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목적이자 테마가 '쿠로가와 온천마을에서 온천욕과 료칸 숙박을 즐기기'인 만큼, 숙박할 료칸을 선정하는 것이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였다. 그나마 구로가와 온천으로 갈 거라는 건 정해놨으니 그리 크지 않은 그 마을 내에서 고르기만 하면 되는 건데, 그럼에도 여러 모로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어디를 가도 그 체험 자체가 중요한 거니까 다들 즐거워할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행 예산 중에서 항공비를 제외하고는 가장 큰 돈이 지출되는 항목인지라... 금액 상한선도 설정해야 하고, 그 와중에 위치, 송영 서비스 유무, 조석식 포함 여부, 노천탕의 규모 등등 고려할 게 참 많기도 많았다.

 

다행히도 나에게는 수년째 믿고 쓰는 료칸 전문 예약 대행 사이트인 '호텔온센닷컴'이 있지. (서포터즈 이런 거 아니고, 그냥 일본어는 못 하지만 료칸 여행은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에게 정말 희망의 빛을 던져준 사이트라서 나도 모르게 예찬을...)

 

호텔온센닷컴에서 쿠로가와 온천 지역을 친 다음에, 가격 올림순 정렬을 하고, 그 중에서 마음에 덜 드는 걸 빼고, 우리 예산에 맞는 료칸들만 추려보니 목록이 다음과 같았다. (초반에 나의 선호도 순위대로 기재)

 

- 쿠로가와소

- 산가

- 유메린도우

- 오쿠노유

- 야마미즈키

 

방문 시기나 행사, 방의 등급 등에 따라 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기본 10조 화실로 예약했을 경우에 인당 가격이 20만원 미만인 곳들이다. 이 중 어디로 해도 괜찮았겠지만 나름 이것저것 많이 고려하느라 품이 들었네.

 

나의 1순위였던 '쿠로가와소'는 료칸의 외형이나 온천탕의 갯수와 규모 등 여러 면에서 '과락이 없는' 곳이어서 1순위로 올렸지. 석식을 일행끼리 오붓하게 먹을 수 있게 방으로 서빙해주는 것도 특징이다. 물론 생각해보니 식당으로 내려가서 먹는 게 어차피 더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나... 기껏 여기로 마음을 정해서 예약 진행을 하였지만, 만실로 인해서 실패... 크흥.

 

그래서 곧바로 다음 순위였던 '산가'로 눈을 돌렸다. 마을 중심부에서의 거리는 제법 있지만, 그만큼 호젓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며, 가격 또한 합리적인 편이어서 늘 인기 상위권에 랭킹되어 있는 곳이다. 역시나 인기 순위인 '호잔테이'나 '타케후에'는 각각 20만원, 40만원대를 호가하는 걸 생각하면 정말 솔깃한 가격이지. 무엇보다도 다른 료칸의 일반 화실 가격으로 '내탕이 딸린 특별 화실'까지 예약할 수 있는 점이 최장점. 아마도 엄마랑 같이 갔으면 이 특별 화실을 노렸을 거야. 내탕도 즐기고, 공용탕도 즐기고, 거의 하루 종일 온천만 하고 놀았을지도? 여튼, 산가의 일반 화실은 예약 성공했는데, 여기에서 한번 더 변경을 하게 된다. 추위를 많이 타는 일행이 조심스럽게 '산가의 화실이 겨울에는 유독 춥다는 후기를 봐서 걱정된다'고 하길래, 호쾌하게 또 바꿔드렸음 ㅋㅋㅋ 사실 일본 다다미방의 특성상 다른 데를 가도 춥기는 매한가지일 수도 있지만... 그녀가 얼마나 추위를 많이 타는지도 내 익히 알거니와, 이건 건강과 직결된 일이라서, 나중에 혹여라도 누가 감기라도 걸려서 '아, 그때 숙소 더 알아볼걸' 후회를 하는 것보다는 그냥 약간의 수고를 더 들여서 한번 더 바꾸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에!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최종 예약한 야마미즈키 또한 산가와는 반대편의 숲 속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춥기는 똑같이 추웠던 것 같다 ㅋㅋㅋ)

 

'유메린도우'는 보다 마을 중심부에 가까운 위치라서, 당일 온천투어를 하는 사람들 간에도 인기가 많다. 특히나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워서 송영이 별도로 필요 없을 정도! 버스를 타러 가기 전 마지막 온천 투어를 하기에도 편리한 위치일 듯. '오쿠노유' 역시 산 속 전경이긴 하지만, 산가나 야마미즈키에 비해서는 마을 중심부로 걸어갈 만한 거리에 있다. 유메린도우와 오쿠노유는 산가 예약을 다른 곳으로 변경하기로 했을 때 '무던한 백업 플랜'으로 생각했던 곳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건 '야마미즈키'였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마을 중심 쪽에 있는 유메린도우나 오쿠노유도 나쁘진 않았지만, 기왕 하는 거 보다 노천탕의 특징이 더 마음에 드는 곳으로! 그런데 산가가 마을 서북쪽 산 속이라면, 야마미즈키는 마을 동북쪽 산 속이라... 어차피 거리도 멀고 (버스 없이 오가기는 무리) 춥기도 추웠다는 거 ㅋㅋㅋ 하지만, 바로 옆으로 강이 콸콸 흐르고 시야가 탁 트여있는 그 온천탕 덕분에, 여기로 예약한 걸 후회하지는 않았어, 전혀.

