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역시 작년 양평 여행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곳.
원래는 좀 더 "맛집"스러운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미친 아점을 먹었더니 당최 배가 안 고파서 -_-
결국 음식보다는 풍경과 산책을 택했다.



카페 봉주르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68-3
(031) 576-7711





팔당댐을 따라서 나있는 기차길 덕분에
식당보다도 사진 명소로 더 유명한 곳.
이때 물론 날씨가 끝장나게 좋긴 했지만
그래도 11월인데 사진 찍겠다고 저러고 있다;
휑하니 드러난 어깨도 어깨거니와
빈티지스럽게 구멍 숭숭 난 니트라서
좀 추웠지만 - 사진은 내색을 하지 않지.




해 저무는 팔당댐.




그 철로가 시작하는 끝에 있는 건물이 바로 봉주르.
이름은 천상 80년대 레트로 카페 이름인데
막상 파는 음식들은 수제비고 비빔밥이고 그래.




단일 건물이 아니라 여기저기 옹기종기
흩어져있는 통나무집들과 테라스석들.
주말 저녁이면 어딜 가도 자리는 꽉 찬다.
그 사이를 바쁘게 헤집고 다니느라 그런지
알바생들은 11월에도 다들 반팔 차림.




내 비즈 머리띠랑
디올 크리스탈 보레알이랑
깔맞춤으로 잘 어울리네.




이 메뉴의 어디에서 "봉주르"가 느껴지는가.
그래도 뭐 어설픈 경양식보다는 낫지만.
게다가 단품 메뉴들 가격대도 대개
5천원-1만원 정도여서 부담도 없다.





바지락
바지락
바지락
수제비

... 맛은 별로 없다...
밀가루 맛만 가득.








비빔밥.

역시 별 감흥 없는 맛.
다른 블로그 리뷰들을 봐도 그렇지만
이 집은 역시 밥 메뉴로 승부하진 않는다;
한결같이 다 별 특징 없고 밍숭맹숭한 편.

차라리 고구마나 다른 먹거리를 싸들고 가서
차 마시면서 구워먹는 게 훨씬 나을 듯.
그런데 고구마를 어디서 구워먹냐면...





이렇게 야외 여기저기에 모닥불이 마련돼있다.
물론 아예 판을 거대하게 벌리면 눈치 보이겠지만
고구마 한두 개는 구워먹을 수 있게 되어 있음.

미리 못 챙겨가서 현장에서 하나쯤 사서라도
꼭 모닥불놀이를 해보고 싶었는데 안 팔더라;
수제비보다는 고구마가 더 잘 먹힐텐데 -_-




아쉬움을 삼키며 모닥불이랑 투샷.







봉주르 전체 부지는 꽤나 넓지만
자리들이 이렇게 옹기종기 나뉘어서
시끄럽지 않고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




크흑.
다음에는 기필코 호박고구마를 챙겨오리라.




이렇게 삼겹살도 팔긴 하는데
수제비와 비빔밥이 좀 실망스러워서
아무래도 이 집 정식 판매 메뉴보다는
내가 고구마 챙겨가는 편이 나을 듯...




늦가을 정취를 즐기는 사람들.



각 계절마다 나름의 풍경과 매력이 다 있겠지만
이 곳, 봉주르는 역시 가을에 제격인 듯 싶다.

서늘하게 지는 석양 속에 고즈넉한 철로.
따스한 나무 냄새 나는 통나무집.
타닥거리며 타오르는 모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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