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지만 사진들은 푸욱- 묵혔다가 올린다;

이건 9월 초, 추석 바로 전 날... 어슬렁거림의 기록.

 

 

 

 

 

 

뜬금 없지만, 여기는 자그마치 도봉구 방학동,

서울의 끝자락, 의정부로 넘어가기 직전의 동네.

 

간만에 별다른 계획을 세워두지 않은 휴일이라

오전에는 운동 갔다가, 오후에는 한강 소풍 갈까?

이러다가 "잠시" 방학동 도깨비시장에 들르기로!

 

물론, 잠시라고 하기에는 쪼께 먼 동네 되시겠다.

그래도 간만에 별다른 일정 없이 움직이니 편하대.

 

아직은 여름 같기도 한 9월 초가을의 햇살도,

평소에는 와볼 일이 없는 다소 낯선 동네도,

그냥 다 여유롭고 기분좋고 뭐 막 그렇습디다.

 

 

 

 

 

 

거의 수락산 부근의, 방학동 도깨비 시장.

이 날, 강서구에서 도봉구까지 굳이 간 이유는...

 

 

 

 

 

 

방학동 도깨비시장의 나름 맛집?

상범이네 못난이 왕만두 & 도너츠

 

를 구경하고, 기왕 소풍 간식도 사올 겸.

 

위 사진 속 우측 하단, 오렌지 앞치마 남자가

상범이? 상범씨? 남편의 농구 친구 되시겠다.

 

원래는 상범씨의 부모님께서 트럭 장사하시던 걸

아들이 레시피 정리 및 장사 수완 업그레이드하여

이렇게 도깨비시장에 정식으로 가게를 냈다고 하네.

 

그냥 재미 삼아 한번 구경 가보고 싶기는 했는데

거리도 있어서 평소에는 도통 엄두를 못 내다가

이렇게 일정이 후리한 날에 충동적으로 급 방문했지.

 

그런데-_-

추석 연휴이면서도, 추석 당일 직전이어서 그런지,

이 작은 가게에 어마어마한 인파들이 몰려들어서

제대로 얼굴 인사할 틈도 없었다는 게 현실 ㅋㅋㅋ

뭐 좋은 게 좋은 거지요. 장사 매우 잘 됩디다 >.<

 

하던 일 마저 하시라고 두고 우리는 일단 구경하세.

 

 

 

 

 

 

만두 만두 왕만두

 

 

 

 

 

 

너츠 너츠 도너츠

꽈배기 동글이 납작이 도너츠

 

 

 

 

 

 

... 종류별로 1-2개씩만 달라고 했잖아요...

형 놀러왔다고 막 덤을 집어주려고 하셔서

우리는 최대한 제값 내고 오느라 식겁했다;

 

여튼, 졸지에 도너츠 부자 됐음 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목적지인 한강 둔치에 도착해서 보니까

왠지 먹을 게 느므 많은 거다 ㅋㅋㅋㅋ 왜지 ㅋ

 

집에서 남는 밥으로 대강 싼 꼬마김밥이랑 유부초밥,

냉장고 털어서 나온 방울 토마토에 왕만두에 도너츠.

 

우리는 2명인데 이거 누가, 언제, 어떻게 다 먹어?

 

 

 

 

 

 

아, 몰라; 일단 카메라님들부터 영접하세.

 

휴대용 똑딱이 EX2F 각 1대씩

캐논 6D + 탐론 18-75mm

니콘 FM2 + 50.8

 

쉬는 날에 한번 움직였다 하면 카메라가 총 4대;

 

 

 

 

 

 

나도 필카를 손에 좀 익혀야 하는데... 그런데...

자꾸 가성비 좋은 캐논만 가지고 놀다 보니까

자연스레 니콘 필카는 남편의 차지가 되고

그렇게 그는 필카 장인으로 커가는 중이다.

 

... 뭐,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간편한 셀카는 우리 엑투가 최고죠.

셀카봉도 있긴 하지만 뭐 잘 쓰게 되진 않더라.

