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싸돌아댕겼던 올 여름/초가을.
2010년 여름
늘 카메라 테스트는 밑반찬샷으로.
시래기와 궁합이 좋다는 그의 주장.
응, 나도 시래기 된장 무침에 좀 환장해.
백합찜.
촉촉 탱탱 쫄깃 백합 속살.
090807 w/ 가족.
너무 할 말이 많은 동시에
적절한 표현을 찾아낼 수가 없어서
자꾸 포스팅을 미루다가 이제야 올림;
올해 8월에 전라도로 가족 여행 갔을 때 간 집.
그 여행 중에는 물론 근 몇년간 먹어본 음식 중 가히 최고.
음식으로 예술한다는 건 바로 이런 게야.
여행을 한번 가도 꼭 식도락 스케줄 꼼꼼히 짜시는
부모님 덕분에 이런 황홀한 경험 해봤지 싶다.
후아.
since 1980 이네.
나보다 나이 많은 전북 부안군 계화회관.
부안군 향토음식 1호래.
그래도 나 먹어보기 전에는 그 진가를 몰랐다...?
네.
주소와 전화번호 획득을 위해서 찍어본 명함.
전북 갈 일 생기면 꼭, 기필코, 반드시 다시 가볼거야.
이동 경로와 스케줄을 바꿔서라도 가볼거야.
계화회관.
이 집의 대박 특미 백합찜.
주인 아주머니는 2007년도 대한 음식명인 선정되셨다고.
(그럴만해♡ 그럴만해♡)
맛대맛 포함한 다수 음식 프로그램에 소개.
(사실 이건 별로 맛집의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요즘 하도 개나 소나 다 나와서;)
이런 메뉴들이 있다.
저 좋은 백합을 굳이 파전으로 먹고 싶진 않고
백합회는 다소 고난이도인 듯 하여 우리의 첫 선택은
백합찜 & 백합죽 콤보.
전라도 특산물인 양파김치.
... 맛나.
무슨 묵이니.
하여튼 여러번 리필한 거.
그 외 반찬 일동.
그리고 백합찜...!!!!!!!!!!
싱싱하고 탱탱하고 쫄깃하고 담백한 백합도,
인공 조미료 맛이 나지 않는 매콤한 양념도,
다 정말 너무 아름다웠으니까.
진짜 이건 먹어보기 전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맛.
나 지금도 전북 달려가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는데.
나 여기에 밥도 비벼먹어본 여자야.
지금 침 나와서 미칠 것 같아. 눈물 나.
배는 이미 부르고 곧 백합죽도 나올 거 알면서도
그 누구도,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니까.
이거 먹어보고 나니까 복분자주는 너무 텁텁하더라.
부안 참뽕주, 쟁여오고 싶었는데 저지 당했음. 흑.
부안 오디뽕주도 있는데 참뽕주와의 차이는 구별 못하겠음.
이거슨 백합죽...!!!!!!!!!!
이게 그냥 죽이었다면 우리가 그 멀리까지 가서,
그것도 배부른 상태에서 먹진 않았지.
그러나 이것 역시 먹어보지 못한 자, 토 달지 말라.
쌀죽 또한 너무 꼬들하지도, 너무 퍼지지도 않고 훌륭할진대
그 안에 들어있는 쫄깃한 백합과의 조화란...
게다가 양념 또한 과도한 참기름 사용을 자제하여
그야말로 백합 고유의 맛이 담뿍 살린 저 센스.
이거 음식명인 가지고 어디 되겠어?
그냥 향토음식 1호 정도로 어디 되겠어?
이건 그냥 예술이야.
나 이거 먹어보기 전까지는 죽이 이럴 수 있을지 몰랐어.
이건 그 다음날 먹은 백합탕.
우리 이동 경로와 기타 스케줄에도 전혀 안 맞는데
다들 기어이 이 집을 못 잊어서 한번 더 갔음.
우리 가족여행 역사상 같은 집 두번 간 적 없는데.
맑고 비리지 않은 저 국물. 어떡해.
저 탄력 있는 속살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