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싸돌아댕겼던 올 여름/초가을.
그때 갔던 여러 맛집 포스팅들을 과연
올해가 다 가기 전까지는 다 올릴 수 있을까.

서울에서 전라도
일본 도쿄
스페인 바르셀로나 & 마드리드
를 두루 아우르는 식도락 대장정 -_-










2010년 여름
변산반도의 바다.




경치는 나름 나쁘지 않은데
정체불명의 벌레들 피하느라 바빠서
경치는 하나도 기억 안 나는 채석강.




채석강은 됐고 - 밥이나 먹자.
간판이나 컨텐츠가 그럴 듯해 뵈는
서해바다 횟집.

tel.: (063) 584-8811

사실 작년 여름에 먹어본 백합요리를 못 잊겠는데
부안 계화회관 갈 시간은 안 돼서 꿩 대신 닭.




내부는 뭐 이렇다.
사람이 별로 없지만 그건 비수기,
그것도 늦은 점심이라서 그런 거고.




늘 카메라 테스트는 밑반찬샷으로.






백합죽.

소박하니 나쁘지 않은 맛이긴 했는데
작년 여름, 부안 계화회관에서 너무나도
환상의 백합죽을 맛본지라 난 그저 심드렁.
바다를 본 눈에 어이 강이 찰쏘냐.

계화회관의 백합죽은 양념이 과하지 않고 담백하면서
백합 본연의 맛이 그대로 살아나는 천상의 맛...
이었건만 여기는 그냥 참기름향 살폿 나는 집죽.

그렇다고 맛 없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절대로.
그냥... 계화회관 생각이 자꾸 났다고... 그랬다고...




시래기와 궁합이 좋다는 그의 주장.




응, 나도 시래기 된장 무침에 좀 환장해.




백합찜.

이것도 방식이 전혀 다르더라.
같은 전라도 내에서도 백합찜 종류 왜케 많아.

자꾸 계화회관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
거기는 갖은 양념을 한 찜요리였는데
여기는 백합을 일일히 은박지로 싸서
양념없이 그대로 쪄서 나오는 방식.




요렇게 목장갑 끼고 열어서 먹으면 된다.
난 까주는 거 사진이나 찍고 먹기나 했지만.




촉촉 탱탱 쫄깃 백합 속살.




사망 전 최후의 만찬으로 갯벌게를 드신 백합님.





고집스럽게 입 다물고 버티다가
결국 이런 최후를 맞은 녀석.
그러게, 진작에 말 듣지 그랬냐.

담백한 것이 꽤나 입맛에 맞기는 했는데
이 역시 백합 재료의 신선함이나 조리법 등에서
계화화관에는 비교할 바가 못 되더라는 총평.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나에게 백합요리는
오로지 전북 부안의 계화회관, 하나 뿐인 듯 해.
그런데 거기도 새만금 개척하고 주변 환경 변하면
백합 신선도가 예전 같지 않아질 거라고들 해서
나 벌써부터 막 안달복달 걱정하고 있다.
그 전에 한번이라도 더 다녀와야 하려나...

부안 계화회관 리뷰 링크 :

아, 어쨌거나 이 식당 역시 -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식당들 중 하나 치고는
메뉴 구성이 난잡하지도 않고 맛도 괜찮았다.
가격은 둘이서 저렇게 먹고 약 4만원 나왔던 듯.

늦여름 비수기 바닷가에서 한가로이 점심 먹던
그 기분으로 기억될 것 같은 채석강 서해바다 횟집.





  





090807 w/ 가족.

너무 할 말이 많은 동시에

적절한 표현을 찾아낼 수가 없어서
자꾸 포스팅을 미루다가 이제야 올림;

올해 8월에 전라도로 가족 여행 갔을 때 간 집.
그 여행 중에는 물론 근 몇년간 먹어본 음식 중 가히 최고.
음식으로 예술한다는 건 바로 이런 게야.
여행을 한번 가도 꼭 식도락 스케줄 꼼꼼히 짜시는
부모님 덕분에 이런 황홀한 경험 해봤지 싶다.
후아.




since 1980 이네.
나보다 나이 많은 전북 부안군 계화회관.
부안군 향토음식 1호래.
그래도 나 먹어보기 전에는 그 진가를 몰랐다...?




네.




주소와 전화번호 획득을 위해서 찍어본 명함.
전북 갈 일 생기면 꼭, 기필코, 반드시 다시 가볼거야.
이동 경로와 스케줄을 바꿔서라도 가볼거야.




계화회관.




이 집의 대박 특미 백합찜.




주인 아주머니는 2007년도 대한 음식명인 선정되셨다고.
(그럴만해♡ 그럴만해♡)




맛대맛 포함한 다수 음식 프로그램에 소개.
(사실 이건 별로 맛집의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요즘 하도 개나 소나 다 나와서;)




이런 메뉴들이 있다.
저 좋은 백합을 굳이 파전으로 먹고 싶진 않고
백합회는 다소 고난이도인 듯 하여 우리의 첫 선택은
백합찜 & 백합죽 콤보.




전라도 특산물인 양파김치.
... 맛나.




무슨 묵이니.
하여튼 여러번 리필한 거.




그 외 반찬 일동.




그리고 백합찜...!!!!!!!!!!





싱싱하고 탱탱하고 쫄깃하고 담백한 백합도,
인공 조미료 맛이 나지 않는 매콤한 양념도,
다 정말 너무 아름다웠으니까.




진짜 이건 먹어보기 전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맛.




나 지금도 전북 달려가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는데.




나 여기에 밥도 비벼먹어본 여자야.




지금 침 나와서 미칠 것 같아. 눈물 나.




배는 이미 부르고 곧 백합죽도 나올 거 알면서도
그 누구도,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니까.




이거 먹어보고 나니까 복분자주는 너무 텁텁하더라.
부안 참뽕주, 쟁여오고 싶었는데 저지 당했음. 흑.




부안 오디뽕주도 있는데 참뽕주와의 차이는 구별 못하겠음.




이거슨 백합죽...!!!!!!!!!!
이게 그냥 죽이었다면 우리가 그 멀리까지 가서,
그것도 배부른 상태에서 먹진 않았지.
그러나 이것 역시 먹어보지 못한 자, 토 달지 말라.




쌀죽 또한 너무 꼬들하지도, 너무 퍼지지도 않고 훌륭할진대
그 안에 들어있는 쫄깃한 백합과의 조화란...
게다가 양념 또한 과도한 참기름 사용을 자제하여
그야말로 백합 고유의 맛이 담뿍 살린 저 센스.
이거 음식명인 가지고 어디 되겠어?
그냥 향토음식 1호 정도로 어디 되겠어?
이건 그냥 예술이야.
나 이거 먹어보기 전까지는 죽이 이럴 수 있을지 몰랐어.




이건 그 다음날 먹은 백합탕.
우리 이동 경로와 기타 스케줄에도 전혀 안 맞는데
다들 기어이 이 집을 못 잊어서 한번 더 갔음.
우리 가족여행 역사상 같은 집 두번 간 적 없는데.




맑고 비리지 않은 저 국물. 어떡해.




저 탄력 있는 속살 어떡해.




이 무늬 때문에 "백합"이라고 한다나.
... 사실 아무래도 좋다.
이것도 다 먹고 나서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을 때 찍은 것.



가격은 4인 식사했을 때 5-6만원대로 나오더라.
(내가 첫날에 카드 그었기 때문에 기억하는 거 ㅋ)



하아.
근래 최고의 식사였다.
이거 먹기 위해서 전라도 다시 가고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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