 

 

 

 

 

 

건물 외관과 정원 사진을 생각보다 많이 못 찍어서 아쉽지만, 우리의 야마미즈키 료칸은 이런 느낌이었다. 대체로 모든 방들과 시설들이 하나의 큰 건물에 모여있고, 산 속에서 부지를 매우 넓게 쓰기 때문에 온천까지 가는 산책길, 노천탕 주변에 탁 트인 산과 강의 풍경이 시원시원하다.

 

 

 

 

 

 

우리가 묵을 방. 가장 기본형인 10조 화실로 예약했다. 이 다다미 풍경은 언제 봐도 반갑단 말이야. '일본에 여행왔음'이 가장 농도 있게 느껴지는 순간. 그래서 늘 침대가 있는 양실을 제외하고 이부자리를 깔고 자는 화실을 선호하곤 하지.

 

 

 

 

 

 

나름 옆에 이렇게 커피 머신과 작은 냉장고, 싱크대와 세면대, 화장대로 쓸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여행 내내 사진과 영상을 찍고 전송해주고, 포켓 와이파이도 관리하느라, 충전을 가장 긴밀하게 많이 해야 했던 나는 이 커피 머신 좌측에 충전 스테이션을 차리기도 했지 ㅎㅎㅎ

 

 

 

 

 

 

짐도 내려놓고 방 구경도 얼추 했으니, 잠시 따끈하고 고소한 녹차 한 잔과 함께 쉬어 갑시다. 티푸드로 팥양갱도 두어 조각씩 내주셨는데, 다들 '로쿠'의 슈크림빵 등 간식을 실컷 먹고 온지라 양갱에는 거의 손도 안 댔다 ㅎㅎㅎ

 

 

 

 

 

 

우리 방의 2층 전경이 살폿 엿보이는 사진. 원래는 여기 앉아서 바깥 풍경도 보고 차도 한 잔 마시며 정취를 즐기는 곳인데... 우리는 쿠마몬 수건 건조대로 썼네 그려... 이 풍경을 보고 직원분이 '쿠마몬 잇빠이데스네' 라고 정의하심 ㅋㅋㅋ

 

 

 

 

 

 

온천 목욕을 따끈하게 하고 돌아오니 이렇게 두툼 폭신한 이불이 네 채 나란히 깔려있다. 그래, 이 맛에 료칸 숙박하는 거지! 따끈하게 목욕도 하고 왔겠다, 당장이라도 눕고 싶은 마음들도 있었겠지만, 가이세키 요리가 우리를 기다린다네 ㅎㅎㅎ

 

 

 

 

 

 

식사의 서빙 방식은 각 료칸마다 다 다른데, 야마미즈키는 이렇게 일행별로 독립된 식사 공간을 제공한다. 일정 내내 예약자의 이름을 문 앞에 써서 붙여두고, 조식도 석식도 다 여기에서 예약된 시간에 준비해주심.

 

 

 

 

 

 

가이세키는 입으로 먹기 전에 눈으로 먼저 먹는 요리라고 하니까, 찬찬히 감상해봅시다. 우측에 있는 건 달걀찜인 줄 알았는데, 마치 떡 같은 제형의 온천두부라고 합디다. 이 날 석식에 등장한 두부들은 죄다 말캉한 게 아니라 쫄깃한 식감이었네. 혹시 이게 쿠로가와 음식의 특징이기도 한 건가? 아니면, 야마미즈키 료칸 안주인의 취향? 잘 모르겠지만, 우리끼리 이럴거다 저럴거다 종알종알 수다 떨면서 즐겁게 먹었다.

 

 

 

 

 

 

정식에 나오는 모든 메뉴들이 이렇게 예쁜 한지에 기재되어 나오는데... 읽을 수가 없어... 중간중간 등장하는 한자를 참고해서 '이게 이건가봐'라는 식으로, 어림짐작해가면서 먹었다. 특히 후반으로 갈수록 배가 불러서 '지금 여기까지 나온 것 같아! 그럼 앞으로 2코스 더 남은 건가?' 이러면서 포만감 컨트롤을 하기도 했지 ㅎㅎㅎ

 

 

 

 

 

 

이번 여행에서 '최고의 한 입'에 선정되신... 주석잔에 담겨나온 차가운 나마비루!!! 개운하게 목욕하고, 편안하게 유카타 입고, 여유롭게 가이세키 요리를 먹으면서 마시는 맥주가 맛이 없을 리도 없지마는... 이 주석 소재의 맥주잔 또한 단단히 한 몫 한 것 같다. 최적의 시원한 온도를 유지해준 덕에 목넘김이 아주 그냥 세상에 예술이었네. 나름 금주 모드를 유지하던 민느도 여기에서 봉인 해제되어, 두 모금을 마셨다고 한다...

