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꽃게'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07.02 2012년 6월, 안면도 여행 일지- 4

2012년 6월, 안면도 여행 일지-

Posted by 배자몽 여행기록장 : 2012. 7. 2. 23:00

 

 

 

지난 달에 문득, 충동적으로 다녀온 안면도 여행.

그나마 혼자 훌쩍 떠나려다가 급 엄마와 함께 ㅋ

 

원래는 나홀로 심신 휴식 여행으로 계획한 거라서

먹거리나 다른 짐들도 거의 없이 가볍게 가려 했는데

엄마랑 같이 가니까, 본의 아니게 식도락 여행이 됨;

 

"엄마, 이번에는 진짜 가서 가볍게 바다 보고

편하게 휴식하다 올 거니까 뭐 챙겨가지 마요."

 

"응, 알았어, 알았어."

 

"(현지에 가서) 챙겨오지 말라니까는?"

 

"내가 평소보다 안 챙겨서 왔으니까 이 정도지 ㅡ,.ㅡ"

 

 

 

 

 

 

안면도 도착하자마자 점심 먹을 궁리를...

이때가 마침 서해 꽃게철 끝물 아니었겠어?

 

그런데 평소에 식도락 생활을 부지런히 챙기는

엄마님 덕분에 진짜 맛난 게장은 이미 다 먹어봐서

이 날은 그냥 안면도 온 기념으로 간단히 맛만 보기로.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데나 갈 수는 없지...

철저한 검색과 현지 탐사를 통해서 선정한 이 집.

 

안면도 일송 꽃게장.

 

안면도 진입해서 해안도로 비교적 초입에 있었던 듯.

사실 안면도의 도로 자체가 단순해서 찾기는 쉽다;

 

 

 

 

 

 

안 그래도 운전 잘 안 하는 내가 세단도 아니고

이 거대 지프를 끌고 안면도까지 갔다가 오다니...

 

안면도 꽃게 식당에 거의 걸려있는 "게국지"

일종의 꽃게 매운탕 전골 같은 건데 우리는 패스했다.

 

아니, 꽃게가 맛있으면 그 본연의 맛을 즐겨야지,

왜 인공 조미료를 잔뜩 넣어서 껄쩍지근하게 먹어?

... 라는 의견일치를 본 모녀.

 

 

 

 

 

 

꽃게와 대하를 중심으로, 이런저런 메뉴들.

꽃게간장게장백반 / 굴비빔밥 / 바지락탕 시켰더니

구성은 딱 좋은데 둘이 먹기에는 좀 많더라 ㅋ

 

 

 

 

 

 

이때부터 엄마의 활약이 시작되었다.

이미 나 몰래 아이스박스를 깨알 같이 챙겨와서

그 안에 삿뽀로까지 칠링해오신 만렙 엄마님...

 

식당에서 뭐라 할까봐 몰래 물컵에 따라 마신 건 안 자랑.

 

 

 

 

 

 

니가 대합도 아니고 고작 바지락... 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술부터 개운 깔끔 얼큰한 것이 합격점이었던 바지락탕!

 

 

 

 

 

 

... 잠시나마 무시해서 미안해...

 

 

 

 

 

 

간장 to the 게장

 

요거 하나만 시키면 사실 양이 그리 많지는 않다.

(우리가 배불렀던 건 여자 둘이서 메뉴 세 개 시켜서;)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간장게장은 맛만 보려고...

엄마가 5월에 손 크게 담근 덕에 이미 실컷 먹었거든.

 

어쨌거나 저쨌거나 서해에 가서 먹는 간장게장은

이미 기분부터 괜히 두근두근 남다른 거니까.

게다가 아직 게가 제철이라 이렇게 살이 맛났으니까.

 

 

 

 

 

 

그리고 게딱지 비빔밥은, 언제, 어디서든, 옳으니까.

 

 

 

 

 

 

내가 벼락치기로 알아보고 예약해버린, 펜션 소무.

주인 부부가 각각 소믈리에 바리스타라서 소무.

 

 

 

 

 

 

 

 

공용 공간이자 카페이자 레스토랑인 떼루와에서

웰컴 커피를 마시면서 여행 일정을 논의해보다.

 

 

 

 

 

 

여기는 이따가 저녁 먹을 장소 :)

 

 

 

 

 

 

 

 

별난 데는 없지만 조용하고 편안한, 펜션 소무.

 

 

 

 

 

 

 

 

 

안면도 자연휴양림과 수목원에서 한량스럽게 산책...

이었는데 바지락봉/새조개봉/삼해봉은 은근 산행.

 

하지만 엄마는 산행, 나는 뜀박질에 익숙해져 있어서

하이힐 샌들 신고 터벅터벅 금방 올라갔다 내려옴;

 

 

 

 

 

 

그런데 서해에 왔으니까 역시 수산시장 구경 해줘야지.

