면, 그건 뭐 게임 끝 아닙니카.

 

어릴 때 양고기 문화에 많이 노출됐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양고기 특유의 육향을 좋아하지 않고, 그걸 굳이 극복하면서까지 찾아먹을 정도로 육식을 선호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집의 양갈비는 보들보들하고 특유의 양고기 맛은 나되 누릿한 향이 없어서, 전혀 거부감 없이 먹히더라고.

 

물론, 내 돈 주고 다시 가서 먹겠냐고 묻는다면, 그건 잘 모르겠다. 메뉴 우선 순위에서는 여전히 좀 밀릴지도 모르지. 하지만 비선호 메뉴이기 때문에 더 선명하게 인상적이었던 천지명 양갈비.... 갈비... 갈비... (메아리)

 

 

 

 

 

 

 

@ 마마수제만두, 은평구 신사동 (6호선 새절역)

 

별도의 후기를 올릴 생각인데, 아주 그냥 찬양일색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서울 외곽 새절역에 있는 마마수제만두 (마마수교). 지역주민들의 강력 추천에 의거하여 방문하였는데, 세상에 꿔바로우도 마파두부도 내 인생 최고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비싸고, 더 유명한 중국집들도 가봤지만 이렇게 감명받은 적은 없었... 크흡.

 

입소문도 많이 난 맛집인데, 묵묵히 한 자리에서 정감 있게 오래오래 장사하시는 모습마저 마음에 들어! 진짜 영원히 번창하셨으면... 그런 의미에서 다른 메뉴들도 하나하나 정복하러 갑니다. 페북에 사진 올리니까 너도 나도 가겠다고 난리가 났는데, 모아모아 다 가보자구요, 어디.

 

흠, 쓰고 보니까 내 심경에 비해서는 글이 너무 절제된 것만 같잖아. 간단하게 말하자면 매우 엄청나게 무지하게 세상에 마상에 맛있었음. 기회 있으면 무조건 가보라고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강추 따따봉 날리고 싚드아ah-!!!

 

 

 

 

 

 

@ 옳은, 종로 익선동.

 

늘, 항상, 언제나 옳은, 익선동 옳은. 사실 여기에서 선후배 모임을 가지려 했던 날인데 여차저차 취소가 되었고, 마침 남편도 예정에 없이 일찍 퇴근을 하게 되어, 결국 남편과 데이트가 얻어 걸린(?) 날이었지. 사장님, 5인석 예약은 취소고 그냥 2인이서 가서 바(bar) 자리에 앉을게요...

 

이 날의 식전주는 자그마치 아직 정식 판매 전인 알폰소 셰리주. 포트 와인도 좋지만, 역시 더 담백한 셰리주가 입에 착착 감기는고만. 사장님 언능 정식 판매해주세요. 와서 또 단골 지수 팍팍 찍어볼게요.

 

언제 와도 아늑하고, 포근하고, 편안하고, 정취 있고, 맛깔스럽고, 옳은 집이여. 퇴근길 선상에 있었더라면 약속 없는 날 혼자 책 한 권 들고 와서 셰리주 한 잔 홀짝이면서 노닥이다가 가고 싶은 곳.

 

 

 

 

글을 쓰면서 새삼 생각한 거지만, 이 포스팅에 등장한 곳들은 다시 봐도 진정한 맛집 인정일세. 모든 기준은 지극히 소소하고도 주관적이나, 따지고 보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다 그런 기준에서 이루어지는 것! ㅎㅎㅎ

 

 

 

 

 

 

 

  

 

 

끝이 보이지 않는 이 8월 폭염에,

지나간 폭우의 날이 그리워질 지경.

 

그런 의미에서

실로 폭우의 주말 아침에 들러서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기억으로

 

롤링핀 (rolling pin : 반죽 미는 밀방망이)

방배점의 사진들을 꺼내서 끄작끄작 해본다.

 

 

 

 

 

 

후두두둑-

 

내가 제법 좋아하는, 여름비 가득 내리는 날.

주말 아침에 부지런히 밖에 나서지 않는 편인데

이 날은 마침 오전부터 방배동에 갈 일이 생겨서

 

이 참에 비 오는 주말 아침의 정취를 즐겨보자,

라는 마음으로 방배동 브런치 카페를 찾아갔다.

 

 

 

 

 

 

롤링핀 본점은 압구정에 있(다고 하)고,

여기는 방배 카페골목에 있는 방배서래점.

 

빵 맛집 내지는 인기 브런치 카페라고 해서

사람이 와글거리고 시끄럽지 않을까 했는데

(음식이 세상 맛나도 시끄러운 데면 딱 질색...)

 

다행히 비 내리는 토요일 아침에 방문하니까

적당히 빈 테이블도 있는 것이 평온한 편이었다.

 

생각해보니 - 교통편이 불편해서 그런 걸지도...?

 

 

 

 

 

 

테이블은 이렇게 길쭉한 책상형, 소파형 등

형태와 수용 인원이 다양해서 마음에 든다.

전반적으로 가구 색감 및 조명도 아늑하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학생들 그룹 스터디랑

동네 여사님들 브런치 모임 막 몰리면 곤란해...

 

 

 

 

 

 

 

오전 9시반부터 오후 4시까지, 브런치 메뉴.

 

대다수 메뉴 가격이 단품 기준으로 1만원 초반대.

여기에 커피를 더하면 인당 15,000원 남짓 나온다.

 

'그 돈이면 집에서 해먹겠다'고 하면 할 말 없고,

그러나 어차피 어딜 가도 이 정도 가격은 나오고.

 

(개인적으로는 맛에 매우 만족한지라 불만 없음...)

 

 

 

 

 

 

커피랑 브런치 식사류만 파는 게 아니라

직접 빵을 구워내는 베이커리이기도 해서

 

식빵과 크로아상, 페스츄리, 케이크까지 -

다양한 빵들을 찬찬히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저 초크만 식빵 한 덩이에 거의 5천원 격이니

음, 가격은 비싸구랴. 프리미엄 컨셉 잘 알겠어.

 

(근데 사실 나도 집에서 베이킹 좀 해보고 나니,

대량 생산이 아닌 이상, 빵 비싼 거 좀 이해되더라;)

 

 

 

 

 

 

 

원산지, 일리커피 이런 건 습관적으로 찍어옴 ㅋ

 

 

 

 

 

 

그러는 새에 우리 브런치 메뉴가 나왔지.

 

아보카도 닭가슴살 for me

스파이시 슈림프 for him

 

내가 구매하고 싶지는 않지만

식당에서 서빙 받으면 기분 좋은,

르크루제의 (묵직하고) 컬러풀한 디쉬들 :)

 

 

 

 

 

 

아하하, 층층이 버거 비주얼은 참 이쁜데

내외하는 사이 간에는 주문하면 안 되겠다.

당최 품격을 지키면서 먹을 수 없는 형태 ㅋ

 

뭐, 우리는 제법 친하니까(!) 사양 않고 먹겠음.

 

 

 

 

 

 

때로는, 나보다 더 열심히 촬영하시는 듯한 이 분...

 

 

 

 

 

 

 

 

그나저나 먹기 시작한 이후로는 사진 없수다.

형태의 특성상 내용물이 줄줄 흘러내려서 ㅋ

 

사실 -

이런 재료로 샌드위치나 버거를 만들면,

맛이 없기가 더 힘들기 마련 아니겠는가.

 

맛있지.

그래, 맛있는 게 (거의) 당연해.

 

그런데,

단순히 '식재료들을 조합하고 쌓아올리는'

이상의 그 무엇이 있는가... 이게 관건이겠지.

 

나는 이 집 식사 메뉴에 후한 점수를 주련다.

토마토, 상추, 양파, 아보카도, 새우, 소스 등

각 재료의 맛이 독립적으로 느껴지는 데다가

전체적으로 '짜지 않되 맛깔스러운' 데에 만족.

 

염도는 낮고,

다른 미각으로 허함을 채우는,

식재료 하나하나가 아삭아삭 살아있는,

그런 음식에 내가 평이 후하더라고 언제나 ㅋ

 

여튼, 특별히 뭔가를 기대하고 온 건 아닌데

생각 이상으로 브런치 샌드위치들이 맛있어서

싱그러운 주말 아침이 더 풍성해졌던 기억이다.

 

샐러드나 파니니 류도 괜찮을 것 같은 예감인데

내가 이거 먹으러 방배까지 과연 발걸음 하려나...

 

 

 

 

 

 

그보다, 의외로 기대 이하였던 건 바로 -

식빵 크로아상 등의 식사빵들이었다네.

 

엄마가 오는 길에 식빵이나 좀 사다달래서

기왕 들른 거 롤링핀에서 이것저것 샀는데

 

인기 있다는 기본 식빵은 다소 평이했고

(평이한 게 뭐 어때서 싶을 수도 있겠지만

쬐끄만 한 덩이에 5천원임을 강조하는 바...)

 

크로아상은 겉면이 달달하게 코팅된 타입이라

내 입맛에는 영 니맛도 내맛도 아니었다는 거.

 

(사실 내가 원래 크로아상 애호가도 아니지만,

먹을 거라면 안 달고 바삭하고 버터리한 걸 원해.

그런 의미에서 곤트란쉐리에 크로아상은 인정 ㅋ)

 

다른 식사빵과 디저트들은 안 먹어봐서 모르지만

가장 기본적인 식빵과 크로아상에서 심드렁해져서

난 이 카페가 '빵집'으로서는 그리 땡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브런치 메뉴들이 확실히 변별력이 있었고

여름 소나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토요일 아침에,

여유롭고 포근한 시간을 보내서 좋게 기억되는 것.

 

아, 커피는 뭐 그냥 그렇습디다 ㅋㅋㅋ

따뜻한 아메리카노랑 아이스 다 마셔봤는데 ㅋ

 

 

 

 

 

 

이쯤 되면 난 이 카페를

칭찬하는 건지, 까는 건지, 모르겠다.

 

근데 뭐 사실 삶의 많은 것들이 그렇지 않소.

일도양단으로 강추! 비추! 이럴 수야 있겠는가.

 

이러이러해서 아쉬웠지만

저러저러해서 좋기도 했다-

 

라는 거지.

 

 

 

 

 

 

... 그렇지? :)

 

 

 

 

 

 

 

 

 

 

 

 

  

 

 

 

 

올 봄에 다녀온 곳인데, 후기를 쓸까 말까 싶기도 했지만 기왕 사진들이 있는 김에... 나의 정보 집대성 욕구에 간만에 좀 셀프 기여 해보기로 했다. 홍대 인근에서는 묘하게 메이저에서 벗어난 고기집이 아닌가, 라는 생각에.

 

'돼지고기는 무조건 별로'라던 예전의 취향에서 조금은 탈피했는지, 올해 들어서는 담백한 목살 정도는 종종 땡긴다. 그런데 문제는 - 남편도 나도 고기 굽는 스킬이 딸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건 : (1) 고기 잘 굽는 파티원을 섭외한다 (2)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서버가 구워주는 곳으로 간다 (3) 고기 잘 굽는 파티원을 백업으로 섭외해서 함께 고기 구워주는 집으로 간다.

 

이 바류식당을 찾은 건 (3)번의 옵션으로, 동생군과 올케양을 주워서 갔던 날. 동생군이 고기를 참 종류별로 굽기별로 취향별로 잘 굽는데, 이 날은 실력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셈이고만.

 

 

 

 

일단, 지도부터 첨부 -

 

 

 

 

위치는 (구) 서교호텔 후문 근처.

 

 

 

 

 

 

회동 장소를 홍대 인근으로 잡다 보니까 '구워주는' 컨셉의 고기집이 그리 많지는 않더이다. 아무래도 홍대 쪽은 가격이 저렴하고 분위기 편안한 식당들이 더 먹히다 보니까, 굳이 이렇게 가격대 및 진입장벽이 높은 식당들이 많이 들어서지는 않았겠지.

 

그러나 우리는 돈을 더 주더라도 누가 맛있게 구워줬으면 싶은 3-40대 직장인들 아닌가. 돈 드릴게염. 구워주세염. 맛있게 맛있게. (사실 가성비로 따지면 하남돼지집이 최고 되시겠다.)

 

 

 

 

 

 

230도씨 이상의 불판에서

전문 서버들이 직접 구워 드립니다.

 

가격은 1인분 180g 기준에 13,000원선.

우리는 이 날, 4명이서 반주 정도 곁들여

고기 먹으니 가격이 9만원 가량 나오더라.

 

 

 

 

 

 

매장 널찍널찍

인테리어 고급고급

 

확실히

'와, 오늘 돼지고기 실컷 먹어볼까'

라는 기분으로 찾아오기는 힘들 듯.

 

주말이라서 이른 저녁 시간에 갔더니

더더욱 사람 없고, 더더욱 넓어 보이고...

 

 

 

 

 

 

뭐, 여튼 여느 왁자지껄 고기집 같지 않게

묵직한 색감에 세련된 느낌을 풍기는 식당.

 

 

 

 

 

 

반찬도 이렇게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는 것이

어른들 혹은 손님들 접대하기에 괜찮겠다 싶네.

 

사실 이 날, 우리는 편한 멤버 구성이었는데-_-

그냥 구워주는 곳을 찾다 보니까 여기 온 건데;;

 

 

 

 

 

 

소금, 와사비, 쌈장

양념 3종도 각 개인별로 세팅되어 있다.

 

와사비를 내어주는 건 마음에 들었는데,

생와사비는 아니어서 평가는 뭐 그냥저냥.

 

(내가 단연코 올해 최고의 고기집으로 꼽는

강남역 장남식당과 비교되어 더더욱 그렇...)

 

 

 

 

 

 

웻에이징 - 드라이에이징

순차적으로 해서 어쩌고 저쩌고

 

여튼 좋은 고기로 정성스레 한다고 함.

 

 

 

 

 

 

시작은 클래식하게, 목살 & 삼겹살 2종 세트.

하, 저 고기 두께 보소. 난 구우래도 못 굽겠다.

 

 

 

 

 

 

그리고 나의 취향에 의거하여 버섯 세트 추가.

 

 

 

 

 

 

자, 그럼 감상을 마치고 슬슬 구워볼까효.

 

 

 

 

 

 

치익-

 

각 면이 익으면서 코팅되고 육즙이 갇히는 과정.

타이밍을 매번 못 맞추는 나는 누가 궈주니 조오타.

 

 

 

 

 

 

여기서는 서버님이 알아서 척척 해주심미다.

그런데 가게에 손님이 많을 때는 괜찮으려나.

 

기껏 구워주는 (조금 비싼) 고기집에 갔건만

직원이 너무 바빠서 결국 직접 구워야 하는,

그런 상황에 직면해본 적도 있어서 드는 생각.

 

 

 

 

 

 

고기에 집중해야 하니까 맥주는 한두 잔만...

 

 

 

 

 

 

비주얼은 삼겹살이 더 좌르르 때깔 도는고만.

사실 모두의 입맛은 삼겹살보다는 목살인데.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올해 봄, 잠시 편안한 시간.

 

 

 

 

그런데!

좋은 기억과 별개로, 식당에 대한 평을 해보자면 -

 

맛은 있었고, 가게도 널찍 깔끔하고,

서버가 구워주니 편안하고 뭐 다 좋은데,

그 가격만큼 차별화는 안 느껴진다... 정도였다.

 

두툼한 고기를 고루 잘 구워주니까 맛은 있는데

식감이나 육즙이 막 엄청 환상적인 건 아니었고

일부는 약간 오버쿡되기도 했고, 이걸 상쇄할 만큼

소금/와사비를 비롯한 양념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자꾸 언급하는) 강남역 장남식당은 가격 높아도

맛이 정말 확실하게 뛰어나서 돈 아깝지 않았는데

홍대 바류식당은 뭐랄까, 다소 과대평가된 느낌...?

만족도는 하남돼지집이 나은 것 같은 그런 기분...?

 

맛있긴 맛있고,

동생네랑 즐겁게 잘 먹은 거라 돈도 안 아까운데,

딱히 다시 찾고 싶은 마음까지도 안 드는 정도였다.

 

미안, 바류식당.

너네 좀 더 분발해봐.

아예 장남식당 만큼이나 맛을 끌어올려 보등가.

그동안 난 당산역 하남돼지집으로 다니겠드아...

 

 

 

 

 

 

동생군이 늘 챙겨먹는 물냉면. 뭐 평범한 수준.

막상 된장이 제법 맛났는데 사진 초점이 나감.

 

 

 

 

 

 

You keep going your way-

 

a.k.a. 걍 니 갈 길 가라.

고기 다 먹고 부지런히 2차 가는 중 ㅋ

 

 

 

 

 

 

발길 닿는 대로 들어간 2층 이자까야에서

시원한 하이볼과 함께 도란도란 수다 타임.

 

 

 

 

 

암튼, 난 뭐 그래.

바류식당, 나름 맛있었고 이 날의 기억도 좋은데

다시 떠올리거나 찾아갈 만큼의 매력은 못 느낌.

 

같은 돈이면 -

강남역 장남식당,

혹은 논현역 육화몽 가거나

 

아니면 편안하고 저렴하게 -

하남돼지집으로 가는 게 내 취향에 맞을 듯.

 

 

 

 

그래도 이 집을 다시 찾는다면 :

- 어른/손님 모시고 가는 격식 있는 자리

- 편하게 고기 먹고픈데 대체재가 없을 때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평양냉면에는, 답이 없다.

Posted by 배자몽 먹거리탐방 : 2017. 6. 30. 21:00

 

 

 

평양냉면의 맛에 있어서

정인면옥이냐,

봉피양이냐 하는 것은

 

마치 콩국수는

여의도 진주집이냐,

서소문의 진주회관이냐

를 묻는 것과 다름이 없다.

 

뭐, 나에게는 그렇다.

 

우래옥, 을밀대, 을지면옥, 유진식당, 대동관...

서울에만 해도 내로라 하는 평양냉면 집들이

많을진대 왜 하필 저 2군데만 놓고 그러냐면,

내가 주로 가는 데가 저 2군데 밖에 없어서-_-

 

요즘에 일 관련 외에는 식사 약속을 잘 안 잡고

무슨 맛집이라고 찾아다니는 편도 못 되는지라

결국 가는 곳이 삼청동과 여의도... 로 축약된다.