 

 

 

 

 

 

료칸 옆에 흐르는 강에서 갓 채집해온 것만 같은 비주얼의 ㅋㅋㅋ 민물생선 구이. 굵은 소금이 좀 불균일하게 뿌려져 있는 바람에 복불복으로 소금 어택을 당하긴 했지만; 생선 자체는 맛있었다. 다들 한 꼬치씩 들고 뜯어먹는 재미도 있고~

 

 

 

 

 

 

접시 색상이 화려해서 눈길이 확 갔던 요리. 그러나 나는 원래 로스트 비프 안 좋아해... 이건 사진만 찍고 거의 먹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리 담당이셨던 직원분, 그 70대쯤 되어 보이는 할머니가, 우리가 음식을 남기면 매번 더 안 먹냐고 채근하셔서 ㅋㅋㅋ 뭔가 다 조금씩은 먹은 티를 내야 할 것 같았음 ㅋ 캬롯또(당근) 더 먹으라던 그 분의 전언을 잊을 수가 없네...

 

 

 

 

 

 

다들 배불러 소리가 연이어 나오는 시점에 등장한 디저트. 좌측의 저건 '녹차 붕어 사만코 맛'이었다고 한다 ㅋㅋㅋ 의외로 우측의 저 요거트가 상큼하니 마무리용으로 좋았던 기억!

 

이렇게 몸이 편안하고 눈이 즐겁고 수다가 행복한 식사 시간이었지만, 야마미즈키의 요리에는 그냥 중간 정도의 점수를 주련다. 10점 만점에 6점 정도? 예전에 타케오나 우레시노 온천에서 먹었던 가이세키 요리들에 비하면 다소 평이한 수준이었거든.

 

나는 료칸 후기들에 이따금씩 '가이세키는 화려한데 맛은 그냥 그래요'라는 평을 보면 매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아니, 이 사람은 일본 요리가 입에 안 맞나? 세상에 그 황홀하게 맛난 걸 왜 이렇게 심드렁하게 표현하지? 이랬는데...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료칸마다 분명 요리의 스타일이나 맛의 차이가 클 수 밖에! 그리고 야마미즈키는 고즈넉한 산 속 전경, 널찍한 부지와 넉넉한 방의 갯수, 탁 트인 노천탕 등이 장점이지만, 요리 쪽으로는 특화되지 않은 료칸이다.

 

만약에 '온천욕은 조금만 하고, 가이세키 정식에 기대가 큰' 사람이라면 다른 료칸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하지만, 우리는 친구들끼리 조잘조잘 여유롭게 식사하는 것만으로도 족했고, 온천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이런 점이 그리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니었다. (이런 의미에서도, 만약에 엄마랑 같이 쿠로가와를 간다면, 야마미즈키는 당일 온천 투어로만 오고, 숙박 및 식사는 다른 료칸으로 갈 것 같다. 우리 문여사님에게는 식사가 느므느므 중요하니카 ㅋㅋㅋ)

 

 

 

 

 

 

밤 목욕하고 개운해진 몸에 두툼한 이불 덮고 푹 자고 일어나서, 또 아침 목욕까지 하고 상큼하게 조식 먹으러 내려왔다. 간밤에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정원의 풍경까지, 굿모닝.

 

 

 

 

 

 

체크아웃 직전까지 유카타와 한 몸이 되어 지냈지 :)

 

 

 

 

 

 

더 화려하고 다채롭게 나오는 건 석식이지만, 사실 난 료칸에서의 조식에 더 애정이 있다. 그건 아마도 이 온천 달걀, 그리고 따끈 담백한 온천 두부탕 때문일 거야. 달걀은 이렇게 톡- 까서 맑은 소스를 살짝 뿌려서 호로록- 먹어주는데 그 말캉하고 보드라운 식감이 기분 좋다.

 

 

 

 

 

 

일본 가정식 느낌 담뿍 나게, 갓 지은 밥 위에 우메보시를 한 입 얹어서... 아우, 사진으로만 봐도 신 맛이 느껴지는 것 같고 입 안에 침이 고이네. 사실 나도 시큼새큼한 우메보시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일본의 맛'이라서 늘 한 입씩은 맛보게 되더라.

 

 

 

 

 

 

몽글몽글 보글보글, 푸근하게 풀어지는 온천 두부 맑은 탕. 문득, 우레시노 온천마을의 타카사고 료칸에서 먹었던 조식 두부탕이 생각나네. 규모는 자그마하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일품이며 무엇보다도 요리로 정평이 나있는 타카사고는 두부의 맛까지 정말 특출나게 맛있었던 기억. 쿠로가와에서 우레시노를 추억해서 미안해... ㅋ

 

 

 

 

 

 

가장 중요한 온천! 물론 장소의 특성상 사진은 거의 찍지 못했지만, 정말 이 곳의 노천탕은 일품이었다. 실내 목욕탕에서 문을 열고 정원으로 나와서 나체 산책길을 따라 걸어가면 길 끄트머리에 마법과도 같이 눈 앞에 펼쳐지는 물의 풍경. 널찍한 노천탕 바로 옆으로는 강이 콸콸 흐르고 숲이 둘러싸고 있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바로 앞에, 옆에, 온 사방에 자연이 가득차 있다.

 

유후인이 잘 단장한 일본 소녀, 타케오가 듬직하고 인상 좋은 아저씨, 우레시노가 소박하고 수줍은 시골 처녀 같다면... 이 쿠로가와는, 특히나 야마미즈키 료칸은 숲의 정령 같은 인상이었다.