엄마나 나나 어딜 가든 시장 구경을 제일 좋아해서 ㅋ

 

 

 

 

 

 

오도리 대하 ㅠㅠ

우리 오돌이 (550D) 생각나게스리 ㅠㅠ

 

 

 

 

 

 

싱싱한 꽃게 구입 직후에 즉살 처분...

몸부림치면 꽃게가 살 빠지고 물 빠진다나???

 

이걸 위해서 과도를 휴대하고 온 우리 엄마 좀 짱임;

 

 

 

 

 

 

안락사시킨 꽃게를 차에 실어둔 채, 기지포 해수욕장으로!

 

 

 

 

 

 

... 그러나 예상 외의 곳에 남아있는 범죄의 흔적.

 

 

 

 

 

 

낮에는 그리도 쨍쨍하던 날씨가 저녁이 되니 은근 흐려져서

사진작가들 작품에서 보던 쨍한 노을은 보지 못했지만 -

 

아직 성수기를 맞지 않은 서해의 평온한 저녁 시간 :)

 

 

 

 

 

 

어이쿠, 실하게 캤네.

 

 

 

 

 

 

뭐, 난 이것만으로도 이번 안면도 여행 충분히 좋다.

 

 

 

 

 

 

진짜로.

 

 

 

 

 

 

 

 

 

 

음, 그러니까 이건 뭐냐면 -

저녁은 밖에서 간단하게 먹고 펜션으로 돌아와서

과일이랑 와인이나 간단하게 즐겨볼까, 했는데...

 

엄마가 스리슬쩍 "저녁 간단하게 해먹지 뭐" 라면서

아까 사온 해산물들로 뚝딱뚝딱하더니... 이렇게 됐다;

 

"아무것도 챙겨오지 말라니까, 김치는 또 언제? ㅡ,.ㅡ"

 

"그러니까, 내가 안 챙겨온 거니까 이 정도지..."

 

나도 어디 놀러가면 엥간히 극성스럽게 일하는 편인데

내 이런 습성 자체가 엄마한테서 나온 거라서 그런지

엄마랑 같이 있으면 당최 난 명함도 못 내밀게 된다.

그저 조용히 순응하고, 먹고, 설거지만 할 뿐 ㅋㅋㅋ

 

암튼, 결국 이렇게 -

신선한 해산물과 집에서 챙겨온 훌륭한 와인으로

저녁 늦도록 풀벌레 소리 들으면서 엄마와 수다 :)

 

 

 

 

 

 

...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

아까 사온 꽃게는 집에 가져가려던 게 아니었더라고;

아침에 펜션 제공 조식 먹느니 이거 먹자면서 꽃게찜을;

 

엄마님, 전 그저 조용히 따릅니돠.

 

 

 

 

 

 

그리하여, 그 다음 날 아침의 풍경...

 

 

 

 

 

 

결국 펜션 조식은 입가심으로 커피만 마셨다.

빵이랑 샐러드도 나왔는데 거의 다 남겨버렸네.

사장님이 우리 입 짧은 여자들로 오해하셨을 듯;

 

 

 

 

 

 

쨍하게 햇살 비치는 꽃지 해수욕장에서.

엄마도 선글라스 꼈으니까 초상권은 괜찮은 걸로;

 

 

 

 

 

 

어제 산 건 우리가 얼추 다 먹어 없애버렸고 -_-

이제 아빠와 동생군 사다줄 해산물 사러 다시 출동!

 

 

 

 

 

 

개인적으로 가장 입에 착착 붙던, 서해산 갑오징어.

오징어는 오징어이되 뼈대 있는, 찰진 갑오징어.

 

회로 먹어도 맛있고.

무쳐 먹어도 맛있고.

데쳐 먹어도 맛있고.

 

 

 

 

 

 

아침을 푸짐하게 먹어서 점심은 영 생각이 없었는데

우리 엄마님이 또 어디론가 부산스레 움직이더니

"그래도 서해 왔는데 회 한 점도 안 먹어볼 수 있나"

라면서 회 1인분을 가격 흥정해서 또 받아내심.

 

아, 나 진짜 엄마한테는 상대가 안 된다니까 ㅋㅋㅋ

 

 

 

 

 

 

 

 

 

 

 

 

그리고 평화로운 오후의 마무리는, 천리포 수목원에서.

인위적인 손길은 전혀 없이 창시자의 애정이 느껴져서

몇 시간을 거닐어도 좋을 것만 같던 천리포 수목원.

 

그 안에 저렇게 한옥채 건물들도 있던데 다음번에는

사진 속 배롱나무집으로 예약해서 꼭 가보리라고 다짐을!

 

 

 

 

몸도 마음도 지쳐 있던 차에

갑자기 별 계획도 없이 훌쩍 떠나서

바다 보고, 바람 쐬고, (비록 운전하느라 피곤했지만)

이래저래 푹 쉬고 양껏 충전하고 돌아온 안면도 여행.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