 

 

 

 

 

 

상대적으로 육수 맛이 진하고 고소한 봉피양.

심심할 정도로 맑은 육수가 특징인 정인면옥.

 

뭐가 정통이네 분석할 능력은 나에게 없고...

다만, 오늘 정인면옥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첫 방문은 아니지만, 혼자서 간 건 처음이고,

이 내가 굳이 동선을 빙둘러가면서 들렀으니

오늘 저 시원하고 개운하면서 조금은 닝닝한

저 국물의 맛과 온도가 단단히 땡겼었던 모양.

 

돌아오는 길에 덥고 피곤하고 가방도 무겁고

아직 할 일이 여럿 남았음을 곱씹는 와중에도

'아, 힘내서 여기 들르길 잘 했다' 싶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늘 저녁 술자리로 찾았던 곳인데

혼자서 오로지 냉면만 먹고 일어나기도 처음.

그래서였나. 유독 기억에 남는 이 청량함이란!

 

그런데 -

평소에 나에게 랜덤으로 둘 중 하나 고르라면

어쩐지 봉피양으로 기울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

사실 난 평양냉면보다도 콩국수를 좋아한다.

 

그러니까 이 글의 결론은,

평양냉면에는 정해진 답이 없으며,

콩국수는 역시 여의도 진주집이라는 것?

 

 

 

 

덥고 습한 여름,

다들 즐면하시길.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기로 한 주말.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기 편하게 집에서,

핑거푸드로 브루스케타를 곁들인 티타임,

그리고 말랑말랑 푸딩이나 그릭 요거트...

 

라고 결정을 하고서

'비주얼 예쁘고, 평소에 자주 먹지 않는'

그런 류의 푸딩/디저트를 찾아 헤매었다.

 

special treat 개념으로 원했던 거라서

저렴할 필요도 없고, 무조건 비주얼-!!!

 

아예 날짜 시간 맞춰서 배달이 되거나

아니면 내가 사들고 들어갈 수 있는 위치.

 

이렇게 따지다 보니까 걸린 곳이 바로 -

삼청동의 수제 그릭 요거트 밀키요... 였지.

 

 

 

일하는 날에는 카메라 안 들고 다니기에

all photos by LG-V20

 

 

 

 

 

 

아, 시작하기 전에 위치 첨부부터 ㅋㅋㅋ

삼청동은 마음 먹고 찾아가지 않는 이상,

접근성이 떨어지는 동네라 위치가 중요함;

 

민간인답게 표현하자면 - 주민센터 부근.

시사적으로 보자면 - 총리공관 3거리 골목.

쓸데없이 확장해서 보면 - 청와대 옆임 ㅋ

 

 

 

 

 

 

 

아, 지나가면서 본 적이 있는 외관 비주얼이네.

마치 놀이공원의 아이스크림 트럭 같이 생겼다.

 

 

 

 

 

 

창에는 이렇게 유리병에 담긴 그릭이들이 가득.

나름 'Premium Bottle Yogurt' 라고 쓰여 있는데

유리병이 프리미엄이야, 요거트가 프리미엄이야?

 

... 난 사실 요거트도 요거트지만 병 때문에 샀다.

결국 프리미엄은 바틀을 수식하는 건가봐 ㅋㅋㅋ

 

 

 

 

 

 

그릭 요거트 전문점이라지만 요거트 외에

커피, 티, 코코아 등도 음료도 판매한다고 함.

 

그러나 요거트 외에는 관심 없어서 지나침...

이건 그냥 빨간 출입문의 비주얼을 찍은 거...

 

 

 

 

 

 

인터넷 주문 배송과 테이크아웃을 주로 하지만

매장 안에 자그마한 테이블도 몇 개 있다는 점.

 

그리고 펑키한 헤어 스타일의 밀키요 캐릭터가

여기저기에 티셔츠, 일러스트, 스티커로 존재함.

 

 

 

 

 

 

음, 뭐, 이렇고요...

오너로 추정되는 직원분은 매우 친절하시더라.

직접 만들어 파는 요거트에 자부심이 있는 듯 :)

 

 

 

 

 

 

요거트와 마실 것 말고 칠리도그도 판다고 함.

그런데 막상 삼청동에서 이거 먹는 사람은 못 봤...

 

 

 

 

 

 

꾸덕한 질감과 담백한 맛의 그릭 요거트는,

언젠가부터 효능이 좀 과대평가되는 듯 하지만

어쨌거나 나로서는 원래 선호하는 맛과 질감이다.

 

티타임 때

애피타이저로 먹어도 어울리고

식후에 디저트로 괜찮은 것 또한 장점.

 

만약에 남으면 아침에 견과류 추가해서 조식으로도!

 

 

 

 

 

 

전화/인터넷 주문시 아이스 박스로 배송된다고 함.

(요거트를 주문까지 하는 수요가 있다니... 놀랍소.)

 

 

 

 

 

 

가게 소개의 서론이 길었던 것에 비해서,

본론에 해당하는 요거트는 매우 단촐하다.

 

플레인

얼그레이

 

딱 2가지 맛 밖에 없고,

종류나 사이즈도 단 1가지.

 

그러니까 맛만 고르면 된다.

 

 

 

 

 

 

플레인 2개

얼그레이 2개

 

순식간에 고르고 계산하고 포장받아 나옴 ㅋ

 

첫 시도니까 플레인으로만 4개 할까 하다가

괜히 또 후기 올릴 생각에 고루고루 한답시고;

 

 

 

 

 

 

넣어주시는 스푼 색깔이 저토록 형광색이다.

왠지 입에 넣기 망설여질 정도의 형광색소임.

결국 집에서 1회용 말고 내 티스푼으로 먹음.

 

아, 그리고 서비스로 견과도 2봉 넣어주셨다네.

요거트에 토핑으로 얹어 먹으면 맛있다면서 :)

 

 

 

 

요래요래 후기 쓰겠다는 생각에

종류도 고루 사고, 사진도 두루 찍었으면서...

 

막상 티타임 때에는 수다 떠느라 바빠서-_-

요거트의 상세샷, 개봉샷, 질감샷 따위 없음...

 

 

 

 

 

 

요래요래 ㅋㅋㅋ

 

이 날의 티타임 게스트였던 민느나 밍기는

커피파가 아니니까 음료는 TWG 실버문 티!

내가 좋아하는 동양풍의 찻잔들과 앞접시들!

 

여기에 수다 떨면서 손으로 집어먹기 편하게

브루스케타를 2종을 잔뜩 만들어서 트레이에!

 

(말이 브루스케타고, 괜히 새로워 보여 그렇지,

저거 그냥 바게트 구워서 토핑 올리면 끝이다...)

 

저렇게 널찍한 접시는 없어서 어쩔까 했는데

광주요 우드 트레이에 종이 호일 까니 딱이네.

 

사이드 메뉴는 알록달록 4색 방울 토마토 가득.

그리고 - 각자 밀키요 수제 그릭 요거트 하나씩.

 

 

 

 

사진이 없으니까 각자의 평으로 대신해보자.

 

나 : 이거 하나에 5천원짜리니까 알고 먹어라 ㅋ

(그리고 유리병은 나중에 푸딩 만들 때 써야지~)

잘 만든 그릭 요거트이긴 한데 가성비는 모르겠...

이렇게 손님맞이 용도 아니면 재구매는 안할 듯.

 

민느 : 건강한 맛인데 과하게 건강하진 않아서

(= 너무 밍밍하거나 쓰지 않고 적당히 달아서)

어렵지 않게 잘 먹어진다. 그리고 병이 예쁘다.

 

밍기 : 내 입에 맛있는 거 보니까 좀 단가보다 ㅋ

난 플레인도 좋지만 얼그레이도 취향에 맞을 듯.

 

나의 첨언 : 그러니까 삼청동 관광객들이 사먹지.

 

종합하자면 -

그릭 요거트답게 꾸덕꾸덕하면서도,

너무 뻑뻑하지는 않은 적당한 식감.

아주 밋밋하지는 않고 약간은 단 맛.

예쁘고 맛나고 독특한데, 역시 좀 비싸다.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맛난 요거트 + 예쁜 유리병이 필요했다면

스타벅스 그릭 요거트를 샀어도 됐었겠네.

비슷한 사이즈의 유리병이고 구매도 쉬운데.

심지어 가격도 4천원대여서 조금 더 저렴함.

(물론 그 자체로는 비싸지만, 밀키요보다는...)

 

 

 

 

 

 

 

 

 

하나 남은 얼그레이 맛은 나중에 남편이 시식...

그리고 이때서야 사진 생각이 나서 찍어두었다;;;

 

남편의 평 :

정성스럽게 잘 만든 그릭 요거트 같다.

얼그레이향이 너무 강한 건 아쉬운 점.

견과도 플레인과 더 잘 어울릴 것 같음.

다 감안해도 개당 단가가 비싸긴 하다.

유리병을 활용할 거라고 하니까 흡족함.

 

 

 

 

... 예쁘고 즐겁고 독특하고 맛났는데...

비싸고 재구매의사까지는 없는 걸로 요약.

 

미안해요, 밀키요.

그래도 반가운 만남이었어요.

 

 

 

 

그나저나

푸딩 주문 가능한 데 어디 없나요 ( '-')a

 

 

 

 

 

 

  

- 일상 속의 식탁

Posted by 배자몽 먹거리탐방 : 2017. 6. 17. 23:00

 

 

 

바쁜 일상에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이어서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은 것도 아니지만,

 

오며 가며 남편과 함께 한 식사의 기억들,

그런 순간들을 모아모아 갈무리해둡시다 :)

 

all photos by LG V20

 

 

 

 

 

 

카페 '엘디아' @ 선유도

 

간만에, 한강 야외 러닝을 나간 토요일 아침.

4-5km 뛴 후 땀과 열기로 뜨끈해진 상태로,

뭔가 시원한 브런치가 땡겨서 흘러흘러 갔다.

 

생긴 게 뭔가 딱 봐도 '선유도 브런치 맛집'

이런 태그가 따라붙을 것 같은 비주얼이라서

되려 피해갈까 싶기도 했는데 (마이너 심리;)

 

이 근방에서 샐러드 먹을 데가 은근 없어서,

메이저고 마이너고 나발이고 ㅋㅋㅋ 들어옴.

 

사실, 이런 거 반항해봤자 뭐해.

막상 들어오면 이렇게 예쁘고 쾌적한 것을.

 

날씨 좋은 주말 아침에 좀 더 자주 와야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과연 실행을 할지는?

 

 

 

 

 

 

 

그러고 보니,

타파스 형식으로 나오는 올리브 하며...

이건 커피가 아니라 생맥주 푸드였는데?

 

원래 씌원한 생맥주는

일정 없는 주말 오전 11시에,

열심히 뛰어서 열과 땀 배출 후에,

약간의 일탈감을 곁들여 마시는 거 아닌가!

 

... 다음번 방문 때에는 기필코 생맥주로... 흡.

 

 

 

 

 

 

애당초 '시원 아삭한 풀'을 찾아온 나는 샐러드,

남편은 감튀... 아? 뭐지? 이것도 맥주 안주인데?

 

먹어본 바로는 음식의 맛은 뭐 중박인데,

탁 트이고 천장 높은 인테리어가 참 좋아서

필시 맥주 & 타파스 하러 조만간 가줘야긋다.

 

 

 

 

메모 -

뜨거운 햇살 후에 시원한 커피와 샐러드.

바쁜 주중과 주중 사이의 주말 오전 시간.

즉흥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

 

 

 

 

 

 

 

본죽 & 비빔밥 카페 @ 당산

 

본죽 카페는 늘 깔끔한 재료, 무던한 메뉴로

'별 대안 없을 때' 별 생각없이 갈만한 곳인데

막상 구체적으로 땡겨서 간 적은 없는 듯 하다.

 

그런데 이 날 (그러고 보니까 저녁 러닝 후 ㅋ)

배가 많이 고프진 않은데 뭔가 가볍게 먹고 싶고

그런데 적당량의 채소 위주 식단이 좀처럼 없고

그렇다고 김밥이나 밀가루류 이런 건 안 땡기고

 

아, 정말이지 집 밖에서 건강식 먹기 힘들다...

이러던 참에 한 줄기 깨달음처럼 다가와준 본죽.

 

그렇지.

여기 메뉴가 무던한 듯, 은근 비싼 듯 할지언정,

이렇게 산뜻하게 먹고 싶을 때는 이게 답인 거지.

 

연두부 비빔밥을 시켜서 밥을 반 넘게 남기니

뛰고 난 후에 속에도 무겁지 않고 맛까지 좋은 것!

 

앞으로 집 근처 본죽 카페를 보다 소중히 여기리라.

 

 

 

 

메모 -

신선, 담백, 보드랍고 편안하고, 나 자신을 위하는.

 

 

 

 

 

 

청수정 @ 삼청동

 

예정에도 없이 평일 저녁에 남편과 만난 날.

기왕 밖에서 보는 거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자!

 

사실 이 날은 메뉴나 위치보다는

주차 가능한 곳을 찾아서 간 거였는데

발렛 파킹이 뭔가 산만해서 마음도 산만했음;

그냥 삼청동은 차 가져갈 일 만들지 않는 걸로;

 

그래도 뭐, 음식은 그럭저럭 괜찮습디다마는.

홍합밥도 풍미 있고, 반찬도 간이 강하지 않고.

정식으로 시키니 괜히 반찬만 많은가 싶긴 해도

인당 1만원대에 한상 나오는 셈이니 나쁘지 않지.

 

... 그렇지만 딱히 재방문의사까지는 잘 모르겠고...

 

 

 

 

메모 -

상대방이 마음이 불편하고 다급할 때일수록

그 기색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야기를 들어주기.

 

 

 

 

 

 

 

자하손만두 @ 부암동

 

그래서 그 다음 날에 또 예정 없이 만나서는

(주차가 여의치 않은) 삼청동을 아예 벗어나서

(평소에 차 없이는 가기 어려운) 부암동으로~!

 

여기가 그 유명한 자하손만두인가.

담백하고 포슬한 만두소와, 얇은 피,

맛이 깊지만 간이 세지는 않은 육수.

 

진정 만두의 고수인가, 싶은 곳이었도다.

 

내 입에도 물론 특출나게 맛있었지만

다 먹고 나서 시식평을 물어보자 대뜸

'여기 만두, 사가자' 라는 말을 한 걸 보니

만두 애호가 남편 입에도 예사롭지 않았나봐.

 

 

 

 

메모 -

발이 아파서 몸이 힘들고 화가 난다아.

구두 소재가 좋아서 더더욱 불만이다아.

그러게 내가 한 사이즈 크게 한다는데도

굳이 만류한 파주 탠디 직원 아오팍씨...

 

 

 

 

 

 

자하,

자주빛 노을.

 

여튼, 한 주의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위 사진들에 등장한 순간들,

그 사이사이의 생각과 기억들을

나중에 다시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러고 보니

소위 파스타 맛집들은 계속해서 '롱슐랭'

 

그러니까

나의 친애하는 지인

(이자 입도 짧고 취향도 까탈스러운...)

이해롱 슨생의 추천을 따라서 가고 있다.

 

이런 맹목적인 신뢰의 근거는 역시나 -

'그 까탈스런 기지배 입에 맛이 있다면

정말 맛이 있는 거겠지' 라는 논법이랄까.

 

지난번 합정의 빠넬로도 그렇고 (클릭!)

이번에 다녀온 이대후문의 지노도 그렇고

롱슐랭의 신뢰도를 쌓아올리고 있는 중! :)

 

사실, 밖에서 사먹는 파스타는 늘 미묘해서

어설픈 가격과 맛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집에서는 워낙 휘리릭 쉽게 만들어 먹고,

심지어 재료도 내 마음대로 양껏 넣으니,

'에이, 그냥 내가 집에서 해먹는 게 낫겠다'

생각이 안 들려면 (=본전 생각 안 나려면)

평균보다는 확실히 맛이 좋아야 한다는 것.

 

 

 

 

 

 

지노 프란체스카티

Zino Francescatti

 

이름 길기도 해라. 약칭 '지노'로 불린다.

내가 방문한 이대 후문 이곳이 본점이고

그 외에 파주에도 지점이 있다는 것 같음.

 

저 길고도 난해한 이름은

작고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이름이기도 하다.

(는 걸 나도 다녀온 후에야 알게 되었지만 ㅋ)

 

실로 이 레스토랑의 분위기 또한

바이올린 연주 선율 같은 면모가 있다.

 

고요하고, 우아하고, 정제되어 있고,

혹자는 그 섬세함을 높이 평하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사실 말하자면,

나도 평소에 찾아서 가는 류의 식당은 아니다.

 

다만,

정말 믿을 만한 음식 추천이 있었던 데다가

위치도 마침 남편 회사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퇴근 후 데이트를 해보자'면서 점찍어두었지.

 

막상,

차를 끌고 나온 주말 저녁에 가게 되었네...?

 

 

 

 

 

 

지노 프란체스카티

02-365-5554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84-1

(이대 후문과 연대 세브란스 병원 사이)

 

 

 

 

 

 

연이은 블루리본 서베이 선정...

블루리본에 딱히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출입문에 붙여놓기에는 괜찮은 홍보구먼.

 

 

 

 

 

 

그러니까,

가게에 들어서면 바로 이런 분위기다.

 

인테리어는 상상했던 것보다 로코코하였고,

음악은 기대 외로 바로크 하프시코드였으며,

전반적으로 격식 있고 고요한 분위기... 였음.

 

데시벨 스트레스가 심한 나로서는

이 고요함과 정제됨이 반갑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엄숙한(?) 분위기에 조금 놀랐다.

 

뭐랄까,

단지 '맛있는 파스타!'를 찾아서 오기에는

다소 문턱이 높은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고풍스러운 액자들.

 

 

 

 

 

 

은은한 간접 조명들.

