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맛집" 이라는 태그는 이제 식상할 정도로

그 동네에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그런데 지극히 주관적이기 짝이 없는 내 입맛으로는

정말 맛있는 집은 그 중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는 것.


분위기 적당히 좋아서 무난무난한 곳은 많지만

대개는 맛 또한 고만고만해서 기억에서 잊혀지거든.


이 집은, 좀 다르더라.

분위기는 차치하고 맛으로 감동을 줬어.

그것도 자그마치 나 혼자만 느낀 게 아니라

제각각의 취향을 가진 우리 가족 모두에게.


게다가 가족식사였는데 어둑한 촛불 조명이나

로맨틱한 인테리어에 현혹되었을 리가 없잖아.

우리 가족, 특히 엄빠는 엄중하게 맛으로 평가하심;



 

 

 


그토록 서론이 거창했던 곳은 바로 - 아이빈스 (Ivyns)

서래마을에서도 반포동 쪽 입구 끝에 위치해있다.

유명한 고기집 서래본가 바로 옆인가 옆옆 건물 정도.


http://www.ivyns.com/


(02) 532-7969

서초구 반포동 93-2


 

사실 간판이나 건물 외형으로 보면 좀 실망스럽다.

멋없는 간판, 삭막해뵈는 시멘트 건물 지하 입구.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면 식당 내부는 괜찮다우 :)



 

 

 


요렇게.

의외로 북적대는 다른 식당들보다 아늑해서 좋아.


 

 

 

 


우리는 방문한 건 주말 저녁 시간이긴 했지만

사실 서래마을 브런치 플레이스로도 유명하던데

낮시간에 오면 이런 풍경들이 어째 보일까 싶다.


후기들 보니까 "다음에는 와인 마시러 가야지" 라더라.

 


 

 



이거, 가족보다는 남자랑 와야 하나 -_- 싶은 조명.

 

 

 

 

 

 

 

식전빵으로 사진 초점 놀이 -_-*

따끈하고 바삭하고 담백한 빵도 빵이지만

옆에 겻들여 나오는 저 감자 퓌레가 맛났음!


식사할 때 빵의 비중을 특별히 높게 보진 않지만

식사를 기분 좋게 시작하게 해주는 요소 아닌가.

갓 구운 따끈따끈하고 맛난 빵을 먹고 있다 보면

메인 요리에 대한 호감도 미리 올라가기 마련 :)



 

 



그리고 오늘의 와인은 -

 

 

 

 

 


Coto de Imaz

Rioja 2004


뭐, 나야 와인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 같은 건 없고

거의 가격과 품종, 그리고 소믈리에 추천으로 판단;

다만, 이 와인은 정말 기분 좋게 마셨다는 거 밖에.


아이빈스에서 주문한 건 아니고 우리가 챙겨간 거다.

원래는 당연히 코키지 차지 낼 생각으로 가져간 건데

이 날 매장 직원 측의 착오 때문에 내가 원래 시키려던

스테이크 코스 메뉴 주문이 안 된다고 하는 바람에-_-

그 대신에 코키지 차지 무료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롱.


 

 

 

 


뭐, 결국 그래서 모두가 행복했다는 결론 :)


 


 



딱 내 입맛인, 양배추 피클.

나머지 음식 사진들은 일단 쭉 올려보련다.

사실 화밸 조절 실패로 사진은 영 별로임-_-

 

 

 

 

 

 

 

 

 

 

 

원래 시키려던 건 등심/안심 코스 메뉴였지만

이 날은 주방 사정상 주문 불가능한 상태였고

아빠님은 사실 코스로 조잘조잘 나오는 것보다

당신 마음에 드는 메인 메뉴 하나 딱 정해놓고

마음 편하게 식사하는 걸 더 좋아하시는지라,

게다가 메뉴들이 다 맛나서 기분 좋게 식사했다.


파스타 가격은 1만원 후반대에서부터 시작하는데

내가 시킨 만조 파스타 같은 건 2만원 중후반대.


사실 풍기 샐러드 나올 때부터 다들 반응이 좋았다.

채소들이 다 신선한 데다가 버섯도 다양하게 듬뿍!

아, 이 집 요리에 신경 좀 쓰는 집이구나, 싶었다.


파스타도 일부러 토마토, 오일, 크림 다양하게 시켰는데

하나하나 다 각자의 특징과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스파게티 디 마레는 해산물 상태가 가장 중요한데

따로 먹어도 맛있을 만한 재료를 아낌 없이 넣었고,


알리오 올리오는 주방장 손맛을 제법 타는 편인데

너무 밋밋하지도 느끼하지도 않게 균형이 잡혔고,


만조 스파게티는 등심의 육질과 맛이 가히 감동적!

내가 평소에 고기를 딱히 즐기는 편은 아닌데도 말이야.

크림 소스에 등심의 조합이라서 양도 많고 배도 불러서

혼자 먹기는 무리고 여러 개 시켜서 나눠 먹기 딱 좋음.




 

 

 

그리고, 마무리는 역시 달달한 아이스와인으로 :)

물론 이 역시 집에서 챙겨간 거다. 코키지 프리 ㅋ





"서래마을 맛집" 이라는 식상한 태그를 붙이기가

좀 아쉬울 정도로, 기억에 강하게 남았던 아이빈스.


특히 최근에 서래마을 몇몇 브런치 레스토랑들에서

다소 실망을 한 이후로 더 여기에 빠져들게 됐다.


다만, 리뷰 포스팅이 이렇게 늦어지게 된 이유는

기왕이면 스테이크 코스까지 먹어보고 올리려 한 탓;

그런데 다시 가도 코스보다 단품 먹게 될 가능성이 커서

그냥 포기하고 지난번 방문 사진들만으로 올렸다 ㅋ


위치, 가격, 맛, 서비스, 어느 하나 뒤지지 않네.

오히려 너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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