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과 술집들은 넘쳐나는데 막상 약속을 잡으려면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이 되기 일쑤인, 사당역.


그나마 나는 집 근처라서 이래저래 탐구를 했더니

이제는 장르별 단골집들이 몇몇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참 애매한 동네다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예전에 단체 모임을 잡을 때는 난감했지.

개별 공간이 확보되고, 예약도 가능해야 하고,

메뉴도 무난하고 인당 회비도 적당해야 하니...


이런 용도로는 우리축산정육식당을 자주 가지만

그 외에도 또 눈독 들인 곳이 바로 여기, 제주복돈,


 

 

 



사당역 14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만 직진하면 좌측에

새마을식당 바로 옆 건물 1층에 이렇게 보인다.

역에서 한 눈에 보일 정도의 거리이기 때문에

인원이 많을 때 장소 공지하기도 편한 게 장점.


서초구 방배동 446-2

(02) 597-5882 







식당 내부 모습 전경.

테이블 반, 마루석 반 정도의 평범한 구성이다.

주말보다 평일 유동 인구가 많은 사당 특성상

평일 저녁에 가면 직장인들 소규모 회식이 많고

전체적으로 꽤 시끌시끌하고 번잡한 분위기다.




 



그보다 내가 눈여겨서 본 건 바로 여기.

미닫이 문으로 독립 공간이 확보되는 데다가

칸막이로 좌석 규모 조절이 가능한 안쪽 자리.

6-8인부터 수십 명까지 다양하게 수용 가능하다.


나처럼 사당에서 단체 회식 장소 찾는 이들이 많은지

접때는 열흘 전에 미리 예약하려고 해도 다 찼더라고.




 



제주"복"돈은 복분자로 재운 돼지고기라고 하네.

사실 나는 돼지고기, 특히 삼겹살 류를 그닥 안 즐겨서

웬만큼 특출난 게 아니면 내 입맛에는 다 그게 그거;;;

이 포스팅 올리고 싶어서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복돈모듬 (생갈비/목살/가브리살/갈매기살/항정살)

小 (420g) 29,000

中 (630g) 42,000원

大 (820g) 54,000원


소고기류도 메뉴에 있긴 한데 여긴 복돈 전문이니께.




 



국수와 찌개, 밥을 "후식"으로 분류하는 건

아마도 우리나라 식문화가 유일하지 않을까 ㅋ




 



우리가 시킨 건 복돈모듬 大 사이즈.

궤기 잘 묵는 아가들 데려갔으니까 괜찮아.


그런데 폭염의 한가운데, 그것도 가장 습한 날에

고르다 보니 고기집을 골라서 가게 됐는데

에어컨도 잘 안 나오고 불판 열기는 뜨겁고

정말 먹다가 음식에 땀방울 떨어질 지경이었다.


더울 것 같다며 선택 옵션 중 샤브샤브를 소거했는데

어리석게도 더 뜨겁고 더 정신없는 집을 가버린 셈;




 



날이 너무 더워서 다들 혼줄이 쏙 빠져서 그랬는지,

혹은 내가 돼지고기에 큰 관심이 없어서 그랬는지,

맛은 솔직히 그닥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적당히 괜찮은 돼지고기... 단지 그 뿐.







제주도 st.로 맬젓을 내준 건 좋았지만.

그런데 이거 보니 제주도 오리지널 흑돈가 생각나.

그 집 흑돼지 삼겹살은 정말 감동적인 맛이었는데.




 



어쨌거나 부지런히 궈먹는다.


 





고기는 그냥 크게 흠잡을 데는 없는 보통 맛이었지만

의외로 밥과 함께 시킨 된장찌개가 꽤 괜찮았다.

너무 싱겁지도 짜지도 않고, 고기도 숭덩숭덩 듬뿍.


살짝 맛본 물냉면은 고기집에서 기대할 법한 정도의 맛.

하지만 이 날 너무 더워서 그 씌원한 국물만은 반가웠지.





총평 :

복분자를 먹였다는 돼지고기의 맛은 보통 정도.

하지만 메뉴 구성이나 가격, 그리고 단체석을 보면

단체 회식을 잡기에는 괜찮을 듯한, 제주복돈.







(고기 맛으로 보면 우리축산정육식당이 훨 낫습디다!

링크 http://jamong.tistory.com/1304)

 

 

 

 




  




10명 이상의 단체 회식 장소를 잡을 때마다
장소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하게 된다.

물론 요즘에야 맛집 블로그들이 워낙에 많아서
참고할 리뷰들의 범주도 넓다고는 하지만
의외로 "단체"가 가기 좋은 곳들은 정보가 적거든.

일단, 대개 자발적인 선택보다는 정해진 대로 가고
사진 찍고 노는 분위기가 아닐 때가 많아서
제대로 된 포토 리뷰의 수가 적은 탓이 크지.

그리고 단체 모임일 수록 식당 내부의 생김새나
교통편 등이 중요한데 이런 정보는 정말 적다니까;

그래서 난 큰 자리를 잡을 때에는 늘 폭풍 검색 후에
몇 군데를 추려서 사전 답사까지 꼭 해보는 편!