 

 

 

 

 

 

평일이 아닌 주말,

조금 이른 저녁 시간에는

이렇게 한적하고 널찍한 좌석들.

 

자리에 앉으려고 의자를 빼는데

가구의 소재가 제법 묵직한 것이어서

끼익- 하고 제법 큰 소리가 울려퍼졌고

유독 조용한 분위기여서 더 신경 쓰였다.

 

시끄러운 건 질색이라고 하면서도

와글와글하는 현대식 펍 분위기에

그동안 내가 너무 익숙해진 걸까...?

 

 

 

 

 

 

이 날은 마침 결혼식에 다녀온 후라서

간만에 의도치 않게 DSLR을 구비한 상태!

 

딱히 레스토랑 리뷰를 올리려는 건 아닌데

손에 카메라가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네.

발사믹 비네거 하나까지 왠지 찍어줘얄 듯...

 

 

 

 

 

 

갓 구워나온

따끈하고 향긋한 식전빵.

 

너무 무르거나 버터리하지도,

너무 딱딱해서 먹기 불편하지도 않은,

딱 기분 좋을 정도로 담백하고 고소한.

 

 

 

 

 

 

샐러드는 기본에 충실한 시저 샐러드.

상당히 단촐하고 만들기 쉬운 동시에

재료 의존도가 높은 게 바로 시저 아닌가.

 

재료를 잘 쓰는 집이라고 하니까,

다른 화려한(?) 샐러드들을 미뤄두고

오늘은 시저로 실력을 가늠해봅시다.

 

과도하게 멋 부리지 않아서 좋았고,

드레싱도 너무 강하지 않아서 좋았다.

로메인의 상태도 중상급 이상으로 합격.

 

딱 한 가지 아쉬웠던 건,

크루통이 너무 딱딱했다는 것 정도?

 

파스타를 먹기 전에 시원하고 가볍게

입맛 돋우는 역할로는 부족함이 없었네.

 

 

 

 

 

 

Risotto al Tartufo

송로 버섯 리조또

 

남편의 선택은, 트러플 리조또.

 

이 날의 메인이 로제 소스의

꽃게 비스크 파스타였으니까

이에 균형을 맞춘 메뉴 선택이었다.

 

송로 버섯이 얼마나 비싼지 익히 알기에

대개는 주문하면서도 기대치가 높지 않다.

 

뭐, 비슷한 향만 나면 면피하는 거지... 라는 식.

 

그런데, 놀라버렸다.

한 입 먹을 때마다 트러플 향이 듬뿍 나서.

 

'트러플 향이 조금 더해진 리조또'가 아니라

'트러플 향을 먹는데 식감이 리조또'인 기분?

 

'이건 어차피 실력보다는 재료 맛 아니냐'

라고 하면 사실 할 말은 없지만 (트러플...)

다른 어느 식당에 가서 2만원 초반 디쉬에서

이런 풍성하고 향긋한 트러플을 느낀 적 있던가.

 

그리고,

혀 끝의 기억에 남는 음식이라니.

이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변별력 있지 않은가.

 

음, 말이 긴데, 여튼 훌륭합디다.

남편과 나의 평은 : 중상상 정도.

별점으로 치환한다면 : 4/5가 되려나.

 

 

 

 

 

 

Spaghettini Granchio Bisque

꽃게 비스크 파스타

 

하지만 오늘의 진짜 주인공은 여기에 있지.

게살을 넣은 로제 소스의 꽃게 비스크 파스타.

 

아니, 그런데 맛이 훌륭하다고는 들었건만

비주얼도 이렇게 압도적일 줄은 미처 몰랐네!

 

정성스럽게 또아리(?)를 튼 스파게티니 면을 품은

꽃게 한 마리가 통째로 나와서 단박에 시선 집중!

 

무거운 의자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나 혼자 들뜬 것 같아도

이건 당장 일어나서 항공샷(!)을 찍어야 마땅해!

 

 

 

 

 

 

아..안녕하세요?

 

 

 

 

 

 

꽃게 파스타의 비주얼, 그 너머의 남편.

문득, 송로 리조또가 참 소박해보인다...?

 

 

 

 

 

 

설령 맛이 그리 특별나지 않더라도,

그냥 평범한 토마토 소스 파스타라도,

 

이 정도 비주얼과 정성이면

어쩐지 다 이해해줄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그랬다면, 사진은 신나게 찍어놓고,

후기는 심드렁하게 썼을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맛도 있다는 것, 그것도 대단히 좋다는 것.

심지어 확실히 차별화되기까지 한다는 점.

이게 이 메뉴의 하이라이트 되시겠다... 핡.

 

 

 

 

 

 

게살이 맛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껍질을 까고 다리를 까먹기 버거로워서;

우리 둘 다 평소에 찾아먹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왠지 정성을 다 하고 싶어진다아...!

설령 끝까지 못 먹고 좀 남기면 엇더하리잇고.

 

 

 

 

 

 

... 하지만 굳이 남기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몸통살은 워낙에 잘 발려서 소스에 들어가있고

다리살은 이렇게 전용 도구로 긁어 먹으면 된다.

 

보드랍고 촉촉하게 익어서 꽉 들어찬 게살을

열심히 모아모아, 파스타에 얹어서 한 입 가득!

 

 

 

 

 

 

인증샷을 절로 부르는 메뉴 아닙니카...

 

하지만,

첫 인상이 압도적인 꽃게 비주얼이었다면

진짜 기억은 재료 맛의 절묘한 조화... 였다.

 

직경이 가늘고 알맞게 익은 스파게티니는

입자가 작은 게살과 소스와 합이 좋았고,

 

게살의 맛과 풍미는 풍부하게 살리면서도

전제적인 간은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았으며,

 

면 뿐만 아니라 게 자체도 보드랍게 조리되어

어렵지 않게 발라내서 한 입에 먹기에 좋았다.

 

아, 잘한다. 이 집, 파스타 정말 잘 만든다.

식재료들을 균형있게 선택하고 사용하며

본연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실력이 대단하다.

 

'언니, 그 집 꽃게 로제 파스타가 최고야'

라는 말을 들을 때만 해도 이 정도일 줄은.

 

메뉴 추천을 받고서 가벼운 마음으로 왔고,

엄숙한 인테리어에 조금은 부담스러웠으나,

 

맛, 음식의 맛, 너무나도 뛰어난 조리 실력이

이 집의 최종 인상을 한꺼번에 결정해버렸다.

 

 

 

 

 

 

매우 만족스럽게 결제하는 그의 모습...

 

 

 

 

 

 

우리의 감탄, 그 기억을 담아...

Zino Francescatti.

 

 

 

 

위에서는

집중도를 위해서 음식 사진만 올렸고

메뉴판 사진은 아래에 별도로 올린다.

 

파스타를 1개 선택해서 주문하는

3-dish 평일 런치 코스는 26,000원

 

애피타이저와 샐러드는 대개 1만원대.

파스타는 1만원대 후반에서 2만원대.

 

다음에는 스테이크도 먹어봐야겠군...

 

 

 

 

 

 

 

 

 

 

 

 

 

 

 

 

 

  

'집밥 같은' ...?

Posted by 배자몽 먹거리탐방 : 2017. 4. 20. 19:00

 

 

 

 

 

 

얼마 전,

남편과 함께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거닐다가

'뭐 좀 매콤한 메뉴가 있는 적당한 밥집'에 갔다.

 

특별한 맛집을 원한 것도 아니었던지라

(저렴하지는 않지만) 과도하지 않은 가격에

널찍한 인테리어와 그럭저럭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깔끔하게 1인분씩 차려지는 한상차림.

 

'우와, 여기 엄청 맛있네, 꼭 다시 와야지'

이런 건 아니었지만, 무던하게 좋은 한 끼였다.

 

이런 형식, 이런 만족도의 식당들을 흔히

'집밥 같은 느낌'이라고들 표현하지 않는가.

 

그런데, 생각해보면 -

집밥, 집에서 조리해서 차려먹는 식사가

이런 밥, 국, 반찬 구성일 때는 막상 별로 없다.

 

이건 각 사람마다 가정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국/밥이 식사의 기준이 아닌 듯.

 

밥보다는 파스타, 샐러드, 단품요리,

혹은 한식으로 밥을 하더라도 덮밥류,

밥에 국물을 곁들인다면 국보다는 찌개,

반찬을 내더라도 밑반찬을 차리기 보다는

중점이 되는 일품요리 하나를 하는 편이라

 

이런 개별 한상차림은

사실 (우리) 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여전히 나의 뇌는

이런 밥상 모양새를 '집밥'으로 인식한다는 사실.

 

 

 

Did you eat?

밥 먹었니?

 

음, 먹긴 먹었는데 그게 밥은 아니야.

 

먹다 = 밥,

의 공식이 이미 깨진 우리네 '밥상' 생활.

 

 

 

 

 

 

  

 

 

 

 

 

도저히 '우연히 들러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서

포스팅 말머리에 지도부터 투척하고 시작하련다!

 

코스모스식당

용산동2가 1-46

(신흥시장 내부)

 

점심 11:30-15:00 (L.O. 14:30)

저녁 17:00-21:00 (L.O. 20:30)

월-토 영업, 일요일 휴무

 

완전히 남산길도 아니고,

해방촌 메인 골목도 아니며,

이태원 녹사평 역세권도 아니라,

구비구비 언덕 위 시장 내에 있다.

 

이 주변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사람,

혹은 주말에 여유롭게 발길 가는 대로

해방촌 골목을 탐사하다가 들르는 사람,

이들에게는 아기자기하고 포근한 밥집.

 

나의 경우에는 :

지인의 어머님이 오픈하셨다고 해서,

그리고 마침 동선이 맞아서 방문해봤다.

 

 

 

 

 

 

어둑하고 (초행자에게는) 미로 같은 신흥시장 내부에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식당 문과 간판만 풀샷으로 찍어서 주변의 휑뎅그레한 시장 풍경이 안 보이네. 사실 난 신흥시장 자체가 초행이라서 낯선 풍경이었는데 왠지 다들 영업을 안 하는 듯한 휑한 분위기였다. (낮시간에 장사 안 하는 가게들이 더 많은 건지?) 바로 근처에 노홍철이 운영한다는 '철든 책방'이 있는데 여기도 사장 사정 따라서 부정기적으로 문을 열고 닫는 듯 보였어. 아, 이렇게 느슨하고 보헤미안(?)스러운 게 해방촌 신흥시장의 분위기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 아날로그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삐걱삐걱대는 나무 바닥에, 좁고 길다란 복도, 거친 터치로 페인팅이 되어 있는 가파른 계단... 소위 '빈티지한 인스타 핫플레이스' 컨셉으로 연출한 게 아니라 정말 어디 시골집을 그대로 사용한 듯한 느낌이다.

 

 

 

 

 

 

심지어 이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릴 때에는 머리를 그리고 디딛는 발걸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 정도 되면 정말이지 '빈티지한 척'이 아니라 진짜로 '낡은 건물, 있는 그대로'인 셈이다.

 

 

 

 

 

 

첫 방문시는 평일 점심 시간이어서 많이 북적이지도 않고 햇살도 잔뜩 들어서, 낡고 조그마한 공간이지만 이토록 여유롭고 화사했다. 거친 페인팅에 울퉁불퉁한 벽면과 바닥이지만 온통 하얗게 꾸며놓은 덕에 갑갑한 기분은 들지 않아. 테이블은 2인 기준으로 8개가 채 안 되는 듯 보였다.

 

 

 

 

 

 

창가에서 나른하게 봄 햇볕 받고 있는 선인장.

 

 

 

 

 

 

제각각이지만, 하나하나 매력있는 조명기구들.

 

 

 

 

 

 

봄철을 맞아서 특별히 내놓는다는, 벚꽃무늬의 물컵.

 

 

 

 

 

 

사진 색감을 고려한 것만 같은 청홍 교차색의 피클들.

(색상도 좋고 양도 적절한데, 간이 좀 짠 건 아쉬웠...)

 

 

 

 

카레와 찹스테이크덮밥, 고로케가 메인이고

그 중에서도 반반카레가 대표메뉴인 듯 하니

어디 첫방문 점심식사로 카레를 주문해봅시다.

 

 

 

 

 

 

크리미한 맛의 새우 카레.

 

 

 

 

 

 

매콤함과 크리미함의 공존, 반반 카레.

카레 사이에 쌀밥의 직선도로가 예쁘다.

 

음식의 양은 얼핏 보면 적어 보이는데,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는 정도였다.

평소에 소식하는 여성 기준에는 좀 푸짐.

식성 좋은 남자들한테는 조금 아쉬울지도.

역시 여럿이 가서 고로케 추가하는 게 답!

 

 

 

 

 

 

두번째 방문은 조금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그러니까, 이런 느낌이라고. 신흥시장이란 곳.

 

 

 

 

 

 

 

나는 늦게 도착한 데다가 저녁식사 생각이 없었는데, 마침 지난번에 못 먹어본 고로케가 1-2개 남아있어서 맛 보고 사진을 찍어봤지! 이거이거 딱 맥주 안주 되시겠다... 내가 집에서 만들어 먹으려면 세상 귀찮기 때문에 밖에서 사먹을 때 더 즐거운 아이템, 고로케 ㅋㅋㅋ

 

 

 

 

 

 

밥을 적게 먹는 모 여성 멤바가 이렇게 카레와 카레 사이에 밥의 곡선도로를 남겨놓았군! #이것이 #바로 #카레의길, 뭐 이런 건가 ㅋㅋㅋ

 

 

 

 

 

 

달력마저도 복고풍의 일달력이야! 일부러 이렇게 연출하신 걸까, 아니면 우연히 어디에서 얻은 달력이 이랬던 걸까. 분명한 건, 조금 느슨한 듯 아날로그한 듯한 이 코스모스 식당에 꽤나 잘 어울린다는 점.

 

 

 

 

 

 

카레의 맛이,

고로케의 맛이,

 

엄청나게 감동적인 맛이냐고 한다면,

뭐 사실 그렇게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식당의 모토가 그러하듯이

'어머니가 만드는 가정식'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맞다.

 

굉장한 비법이나 비싼 재료를 쓴 건 아닌데,

왠지 우리 엄마가 만들 법한 그런 맛, 그런 느낌.

 

해방촌의 구비구비 골목, 낡은 신흥시장 내에서

여유있게, 푸근하게, 친절하게 '집밥'을 파는 곳.

 

근처에 산다면 그냥 집옷 차림에 슬리퍼 끌고서

그냥 밥 한 끼 먹으러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 곳.

 

그런데 오기는 그렇게 편한 마음가짐으로 왔는데

음식의 비주얼은 인스타 업로드용으로 나오는...?

(음, 나는 개인적으로 인스타 활동은 안 하지만 ㅋ)

 

 

 

 

뭐, 그런 곳입디다.

해방촌 신흥시장의, 코스모스 식당.

 

 

 

 

 

  

 

 

 

포스팅 제목을 뭘로 쓸까 싶었는데, 저 이상의 설명은 어차피 불가한 것 같아서 ㅋㅋㅋ 객관성 있는 묘사 따위 집어던지고 매우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 으아, 요즘 뭐 개나 소나 인생템이어서 인생식당 이런 소리를 피하려다 보니... 그런데 진짜 내 평생 먹어본 돼지고기 구이 중에서 최고로 맛있었음-_- 이런데 대체 어떻게 톤다운을 하겠능가!!!

 

이 모든 영광(?)을 이 날 식당 선정을 해주신 고기 김씨, 제부 김군에게 돌리는 바... 역시 인생은 두루두루 아웃소싱입니다요. 약은 약사에게, 고기는 고기꾼에게.

 

 

 

 

 

 

신논현역 3번 출구 골목, 언주역 방향 언덕 어드메에 위치한 장남식당. 사실, 뭐, 식당 이름만 보고는 별 느낌이 오지 않는다. 거 이름 한번 단순하고 담백하네 그려. 어느 정육점의 큰 아들이 차린 체인이어서 장남... 은 아니겠지, 설마?

 

 

 

 

 

 

영업 시작은 언제나 오후 5시부터. 이 날은 마침 토요일이어서 주말의 혜택을 누려보자! 이러면서 5시에 만났는데 심지어 약속장소에 일찍 도착해서 한 4시 45분 쯤에 들어섰다. 아직 영업 시간 아니라서 주문 안 되고 기다리셔야 되는데요... 괜찮아요 괜찮아. 자리 잡고 기다릴게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러기를 진짜 잘 한 게... 5시 반을 넘기면서 무섭게 사람들이 들어차서, 금방 만석에 도달한다. 우리 괜히 느지막히 하자고 6시로 잡았으면 어쩔 뻔??? 이 날은 1타로 도착한 덕에 가장 편안한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오래오래 먹고 놀 수 있었지-_-b

 

 

 

 

 

 

1인분 기준은 180g

삼겹살은 14,000원

목살도 14,000원

등심덧살도 14,000원

 

삼겸살의 가격 기준을 1인분에 1만원으로 잡는다면, 이 집은 비싼 축에 드는 셈이다. 뭐, 사실 난 다소 비싸더라도 고기 육질 좋고 식당 분위기가 너무 소란스럽지 않고 깔끔한 걸 더 중시하는지라 상관 없지만. 여튼 양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가격대.

 

이 날 우리도 무지하게 많이 먹었는데 (혼자 4인분은 거뜬하다고 하는 김군의 지대한 활약에 힘입어 ㅋㅋㅋ) 4명이서 총 가격이 약 14만원 나왔음. 그러나 지극히 개인적으로 그 돈이 아깝지 않은 고기맛이었도다...

 

 

 

 

 

 

'숙성삼겹살과 남부식 찬의 조화'

 

난 고기의 숙성 비숙성을 맛으로 잘 구별하지는 못하지만, 확실한 건 고기가, 특히 목살이 너무나도 담백 고소한 게 맛났고... 남부식 찬이 뭘 말하는 건가, 싶지만 명이나물과 백김치를 비롯한 찬들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딱 적절했다는 거.

 

 

 

 

 

 

입구에서 일품진로 보고 괜히 반가워서 찰칵.