 

 

 

 

 

 

실내탕에 앉아서 전면창을 통해서 내다보는 풍경도 이토록이나 절경이다. 이건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새벽 시간에 찍은 거지만, 환한 낮시간의 숲 풍경 또한 잊을 수가 없네. 따끈한 탕에 들어 앉아서 시원한 산 속 바람을 느끼고 콸콸콸 흐르는 강의 소리를 즐기는 그 기분은, 정말이지 이루 다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나의 모든 감각들이 다 깨어나있는 기분이랄까!

 

 

 

 

 

 

아쉬우니까 홈페이지 공식 사진도 하나 덧붙여보자. 이 사진에서조차 충분히 표현이 되지는 않았지만, 노천탕 바로 옆으로 강이 콰르르 흐르는 모습. 그리고 작은 나무 정자 같은 공간이 있어서 비나 눈이 내릴 때 아늑하게 들어앉을 수 있다. 그런데 사실 나는 서늘한 비를 그냥 그대로 맞으면서 온천하는 게 더 좋았어 :)

 

 

 

 

 

 

그런 편안한 시간,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준 야마미즈키 료칸 앞에서 다 같이 단체사진 한 장! 전 날, 유카타 입고 앞에서 사진 좀 찍어보려고도 했는데 밤바람이 하도 추워서 다들 바로 포기하고 목욕탕으로 후퇴 ㅋㅋㅋ

 

 

 

 

 

 

이렇게 파릇파릇하고 촉촉한 숲길에서도 한 장! 이 사진은 이번 여행 포토북의 표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네. 후후후.

 

 

 

 

 

 

료칸의 셔틀버스를 타고 마을 버스 정류장으로 가보세. 버스 없이 오가기에는 마을과의 거리도 멀고 워낙 산 속에 들어앉은 야마미즈키인지라, 30분에 한번씩 셔틀을 운영한다. 마을 중심부의 온천조합, 그리고 버스 정류장 등 주요 지점에서 손님들을 태우고 내려줍니다요. 일단 체크인을 하고서 편안하게 유카타 입고 마을 구경이나 다른 료칸 온천 투어를 하러 나올 때에도 유용한 교통 수단. 뭐, 우리는 체크인한 이후로는 야마미즈키 밖으로 나오지를 않았지만 말이야 ㅎㅎㅎ

 

 

 

 

나의 총평 :

산과 강, 숲, 자연이 본디 모습 그대로 숨쉬고 있는 게 매력적인 쿠로가와 온천마을. 이 곳의 장점을 잘 활용한 야마미즈키 료칸. 비록 요리는 특장점이 아닌 걸로 판단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넓은 부지와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자연 속에 녹아드는 멋진 전경의 노천탕까지 누릴 수 있는 곳. 이번 우리 여행의 가장 중요한 거점이 되어준 야마미즈키 료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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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16 13:10 행신김여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캬 온천을 사람에 비유한 언니 문장보니 다른데도 가보고 싶네요! 사실 가이세키요리는 전 정말 별로... 할머니 나한테 왜 그래요??? ㅠㅠ
    노천탕 가는 긴 길이 우린 너무 추웠지만 봄이나 가을에 오면 그 길을 나체로 걷는것 자체도 되게 신날거 같아요!!

    • 배자몽 2017.02.16 2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대가 일본어를 '초큼' 한다고 말해서? 똑같이 남긴 정민느는 '그만 먹겠다'고 단호하게 표시해서? ㅋㅋㅋㅋㅋㅋㅋ 여튼 할머니의 캬롯또는 오래도록 못 잊을 것 같음 ㅋㅋㅋ

  2. 2017.02.17 10:16 신고 체질이야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사진과 설명들 덕분에 여행준비에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 배자몽 2017.02.17 14: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
      제가 여행 정보 찾느라 많이 뒤졌던 만큼, 누군가도 이걸 보고 도움을 좀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네요 ㅎㅎㅎ

  3. 2018.11.26 09:12 최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눈이 빠지도록 뒤졌는데 아 잘했구나 안심잉되는 글이였어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우리 여행은 온천이 주안점이고, 후쿠오카에서의 1박은 덤 같은 거야... 라고 해놓고서, 이미 후쿠오카에서의 첫 날이 충분히 즐거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메인 이벤트인 온천에 대한 기대가 덜해지는 건 아니지! 후쿠오카에서 잘 놀고 잘 사고 잘 먹고 잘 잤으니, 이제는 또 한번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쿠로가와 온천으로 향해보자.

 

덧붙임. Kurokawa, 한자 기재로는 黑川 온천. 내 블로그에서도 구로카와라고 했다가, 쿠로가와라고 했다가, 정확한 기재가 오락가락 한다. 처음에는 '쿠로가와'로 썼는데, 현지에 가서 발음을 들어보니까 '구로카와' (마치 경상도 사투리 같은 억양으로...) 라고도 하고... 그래서 표기를 어찌 할까 잠시 고민도 했지만, 호텔온센닷컴에서도 '쿠로가와'라고 쓰는 데다가, 아무래도 그게 더 대중적인 기재 같아서... 다시금 쿠로가와로 (내 멋대로) 낙찰. 탕탕탕.