엑투의 화각이나 플립 액정 등이 워낙 편해서.

조금 더 넓은 화각을 원하면 남편 팔을 이용함;

팔이 길어서 얼추 셀카봉 기능도 해주는 남편;

 

 

 

 

 

 

사진 한 판 찍고 나서 먹거리들을 개시해본다.

우선, 큼직 동글 푸짐한 상범이네 왕김치만두.

 

사실 나는 만두를 그닥 즐겨 먹지 않는다.

피가 두껍거나 돼지고기 함량이 높으면 더더욱.

 

그래서 이것도 가게 구경하고 사진 찍는 재미일 뿐,

특별히 내 입맛에 맞을 거라고는 기대를 안 했는데,

 

음??? 뭐지? 예상보다 훨 맛있는데???????

 

우선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돼지고기의 맛을

김치가 잘 눌러주고 잡아줘서 먹기 편한 데다가

 

고기 자체도 희한하게 "고기 잡내"가 안 납디다.

"만두소 용도"임에도 좋은 고기를 쓴 걸로 추정.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만두 비선호자인 내가

"오오옷, 이 맛은?" 이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런 나조차" 꽤 즐겁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그리고 평소에도 만두를 총애하는 남편몬은

아니나 다를까, 맛나다고 잘 만들었다고 호평 ㅋ

 

여튼,

만두 좋아하는 남자와,

만두에 시큰둥한 여자가,

동시에 마음에 들어했으니까

이 정도면 꽤 잘 빠진 만두인 걸로.

 

 

 

 

 

 

고로케도 랜덤으로 이것저것 넣어주시는 바람에

하나하나 스크래치 복권 긁는 마음으로 개시 ㅋ

 

이건 마침 감자 고로케였군. 고로고로 고로케.

 

기름에 튀기는 시장 st. 고로케라서 아무래도

먹다 보면 꽤나 기름지고 묵직한 식감이긴 하다.

 

난 일식집에서 안주로 나오는 자그마하고

기름기 덜한 고로케를 선호하는 편이라서;

 

그런데도 내가 다시 한번 호평을 날린 이유는,

고로케 속이 맛은 있되 결코 짜지 않아서.

 

풍미는 살아있는데, 염도 조절을 잘 했다니,

솔직히 시장 고로케에서 이 정도 기대는 안 했는데.

 

평소에 만두와 고로케를 즐겨 먹는 손님들의 입맛이

으례 그러하듯이 느끼하고 짜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예상치도 못하게 "짜지 않은 고로케" 라니.

 

여전히 통으로 기름에 튀겨낸 고로케라는 메뉴는

내가 막 내 발로 찾아가서 굳이 먹을 것 같진 않지만

"튀김 고로케"로서 이만하면 상당히 괜찮지 싶다 :)

 

 

 

 

 

 

먹거리 평도 끝났고 이제 흥얼흥얼 유유자적.

내 사랑 원터치 텐트 안에서 내다본 우리 자리 풍경.

 

 

 

 

 

 

히히 :)

 

 

 

 

 

 

블루투스 스피커로 나즈막히 음악 틀어놓고 뒹굴ㄹㄹㄹ

 

한강, 풀밭, 음악... 이런 걸 안 좋아하는 건 아니건만

자꾸 뭔가 일을 벌리고 약속을 잡는 인간이 되어놔서

이런 여유를 즐길 시간을 좀처럼 갖지를 못했는데;;;

 

"쉴 때는 확실히 멍 때려야 한다"는 주의를 가진

남자와 삶의 보조를 맞추다 보니 이제 이런 것도 한다.

 

 

 

 

 

 

만두 좋아?

ㅇㅇㅇ

 

 

 

 

 

 

 

"코스모스 만개하면 본격(?) 사진 찍으러 나가야지"

라고 다짐하기도 하고, 언제 가나 안달 나기도 하지만,

 

결국은 이렇게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이 모이면

그게 꽃구경이고, 한 계절이고, 기억이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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