그러나 이 날 우리의 주종은 소맥이었지 ㅋㅋㅋ

 

 

 

 

 

 

아무도 도착하기 전! 우리 자리에서 본 전경 :)

직원들은 바빠서 정신 없지만 대체로 친절합디다.

 

 

 

 

 

 

반찬은 요래요래.

 

나물과 김치도 물론 특출난데, 무엇보다도 특징 있는 건 바로 저 고추냉이... 와사비다. 한국식 돼지고기 구이에 웬 와사비? 싶을 수도 있는데, 이름난 맛집에서 이렇게 차려낸 데에는 다 심오한 뜻이 있는 겁니다 여러분. 상상도 안 해봤는데 노릇노릇하게 구운 고기 (거듭 얘기하지만, 특히나 목살...) 위에 와사비를 살짝 얹어서 먹으면 그 조화가 그리도 기가 막히다는 거...

 

 

 

 

 

 

자네, 왔능가.

 

평소에 술을 즐기지 않는 쏘와 함께 사느라고 양껏 음주를 하지 못한다는 ㅋㅋㅋ 김군의 소망을 반영하여 초반부터 소맥으로 휘몰아침... 하, 아직 고기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뉴런이 즐겁구나... 말아보세~~~

 

 

 

 

 

 

아니, 근데 이 가득가득한 따름새는 무엇이죠. 마, 술병 이리 내놔. 우리 업계(?)에서는 이렇게 배부르게 따르는 거 관례 아니야 ㅋㅋㅋ 그리고 이때부터는 내가 주조권을 쥐었고 모두가 나름 행복했다고 한다 ㅋ

 

 

 

 

 

 

목살 등장.

 

부피에서 위엄을 느끼고, 때깔에서 매력을 느끼고, 오늘 이 멤버 구성에서 흥을 느껴보시라 ㅋㅋㅋ 난 이렇게 두꺼운 고기는 어떻게 구워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는데 직원분이 웬만큼 구워주시는 데다가 우리 테이블에는 고기꾼이 있으니카요 ㅋ 잘 부탁합니다... 난 술을 말겠노라...

 

 

 

 

 

 

치이이이익-

 

 

 

 

 

 

크어, 적절해 적절해 아주 적절해.

 

 

 

 

 

 

2인분 가볍게 먹어치우고 추가 주문한 목살. 이번에는 한 덩어리가 아니라 이렇게 보다 작은 조각으로 나뉘어서 나온다. 어느 쪽이 더 이득인지는 잘 모르겠음. 그게 그거 아닌가? 모르면 한 잔 해~

 

 

 

 

 

 

두툼한 거나, 보다 작은 조각이나, 동일하게 잘라주시기 때문에 솔직히 개의치 않았음. 이때부터 이미 이 집 목살의 매력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토달지 않는 나.

 

 

 

 

 

 

짜잔-

 

다 익은 고기는 이렇게 불판 가장자리의 사기그릇 위로 모아주시지요. 고객은 그저 젓가락을 들어서 먹기만 하면 됨. 첫 입은 고기의 맛 자체를 즐겨주고, 그 다음에는 와사비를 올려보고, 명이나물에 싸먹어도 보고, 두루 맛본 다음에는 가장 자기 입맛에 잘 맞는 조합에 정착하면 된다.

 

 

 

 

 

 

삼겹살 등장!

 

 

 

 

 

 

요래요래 베이컨 비주얼로 구워주신다.

 

난 요즘 들어서 돼지고기를 좀 찾아 먹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삼겹살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삼겹살보다는 확실히 목살파. 그런데 이 집 삼겹살이 맛있다는 건 확실히 알겠어. 내가 생각하는 '삼겹살 특유의 두꺼운 기름기'가 아니라 고기 본살(?)의 비중도 높고 식감도 뻣뻣하지 않게 잘 구워주시기 때문에, 이 정도면 먹을 의향도 있고 1인분에 14,000원 낼 마음도 충분히 있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목살 쪽에 한 표 ㅋ

 

 

 

 

 

 

버섯꾸이! 참치 같은 식감과 맛의 소가 듬뿍 들어있는 양송이 버섯들. 사이드 메뉴인데 이쯤 되면 거의 메인 메뉴 급이고요?

 

 

 

 

 

 

나의 페이버릿 조합 : 명이나물 작은 잎에, 목살 한 조각, 그리고 와사비 한 꼬집 얹어서. 소금이나 기타 양념은 더하지 않는다. 명이나물도 때로는 빼고 고기와 와사비만으로도 꽤 훌륭하다. 고기 자체의 맛을 즐기기에는 더 낫기도 하고.

 

이 모든 것은 질 좋은 생와사비를 쓰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 나도 집에 고급 생와사비 있는데 평생 쓸 일이 없네. 이렇게 해먹어야 하나? 그런데 집에서는 고기가 이렇게 안 나온다는 게 문제... 그냥 장남식당 와야겠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등심덧살.

 

등심이면 등심이지 덧살은 무엇이냐, 등심의 어느 쪽에 붙은 부위인가, 한참 열띤 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은 '맛있으니 장땡'이라는 것... 목살이 지방이 비교적 적고 뭐랄까 내가 생각하는 '고기 본연의 맛'을 낸다면 이 등심덧살은 보다 야들하고 쫄깃하고 '옵션이 붙은 듯한 맛'이다. 목살보다는 지방이 붙었지만, 삼겹살만큼 지방이 두껍지는 않은.

 

그리하여 - 목살, 삼겹살, 등심덧살로 이 집의 라인업은 나름 완성도를 지닌다고 하겠고... 어쩌고 저쩌고... 아니, 그냥 엄청나게 맛있다니까? 4인 14만원 진짜 안 아까웠다니까???

 

 

 

 

 

 

갈비살이나 항정살을 연상시키는 비주얼. 얇기 때문에 빨리 익는다. 삼겹살의 두터운 지방층에 비하면 지방 비율이 높은 건 아니지만, 고기 자체도 얇고 야들하다 보니까 지방질이 부각되는 면도 있다. 고소하게 기름지고 착 감기는데 많이는 못 먹겠는 그런 맛. 여럿이서 1인분만 시켜서 입맛을 잠시 전환하는 정도로 충분한 듯 싶다.

 

 

 

 

 

 

기름기 때문에 유독 마늘이 땡기는 맛이기도 ㅋ

 

 

 

 

 

 

행복한 주말의 풍성한 장면이야...

역시 식도락에는 시너지가 있는 것이, 김군이 너무 행복해하면서 고기를 잘 먹으니까 덩달아 우리도 열성적으로 먹게 되고, 나머지 셋이 즐겁게 소맥 건배를 해대니까 평소에는 술 거의 안 마시는 쏘도 얼결에 쏠랑쏠랑 마시게 되고 ㅋㅋㅋ 좋은 구성이다-_-b

 

 

 

 

 

 

우리의 뒷자리...

 

 

 

 

객관성 따위 집어치우고 너무나도 주관적으로 맛있어 맛있어 연발한 포스팅이지만, 그것이 내 진실된 심경인걸. 위에서 말했듯이 4명이서 돼지고기로 14만원이면 결코 저렴한 건 아니지만, 비싸다 돈아깝다 이런 생각은 안 들고 그저 '우와... 진짜 내 평생 최고의 돼지구이' 라는 감상으로 남다니, 이만하면 충분히 멋진 경험, 좋은 식당 아닌가.

 

신논현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다가, 실내도 여느 삼겹살집에 비해서 널찍하고 깨끗한 편이고, 구워주는 서비스도 잘 제공되어서, 이런 편한 자리 외에 어른들 모시고 가는 자리나 회식 장소로도 꽤나 각광 받을 듯. (하기사, 주말 오후 6시도 되기 전에 이렇게 사람들이 들어찬다면 평일 저녁에는 예약 안 하면 못 올 정도 아닐지?)

 

 

 

 

 

 

 

장남식당

02-511-8392

 

강남구 논현동 197-25

9호선 신논현역 3번 출구

 

지도 찾아보니 여기가 본점이고

마포 쪽에 분점이 하나 있는 듯!

 

 

 

 

 

 

  

 

 

 

마이타이에서 몇 시간 빈둥빈둥 잘 놀고 난 후 저녁 먹으러 찾아간 곳. 합정 빠넬로. 사실, 남편이랑 외식할 때 파스타/피자집은 잘 안 가는 편인데 (왜냐면... 파스타는 그냥 집에서 휘리릭 만들어 먹기 쉬운 메뉴니까...) 여기는 구체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어서 일부러 찾아갔다.

 

나의 기대감의 근거는 : 입 짧고 취향 까다롭기 그지 없는 해룡이가 여기를 일컬어 합정 최고의 파스타 맛집이라고 해서... 이런 촘촘한 고기능성 필터가 세상 어딨어 ㅋㅋㅋ 얘가 그렇게 극찬을 했다면, 그보다 훨씬 무던한 내 입에는 당연히 맛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연 그러했도다-_-b

 

 

 

 

 

 

합정 주차장 및 롤링홀 근처의 골목에 있어서 오며가며 자주 보기는 봤지만, 해룡이가 극찬하기 전까지 너는 그저 내가 지나가는 골목의 풍경에 불과했다... 추천을 받고서 '아, 거기' 하고 인지를 하고 보니까 그제서야 비로소 이 집의 아늑함이 눈에 들어오더라.

 

 

 

 

 

 

별다른 일정이 없는 주말 저녁, 아로마 마사지 받고 따스한 실내에서 만화책 보면서 실컷 쉬다가 온 거라서, 이런 소소한 풍경들도 다 여유롭게 스며든다. 생각난 김에 글라스 와인도 한 잔 할까...?

 

 

 

 

 

 

테이블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어서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일 듯! 우리는 대책 없이 그냥 갔지만, 다행히 딱 한 테이블이 직전에 비어서 운 좋게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의 갯수도 그렇지만, 공간의 배치 자체가 이렇게 중앙부에 화덕과 요리 공간이 더 주를 이루기 때문에 대규모 모임보다는 2-4인의 소규모 모임에 더 적합할 듯. 광활한 게 아니라 자그마해서 더 아늑하고, 와인 홀짝이면서 도란도란하기에는 딱 알맞은 분위기.

 

 

 

 

 

 

오늘은 '음주'로서의 와인이 아니라,

'오붓한 디너 데이트에 곁들임'으로.

 

 

 

 

 

 

프로슈토 샐러드... 였나. 내 이럴 줄 알았어. 그새 메뉴 이름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림. 여튼 이건 까프레제도 아니고 만조도 아니니까 아마도 프로슈토 샐러드겠지. 샐러드는 특별히 감흥이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고 재료들이 다 무던하고, 짭쪼름한 프로슈토와 상큼한 레몬의 조화가 꽤 괜찮았던 기억.

 

 

 

 

 

 

Tagliatelle al Ragu

 

오랜 시간 동안 볶은 고기와, 와인을 넣은 볼로냐 소스, 생면 딸리아뗄레... 로 만든 라구 파스타. 평소에는 미트/토마토 소스의 파스타보다는 해산물/오일 또는 마늘/채소 계열을 선호하는데, 이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맛있었다. 맛이 그냥 '고기맛' 또는 '토마토맛' 이 아니라 보다 깊고 복합적이어서 한 입씩 음미하면서 먹게 되더라고. 무엇보다도 이 집에서 직접 반죽해서 만든다는 생면이 담백하고 탄력 있는 것이 매우 매력적이었음.

 

그래, 이렇게 변별력 있는 맛과 식감이라면 굳이 나와서 이 돈 주고 사먹어도 좋아. '에이, 그냥 집에서 만들어 먹어도 되겠네' 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Maccheroni alla Bottarga

 

숭어알을 염장시킨 후 건조시킨 '보따르가'를 듬뿍 올린 마케로니 파스타. 이건 그야말로 '홈파스타와는 확연히 다른 재료와 맛'일 듯 해서 내가 고른 건데, 아직도 이 사진을 보면 혀 끝에서 그 맛이 기억날 정도로 인상 깊었다. 염장 재료와 치즈 때문에 약간 짠 경향은 있지만, 그걸 극복할 정도로 재료의 개성이 담뿍 느껴졌지.

 

너무 푹 퍼지지 않게, 살짝 꼬들꼬들하게, 그러나 너무 설익지는 않게, 절묘하게 잘 익힌 원통형 마케로니 파스타의 충만한 식감. 여기에 비릿하지는 않되 고소하고 어류의 풍미가 살폿 느껴진는 숭어 보따르가의 이질적인 기억이 더해지니, 정말 '새로운 맛'이었다. 뭐, 집에서 캔참치 따먹듯이 일상적으로 숭어알 요리해 먹는 사람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나로서는 충분히 새로운 미식 체험이었던 셈!

 

 

 

 

 

 

허기에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천천히 즐기고 기억해두는 시간.

 

 

 

 

 

 

 

 

피자와 파스타의 가격대는 1만원 중반대에서 2만원 후반대까지. 마르게리따 피자나 아라비아따 파스타처럼 재료가 단순한 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와인 가격대는 병당 3만원에서 6만원대까지, 글라스로 나오는 하우스 와인은 아마도 글라스당 8천원 부근이었던 듯.

 

 

 

 

 

 

빠넬로, Panello, 피자도우라는 뜻이었군. 나폴리 피자협회에서 재료와 기술을 인증받은, 정통 나폴리식 피자를 구현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파스타보다는 피자 쪽이 더 특기인 건가? 그런데 우리는 피자 말고 파스타만 먹었네 ㅎㅎㅎ 그런데 그 파스타 2종에서 이미 빠넬로의 반죽과 조리 실력을 느끼고 단박에 신뢰도가 형성되었어... 그러니까, 조만간 피자를 테마로 재방문해봅시다!

 

 

 

 

 

 

아로마 오일 마사지 받고 와서 얼굴 번들거리고 모발은 떡진 2인... 이 아니라 나만 그런 건가?! 여튼, 저녁식사가 너무나도 만족스러워서 상태 불구하고 남편과 투샷을 남김 ㅋㅋㅋ

 

 

 

 

 

 

맛있게, 즐겁게, 여유롭게... 주말의 디너 데이트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하는 그의 등짝은 아름답군요. 그래봤자 어차피 공용 카드로 계산하는 거지만... 후후후... 이러고서 헤어지지 않고 같은 집으로 귀가하는 거 완전 좋다 :D

 

 

 

 

 

 

 

진짜,

제대로 만드는 집 맞다.

 

정통식으로 잘 만든 피자,

섬세하게 재료를 구상한 파스타,

아늑한 규모에 로맨틱한 분위기.

 

인정한다.

합정 빠넬로.

 

 

 

 

 

 

  

 

 

 

탁여사한테 선물받은 63빌딩 파빌리온 디너 뷔페 식사권을 언제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걸까... 고민해오던 와중에, 최근의 어느 날, 난데 없이 계획 없이 준비 없이 사용해버렸다. 남편은 이 날 휴가였지만, 나는 업무에 좀 찌들어 있다가 퇴근마저 좀 늦게 한 날이었는데, 그런 날에 퇴근하고 후련하게 기분 전환 삼아 가서 되려 더 좋았던 듯. 비싼 뷔페라고 해서 괜히 날 잡고 맘 먹고 가는 것보다도 말이야.

 

준비 없이 갔으므로 모든 사진은 by LG V20.

원래 폰 사진은 별로 중히 생각 안 하는 데다가 실내, 그것도 음식 사진이라서 뭐 이거 잘 나오려나 싶었는데, V20 카메라 수동 모드로 ISO 조리개 셔속 등 조절해가면서 찍었더니, 호호호 이거 이만하면 꽤 괜찮잖아 :D

 

 

 

 

 

 

당산에 거주하며 한강에 자주 나가는 우리에게 63빌딩이란 마치 늘상 스쳐 지나가는 가까운 곳 같지만, 또 막상 목표의식을 가지고 건물 안에까지는 들어갈 일이 도통 없는 곳이기도 하다. 가깝고,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언제든지 가는 건 아닌...? 차라리 차를 타고 나갈 만큼의 먼 거리였더라면 드라이브 할 겸, 그냥 구경 갈 겸, 한번은 들렀을지도 모르는데... 지척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되려 우선 순위가 떨어지는 모양이야.

 

여튼, 그리하여 처음 와본 63빌딩 파빌리온 뷔페 되시겠다. 가격대로 동급인 호텔 뷔페들처럼 공간은 매우 널찍하고 동선도 편리하게 잘 짜여져 있다. 분위기도 요란스럽지 않고, 서빙하는 인력도 손발이 빠르고 전문성이 느껴져서, 들어가면서 조용히 합격점.

 

사실, 평소에 뷔페를 자주 다니는 편도 아니고 (간다고 하면 주로 샐러드가 잘 갖춰진 곳, 혹은 핑거푸드 위주의 주류 무제한 뷔페를 선호함...) 인당 7만원이나 하는 꽤 고가의 뷔페에 내 돈 주고 갈 일은 좀처럼 안 생긴다. 엄빠도 뷔페 형식은 영 좋아하지 않으셔서 가족 모임으로 갈 일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선물받았을 때 좀 새로운 체험을 하는 기분이 들기는 한다. 웬일이야, 우리가 뷔페를 다 오고~ 라는 식!

 

 

 

 

 

 

딱히 본격(?) 리뷰를 올릴 생각은 없었기에 모든 음식 사진을 일일히 찍지는 않았지만 나의 쏘울푸드 낙지가 아주 실하게 자리 잡고 있길래 이때부터 왠지 이것저것 찍어댄 것 같네. 그리하여 결국에는 사진들 모아보니 단독 포스팅 올릴 정도로 찍었더라는, 뭐 그런 소리.

 

 

 

 

 

 

늘 일관성 있는 우리의 첫 라운드는 이러했다. 그런데 야심차게 '첫 접시'라고 해봤자 인당 2-3접시로 끝나버렸으니까... 이 첫 접시가 사실상 각자의 메인 식사라고 보면 되겠군!

