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이.

2015년 2월 현재, 소로담 자리에 다른 가게 들어섰음.

가게나 메뉴는 차치하고 사장님이 마음에 들었던지라

다른 데에 새로 가게 열었으면 따라가고 싶을 지경이다.

혹여라도 소로담의 추억을 되새기며 블로그 검색하다가

이 글을 보시거들랑, 꼭!!! 댓글 남겨주세요 사장님 ㅠㅠ

 

 

 

블로그에 뷰티 관련 글보다

식당이나 술집 관련 글들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기분 탓이겠지, 아마.

 

오늘 포스팅에는 기합이 좀 들어간다.

진작에 올리고 싶었으나 격하게 애정해서

너무 할 말이 많은 바람에 되려 미뤄왔거든.

 

아울러,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인지라

쓸데 없는 홍익인간 내지 선구자 정신으로

한땀 한땀 써내려가는 포스팅임을 밝히는 바.

 

 

 

 

 

 

오늘의 영광스러운 주인공은 바로,

혜화동 거리 구석에 위치한 소로담.

 

小爐談

작은 화로 이야기

 

 

 

 

 

 

사실 처음에 찾아갔을 때는 알고 갔던 게 아니라,

임팩트 강한 연극을 보고 나서 혼이 나간 상태에서

어디든 가서 저녁 먹으면서 생맥주를 하려고 한 건데,

하필 동행 J군이 안내하는 곳마다 족족 다 문 닫은 거;

 

그러던 차에, 알 수 없는 동물적인 촉에 근거하여-_-

"우리 그냥 여기 가자" 라면서 들어갔던 거였는데...

 

잭팟.

 

역시 나의 촉은 정보보다도 더 위대해 ㅠㅠㅠㅠㅠㅠ

 

 

 

 

 

 

얼쑤, 메뉴 좋고.

개인 화로에 구워먹는 소고기 특수부위와 꼬치.

 

 

 

 

 

 

나의 사랑

너의 사랑

우리 사랑

사케 만세

 

사케가 아직은 그리 대중적인 주류가 아니라는 사실을

난 한참 지나서야 깨달았다... 나에게는 메인 주류인데;

 

가게 안쪽에 소규모 테이블 자리도 여럿 있기는 한데

난 무조건 주방에 붙어있는 bar 쪽 자리부터 찾는다.

 

둘이서 나란히 앉아서 도란도란 수다 떨기도 좋은 데다가

소로담의 매력은 맛과 더불어 사장님의 입담인지라 :)

 

 

 

 

 

 

일단, 자리에 앉자마자 생맥주 2잔 시켜서 거의 원샷하고

그 후에야 정신 차리고(?) 메인 코스 사케로 넘어갔다.

그런 고로, 생맥주 사진은 존재하지 않음 ㅋ 세상에 ㅋ

 

다음번에 찾아갔을 때 사장님이 기억하시더라고.

"봄에 오셔서, 생맥주부터 시켜서 원샷하시고,

사케 드시면서 소고기 추가하신 분" 아니냐며;

 

네, 그거 저 맞아요.

 

 

 

 

 

 

부위별 소고기와 꼬치 모듬 세트를 주문했더니

이토록이나 아름다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특히 나는 고기는 양보다는 질, 주의라서 그런지

무한리필, 부페, 저렴한 삼겹살 이런 것들보다는

이렇게 정갈한 소고기 부위별 메뉴가 훨씬 좋아.

 

물론, 내 즐거움만큼 가격 또한 올라가겠지만...

그냥 돈 좀 주고 입에 맞는 거 먹을란다 -_-

 

 

 

 

 

 

궈보아요.

이렇게 미니 화로에 한입거리씩 굽는 시스템, 옳구나.

 

사실 평소에 딱히 일본 문화랑 친한 편은 아니지만

내 식문화 취향은 확실히 일본 쪽이랑 잘 맞는가보다.

특히 고기를 소화로에 조금씩 궈먹는 시스템은 -_-b

 

 

 

 

 

 

돼지 삼겹살 20인분과도 널 바꾸지 않겠어.

 

이 집은 "고기 안주를 판매하는 술집"이 아니라

"술도 함께 판매하는 소고기 화로구이 전문점"이다.

 

사장님이 고기 관리를 전문적으로 정말 잘 하심.

그런데 이걸 말로 설명하자니 중언부언하게 되고,

백문이 불여일식... 일단 잡솨봐야 내 심경 안다니까.

 

 

 

 

 

 

다소 초점 나갔지만 그래도 잘 익은 고기에 리스펙트.

 

 

 

 

 

 

그냥 샐러드 아니죠.

타코 와사비 샐러드죠.