 

 

 

 

 

 

우리 에어비앤비 숙소 베란다에서 보이는 하카타의 주거 지역 풍경. 그저 '적당한 가격에 잠만 자고 가면 됐지' 라고 생각했던 후쿠오카 숙박에서 이렇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얻고 가게 될 줄은 몰랐어. 에어비앤비 첫 체험으로는 정말 제대론데?

 

 

 

 

 

 

하도 내 사진이 없어서, '이 횡단보도에서, 저 건물이 배경으로 나오게, 내 뒷모습을 찍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한 결과. 근데, 건물도, 횡단보도도, 다 잘 나왔는데... 정확하게 내가 핀트 나갔엌ㅋㅋㅋㅋㅋㅋㅋ

 

 

 

 

 

 

하카타 버스 터미널을 향해서 드르륵 드르륵. 좀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더라면 이런 배경에서 그럴싸한 사진 촬영 시도 좀 했을 터인데. 지금 생각하니 뭐 그렇다.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의 총 장수가 적은 것은 아니건만, 그럼에도 난 계속 지도를 보면서 길을 확인하느라 바쁘거나, 혹은 영상을 찍느라 평소에 비해서는 사진을 다채롭게 많이 찍지는 못했던 거지. 이번을 교훈 삼아, 다음번 여행 때는 좀 더 효율적인 분업을 하겠노라고 다짐도 해본다. 아, 하지만 그건 다음 여행에 대한 다짐일 뿐, 이번 여행은 이대로 충분히 즐거웠지 :)

 

여튼, 버스를 무사히 탔다. 터미널을 찾아서, 탑승 정류장을 찾고, 버스 안에 안착하기까지 긴가 민가 하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여튼 제대로 찾아서, 미리 발권해둔 티켓을 내고, 제자리에 앉아서, 또 한시름 놨지. 어차피 잠은 쿠로가와 가는 버스 안에서 자면 돼, 라면서 간밤에 수다 떨고 늦게 잤더니 다들 버스가 출발한지 얼마 안 되어서 곯아떨어졌다. 그래, 평소에 많이 걷던 애들도 아닌데 어제 밀도있게 걸어다니느라 노곤하기도 하겠지... 그런데, 여러분? 여러분???

 

 

 

 

 

 

큐슈를 가로질러 가는 이 버스의 창 밖으로 이런 운치있는 풍경 펼쳐지는데 계속 잠만 잘거야? ... 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냥 다들 자게 두고 나 혼자서 열심히 사진 찍고 영상 찍었다. 나중에 영상 완성되고 나면 '내가 이걸 못 보다니!' 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마, 라는 심경으로 ㅋㅋㅋ

 

 

 

 

 

 

너무 뻔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절로 하게 되는 말 - 그림 같은 풍경이구나. 날이 흐려서, 비가 내려서, 물안개가 껴서, 더욱 깊게 새겨진 기억의 한 장면이다. 햇살 맑은 날에 이 길을 갔더라도 행복하기는 매한가지였겠지만, 이렇게 애틋하지는 않았겠지.

 

 

 

 

 

 

쿠로가와 온천까지 가는 길 구비구비에도 여러 온천 마을들이 있어서 이렇게 버스가 멈춰설 때마다 모락모락 온천수의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와, 여기도 정말 굉장한데? 하지만 우리가 가는 쿠로가와는 더더욱 멋질거야!

 

 

 

 

 

 

그리하여 도착한 쿠로가와, 黑川, 검은 강이 흐르는 온천 마을. 정말이지 그 이름에 걸맞는 자태를 보여주었다. 서늘한 겨울비 (라고는 하지만, 그냥 체감 온도상 우리나라의 가을비 정도) 아래에 차분한 색감의 마을, 그리고 그 마을을 관통하는 검은 돌 바닥의 강. 정류장에 내려서 크게 내쉰 첫 숨은 서늘하고 축축했고, 온천조합 건물까지 걸어가는 발걸음은 조금 들떴다.

 

다만, 다들 한 손에는 캐리어를 끌고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어서 사진 촬영이 여의치 않았던 게 아쉬울 뿐. 사실 그래서 나는 초반에 우산 접어서 넣어버리고 그냥 보슬비를 맞고 걸어가는 편을 택했지만, 난 손에 구글맵을 쥐고 있어서... 흑흑. 나야 사진을 위해서라면 조금 천천히 가도 좋고 비를 맞아도 상관없고 손에 든 게 많아도 괜찮은데, 나보다 추위를 더 타는 애들 보고 그 상황에서 사진을 요청하자니, 심적으로도 좀 미안하고 혹여라도 컨디션 안 좋아질까 우려도 되어서 (따지고 보면 그 3명 중 2명이 오기 전에 몸이 아프지 않았던가...) 그래서 중간 어디선가부터 마음 속으로 '그래, 사진 욕심을 좀 버리자'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그 와중에 잠시 멈춰서 '흑천'의 모습은 담았다 :)

 

 

 

 

 

 

그렇게 마을을 삥- 둘러서 온천조합 건물에 도착했다. 사실 마을을 가로질러 오는 보다 가까운 길도 있었는데, 정류장에서 내려가는 길이 가파르고 사람들도 반대 방향으로 가길래, 이럴 때는 좀 돌아가더라도 안전하게 가자는 차원에서 에둘러왔네. 뭐, 덕분에 오는 길에 내가 숙소 검색하면서 수 차례 봤던 다른 료칸들 위치도 확인하고, 비록 사진은 못 찍었어도 마을 풍경을 눈에 찬찬히 담아왔으니까.