 

 

 

 

 

 

나의 선택 :

낙지, 훈제연어, 일식 핑거푸드, 아스파라거스, 새우... 테마는 해산물과 일식인가? 간단평을 하자면, 낙지는 매우 크고 탱글했는데 살짝 질긴 감이 있었고, 훈제연어는 겉이 말라있는 게 아쉬웠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여기는 훈제연어가 아니라 생연어와 다다끼가 더 주력 메뉴더라고. 생/다다끼는 질감 컨트롤도 잘 되어 있고 괜찮았음!

 

 

 

 

 

 

공통의 선택 :

초밥은 종류별로 좌르륵... 연어와 새우 초밥들은 중박, 명이나물 초밥은 중상, 차돌박이 초밥은 상태는 좋았으나 그냥 내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었다. 초밥류에 대한 평점은 중중상? 이렇게 얘기하면 디게 냉철하게 음미하고 맛 평가한 것 같지만 현실은 남편이랑 수다수다 떨면서 촵촵 잘만 먹었지...

 

 

 

 

 

 

남편의 선택 :

연어, 고기, 탕수육 그리고 연근 채소 등의 튀김. 나와 비슷한 듯 하면서 좀 더 육류와 중식 쪽으로 치우쳐 있는 양상. 하긴 우리는 조식 뷔페를 가도 그렇지. 계란이나 콩요리 등은 교집합에 두고, 나는 샐러드 쪽으로, 남편은 소시지와 패스츄리를 더하는 식.

 

 

 

 

 

 

식사권을 하사해주신 이에게 감사의 인증샷을! 퇴근하고 달려왔더니 얼굴 막 번들번들하고 머리도 걍 막 올백이고 ㅋㅋㅋ 게다가 조명 바로 아래에 앉았더니 얼굴은 그림자 투성이로구나 ㅋ 그래도 이제는 찍으면서 '빛이 너무 내리쬐어서 그림자가 강해' 라는 식으로 빛 평가를 할 줄 아는 남편이 왠지 대견하다. 괜찮아, 나 어차피 이 때 상태로는 달리 찍어봤자 딱히 저것보다 더 잘 나오지 않을거야 ㅋㅋㅋ

 

 

 

 

 

 

두번째 라운드(?)를 돌면서 발견한 참치/연어 회 코너. 63파빌리온은 확실히 훈제연어보다는 회/타다끼 쪽이 낫다. 참치 해동 상태는 너무 과하지 않고 그럭저럭 괜찮네. (사족이지만, 내 인생 역대의 회 뷔페는 프라자 호텔이었음. 진짜, 거기는 딱 한번 가봤는데 여태 잊을 수가 없네. 언젠가 다시 가봐도 그 감동이 그대로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두번째 접시는, 아까의 훈제연어를 대신하는 연어회 및 기타 회들, 그리고 중국식 새우 딤섬 약간... 인데 딤섬은 피가 두껍기를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어서 새우만 꺼내먹고 겉은 남겼다. 남편 말로는 진짜 중국식으로 맹글어서 그런 거라는데, 허허 난 본토식이고 뭐고 간에 무조건 피는 얇고 속은 새우로 채운 찐 만두가 좋은걸. 중국 체질이 아닌가벼...

 

 

 

 

 

 

주인공은 이제야 등장한다.

 

사실 어딜 가도 디저트를 챙겨 먹는 편은 아니고, 뷔페에 있는 초콜릿 분수에 딱히 감명받는 일도 없는데, 이 날은 식사를 너무 과하지 않게 적당히 하고 과일이나 미니 케익으로 마무리를 할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엄청 기대를 한 건 아니고 그냥 '디저트 먹는 기분'만 원했는데... 예상치도 않게 여기에서 방점을 찍게 됨...

 

 

 

 

 

 

이렇게 '딸기스러운 디저트 한 접시'를 만들어와서 사진이나 찍어야지... 였는데! 저 초콜릿 입힌 딸기가 완전 매우 말도 안 되게 입에 잘 맞는 거 ㅋㅋㅋ 아 뭐지 ㅋㅋㅋㅋㅋㅋ 막바지이기는 해도 아직까지는 딸기철인 데다가, 뷔페 가격에 걸맞게 딸기도 상태 꽤 좋은 걸 들여놨고, 결정적으로 저 초콜릿 분수가 너무 과하게 달지 않아서... 맛의 조화가 환상적이었음!!!

 

 

 

 

 

 

사실, 나머지 디저트는 그리 인상 깊지 않았지만, 이 초코 딸기가 주인공이므로 단독샷 하나 찍어줍시다. 고루 잘 묻혀준 초콜릿이 굳고 나면 먹을 때 파삭하고 부서지며 그 안의 말캉하고 새콤한 딸기의 맛이 따라온다. 아, 내가 초콜릿의 나라 벨기에 가서도 초코 딸기 안 먹은 사람인데??? ㅋㅋㅋ 여튼, 난데없이 매우 만족하여 이 초코 딸기만 두 꼬치 더 만들어왔다고 한다...

 

매년 봄이 오면 '예쁜 사진 찍으러 딸기 뷔페 가보고 싶다'고 종알거리면서도 언제나 '개인적 메뉴 선호도에 비해서는 너무 높은 가격 + 식사류 비중이 낮고 디저트류만 끝없이 있다 + 샴페인 무제한 가능한 곳도 있지만 그럴 바에야 그냥 와인 뷔페를 가면 되지 않나' 라는 3단 콤보로 인해 여태까지 한번도 안 가봤는데... 이 날, 63빌딩 파빌리온 뷔페에서 딸기를 나름 양껏 즐겨서 이제 딸기 뷔페 진짜 안 가도 되겠다, 는 생각이 드디어 들었다. 어차피 딸기 뷔페를 가도 디저트는 그냥저냥이고 딸기 자체를 즐길 텐데, 그건 실컷 했고... 맛은 그냥저냥이어도 핑크 딸기 디저트들도 실컷 눈으로 보고 사진도 찍었고... 뭐 난 이거면 딱 됐어.

 

 

 

 

 

 

맥주를 비롯한 주류도 몇 가지 있었지만, 푸드 뷔페에서는 또 술을 잘 안 마시는 타입이라서 이 날은 패스! 음식만 해도 배부른데 맥주까지 더하기에는 너무 버겁잖아...

 

 

 

 

 

 

V20 카메라 수동 모드 사진들은 꽤 좋은데, 셀카 모드에서는 역시 화질의 차이가 확 나는구나... 여튼, 마음 편하게 뷔페 와서 기대보다도 더 즐기고 가는 2인의 모냥새를 담아보았소 ㅋㅋㅋ 여기에서도 주인공은 초코 딸기임이 드러나네... 후, 넌 정말 나의 금요일 저녁을 즐겁게 해주었다.

 

 

 

 

식당 총평 :

일반 프랜차이즈 뷔페들보다 공간 넓고, 음식 다양하며, 서비스가 능숙하다. 주중 디너 가격이 7만원이어서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각종 프로모션 등을 이용해서 5만원대까지 가능하다면 매우 만족도가 높을 듯? 고기 메뉴는 내가 안 먹어봐서 잘 모르겠고, 해산물에서는 훈제연어보다는 회가 나았으며, 디저트는 별 감흥 없지만 초코 딸기에서 차별화가 확 되었던 뷔페. 무엇보다도 바쁜 한 주를 마무리하며 주말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남편과 금요일 저녁 데이트를 하기에 딱 즐거웠던 기억 :D

 

탁여사님 감사감사, 잘 묵었슴미다.

조만간 봄철 공물 싸들고 찾아가리.

 

 

 

 

 

 

 

  

 

 

 

오오오오-랜만에 일상 수다가 아니라 나름 맛집 포스팅. 사실 요즘 어디를 굳이 찾아다니지를 않기 때문에, 막 카메라 들고 다니고 본격 식당 후기를 쓸만큼의 자료를 모으지도 못한 편인데, 여기는 간만에 인상적인 곳이라서 (그리고 이 날 카메라를 챙겨갔어서...) 소개글을 올려보련다!

 

그런데, 시작하기 전에 일단 지도부터... 왜냐면 대중교통 유저인 내 시각에서 보면 위치가 애매하기 짝이 없기 때문에... 다 보고 나서 '아, 여기 가봐야지' 생각하고 위치 봤는데 뭐 이리 외져, 소리 나오기 전에 애당초 위치부터 투척하고 봅시다 ㅋㅋㅋ

 

역에서 멀다... 우리 집에서 거리는 멀지 않으나 바로 가는 교통편 없다... 나름 마포역에서 이어지는 맛집 거리에 있기는 한데 그 용강동 쪽 끄트머리에 있어서 여기를 걸어가려고 하다 보면 가는 길 중간에 어디 다른 데로 샐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우 마음에 들었던 집! 이게 얼마나 이례적인 일이냐 하면, 난 맛집 찾아다니는 편도 아닌 데다가 가격이나 메뉴보다도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중요하고,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게 위치! 접근 편리성! 막 교통 상황 안 좋고 파티원들이 찾아오기 힘든 곳을 꾸역꾸역 뚫는 타입이 아니란 말이지. 그런데도 다시 가고 싶은 집이라니, 어지간히 마음에 든 거다. 웃긴 건, 막상 이 곳을 제안했던 아빠는 생각과는 달랐던지 굳이 재방문할 생각은 없다고 하심 ㅋㅋㅋ 음, 내 맘에 드는 곳 소개해주어서 고마워요 아빠님 ㅋ

 

 

 

 

 

 

락희옥

樂喜屋

Lak Hee Oak

 

02-719-9797

마포구 용강동 494-56

(마포 맛집 거리 끄트머리)

 

마포가 본점이고 을지로에 지점이 있는 듯.

 

 

 

 

 

 

 

소박하고 손맛나는 막걸리 노포... 를 좋아하는 아빠가 고른 곳이라서 마포 고기 골목 특유의 허름한 보쌈집을 생각하고 갔는데 이게 웬걸. 깔끔하고 세련된 것이 카페인 줄 알았네. 가운데 벽을 기준으로 우측에 2인용 테이블 6-7개, 좌측에 테이블 9개 정도의 규모다.

 

이상하다... 아빠 취향에 이렇게 모던 퓨전한 데를 좋아할 리가 없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요미식회에 나온 걸 보고 찜해놨을 뿐, 아빠도 여기 와본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 ㅋㅋㅋ

 

 

 

 

 

 

요래요래 과일청 마냥 예쁘게 포장된 장류나 반찬 판매도 한다. 물론 가격이 비싸서 굳이 살 생각은 안 들었지만, 여튼 여기서부터 이미 카페 st. 분위기가 팍팍!

 

 

 

 

 

 

 

보쌈 30,000원

문어숙회 40,000원

메밀전병 15,000원

굴전 25,000원

식사류는 6-8,000원

(멍게 성게알 등을 제외하고)

 

안주류의 가격은 중상상, 살짝 높은 편이다. 주요 안주 가격이 1-3만원대여서 가격 자체로는 그냥 중중상 정도인데, 양이 많은 편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더욱 비싸게 느껴질지도. 이 날, 엄마 아빠 남편 나 이렇게 넷이서 실컷 먹고 (+술 1병) 총 12만원 나왔던 듯.

 

둘이서 오붓하게 데이트, 혹은 부모님 모시고 반주하면서 식사하기에는 괜찮은데, 많은 인원이서 회비 제한을 생각하고 양껏 먹기에는 가격도 조금 높은 편에다가 분위기도 그리 왁자지껄한 곳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1) 이 집의 깔끔한 분위기와 사장님? 매니저님? 의 민첩하고 친절한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고 (2) 가격을 감수할 정도로 메뉴가 맛있었으며 (3) 주로 큰 모임보다는 소규모 회동을 잡는 편이라서, 여기가 충분히 마음에 든다네.

 

판단은 각자 알아서...

 

 

 

 

 

 

 

퓨전 한식 주점이지만 주류는 맥주와 와인 등 꽤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와인 가격은 4-9만원대 수준. 코키지 프리라고 해서 엄마가 집에서 담근 매실주를 한 병 가져왔는데, 원래 와인 외의 술은 반입 안 된다고 합디다. (하긴, 홈메이드 매실주에는 '코키지'가 없으니 '코키지 프리'도 안 되겠지 ㅋㅋㅋ) 하지만 모르고 가져오셨으니 오늘은 그냥 드시라며 친절하게 잔까지 내주심... 으아, 감사합니다... 여기서부터 난 이미 이 집이 마음에 들었어.

 

 

 

 

 

 

여기서 신난 건 나 뿐만은 아닌 듯 ㅋㅋㅋ 그나저나, 두 분... 올해 트렌드 컬러가 그리너리라는 거 알고 나오신 건가요? 오후에 낮잠 자다가 대강 모자 눌러 쓰고 나온 나보다 훨 앞서가는데?? 여튼, 노랑노랑 초록초록 화사하니 보기 좋근영 :D

 

 

 

 

 

 

화사한 엄마와 칙칙한 나, 그리고 소중한 메뉴판의 쓰리샷 ㅋㅋㅋ 뭐 이때 이미 메뉴는 다 골라서 주문 완료한 상태였지만 괜히 등장시켜보았네...

 

 

 

 

 

 

매실주 마시라며 일품진로 잔을 내주셨... 던 게 계기가 되어 아빠는 이 다음에 바로 일품진로를 1병 주문했다고 한다 ㅋㅋㅋ 그나저나 고급 소주와는 별로 친하지 않았는데 이 날 제대로 처음 맛을 봤네. 병도 사각, 잔도 사각, 사각사각사각사각. 주종은 소주지만, 향은 왠지 버번 위스키를 연상시킨다는 것이 두 남자의 평이었음.

 

 

 

 

 

 

작년 빈티지(?)보다 단 맛이 더 줄어들고 새콤해진 게 특징인, 샤또 드 문 ㅋㅋㅋ 뱅 드 매실 ㅋㅋㅋㅋㅋㅋㅋ 엄마의 가내수공업은 나날이 확장 발전하는구먼.

 

 

 

 

 

 

이 날의 주요 안주였던 보쌈 등장! 위 사진은 사실 두세 입 먹고 나서 찍은 거지만, 여튼 양이 그리 많은 편이 아님은 확인할 수 있다. 양으로 승부하는 집이 아니라 정갈한 차림새, 깔끔한 맛, 그리고 정성스러운 (아울러 비싼) 그릇 세팅 등이 특장점인 집이다. 고로, 아빠처럼 푸근하고 양 많은 노포를 선호하는 취향에는 심드렁하고 잔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나 같은 30대 여성들은 좋아할 법한 그런 가게.

 

 

 

 

 

 

그리고, 보쌈이... 보쌈이...!!! 세상 육내 하나도 없고 보들 야들 쫄깃한 것이, 이거 허투루 만든 게 아니구나 싶었다. 많은 안주 중 그냥 구색 맞추기로 끼워넣은 게 아니라, 정말로 보쌈을 정성들여서 잘 만드는, 실력이 있는 집. 가격도 높고, 양도 적은 편이지만, 퀄리티로 다 발라버리는(?) 락희옥.

 

 

 

 

 

 

옆 테이블에 보쌈이 2접시 나왔을 때 요청해서 자르는 장면도 촬영했지. 미리 잘라서 내오는 게 아니라, 통보쌈을 각 테이블에서 하나하나 잘라서 서빙해주신다. 그리고 저 길쭉하고 오목한 사각 도기 그릇은 정말 탐나네... 그릇에 관심 있는 여자들에게는 소소하게 눈이 즐거운 포인트들.

 

 

 

 

 

 

이건 곁다리로 시켜봤다는, 계절 한정 메뉴 '섬진강 벚굴' 즉 민물굴이라고 한다. 물론, 재료 특성상 이건 더더욱 양이 적음 ㅋㅋㅋ 4명이서 한입씩 호록 먹으니까 없어지는 양... 음, 굴 비린내도 없고, 민물굴이라서 노로 바이러스 우려도 별로 없다고 하는데, 그 외의 특징은 난 잘 모르겠... 맛있지만, 그냥 한번 경험한 걸로 족한 정도? 사진은 그럴싸하구만 ㅋㅋㅋ

 

 

 

 

 

 

뭔지 잘 모르겠는 벚굴보다 더 땡기던 굴전. 약간 짭조름한 감이 있어서 보다 싱거웠으면 싶긴 했지만, 여튼 계란물 옷도 과하지 않고 안의 굴 식감도 잘 살아있습디다. 굴전이야 뭐 믿을만한 데 가면 어딜 가든 비싸니까 이거 한 접시에 15,000원이면 그냥 그러려니 싶다.

 

이런 '어른들과의 식사 자리' 용도로 종종 가는 한남북엇국도 굴전 한 접시에 15,000-20,000원 가량은 족히 했던 것 같고. 그보다 번잡스러운 전집에 가면 (물론 잘 가지도 않지만) 애당초 불안한 마음에 굴전을 시키지를 않는 편이다.

 

 

 

 

 

 

아빠는 초반에 육계장을 한 그릇 잡솼고, 나머지는 마무리 된장찌개를 시켜서 2인당 하나 꼴로 나눠먹었다. 음, 된장은 별다른 특징이 있진 않고, 깔끔하고 담백한 계열? 그리고 이 역시 고깃집 후식 냉면 마냥 양이 적은 편이다. 이미 배가 부른 우리는 이것만 해도 충분했고, 함께 나온 반찬들이 훌륭해서 여기에서 만족도가 있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6천원에 이것 밖에 안 주나, 라면서 양에 불만을 가질 이도 있을 것 같네.

 

 

 

 

 

 

여튼, 위치와 가성비에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적어도 나는 확실히 마음에 들었던 오늘의 즐거운 회동 장소. 락희옥, 즐겁고 기쁜 집. 바로 인근에 같은 계열의 맥주집인 '락희펍'도 있다고 하던데 다음에는 거기도 세트로 가볼까 :)

 

 

 

 

 

 

요래요래 한발짝 떨어져서 보니 더더욱 '주점'이라기보다는 '카페' 같은 비주얼일세. 간판도 요란스럽지 않아서 초행자는 자칫 못 보고 지나치기 쉬울 정도. 그만큼 단정하고 깔끔하고 산뜻하다. 다만, 아빠 취향에는 '아재력'이 부족한 곳이었던 걸로!

