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람작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10.31 [독서일기] 디마이너스 by 손아람

[독서일기] 디마이너스 by 손아람

Posted by 배자몽 독서의기록 : 2016. 10. 31. 22:00

 

 

 

 

 

 

 

디마이너스 (D-)

 

작가 : 손아람

형태 : e북

 

책 소개 :

 

개봉이 지연된 영화 《소수의견》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과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원작소설의 저자 손아람이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근현대사 10년을 써내려간 소설 『디 마이너스』를 펴냈다. 2009년 용산참사를 연상시키는 전작 《소수의견》에서 대한민국을 현미경으로 세밀하게 확대해 보여줬던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결코 끝나지 않는 대한민국의 과도기를 멀고 넓게 바라본다.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배경으로 우연적, 숙명적, 그리고 필연적으로 자신이 살고자 하는 방향으로 10년을 흘러간 인물들의 삶을 통해 한 시대를 이야기한다.

**************

 

 

나의 휘갈김 :

 

오해로 인해 보게 된 책이었지만, 흥미롭게 단박에 읽어 내려갔고, 볼만한 가치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 오해가 뭐였냐 하면, 내가 보려고 했으나 아직까지 안 보고 있는 영화 '소수의견'의 대본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이라는 건데, 난 이 책이 '소수의견'의 원작 소설인 줄 알고 대뜸 앞뒤 안 보고 e북을 구매했던 것.

 

90년대 말 학번, 서울대 미학과 학생이며 운동권 활동가인 화자의 시각에서 진행되는데 (실로 손아람 작가 역시 서울대 미학과 출신이다) 내가 살아온 엇비슷한 시대를, 내가 겪지 않은 활동을 통해서 바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나에 이어서 이 책을 읽은 남편의 평은 '일어난 일들에 대한 화자의 평가나 내적 반응에 대한 서술 없이, 짧은 관찰로만 문장들이 이어져서 낯설다' 라는 거였는데, 이런 반응도 일면 이해는 간다. 특히 소설 초입에 등장하는 '현승선배의 빗방울 장면'이 그 대표적인 예였겠지.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나는 이렇게 짧은 문장과 문장 사이, 서술과 서술 사이에 이어지는 흐름이 꽤 마음에 들었다. 마치, 점과 점, 많은 점들을 이으면 선이 되는 느낌이랄까.

 

아울러, 내가 온전히 겪어보지 못한 바로 앞 세대가 스러져가는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이 시대의 스펙트럼 어디 즈음에 서있나, 라는 생각 또한 들었다. 내 또래 세대라면 (81년생, 00학번) 그리고 딱히 운동권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와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겠다. 소설에 등장하는 아날로그적 대학 문화가 어느 정도 익숙하면서도, 아주 편한 건 아니고, 어느 정도는 '지나가버린 것'으로 느껴지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반갑고, 때로는 신기했다.

 

아마도, 이 책은 언젠가 재독할 것 같다.

그리고, 꽤 괜찮은 작가를 알게 된 것 같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