 

이 온천조합에서 마을 지도를 받고, 온천 투어할 때 쓸 수건을 기념품 겸해서 사고, 코인락커에 짐을 넣어두고, 마을을 둘러보기로 한다. 우리가 묵기로 한 야마미즈키 료칸은 마을에서도 버스를 타고 완전히 산 속으로 구비구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번거로워질 것 같아서 (물론 셔틀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선마을 후료칸으로!

 

 

 

 

 

 

2월, 겨울도 끄트머리를 향해 가는 계절의 풍경인데 너무나도 신선해서 순간, 늦가을을 보는 듯 했다. 한국의 겨울에 비해서 비교적 따스한 기후, 가늘게 내리는 빗방울 아래의 검은 나무들과 붉은 낙엽들, 그리고 마침 인적이 드문 마을 어귀의 골목길.

 

 

 

 

 

 

다 같이 순차적으로 서서 사진도 남겨봅시다. 다들 모여서봐, 이케이케 서봐, 하면 참 협조적인 여자들. 이 날은 어차피 연이어서 온천욕 할 거라서 화장은 해서 뭐하나, 라는 모드로... 다들 자차만 바른 민낯 상태. 어쩐지 여행 첫 날과 둘째 날의 사진/영상들이, 음, 비주얼 차이들이 많이 난다는 게 우리 스스로의 평가였다 ㅋㅋㅋ

 

 

 

 

 

 

또르르르, 퐁.

 

 

 

 

 

 

작은 마을이지만, 어디를 가도 좋다. 어느 가게 모퉁이, 어느 골목 어귀라도, 다 그 자체만으로도 다 좋다. 크지 않은 마을이어서, 마음이 급하지 않아서, 더더욱 좋다.

 

 

 

 

 

 

강에 바로 붙어있는 료칸들은 노천욕하면서 강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매력인데, 이렇게 마을 한가운데 있는 경우에는 주변에 울타리를 쳐놓곤 한다. 우리가 묵은 야마미즈키 료칸은 완전 산 속에 있어서 울타리 없이 바로 콸콸 흐르는 강 옆에서 노천욕을 할 수 있었지 :)

 

 

 

 

 

 

모두를, 특히 달달이 애호가 김밍기를 열광하게 한, 파티세리 '로쿠'의 거대 슈크림빵! (사실 그녀가 더 좋아했던 건 말캉말캉 밀크 푸딩이었지만 ㅎㅎㅎ) 구로가와 마을 거닐면서 다들 하나씩은 먹게 된다는 슈크림 얘기는 들어는 봤지만, 내가 워낙 버터리한 디저트가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갑다 했는데, 과연 이 골목을 지나보니 그 유명세를 알 만도 하더라. 우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게스리 달달하고 고소한 향이 사방에 스며든다. 그리고 그 향에 이끌려 가게에 들어서면 다양한 디저트들의 향연에 눈이 즐거워진다. 우리는 이때 점심을 먹으러 가던 길이라서 '음, 여러분? 여러분???' 모드로 내가 만류도 해봤지만 다들 내 말은 콧등으로도 안 들으심 ㅋㅋㅋ 디저트 배랑 식사 배 따로 있다고, 선 디저트 후 식사해도 된다고, 여러 개 사서 지금 다 먹자는 게 아니라 하나만 맛보고 나머지는 이따가 료칸 체크인해서 티푸드로 먹을 거라고, 여튼 이유들도 다양해 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사라 사 ㅋㅋㅋ 뭔가 시트콤 같은 상황이어서 귀여웠음 :D

 

 

 

 

 

 

이 날의 오찬! 쿠로가와가 그리 큰 마을도 아니고, 어차피 저녁에 가이세키 정식이 있으니까 점심에는 꼭 무언가를 특정해서 먹겠다는 목표도 없어서, 그저 마을을 걸어다니다가 느낌 오는 대로 (여기서의 느낌이란 나의 느낌을 말한다... 내가 촉이 오는 곳으로 감 ㅋㅋㅋ) '아지도코로 나카' 라는 밥집으로 들어갔다. 종류는 다양하게 밥과 면류를 섞어서 시켜두고 다 같이 이것저것 먹기로! (그리고 아닌 게 아니라, 방금 슈크림 먹고 다들 잘 먹더라고. 단짠의 원리가 이런 거였나 ㅋ)

 

 

 

 

 

 

료칸에 숙박하지 않고 입욕만 하는 경우에는 인당 500엔을 내고 들어가면 되는데 (숙박객이 쓰는 온천과 아예 분리된 경우도 있고, 일부 시설 이용 불가라거나 탈의실이 따로 있는 경우 등도 있다) '온센 메구리' 그러니까 정액제 쿠폰 개념의 온천 마패를 온천조합에서 구매하면 1300엔에 총 3개의 온천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도 이렇게 즐겨볼까도 생각했었지만, 한 온천을 좀 여유있게 즐기고, 나머지는 우리가 숙박하는 료칸에서 누리고 싶어서, 그냥 비교 체험용으로 딱 한 군데만 들러보기로 했다. 이게 좋은 선택이었다 싶은데, 시간도 동선도 무리가 없는 동시에, 미리 한 군데를 가보니까 우리 료칸의 온천이 얼마나 좋은지도 상대적을 더욱 체감이 되어서 즐거움이 배가 되었지. 마을을 돌아보는 도중에 잠시 씻고 쉴 수 있으니까 좋기도 하고.