 

 

 

 

 

 

2차는 우리 집으로 와서 맥주와 간단한 마른 안주, 그리고 인생의 새로운 시기에 접어드는 아빠를 위한 응원의 '품위유지비'로 이 날 하루를 마무리!

 

 

 

결론 :

난 마포 락희옥 마음에 들어.

인테리어 서비스 맛 다 좋았음.

보쌈에 와인 시켜놓고 천천히 즐기기.

 

 

 

 

 

 

 

  

 

 

 

카페 추천, 맛집 추천, 이라는 표현이 너무 가볍게 느껴질 만큼... 진심으로 높게 평가하는 당산역 로스팅 카페 '수노 커피'를 드디어 블로그에 소개한다. 나름 수년째 단골집인데 일상적으로 들락거리다 보니까 되려 사진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릴 생각을 못 해봤네... 자그마치 당산으로 이사 오기 전부터, 염창에 살 때부터, 굳이 여기까지 와서 그라운드 커피를 살 만큼 좋아해온 곳임!

 

 

 

 

 

 

당산역 13번 출구, 선유도역 가는 방향 대로변에 위치해있다. 바로 두어 건물 옆에 대형 규모의 스타벅스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줄줄이 있는데도, 하나도 밀리지 않아!

 

 

 

 

 

 

언제나 환한 미소와 센스 있는 말들로 맞아주시는 수노 사장님. 정말 이 일이 좋아서 하시는 게 눈에 보인다. 쾌활한 접객과는 대조되게, 드립을 내릴 때에는 굉장히 조용하고 신중하게 하시는 점도 인상적.

 

 

 

 

 

 

각종 커피 음료 뿐만 아니라 생과일 주스나 토스트 등 메뉴는 다양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드립 커피를 마시고 그라운드 커피를 사간다. 다른 메뉴들도 맛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수노 커피에 와서 드립 커피를 맛볼 기회를 놓친다는 건 역시나 너무 아까워서 말이야.

 

 

 

 

 

 

언젠가, 쉬는 날에 랩탑이나 책 한두 권쯤 들고 와서 커피와 간식들도 즐겨봐야겠다... 라고 생각도 해본다. 따스한 봄날에는 여기에서 모닝 커피를 마시고, 선유도로 슬슬 산책을 다녀와도 좋겠는데.

 

 

 

 

 

 

아기자기 손맛 나는, 다양한 디자인의 머그들. 크리스마스는 한참 지났지만, 이 노르딕 무늬의 머그는 보기만 해도 절로 연말 분위기와 크리스마스가 떠오르네.

 

 

 

 

 

 

수노 커피의 분위기는 모던하다거나, 세련됐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푸근하고 손맛 난다. 멋 내고 각 잡고 와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슬리퍼 끌고 와도 될 것만 같은 편안함.

 

 

 

 

 

 

1층에도 이렇게 테이블이 두어 개 마련돼 있고, 바깥에 길가에도 자리가 있지만, 우리는 역시나 올 때마다 2층에서 여유로이 즐기다가 가는 편.

 

 

 

 

 

 

2층 올라가는 길, 사이드 테이블에 컵라면과 햇반을 보아 하니 아마도 사장님이 아점 드시려고 채비 중이었나보다. 어여 커피를 받아들고 식사하실 수 있게 2층으로 자리를 비켜드려야지 ㅎㅎㅎ

 

 

 

 

 

 

 

 

마침, 아무도 없던 2층의 광경은 이렇게 호젓하다. 연말이 훌쩍 지나도 여전히 걸려있는 크리스마스 리스들과 고객들, 특히 10대 학생들이 남기고 간 낙서들로 가득해. 커피 가격이 비싸지 않은 편이라 그런지, 어린 학생들도 종종 들러서 아지트로 쓰는 모양이다. 다행히도 매번 우리가 방문할 때는 학생들이 우루루 몰려오는 시끄러운 시간이 아니었지만.

 

 

 

 

 

 

수노 커피는 아마도,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 사진발 잘 받는 카페, 예쁜 카페, 이런 범주에 들어오지는 못할 것 같다. 그보다는 푸근하고 느슨하고 그냥 편안한 분위기. 하지만, 난 동네 카페의 이런 편안한 느낌이 참 좋은 데다가, 무엇보다도 이 집의 커피 맛을 포기 못하기 때문에, 다른 어느 인기 카페보다도 아끼는 것.

 

 

 

 

 

 

나는 산미를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라 대개는 케냐-콜롬비아-블루마운틴 이 셋 중 하나를 고르곤 한다. 찰랑하게 잘 내린 커피를 받아들고 와서 자리에 앉기 전부터 기대감이 한가득. 이미 코를 가득 채우는 향이 어찌나 맑고도 깊은지. 숨을 깊이 들이쉬다가 드디어 한 모금 목으로 넘기는 순간에는 모든 감각이 충족되고 뭉근하니 풀어지는 기분이 든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알맞은 온도, 시기를 잘 맞춰서 볶아둔 신선한 원두, 정성스럽게 드립해서 너무 쓰지도 연하지도 않은 균형 잡힌 맛. 아, 정말이지 이 집의 드립 커피는 내가 커피에서 기대하는 모든 바를 빠짐 없이 충족시켜 준다니까! 이 한 김의 향기에, 이 따스한 한 모금에, 순간 인생이 행복하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야.

 

 

 

 

 

 

2층에서 내려오면서 보이는 1층의 전경, 그리고 수노 사장님 ㅋㅋㅋ 오늘도 좋은 커피 잘 마시고 갑니다. 그라운드 커피를 사와서 집에서 조심스럽게 내려봐도 매장에서 마시는 그 맛이 똑같이 나지 않는걸 보면 아무래도 사장님의 드립 실력 덕인 것 같아요.

 

아, 물론 그래도 그라운드 커피는 매번 사갈 겁니다. 주변 어느 집보다도 수노 커피에서 파는 게 가장 맛있거든요. 그저, 집 근처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이런 카페가 존재해주어서 감사할 따름... 이 동네 살기 전부터 들락거렸으니, 당산에 거주하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는 한층 더 애정하리라.

 

 

 

 

 

 

수노커피

 

영등포구 당산동6가 338-5

(당산역 13번 출구에서 직진)

 

 

 

 

 

 

 

  

 

 

 

 

어딘가를 본격적으로 갈 계획이 없었던지라 카메라마저 챙겨나오지 않았던 설 연휴 직전의 어느 날... 그냥 홀린듯이 이끌려 들어가게 된 연남동 라멘집 '사이토'에서 미각을 후려치는(?) 라멘과 조우하게 된다.

 

말이 너무 거창한 듯도 싶지만, 지극히 전지적 내 멋대로의 시각에서는 스토리가 저렇지. 진짜, 내 머리 속에서 존재하던 '완벽에 가까운 라멘'을 만나게 해준 사이토. 아, 진짜 조만간 내가 DSLR 장착하고 재방문 예정이고요.

 

물론, 나는 대단한 미식가도 아니고, 일식이나 라멘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일본 현지에서 다양한 라멘을 섭렵해봤냐고? 그것도 아니다. 다만, 한국에서 먹는 '라멘'들은 다 내 입에는 짜거나 기름지거나 여하튼 뭔가가 부족하거나 넘쳤는데, 그 모든 단점을 보완하여 '적어도 내 입맛에는 완벽한' 그런 라멘을 만드는 곳.

 

내가 얼마나 감명을 받았으면 폰카로나마 열심히 사진을 찍어와서 이렇게 단독 포스팅을 올리고 있겄어. (평소에 폰 사진은 아무래도 눈에 덜 차서 페북에라면 모를까, 블로그에는 잘 안 올리는 편.)

 

어찌나 중요한지, 포스팅 초입에 가게 위치 및 주요 정보부터 뿌리고 봅시다. 연남동 철길 공원, 소위 연트럴파크 주변부에 있는데 살짝 골목으로 들어가야 해서 큰 길에서는 눈에 안 들어온다. 그리고 가게 외형 또한 그리 화려하지 않아서, 알고 찾아가는 자 혹은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는 자에게만 보일지도...

 

 

 

 

 

 

* 주소 *

(신) 성미산로26길 43 104호

(구) 연남동 257-8 104호

 

* 전화번호 *

02-323-0723

 

* 영업시간 *

연중무휴

매일 11:00~22:00

Last order 21:30

 

* 주차 여부 *

연남동 골목 특성상, 주차는 불가 ㅋ

인근에 대고 걸어오는 것도 쉽지 않음;

 

 

 

 

 

 

 

요래요래 생겼다. 조용하고 정갈한 골목 한켠에 그렇게, 툭, 하고 놓여있다. 외형이나 간판 등으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지 않는 가게. 지나가다가 들어오려면 들어오세요, 라는 느낌으로 무심하게 자리잡고 있는 그런 형국.

 

이 사진은 우리가 다 먹고 나오면서 찍은 거라서 한 팀이 있는데, 우리가 우연히 발견하고 들어갈 때만 해도 사장님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 영업하나요? 식사 되나요? 물어보게 될 정도로. 그렇게 물으면 뭔가 시크한 표정의 사장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앉으시라고 한다.

 

 

 

 

 

 

이 'ㄷ'형의 다이에 반해서 들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길쭉한 다이 사이를 오가면서 사장님 혼자서 주문 받고, 요리도 하고, 중간중간 나와서 나마비루도 따르고, 여튼 바쁘십디다. 그러면서도 공간이 엄청 효율적이고도 아늑해서 '아, 저 공간에 앉아 있고 싶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

 

 

 

 

 

 

식사를 다 하고 보니까 커피와 음료수는 무료였... 지만 어차피 알았더라도 마시지는 않았겠지. 사실 그것보다 땡기는 건 사케였지만, 그건 다음번을 기약해봅시다...

 

 

 

 

 

 

처음에는 메뉴가 딱 이 4가지만 있는 줄 알았다. 딱히 다른 설명도 없고, 벽에 붙어있는 게 이것 뿐이어서. 나중에 알고 보니 각종 덮밥류 등 더 다양한 식사 메뉴가 있다고 하네. 그런데 이건 가게를 둘러봐도 안 보이고, 요청을 해야 보여주시는 듯... 여기 라멘 전문점이고 라멘을 겁나 잘 맹그니까 엥간하면 라멘 시키소... 라는 뜻일까! ㅋㅋㅋ

 

쿠마모토 돈코츠

쿠라이

도쿠센

미소

 

4종이 있고 가격은 각 8천원으로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게다가 한 그릇씩 만드어내는 사장님의 정성을 보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라멘의 맛을 보면!!! 8천원이 전혀, 단연코, 한 푼도 아깝지 않은 심경...

 

 

 

 

 

 

내가 시킨 게 담백한 미소 라멘 (좌측)

남편이 시킨 게 얼큰한 카라이 라멘 (우측)

 

사실 난 된장 베이스의 미소보다는 간장 베이스의 쇼유 라멘을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사진 상으로는 미소에 차슈가 없어 보여서 이렇게 주문했다. (챠슈 별로 안 좋아함...) 그런데 알고 보니 미소를 포함해서 모든 라멘에 차슈가 다 같이 나오네? 뭐 기왕 나온 거 먹어나 보자. 그리고 입에 안 맞으면 (차슈를 잘 먹는) 남편에게 넘겨주자, 이렇게 생각했는데... 개뿔 ㅋㅋㅋ 넘겨주긴 뭘 넘겨줘. 한 톨도 남김 없이 내가 다 먹었다. 세상에, 내가, 차슈를, 그것도 맛나다고 감탄하면서 먹다니??

 

 

 

 

 

 

우선, 두 메뉴의 공통적인 요소부터 짚어봅시다.

 

내가 생각하는 라멘 (정통 일본식이든, 한국에서의 변형이든 간에) 의 가장 큰 단점은 '짜고 느끼하다'는 것이다. 하필이면 내 미각이 참 싫어하는 두 방향이지. 국내에 정평이 난 라멘집들도 난 먹고 나서 늘 평이 저랬다. 짜다. 느끼하다. 뭐 구수하고 뜨끈하긴 한데 내 입맛에는 별로.

 

그런데, 그런 내 입에 사이토의 라멘들은 짜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닝닝하게 싱거울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라멘의 느낌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염도를 조심스레 조절한' 듯한 그런 맛. 대신에 파와 마늘, 그리고 매운 라멘의 경우에는 매운 맛을 넉넉히 사용해서 '짠 맛'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풍미를 충분히 내주었다.

 

그리고 차슈가... 저 차슈가! 정말 말도 안 되게 야들야들 보드랍되 그러면서도 너무 니글거리고 기름지지는 않아서 참말로 절묘합디다. 돼지고기, 삼겹살, 차슈 등을 일체 선호하지 않는 내 입맛에도 '아니, 이 맛은?' 싶었을 정도니까. 대량 생산해두는 게 아니라 주문 들어올 때마다 조금씩 손질하고 조리해서 그런지 정말 식감이 섬세하게 맞추어져 나온다. 세상에, 평생에 라멘 먹다가 차슈 안 남기고 다 먹어보기는 처음이네?! 심지어 난 미소라멘에 차슈 없을 줄 알고 시켰던 건데... 이거 뭐 없었으면 서운했을 뻔!

 

미소 라멘은 흔히 생각하는 대중적인 미소 라멘에 비해서 '맑은' 맛이다. 아마도 짠 맛과 기름진 맛을 줄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국물이 (아마도 추정컨대) 사골 베이스이기는 한데, 이를 과하게 우려내지 않아서, 나처럼 돼지 육내에 민감한 사람도 전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카라이 라멘은 따지자면 탄탄멘에 가까운 맛인데, 통각을 과하게 자극하는 그런 매운 맛은 아니고, 입 안에 아련하게 감도는 매운 맛? 그리고 먹고 나면 금방 가라앉을 정도로 뒷맛이 깔끔하다.

 

 

 

 

 

 

이렇게 촉촉한 반숙 달걀은 또 하나의 즐거움 ( '-')b

 

 

 

 

 

 

그리하여, 우리 둘 다 감탄을 연발하면서 완면!

 

'라멘 메뉴 딱 4개니까, 당장 내일 다시 와서 나머지 2개를 시켜보고, 완메뉴 후기를 올리자!' 이딴 야심도 품었는데 ㅋㅋㅋ 결국 그 다음날 바로 가지는 못했더랬지... 게다가 알고 보니 라멘 외의 메뉴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서;;; 메뉴 완전 정복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도입부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미식가도 아니고, 일본 라멘 전문가도 아니며, 식도락 식견이 그리 넓은 것도 아니다. 그리고 사이토의 라멘들이 '일본 정통 라멘'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여튼 난 식별할 만큼의 안목은 없다는 소리...) 다만, 내가 생각하는 '일본 라멘의 이상'에 상당히 가까워서 이 날의 저녁식사에 감명받아버린 것. 따끈하고 고소하고 진하고, 언뜻 일본식의 불맛도 느껴지는, 이 한 그릇의 국물요리에서 마치 당일치기 일본 여행이라도 다녀온 기분을 느꼈다. 오버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음. 내가 그리 느꼈는걸 뭐.

 

연남동 주민인 동생군 & 올케야, 제발 이 집 좀 꼭 가봐. 라멘 한 그릇에 단돈 8천원 밖에 안 해. 너네 집에서는 걸어서 5분 거리잖아. 그냥 내 말 믿고 가봐. (그리고 우리도 조만간 재방문 및 메뉴 정복을 꿈꾸며!!!)

 

 

 

 

사장님, 대박 내기가 그토록이나 힘든 이 소상공업 바닥에서 대박 나라는 부질 없는 소리는 안 할게요. 대신, 이 가게 오래오래 해주세요. 계획 없이 무심코 지나가던 행인의 발길을 잡아끌 만큼 포근한 매력의 이 가게, 한 그릇만으로 사로잡아버리는 마성의 라멘. 연남동 사이토, 오래도록 이 자리에 머물면서 맛깔난 기억 쌓아나가게 해주세요. (진지)

 

 

 

 

 

 

 

 

  

 

 

 

포천, 특히 산정호수나 명성산 주변에는 카페가 많고도 많겠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갔던 곳을 소개해본다. 사실 포천은 가을이 성수기라서, 이런 한겨울에는 문 닫은 곳도 많고, 식당가 밀집 지역도 분위기가 영 휑한데, 개중에서 그나마 활기가 느껴지는 곳이었음.

 

점심 먹고 나서 적당한 카페를 찾고 있었는데 그럴싸한 곳들은 다 산정호수 주차장 너머에 있어서 입장료가 있네 마네 하고 거리 또한 멀었다. 그냥 주차장 주변에 있는 아무 카페나 가지 뭐, 라면서 허름해보이는 카페 주변에 기껏 주차를 했는데, 알고 보니 폐업했고... 이런 식으로 방황하다가 갑자기 발견한 곳이다. (산정호수 주차장 남단, 차로 한 5분 거리?)

 

 

 

 

 

 

지도에 안내된 바로는 카페도 아니고 '전통찻집' 이래서 황토집에서 대추차 파는 곳인가 했는데 막상 가보니까 간판에는 cafe 라고 써있네. 여튼 일반 카페보다는 전통 발효차 등의 토속적 테마가 있는 편임. 사실 우리는 영업 중이며 주차가 가능하고 잠시 따끈한 걸 마시면서 쉴 수 있다면 어디든 좋았겠지만! 알고 보니 차도 커피도 맛있어서, 결국 이렇게 후기까지 남기고 있는 거 아니겠어.

 

 

 

 

 

 

이건 나중에 우리가 나오기 전, 손님들이 좀 있는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지만, 우리가 들어갈 때만 해도 사람 하나 없이 내부는 찬 공기가 휑하니 불었었지. 이렇게 경양식풍(?) 홀에 테이블 좌석들도 있고...

 

 

 

 

 

 

이렇게 한식 마루방도 있다. 칸막이나 창호지 풍의 조명, 각종 도자기 소품 등 주인이 나름 신경을 쓴 구석이 엿보인다. 그런데...