 

 

 

 

 

 

이렇게 기름기 좔좔 흐르는 차돌박이도 나오는데

딱 1-2 피스 나와서 느끼하지 않게 맛볼 수 있음!

 

 

 

 

 

 

그리고 고기 좀 먹었다 싶을 때에는 이렇게 꼬치 등장.

 

 

 

 

 

 

 

 

... 말로 해 뭐해...

 

 

 

 

 

 

이쯤 되면 술은 자동으로 넘어가주시는 거다.

 

 

 

 

 

 

나중에 추가했던... 넌, 뭐더라.

너무 신나서 마셨더니 이건 잘 기억이 안 나;

 

이렇게 감탄과 만족과 취기 속에서 첫 방문이 끝나고...

다시 한번 찾아가야지 벼르다가 몇 달 후에야 드디어 갔다.

 

 

 

 

 

 

 

다른 고기집들에 비하면 양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저렇게 고퀄의 식사 겸 안주가 2인분에 3만원대라니.

 

사장님, 전 이미 영혼을 바쳤어요. (아울러 돈도 바침;)

 

 

 

 

 

 

이번에는 흥분하지 않고 산토리 생맥주 사진도 찍어옴!

 

 

 

 

 

 

안녕, 작은 화로씨?

 

 

 

 

 

 

이번에 시킨 세트는 조금 다른 구성.

하지만 고기의 퀄리티만큼은 여전하구려.

 

 

 

 

 

 

나 원래는 고기 마블링에 흥분하고 그런 여자 아닌데.

 

 

 

 

 

 

굽기도 전인데 맛있어 보여, 젠장 ㅋㅋㅋㅋㅋㅋㅋ

 

 

 

 

 

 

치익-

 

 

 

 

 

 

오늘도 술은 무던하게(?) 무진구라 720mL.

물론 금새 비우고 1병인가 2병 추가했다.

지난 3년 여 간 우리가 비운 사케만 해도

소형 풀장 하나는 거뜬히 채울 것이야.

(수반된 비용은 굳이 계산하지 않겠음...)

 

 

 

 

 

 

고기 먹을 때에는 맛이 너무 강한 술은 별로인데

이 무진구라는 맛이 깨끗하고 순해서 잘 어울린다.

 

 

 

 

 

 

지금부터 너를 먹을 거란다.

 

 

 

 

 

 

소고기라는 게 원래 증발하는 물체였나 ㅋ

하도 맛나게 금방 다 먹어버려서 추가 주문 감행.

 

 

 

 

 

 

꼬치도 재료가 하나하나 다 살아있소이다.

 

 

 

 

 

 

새우 화보 촬영.

 

 

 

 

 

 

사케로 달리다가

사장님의 제의로 마셔본

상큼한 디저트 모히또 :)

 

 

 

 

솔직히 말해서 -

나 같은 사케 대량 소비자에게는 결코 저렴하진 않다.

2인이 저렇게 먹고 마시면 10만원은 훌쩍 넘어가더라고.

특히 대학가임을 고려하면 가격 장벽이 제법 있을 듯.

 

하지만 난 학생이 아니라 술 좀 마시는 30대 직장인;

맨날 가는 것도 아니고 한 계절에 한번쯤이라면 뭐.

게다가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만족도가 크기에

앞으로도 혜화동 단골집으로 지정해두고 찾으련다.

 

자그마한 규모와 아늑한 인테리어

일본식 화로구이와 사케 위주의 메뉴

흠잡을 데 없는 부위별 소고기의 품질

 

그리고 몇 달 전에 단 한번 방문했을 뿐인데도

다음 번에 찾았을 때에 생생하게 기억해주고,

중간중간 센스 있는 서비스와 대화를 제공하는,

귀염귀염하신 소로담 사장님이 그 화룡점정!

 

"지난 번에 같이 오셨던 분이 아니라 다른 분과 오셔서

아는 척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고 고백하심;

 

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력도 기억력이지만, 서비스 지수 또한 최상급.

손님들 응대하고 식재로 손질하고 서빙하는 동안에도

가게 안의 작은 움직임 하나까지 놓치는 법이 없어서

"내가 말하기도 전에 가려운 데 긁어주는" 서비스를!

 

20대 시절에는 저렴하고 양 많은 곳을 선호할지 몰라도

내 나이 쯤 되면 솔직히 이런 서비스 받고 싶어지는 거다.

이렇게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고저 돈 버는 거 아닌감요?

 

하여간 앞으로도 꾸준한 단골을 맹서하옵니다.

 

 

 

 

 

 

 

 

내가 자주 못 찾아가는 사이에 없어지면 안 되니까,

앞으로 계속 흥하여라, 작은 화로 이야기 소로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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