 

우리가 선택한 곳은 마을 남단, 버스 정류장 인근에 있는 '이코이' 료칸. 이유는 단 하나였다. 여기 온천의 테마가 '미인탕' 이어서... 내가 후보로 생각하는 몇 군데를 설명하는데 여기가 미인탕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정민느가 뒤도 안 돌아보고 미인탕이지! 미인탕! 미인 됩시다! 미인탕 고고! 이러면서 직진을 해서 ㅋㅋㅋ 여기로 낙점 ㅋ

 

 

 

 

 

 

어서 오세요, 고갱님,

미인 되세요, 고갱님.

 

테마가 이렇다 보니 여성 고객들의 이용이 유독 많다고 한다. 사실 뭐 남탕이야 내가 안 가봐서(...) 사람이 많은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입장료 내고 들어갈 때만 해도 이미 거의 여성 소그룹들 위주에 일부만 가족 단위였으니까, 아마 그 말이 맞는 듯도?

 

 

 

 

 

 

... 온천에서는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

 

당연하지, 남의 맨몸을 멋대로 찍어서야 쓰나. 그래서 이용객들이 다 빠진 시점에 재빠르게 찍고 카메라 다시 넣어버렸고요? 그래도 여기에서 짧게 사진 두어 장과 물 흐르는 영상 클립까지 찍어온 덕에 우리 여행일기가 정말 풍성해졌다. 사람들 있는데 무리하게 찍은 거 아니니까, 마음 속으로 양해를 구합니다. 어글리 코리안 아니에요 흑흑... ㅠㅠ

 

이코이는 아예 숙박객용 온천과 당일 입욕 온천이 분리가 되어 있는 타입이고, 이 당일 온천에는 탕이 총 2개 있다. 깊이가 조금 깊고 물 온도는 온탕 정도인 이 곳과, 계단을 내려가면 나오는 열탕. 간단한 샤워시설과 비누 등도 준비되어 있어서 씻고 들어가면 됩니다요.

 

 

 

 

 

 

우리는 구매하지 않았지만, 온천 마패 구경은 합시다. 이렇게 3회 입욕을 다 하고 도장까지 받은 마패들은 기념품으로 가져가기도 하지만, 이렇게 소원을 써서 신사에 매달아두기도 한다. 저 중에는 '쿠로가와 온천 마을에 다시 오게 해주세요' 라는 소원도 있지 않을까 :)

 

 

 

 

 

 

다들 목욕 마치고 파티세리 로쿠에 간식 추가 구매하러(...) 달려간 새에 나는 잠시 바로 옆에 있는 신사를 둘러보았지. 아까 산 간식, 체크인해서 티푸드로 먹는다더니... 목욕 후에 화롯불가에 모여 앉아서 단박에 해치워버리셔서... 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소리를 남발하게 만들었던, 구마모토의 상징 쿠마몬! 정말이지 일본의 캐릭터 장사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대단한 상술인데, 또 기꺼이 넘어가주고 싶어진다니까. 우선, 우리는 쿠마몬 수건을 다 같이 기념품으로 구매했으며, 간식은 로쿠에서 샀으니까, 쿠마몬 과자는 넘어갑시다...

 

 

 

 

 

 

온천욕하면서 신난 쿠마몬! 아, 인간적으로 이거 너무 귀여운 거 아님미카 ㅋㅋㅋㅋㅋㅋㅋ 액션은 신났는데, 표정은 엇비슷하게 늘 띨빵한 게 뽀인뜨 ㅋㅋㅋ

 

 

 

 

 

 

온천 원숭이와 사이좋게 입욕하는 쿠마몬 ㅋㅋㅋ 그러고 보니 이 그림에서는 웬일인지 웃는 표정이네 그려 ㅋ

 

 

 

 

 

 

그리고 주류를 판매하던 상점에서 쿠마몬 빅뱅! 디자인 심하게 귀여워서 저걸 살까 생각도 했지만, 이건 사케가 아니라 쇼쥬였던 고로... 디자인 요소 하나 때문에 쇼쥬를 고르기에는 남편과 내가 너무나도 굳건한 사케 애호가들이지... 그래도 이쁘니까 사진으로 꼭꼭 눌러담아오자.

 

 

 

 

 

 

룰루랄라 술을 구매하고 밖으로 나오니 정민느가 가게 앞 벤치에 널부러져 있다. 목적지가 정해지면 직진본능으로 두다다다 걸어갔다가, 도착하면 일단 앉을 곳을 찾는... on/off 요정님 ㅋㅋㅋ 마, 힘내라. 우리 료칸 체크인하러 가자 ㅋ 그리고 이 와중에 구마모토 프리 와이파이 안내에도 또 쿠마몬 ㅋㅋㅋㅋㅋㅋㅋ

 

온천조합으로 돌아가서 30분에 한번씩 온다는 야마미즈키의 셔틀 버스를 기다려서 드디어 우리가 묵을 숙소로 이동을 했다. 마을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산길로 구비구비, 차로 한 10분은 넘게 들어간 것 같다. 그 구석진 위치 덕분에 정말 환상적인 노천욕이 가능했던 거지.