 

 

 

 

 

 

이런 난데 없는 조합은 왜죠 ㅋㅋㅋㅋㅋㅋㅋ 한식방에서 내다보이는 거친 터치의 푸른 카우보이 ㅋㅋㅋ

 

 

 

 

 

 

거참 신기해서 나오는 길에 가까이서도 찍어봤음. 뭐랄까, 이 집 사장은 가게를 이윤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미활동으로 하는지,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는 딱히 돈을 아끼지 않고 쓴 게 보이는데, 그와 동시에 취향이 종잡을 수 없는 듯. 혹은, 넘치는 예술적 영감을 주체하지 못한 건가효...?

 

 

 

 

 

 

여튼, 인테리어는 그렇다 치고, 좌석도 제법 널찍하고 (비록 한겨울 비수기인 데다가, 공간이 넓어서 좀 춥긴 했지만...) 무엇보다도 차들이 하나 같이 맛이 좋았다. 그냥 대강 티백 담그거나 휘휘 저어서 내오는 차가 아니라, 이 집에서 직접 담근 청으로 만든다고 함.

 

아울러 도자기 판매도 하는 곳이라서 잔들도 손맛 나고 개성이 있음. (아, 이래서 카페는 그냥 취미활동으로 운영하는 건가. 안 그래도 정기 휴무일도 엄청 많던데.)

 

 

 

 

 

 

목에 좋은 모과차는 이렇게 주전자에 따끈하게 나온다. 너무 달지 않을까 잠시 우려도 했는데, 적당한 단맛과 새콤한 맛이 보드랍게 어우러져서 매우 만족! 시중에 파는 설탕덩어리 모과차 유자차들과는 맛이 다르구나.

 

 

 

 

 

 

'찻집'이래서 나는 차를 시켰지만, 남편은 커피를 시켰... 는데, 아??? 일단 커피가 아주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사발 st. 잔에 나오는 건 차치하더라도, 맛이 좋다? 이 집, 커피 원두도 엄선하고 내리기도 잘 내린다? 직접 담그는 차야 그렇다 쳐도 커피에는 별 기대가 없었는데 난데없이 훌륭한 이 맛, 뭐죠?

 

 

 

 

 

 

기본 티푸드로 나온 유과와 과일 또한 '내가 고작 차 한 잔 마시는 이 값에 이렇게까지 누려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건만, 한참 앉아서 얘기를 하다 보니 이렇게 토스트까지 서비스로 내주신다.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에 유자청을 살짝 흩뿌린 게 이토록이나 잘 어울리는지 처음 알았어! 이건 집에서도 해봐야지! 우리의 유일한 문제는, 너무 배가 불렀다는 것... 흠흠.

 

 

 

 

 

평일에는 정오에 열고, 모든 5의 배수 날짜에는 다 쉬고, 카페 치고는 영업시간이 그리 빡빡하지 않다. 물론 도심이 아니라 포천 한갓진 곳에 위치한 곳이라 어차피 아침 일찍이나 밤 늦게 열 필요는 없겠지만. 여튼 분위기 자체가 아등바등 돈 벌려고 운영하는 곳이 아닌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소.

 

암튼, 성수기 비수기 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규모도 좀 있는 데다가, 나름 주요 지표인 산정호수 주변이긴 한데 완전 주차장 주변 붐비는 곳은 아니고 살짝 여유 있는 분위기여서 그런지, 가족 나들이객들 그리고 휴가 나온 듯한 군인들도 간간히 들르더라. 이런 한겨울 아니라 더 따스한 계절에는 사람들이 많을 듯.

 

 

 

 

 

 

그렇게, 포천 겨울 여행을 포근하게 마무리했네.

 

 

 

 

 

 

 

 

검색해보니까 포천에 '하늘별리'가 2군데 있는데

한 군데는 포천시청 주변의 비교적 시내에 있고,

우리가 간 곳은 여기, 산정호수 남단에 위치한 곳.

경기도 평화 교육 연수원 바로 옆에 붙어 있더라.

 

 

 

 

 

 

  

 

 

 

 

이번 포천 여행에서는 딱히 먹거리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데, 그 와중에 첫 날 저녁을 먹어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둘째 날 점심 때 자그마치 재방문한! 산비탈 순두부 식당... 아니, 1박 2일 일정 동안 다른 데 아무 데도 안 가고 여기만 2번 갔으면 실질적 단골 아닌가효...

 

'포천 여행' 하면 '이동 갈비' 떠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스아실 난 양념 갈비 별로 안 좋아한다... 사실 고기를 딱히 즐겨 찾는 편도 아니고... 뭐 그래도 일행이 땡긴다고 하면 즐거이 같이 먹으러갈 의사는 있었는데, 같이 간 김갬 역시 고기 비선호파에다가 따끈한 두부 전골을 더 좋아해서 (그러고 보니 남자들의 의견은 딱히 안 물어봤군 ㅋㅋㅋ) 얼씨구나 두부전골로 대동단결했다.

 

숙소인 한화리조트 바로 앞에 있는 식당들 중에서도 전골류를 파는 데가 있기는 했지만, 뭔가 딱히 와닿지 않아서 차 타고 한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산비탈'로 이동을 했다. 지도상 거리를 보니까 걸어서 15분이라길래 걸어갈까? 생각을 잠시나마 했던 나를 깐다... 가는 길이 완전 차도인 데다가, 그 추위에 그 어둠을 뚫고 걸어가긴 어딜 가 ㅋㅋㅋ 한화리조트 투숙객들은 부디 차 타고 가세여...

 

 

 

 

 

 

애니웨이, 이렇게 생긴 곳이다. 물론 첫 날은 저녁에 가서 어둑했던지라, 이 사진은 그 다음 날 점심에 재방문해서 찍은 것. 식당과 펜션을 같이 운영하는데, 식당이 나름 인기가 있어서 숙박객 아닌 사람들도 식사하러 많이들 오는 듯. 뭐 우리가 갔을 때에는 워낙 비수기라서 식사 시간에도 두세 팀 밖에 없었지만.

 

 

 

 

 

 

2층으로 올라가면 제법 넓은 홀이 나온다.

 

 

 

 

 

 

첫 날 저녁, 우리 외에는 딱 한 가족, 홀에 손님이 거의 없었다. 뭐, 또 이런 한적하고 여유로운 기분이 비수기 여행의 매력 아니겠어? ㅎㅎㅎ

 

 

 

 

 

 

안주 비주얼의, 두부구이와 계란말이.

 

평범하다면 평범하지만, 워낙 일행 모두가 두부와 계란을 좋아해서 잘 먹었네. 그리고 두부 전골을 메인 메뉴로 하는 집이라서 두부도 왠지 더 고소한 것 같고... 기분 탓인가? ㅎㅎㅎ 여튼 내 입에는 아무런 하자 없이 참 맛났다.

 

 

 

 

 

 

그러나 주인공은 역시나 두부 버섯 전골!

 

 

 

 

 

 

사진 상으로는 알기 어렵지만, 이 전골의 영혼(?)은 바로 국물! 국물이다. 얼큰하고 개운하지만 그게 고춧가루의 매운 맛은 아니고 참 깔끔허다. 그렇다고 밍밍한 건 또 아니고. 그러니까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풍미는 충분한' 그 국물 때문에 이 메뉴에 대호평하는 바. 우리는 끓여먹다가 중간에 국물 너무 졸아들까봐 불을 껐는데, 나중에 사장님이 보시더니 끝까지 졸여서 먹는 게 제맛이라고 하십디다. 육수는 얼마든지 더 부어주심 :)

 

 

 

 

 

 

메밀부꾸미(?)까지 하니까 한상차림이 제법 푸짐허다... 이 중 내 선호도는 : 전골 > 두부구이 > 부꾸미... 여튼 전체적으로 조화롭고만. 이도 저도 아닌 이동갈비 먹으러 가는 대신에 여기 오기를 백번 잘 했어! 자, 뜨끈하게 개운하게 먹고서 온천욕하러 갑시다들.

 

아 참, 덧붙일 것은... 두부 전골을 시키면 '갓 지은 솥밥'이 같이 나온다. 시간은 다소 걸리는 편이지만, 그럴 가치가 있을 정도로 '밥맛'이 뛰어납디다. 전골의 국물로 속을 따끈하게 데우고, 촉촉하니 찰진 밥으로 보드랍게 채우니, 그 궁합 덕분에 더더욱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는 것!

 

메뉴판 사진이 사라져서 없지만, 가격대는 이렇게 4명이서 먹고 약 4만원 중후반대 수준. 고기 먹고 한정식 먹고 하는 것에 비해서는 정말이지 별 부담 없는 정도.

 

 

 

 

 

 

결국 그 다음 날, 체크아웃하고서 점심 먹으러 다시 왔음... 이번에는 청국장 등 단품을 먹어봅시다. 여기에 도토리묵을 한 접시 추가해서. 그런데 또 이 도토리묵이 감동스러운 맛인 거지. 도토리묵은 나도 남편도 워낙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할머니가 직접 쑤어서 만들어주시곤 해서, 내 입맛 기대치도 제법 높은데 이 집, 제대로더라. 쫄깃 탱글한 식감은 물론, 매콤 새콤하지만 양념이 과도하게 개입하지는 않는 그런 맛. 어제 두부 버섯 전골에서 느꼈던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풍미는 충분한' 그 기분을 이 도토리묵에서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우와아아아아.

 

 

 

 

 

 

전골이나 도토리묵에 비하면 다소 평범한 축에 드는 청국장과 찌개 백반. 그렇다고 해서 맛이 없었다든가 아쉬웠다는 뜻은 아니다.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식당 음식 치고) 많이 짜지도 않고 구수한 축에 드는 데다가, 식재료도 두부 등 채식 계열 위주여서 속이 몹시나 편안했지.

 

 

 

 

 

 

다른 데 찾아다니는 것보다, 이 집에 2번 연달아 온 게 후회되지 않는다! 어차피 음식이라는 건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그리고 이번 여행 일동에게는 달고 짜고 냄새 배이고 심지어 가격마저 훨씬 더 비싼 이동갈비보다도, 이 집의 따끈 담백한 두부 전골과 갓 지은 밥, 그리고 올망졸망한 밑반찬들이 훨씬 더 반갑고 맛났다.

 

포천을 다시 가더라도 기꺼이 다시 찾고 싶은 곳.

개인적인 취향과 기억에 근거한, 주관적인 맛집!!!

 

 

 

 

 

 

 

 

 

 

 

 

  

 

 

 

아직 1번 밖에 안 가봤는데 감히 '단골'이라는 단어를 써도 되는가? 된다 ㅋㅋㅋ 왜냐면, 처음 가보고 완전 마음에 들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저녁에도 남편이랑 크리스마스 이브 데이트 겸 해서 갈 예정이고, 다음 주에는 친구들과 송년회하러 또 갈 거니까, 그리고 새해에도 계속해서 아지트 삼을 예정이니까.

 

 

 

 

 

 

옳은

 

070-4217-6685

(구) 종로구 익선동 58-1

(신) 종로구 돈화문로11가길 65

 

 

오늘은 지도부터 투척하고 시작합니다.

위치는 종묘 부근, 창덕궁 교차로에서 멀지 않... 지만 사실 골목에 자그마하게 숨어있어서 알고 찾아가지 않고서야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집이나 직장이 이 부근이라면 주중 주말 언제든지,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마음 편하게, 그렇게 들르고 싶은 그런 곳. 난 사실 이 곳이 합정이나 영등포 인근에 위치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했더랬지... 순전히 당산 거주하는 자로서의 사리사욕으로 ㅋㅋㅋ

 

 

 

 

 

 

종로3가역에서 족발과 소주집, 노래방들이 난무하는 골목을 거쳐서 10분 넘게 걸어가면 어디선가 무심하게 툭 등장한다.

 

그리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간판.

옳은 (ORN)

 

 

 

 

 

 

영업 시간 :

 

월-목 18:00-01:11

금-토 18:00-03:00

일요일 휴무

 

 

 

 

 

 

몇 평 안 되는 자그마한 가게에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 우측에 이렇게 오픈형 주방과 바 좌석이 있고,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2인 테이블에 한... 10개쯤 있나? 이때 홀에 단체석 손님들도 있고 해서 전경을 찍지는 못했네...

 

손님 입장에서 보면 자그마하고 아늑한 가게지만, 사장님 혼자서 접객하고 주문받고 요리하기에는 또 만만치 않은 면적이다. (물론 그런 컨셉이기 때문에 편안하고 아늑한 거지만) 단골의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추천하는 바! 그리고 단체 예약인 경우에는 요리를 사전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

 

 

 

 

 

 

구석 자리에 앉아서 보면 이렇게 주방에서 사장님이 움직이는 게 다 보인다. 일행이 2인인 경우에는 바 좌석에 앉아도 괜찮을 듯. 분위기도 아늑하고 사장님이랑 담소 나누기도 좋고.

 

 

 

 

 

 

우리는 오늘이 첫 방문이니까 주문은 단골님께서 알아서 맛있는 걸로 해주세요. 카운터에서 사장님과 쑥덕쑥덕. 결국 그녀가 고른 메뉴 3개 중 2개가 닭요리였는데...

 

 

 

 

 

 

이 날은 마침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바로 다음 날이었지. 아니, 뭐, 딱히 할인을 노리고 주문한 건 아닌데? 그러거나 말거나 닭요리를 포함한 모든 안주들이 맛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메뉴판 사진은 딱히 안 찍었어;

그래서 정확한 메뉴명은 생각이 아니 난다;

 

여튼 이건 살짝, 아주 살짝 달짝지근한 데리야키 계열의 소스 맛이 나는 프라이드 치킨. 이 메뉴를 포함해서 대체적으로 안주들이 끝맛이 살짝 맵싹하다. 이 점에 나에게는 대단히 플러스! 맛이 달아지거나 고소해지려고 하다가, 살짝 칼칼하게 마무리가 되니까 균형도 좋고 미각도 유쾌해. 평소에 프라이드 치킨은 찾아 먹는 편은 아닌데, 이 치킨 요리는 글을 쓰는 지금도 다시금 생각나고 그러네!

 

 

 

 

 

 

빵에 담겨나오는 이 치킨 크림 스튜도 마찬가지다.

마냥 고소하고 크리미할 것 같은데 살짝 매콤한 맛.

 

그리고 그 '약간의 매운 맛'이 술맛을 돌게 하는지라, 안주로서는 더더욱 괜찮은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실로 이 집의 이름인 '옳은' 역시 '옳은 술에 옳은 안주'라는 사장님의 평소 음주 식도락 신조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왜, 그런 사람들 있잖아. 장사의 이윤과는 별개로, 그냥 친구들과 한 잔 할 때도, 기분과 상황에 딱 맞는 좋은 술, 그리고 그 술의 풍취를 잘 살려줄 좋은 안주를 해야 한다는 '덕심'이 있는 사람들. 이 좋은 시간, 좋은 음식과 술을 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허투루 고른단 말인가! 라고 하는 사람들. 내가 이게 너무 좋아서, 좋은 음식 만들어서 어울리는 술과 함께 조합해내는 게 너무 좋아서, 그래서 이 업을 하는 게 느껴지는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이 작은 술집의 사장님은.

 

 

 

 

 

 

이 때만 해도 12월 초여서 '어머, 벌써 크리스마스 기분이?' 싶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훅훅 지나서 이 글을 쓰는 지금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네. 어쩐지 12월이란 그렇게 지나가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라는 날을 향해 내달렸다가 저물어가는 그런 달. 뭐 그런 의미에서 12월 초에 첫 방문했으니 오늘 다시 찾아갈 예정입니다만? ㅎㅎㅎ

 

 

 

 

 

 

중간에 나온 안주와 술은, 등장인물들의 초상권 때문에 생략했고... 이건 자그마치 서비스로 내주신 토달(?) 안주. 보드랍고도 상콤한 것이... 역시 술맛 납니다! 이건 기분 탓인가! ㅋㅋㅋ

 

아, 여담이지만, 처음에 입가심으로 마신 맥주도 좋았지만, 이 집에서 가장 좋았던 건 해남 발효주인 '진양주'였다. 나는 이런 맑고 향긋한 술을 좋아해서, 밍기와 히댕이는 쓴 술을 잘 못 마셔서, 밍구는... 그냥 술을 사랑해서 ㅋㅋㅋ 여튼 다양한 이유로 모두의 마음에 쏙 들어서 재차 주문해서 비워낸 진양주. 심지어 구로 주당 강밍구에 의하면 이 집에서 파는 가격이 시중 가격보다 훨씬 좋다고 한다. 그래, 내가 내 말이면 믿지 ㅋㅋㅋ 여튼, 옳은 하면 진양주, 진양주 하면 옳은, 이 생각날 것 같아 난.

 

 

 

 

 

 

반가웠어요.

마음에 들었어요.

조만간 다시 올게요.

 

옳은 사장님 :D

 

지인의 소개로 찾게 된 곳이지만,

막상 내가 직접 가서 시간을 보내보니

'마음을 건드리는' 데가 있는 가게였다.

 

하나는,

눈과 마음이 온전히 닿을 수 있는,

아늑한 공간 그리고 포근한 분위기.

(지나친 소음 자제 부탁하는 문구가 있다!)

 

둘은,

어린이 입맛에서부터, 아재 취향까지

아우를 수 있는 실속 있는 안주 구성.

그리고 전체적으로 감도는 맵싹한 뒷맛.

(부담없는 가격의 진양주 판매도 매력이고!)

 

셋은,

'좋은 술자리란 이래야 하지 않겠나'

라고 말하는 듯한, 주인장의 덕심(...)

 

 

 

 

 

 

술; 옳은.

 

The RIGHT place to get drunk.

 

070-4217-6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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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강화도에서 종종 찾던 셧업 & 테이크 커피.

Shut Up & Take Coffee 를 삼청동에서 다시 만났다.

 

일전에 간판을 보고서도 혹시나? 했었는데 말이야.

낯선 장소, 낯익은 기억. (클릭)

 

어제 이른 점심을 먹고서 산책 겸 커피 픽업 겸 해서

드디어 발걸음을 해봤는데 과연 강화도 그 집입디다.