그나마 장소가 우리 집 근처인 경우에는 쉽다.
평소에 지나가면서 위치나 생김새를 보아왔다면
얼추 필터링 및 일차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


... 나 또 서론이 길어지려는 낌새가 보이나...


암튼 2월 말, 15명 안팎의 고기 벙개를 주최하면서
내가 최종 선정했던 그 고기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축산정육식당
(이름이나 간판 촌스럽다고 무시하지 말아효...)

방배동 448-21
(02) 521-2727






나야 늘 마을버스로 지나가는 길이라 익숙한데
사당역 처음 오는 사람들은 이런 데도 있었냐네.
하지만 그들도 첨부 약도 보고 문제 없이 왔으니까
알고 찾아가는 경우에는 금방 찾을 수 있다.

4호선에서 내린 경우에는 12번 출구로 나와서
뚜레쥬르 끼고 좌회전하고 그대로 직진.
2호선에서 내린 경우에는 13번 출구로 나와서
미니스톱 끼고 우회전하고 그대로 직진.


사실 원래는 14번 출구 쪽에 찜한 집이 있었는데
1주일 전에 예약해도 자리가 없다길래 식겁하고
새로이 미친듯이 검색해서 결국 여기로 정한 거다.

결론적으로는, 만족스러웠고 :)






이 집은 늘 마을버스로 지나치면서 보긴 했지만
시끌벅적할 것 같아서 관심을 둔 적 없었다.
그런데 사당역에서 찾기 쉬운 위치에 있으면서
가격도 합리적이고, 단체 예약 가능한 룸도 있는,
그런 고기집을 찾으니까 죄다 이 집만 뜨는 거!

처음에는 보아 넘기다가 결국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지하에 다양한 크기의 단체 예약 룸이 있더라고.

... 왜 맛집 리뷰들은 이런 걸 안 보여주는가...
암튼, 그래서 당장에 전화해서 15인 예약을 했다.
심지어 그 주 예약인데도 방이 있다며 받아주었고,
심지어 전화받은 사장님 및 직원들이 친절하기까지!

뭐지. 여기 우리 집에서 걸어가는 거리란 말이지.
이렇게 마음에 들기 시작하면 나 단골해야 되는데.






이거슨 메뉴와 가격표.
소한마리, 돼지한마리, 그리고 김치찜이 대표 메뉴다.

소한마리에 다양한 부위들이 다 나오기 때문에
4인 이상이면, 특별히 선호 부위가 없는 한,
소한마리를 먹을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정육식당이라서 가격도 저만하면 별로 부담 없고!






이건 우리 다 먹고 나올 때 찍은, 지하 1층 홀 사진.
단체방 중 제일 작은 게 15인 정도의 규모라서
그보다 사람이 적으면 그냥 홀에서 먹으면 된다.






이건 우리가 예약한 15-17인 정도 규모의 단체실.
(얘들아, 소소하게 모자이크 처리는 해줬어...)






고기에 충실한 메뉴인지라, 밑반찬은 간소하게.






그리고 이게 "소한마리"
차돌박이, 등심, 토시살 등등이 고루 들어있다.

고민하다가 직원분의 조언대로 고른 건데 만족스러워!
게다가 이렇게 크고 바쁜 고기집은 대개 불친절한데
아주 친근하고 사근사근하게 대해주셔서 감사 :)








부위별 고기들이 익어가는, 아름다운 모습.






심지어 이렇게 마늘 익히는 칸이 따로 있다는 사실!
고기 먹을 때 사실 마늘과 찌개, 계란찜 등을 더 즐기는
나로서는 이것만 해도 충분히 가산점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맛.
맛이 있었다.
매우, 아주, 많이, 기대 이상으로.

내가 평소에 고기를 특별히 즐기는 건 아닌지라
(신빙성이 없으려나. 하지만 의외로 사실이다;)
고기의 질과 맛에는 다소 무심한데도 불구하고!
이 날은 "아, 이 맛에 소고기 먹는 거지." 싶었어.

단체 자리를 잡을 때에는 대개 맛을 좀 포기해도
장소가 찾기 쉽고, 예약이 가능하며, 자리가 편한
그런 집을 찾는데 이 집은 심지어 맛까지 좋아!

정육식당이어서 고기의 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되
위치도 대중적이고, 단체룸까지 예약되다니...!
내가 예약해놓고도 참 잘 했다 싶어서 뿌듯했고,
그 뿌듯한 맛에 고기와 술이 참 잘도 넘어가더라.






이렇게.
청하로 시작하여, 맥주로 넘어가서, 소주로 끝났다.

여기에 수다를 겻들이니 당최 시간 가는 줄을 몰라서
결국 식당 영업시간 마감할 때까지 놀았다는 후문.

그렇게 고기랑 술, 찌개까지 실컷 먹고 놀고서
이 날 1차 회비는 인당 15,000원으로 집계됐다.

... 이것 좀 멋지지 아니한가!






호오, 마음에 들었어.
남들이 하는 맛집 리뷰 무조건 믿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는 내가 직접 가보고 수긍하게 된 케이스.

집 근처니까 앞으로도 종종 찾을 일이 있을 듯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