 

 

 

 

 

 

이것이 야마미즈키 료칸의 첫 인상 :)

 

 

 

 

 

 

우리가 묵을 10조 화실. (10조란 다다미 단위 기준으로 10개가 깔려있는 규모를 뜻함) 언제나 그렇지만, 료칸의 화실로 들어설 때의 기분이란 짜릿하다. (들어서면서 보이는 풍경을 영상으로도 찍어둘걸!) 다다미방이라서 추위 많이 타는 사람들이 밤에 잘 때 괜찮을까 약간 걱정도 했지만, 걱정은 미뤄두고 일단 방 구경 실컷 하고 목욕 갈 준비나 합시다~

 

 

 

 

 

 

할머니 직원이 방 구경을 시켜주고 녹차를 타준 다음에, 료칸의 구조 및 시설을 설명하시는데, 어차피 나보다 일본어 단어 몇 개라도 더 아는 사람들이 듣는 게 낫지 싶어서 '내용은 너네들이 듣고 숙지해서 알려줘, 난 사진 찍는다' 라고 선언해버리고 카메라 들고 돌아다님... 분업 체계랄카효...

 

 

 

 

 

 

'쿠마몬 잇빠이데스네'

 

사실 뭔가를 그리 다양하게 산 것도 아닌데, 이 차 마시는 공간에 쿠마몬 수건만 4장이 나란히 걸려 있으니, 쿠마몬에 미친 여자들인가 싶었을지도-_-? 아 원래는 바깥의 숲 풍경을 바라보면서 고즈넉하게 다도를 즐기는 공간일 터인데... 으하하하.

 

 

 

 

 

 

온천을 실컷 즐기고 와서 따끈하고 노곤해진 몸으로 저녁식사에 내려갔다. 야마미즈키는 비교적 규모가 있는 료칸이다 보니 (객실이 총 21개였던가) 각 객실마다 이렇게 꽤 넉넉한 식사 공간을 배정한다. 조식 역시 다 같이 홀에서 먹는 개념이 아니라, 이 단독 공간에서 서빙되고. (식사에 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료칸 후기 포스팅에서 별도로 할 예정.)

 

 

 

 

 

 

여행 오기 전에 금주를 명받은 자와, '한 입 잡솨'를 조장하는 인간. 그런데 진짜 저 주석잔에 차갑게 담겨나온 나마비루는... 하아... 이번 여행 통틀어 나의 '최고의 한 입'이었다. 맥주가 맥주니까 맥주 맛이 날지언대, 세상에 뭐가 이리 맛있지??? 결국 '30분에 한 모금'만 맛보겠다던 민느는 5분 후에 '40분은 족히 지난 것 같다'며 또다시 맥주에 손을 뻗게 된다... 그나마 금주령이 있었기에 이번 여행에서 딱 5모금으로 그쳤지, 아니었더라면 음주 대잔치가 됐을 것이여.

 

 

 

 

 

 

료칸 숙박의 또다른 즐거움. 식사 혹은 목욕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두툼하게 펼쳐진 이부자리! 다다미방 특유의 냉기 때문에 이불과 요가 충분히 두툼하지 않고서는 안 되는 탓도 있겠지만, 여하튼 저 폭신한 풍경은 언제 봐도 참 좋다. 일부는 잘 때 좀 추웠다고도 하던데, 나는 이불 속에 잘 묻혀 있으면 추운 줄은 딱히 모르겠더라고. (내가 그냥 잘 자는 건가...)

 

 

 

 

 

 

저녁 먹고 또 온천! 낮 시간에는 노천탕 옆으로 강이 콸콸 흐르고 나무들이 빼곡하게 서있는 풍경을 눈으로 즐겼다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밤에는 그 강의 흐름을, 숲의 기색을, 온천수가 조용히 찰랑이는 소리를 귀로 즐긴다. 머리로는 서늘한 숲 속 공기가 감돌고, 몸으로는 따끈한 온천수가 흐르니, 모든 감각이 느슨해진다.

 

그렇게 검은 강의 마을, 쿠로가와에서의 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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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14 21:30 마곡김여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캬 사진도 사진이지만 언닌 참 글도 맛깔나게 잘써요. 조곤조곤한 설명을 들으니 더 좋네요! 로쿠의 푸딩을 먹고 싶네요...

    • 배자몽 2017.02.15 08: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결론은 로쿠 푸딩인가! 뭐,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만족을 얻었지 ㅎㅎㅎ 이번 여행기는 진짜 밀리지 않고 포풍 업로드 중... 나 아직 작년 벨기에 여행기도 완결 못 했는데 -_-a ㅋㅋㅋ

  2. 2017.02.15 09:03 민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액션은 신났는데 표정은 늘 띨빵한게 포인트래.... ㅋㅋㅋㅋ
    어리숙한 매력이 있지 않냐? 쿠마몬 더럽! ㅋㅋ
    마곡김여사의 댓글이 기승전푸딩인것도 귀엽 ㅋㅋ

  3. 2017.02.28 18:09 익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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