 

최근에 대하 먹으러 ㅋㅋㅋ 간만에 강화도에 갔다가

그 자리에 다른 카페가 들어온 걸 보고 아쉬웠었는데

아예 삼청동으로 이전을 한 거라고 하니까 반갑고만 :)

 

 

 

 

 

 

삼청동 금융연수원 근처, CU 편의점 2층에 있다.

그냥 삼청동에 흔하디 흔한 카페랄 수도 있겠지만

저 상호와 간판 로고를 알아보는 자로서 눈이 번쩍!

 

 

 

 

 

 

아하, 나 이 풍경 알아 ㅋㅋㅋㅋㅋㅋㅋ

저 주기율표 같은 비주얼은 향에 따른 커피 분류,

우측의 군고구마 오븐(?)처럼 생긴 원통은 로스터.

그리고 여기저기에 보이는 커피원두통들도 친숙해.

 

 

 

 

 

 

내부 공간은 그리 넓지도, 그렇다고 딱히 좁지도 않다.

내가 갔을 때에는 12시 이전이라서 이렇게 한적했는데

곧이어 점심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삼삼오오 들어오더라.

 

 

 

 

 

 

무엇보다도, 사장님이 강화도 셧업커피의 바로 그 사장님.

강화도 때 고객이라고 하니까 놀라면서도 반가워해주셨음!

 

 

 

 

 

 

소품은 비틀즈, 실제 흘러나오는 음악은 재즈 :)

 

 

 

 

 

 

아, 나 이 머그컵도 알아. 다시 보니 새삼 반갑네.

커피빈을 성숙도에 따라서 컬러 배치한 이 로고.

 

 

 

 

 

 

막상 이래놓고 어제 내가 마신 커피가 뭐였는지는 까먹...

었지만 (내 취향대로) 산도가 높지 않고 맑은 맛이었다네.

음, 커피 맛은 여전히 훌륭하군요. 실망시키지 않는 드립.

 

 

 

 

 

 

타임스퀘어 매대에서 그야말로 득템한, 데미안 포켓북.

그것도 초판본 디자인 그대로, 미니 사이즈로 나온 버전.

 

10대 때 처음 읽고,

20대 때 다시 읽었다가,

30대가 되어 간만에 만난 데미안.

 

이건 독서노트에도 따로 기록해둬야지 :)

 

 

 

 

 

 

여튼, 몸과 마음이 바쁜 요즘 같은 나날에,

이렇게 반가운 커피 플레이스를 만나다니 :)

 

So,

Shut up & let's Take Coffee,

this time in Samcheong-dong.

 

 

 

 

 

 

 

 

  

 

 

 

벨기에 여행 가기 전에 포스팅하려고 사진들 다 정리해두고... 시간이 빠듯해서 그냥 떠났는데, 그렇다고 그냥 묻어두자니 기껏 정리해둔 사진들이 아까워서! 뒤늦게나마 올려본다. 어차피 내 블로그 포스팅들은 미래의 나를 위한 볼거리이기 때문에 ㅋㅋㅋ

 

 

 

 

 

 

@ 강남 교보타워 폴바셋

 

7월 생일 때 받은 기프티콘을 드디어 사용했다는 만족감! 사실 폴바셋은 부득이할 때 (누군가 먼저 제안했을 때 / 기프티콘이 있을 때 / 주변에 커피샵에 여기 밖에 없을 때 등등) 밖에 안 가는 편인데, 이따금씩 가면 역시 커피나 유제품이 맛나다고는 느낀다. 이 날 세트에 포함된 아이스크림은 홍차로 해봤는데, 음 그냥 명불허전 기본 우유 아이스크림으로 할걸 그랬어. 여튼 추석 연휴를 맞이하는 날, 남편군과 함께 강남 데이트하는 기분으로 즐겨주었다.

 

 

 

 

 

 

@ 신사동 묵전

 

하필이면 연휴 시작하는 그 날 밤에 저녁 술자리가 하나 잡혀 있어서, 기왕 가는 거 그냥 즐겁게 놀자는 마음으로 임하였음. 한가위 달이 두둥실 떴네. 그것도 술상 위에 6개나 떴네.

 

 

 

 

 

 

@ 목동 SSG 푸드마켓

 

이걸로 추석 준비 완료 ㅋㅋㅋ 친정 쪽이야 명절 개념이 그리 강하지 않고 제사 문화도 없어서 그냥 식구들끼리 모여서 맛있는 거 먹고 수다 떨고 노는 분위기인 데다가, 딱히 전을 좋아하는 이도 없어서 패스. 시댁 쪽은 큰집에 모이긴 하는데 역시 인원이 많지 않아서 전 부치는 게 별 가성비 안 나온다 싶었다. (뭐 그래봤자 내가 부치는 건 아니지만서도.) 그래서 올해가 적절한 타이밍인 것 같아서 '부치지 마시고, 저희가 사갈게요'를 전격 제안, 수락받았다! 이럴 때 첫 샘플을 기똥차게 제시해야 거래(?)를 튼다는 생각에 돈 아끼지 않고 가장 안전하게 SSG 푸드마켓으로 달려갔다 ㅋㅋㅋ 모듬전 한 팩에 육전 한 팩 해서 도합 5만원 부근 들었지만, (내 생각에) 바람직한 명절 문화 정착을 위해서 난 이 정도 지출할 의도가 차고 넘치므로 만족도가 높소이다 ㅋ 실로 다들 맛있다 하셨고 '전은 사오는 게 나을지도'라고 납득하셨지롱. 내년 설부터는 전통시장 전집 가서 사도 될 듯. 우후후후.

 

 

 

 

 

 

@ 영등포 세븐스프링스

 

뷔페나 패밀리 레스토랑을 딱히 즐겨 찾지 않는데, 개중 가장 좋아하는 부동의 1위가 바로 세븐스프링스! 어차피 고기 요리를 찾아 먹는 편은 아니라서 이렇게 채소가 다양하고 신선하며 비빔밥 등 특색이 있는 게 내 취향에는 훨씬 좋더라. 그리고 어이 없게도... 이 집은 샐러리가 맛나다 ㅋㅋㅋ 접시 채우러 돌아다닐 때마다 몇 개씩 집어오게 되는 듯...

 

 

 

 

 

 

@ 영등포 세븐스프링스

 

하, 어이 없게 맛있는 메뉴 넘버투... 내가 평소에는 케익을 비롯한 디저트는 별로 안 먹는데, 특히 뷔페에 비치된 디저트는 이도 저도 아니라고 보는 편인데, 세븐스프링스의 쉬폰케익은 진짜 감탄사 나오게 맛날 때가 있다. 메뉴가 그때그때 바뀌기 때문에 편차는 있지만, 지난 수년간의 경험을 통틀어 보면 녹차나 얼그레이 쉬폰이 거의 전설적이었고, 이번에 새로 맛본 이 자몽 쉬폰도 거의 문화 충격 수준이었음. 와, 나도 가끔 베이킹 하지만 어쩜 이렇게 퐁신하고 가벼운 질감에, 너무 달지 않은 맛에, 게다가 이 절묘한 자몽맛 크림은 어쩔건데? 느끼한 우유맛 별로 나지 않으면서도 케익 시트와 어우러지는 이 맛 뭔데??? 남편이랑 둘이서 머리 맞대고 엄청 쑥덕거리면서 먹었다. 비록 저녁 시간이었지만 이 케익에는 커피를 곁들이지 않을 방도가 없었드아...

 

 

 

 

 

 

@ 친정 추석 음식 (1)

 

'올해는 뭐 손 많이 안 가게 샤브샤브나 할까' 라고 해놓고 막판에 마음 바꾼 엄마님 ㅋㅋㅋ 결국 각종 나물과 새우 튀김이 애피타이저(?)로 상에 깔리기 시작하고...

 

 

 

 

 

 

@ 친정 추석 음식 (2)

 

자체 개발 퓨전 겨자 소스를 끼얹은 편육도 나오고... (심지어 중간중간 음식들이 더 많았는데 귀찮아서 사진 다 안 찍은 듯-_-)

 

 

 

 

 

 

@ 친정 추석 음식 (3)

 

이번에 확실히 깨달은 건, 남편과 내가 황금보리 증류소주를 좋아한다는 거 ㅋㅋㅋ 소주처럼 입에서 독하지도 않고, 청주처럼 너무 달지도 않고, 맑고 뒷끝 없고 우리가 좋아하는 엥간한 음식과도 다 잘 어울리고... 중얼중얼... SSG에서 장보다가 6개들이 박스 세트가 예뻐서(?) 사갔는데 그러길 참 잘 했다 싶더이다 ㅋㅋㅋ

 

 

 

 

 

 

@ 친정 추석 음식 (4)

 

그리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그러나 평소에는 먹을 기회가 잘 없는, 토란국! 맑고 뽀얗고, 고소한 듯 담백한 이 풍미라니. 거의 1-2년에 한번쯤, 추석에만 만나는 맛이어서 더 기억에 깊게 남는 듯도 :)

 

 

 

 

 

 

 

@ 우리집

 

누가 봐도 명절 익일의 밥상... 엄마 협찬임이 분명한 알타리 김치와 4종? 5종? 나물. 여기에서 밥과 찌개, 그리고 달걀 프라이만 내 작품이구나 ㅋㅋㅋ 달걀은 7구 팬케익 팬에 부쳐서 동글동글 예쁘게!

 

 

 

 

 

 

 

 

@ 역시 우리집

 

간만에 가루 재료들도 처분할 겸 해서 베이킹에 돌입. 그러고 보니 당산으로 이사온 이후로는 첫 오브 개시로구나. 이사 직후에는 바빠서, 여름이 되니까 너무 더워서, 그리고 이사온 집의 가스 오븐이 타이머 등 기능에 다소 하자가 있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한동안 손을 놨었는데. 크랜베리 파운드는 반쯤의 성공, 그리고 얼그레이 스콘은 (맛으로는) 대성공! 2번에 걸쳐서 구워봤는데 1차에서는 반죽이 너무 묽어서 모양이 안 잡혔으나 맛만은 최고! 2차에서는 질감을 되직하게 보완해서 구웠더니 어머나 세상에 이것은 천국의 맛인가요... 내가 시중 스콘을 안 사먹는 이유는 버터리한 향과 텁텁한 뒷맛을 안 좋아해서인데, 내가 노버터 시오코나 레시피로 직접 구우니까, 와우. 아울러 우리집의 전문 (이자 유일한) 시식 평가단원인 남편군도 열혈히 환호했다고 한다. 훗.

 

 

 

 

 

 

@ 계속 우리집

 

요리를 별로 어려워하지 않고 휘리릭 하고, 노력대비 만족도도 괜찮은 편인데, 유독 매번 결과가 기대치 이하로 나오는 부문이 바로... 스테이크. 아무리 주어진 절차 다 지키고 구워도 내가 구운 건 뭔가, 음, 부족해.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해서 스테이크는 걍 포기할까 한다 ㅋㅋㅋ 어차피 난 스테이크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아마도 이게 이유인 듯... 내가 즐겨 먹는 음식은 잘 만든다-_-) 만들더라도 찹스테이크나 스튜, 이런 식으로 좀 변형을 한 장르로 가야겠어...

 

 

 

 

 

 

@ 물론 우리집

 

식재료 재고털이의 확연한 증거 현장 ㅋㅋㅋ 닭가슴살 소시지와 훈제 오리고기는 데치고, 애매하게 남은 양배추는 찌고, 오이는 무치고... 이렇게 조합해서 국적 불명의 건강 밥상 완성;

 

 

 

 

 

 

애매하게 남은 오이는 이렇게 샤샥. 연휴 끝나고 첫 출근한 날 저녁, 식사 못 하고 퇴근한 남편군에게 순식간에 비빔국수를 만들어주면서, 나름 호사스럽게(?) 반숙 계란과 오이 슬라이스, 그리고 남은 어린잎 채소를 듬뿍 올려주었다. 집에 채소 재고만 구비되어 있다면, 라면 끓일 시간에 이렇게 만들어 먹는 게 훨씬 기분 좋잖아 :)

 

 

 

 

후, 밀린 소소한 포스팅들을 얼른 털어버리고, 이제 슬슬 벨기에 사진들 정리해서 기억이 바래기 전에 여행일기를 써야 할텐데 =.=

 

 

 

 

 

 

 

  

 

 

 

그러고 보니,

다른 음식이라면 몰라도,

매콤한 낙지볶음에 대해서라면,

이제 제법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것 같다.

 

좋아하는 기준도 뚜렷하고,

여러 군데 비교도 나름 가능하고.

 

역시 인간은 지가 땡기는 걸 해야 된다니까;

 

예컨대,

도통 즐겨 먹지도 않고 체질에 맞지도 않는 곱창은

아무리 모든 사람이 맛집으로 칭송하는 곳에 가도

당최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건지를 잘 모르겠더라.

 

여튼, 그런 나의 낙지 애호 지평에 혜성 같이 등장한!

(그러나 나 빼고는 왠지 다들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종로3가

종로 眞낙지

 

내가 근래 3년간 가본 서울 낙지 맛집 중 단연코 1위!

 

 

 

 

 

 

사실 이 날도 딱히 작정하고 찾아간 것도 아니었고...

마침 낙원상가에서 야외 영화를 보기로 예약해둬서

그 부근에서 적당히 저녁을 먹고 가자는 차원이었지.

그냥 뭐, 낙지 상태만 적당히 신선하면 된다는 식으로.

 

 

 

 

 

 

수족관만 보고 해산물 상태를 가늠할만한 내공은 없다.

맛있게 다 먹고 나오는 길에 감명받은 마음을 찍은 거 ㅋ

 

우리는 가장 기본 메뉴인 산낙지 철판 2인분을 시켰는데

같은 철판이라도 중국산 냉동 낙지는 가격이 몇천원 낮고

국산 산낙지로 볶는 건 가격이 조금 더 높다. 그럴싸한데?

 

 

 

 

 

 

얘들아, 미안해.

낙지로서 좋은 삶을 살았길 바래.

 

워낙에 인기도 많고 회전율이 빠른 집이다 보니

낙지들의 보관이나 신선도는 매우 괜찮은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낙지 전문 프랜차이즈인 김명자 낙지마당과

엇비슷하거나 좀 더 나은 정도라고 느꼈을 정도.

 

 

 

 

 

 

그렇게, 빨판 사이사이로 매콤한 양념이 배어가고...

 

 

 

 

 

 

허허, 이것 참 곧 젓가락을 들 때가 다가오는구나.

아주머니가 잘 볶아주시니까 얌전히 기다리면 된다.

 

 

 

 

 

 

철판 2인분에 탱글한 산낙지가 2마리, 그리고 각종 채소.

게다가 다 먹고 나서 볶음밥이나 우동 사리 등을 먹으니까

전체적인 양은 (우리가 느끼기에는) 결코 부족하지 않더라.

 

 

 

 

 

 

배가 부르지만 볶음밥까지 해줘야 코스의 완성이지.

배가 부르니까 공기밥은 하나만 해서 같이 먹읍시다.

 

 

 

 

 

 

늘 그렇지만,

이런 철판 볶음밥류는 사진발 참 안 받아 ㅋㅋㅋ

실제의 향과 맛이 당최 비주얼로 표현이 안 됨 ㅋ

 

 

 

 

 

 

챱챱.

 

 

 

 

자, 이제 본격 얘기를 해봅시다.

사실 낙지 철판 볶음이라는 요리 자체는 흔한 장르고,

매콤한 양념에 볶고 비비고 했으니 맛 없기도 어렵지.

 

그렇다면 이 집을 그리 극찬하는 이유가 당최 무어냐?

 

바로, 균형이다. (비장)

 

가격 - 서비스 - 낙지의 상태 - 양념의 적절함 - 사리

이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과락이 없는 점!

 

 

 

 

예를 들자면 (물론 모든 평가는 내 입맛 기준으로...)

김명자 낙지마당은 낙지의 상태는 매우 훌륭했지만

양념이 너무 자극적인 캡사이신 st. 매운 맛이어서-_-

먹는 동안 꽤나 번거롭고, 거의 괴롭기까지 할 정도다.

물론 그럼에도 맛있으니까 계속 파닥거리며 먹지만 ㅋ

그리고 다 먹고 나면 5분 안에 사그러드는 매움이지만;

 

그리고 우리가 종종 가는 화곡역/신월동 착한낙지는

양념의 매운 맛은 비교적 깔끔하게 잘 빠진 편인데

낙지가 중국산이고, 식감이 김명자 등에 비해 떨어짐.

 

무교동 원조 할머니 낙지 센터는 매콤 달콤한 맛인데

간이 세고, 마늘을 너무 많이 써서 뒷맛이 무겁더이다.

 

청계천 유림 낙지는 ㅋㅋㅋ 아오 그냥 지옥의 불맛 ㅋ

 

 

 

 

그런데 종로 진낙지는 :

매장 분위기, 가격, 서비스 등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고,

낙지의 상태가 눈에 띌 정도로 신선 탱글 매끈 촉촉했으며,

무엇보다도 양념의 감칠맛 그 균형이 단정하고 개운했다.

 

맛이 밋밋하지 않고 매콤하기는 꽤나 매콤한데

혀의 통각을 공략하는 캡사이신 대마왕 타입은 아니고,

불쾌하지 않게, 개운하게 지나가는 그런 매운 맛이랄까.

 

그리고 마늘이나 파 등의 향신료를 과도하게 넣지 않아서

먹고 나서 뒷맛이 껄쩍지근하지도 않고, 은은하게 남는다.

 

이 집,

식재료의 중요성을 알고,

양념에서 절제의 미학을 아는구나!

 

 

 

 

둘이서 가면 요리 하나 밖에 못 먹어보는 게 아쉬울 정도!

다음에는 4인조를 꾸려서 철판+연포탕+산낙지에 도전을!

 

 

 

 

여튼, 뭔가 먹으러 굳이 종로까지 나가지는 않는 편인데

이 집은 '이걸 먹기 위해서 찾아갈 만한 맛집' 이지 싶다.

 

이를테면, 자몽슐랭 별점? ㅋㅋㅋ

흥하여라 종로 진낙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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