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다녀온 엄마와의 큐슈 온천 여행 일기를 꽤나 자세하게 써서, 딱히 추가 후기는 필요 없지 않나... 싶으면서도 교통편과 숙소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자세하게 썰을 풀고 싶었다. 왜냐하면, 어디로 갈까, 어떻게 이동할까, 가격들이 어떻게 다른가, 이런 의사결정 과정들을 공유해야만 그게 진짜 와닿는 여행 정보라고 생각하기에. 뭐, 게다가 나중에 지인이 물어보더라도 길게 설명 안 하고 그냥 블로그 url만 던져주면 되겠지-_-*

 

 

 

처음부터 정해졌던 것은 :

- 큐슈 지방으로 온천 테마 여행

- 일정은 2박 3일, 료칸 연박으로.

- 예산 상한선은 없지만 실속 가격으로.

 

지역은 :

- 벳부, 유후인, 쿠로가와 등이 있었지만

- 예전에 가본 기억으로 우레시노를 선택.

 

이제 남은 건 료칸 선택이었다.

2박 3일 동안 머무를 숙소이기도 하거니와, 목욕을 하는 온천이 있는 곳이기도 하며, 조석식을 다 먹게 되는 식당이기도 한지라, 료칸의 선택이 여행의 색깔을 통으로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하지만 난 일본어를 못하기도 하고-_-* 몇 년 전에 출장으로 가서 묵었던 와라쿠엔 빼고는 어디가 어디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 그렇다고 적당히 괜찮은 데를 하나 골라서 과감하게 선택하는 스타일도 아니라는 거. 지역별로, 그리고 지역 내에서 옵션들을 한 눈에 다 보고 비교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임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번에는 <호텔온센닷컴> 예약 사이트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http://www.hotelonsen.com/) 일본의 다양한 료칸들을 지역별 테마별 가격별로 정렬해서 보기도 쉽고, 예약 프로세스도 간단해서, 나처럼 "일본어는 못 하지만, 숙소 선택의 기준이 뚜렷하며, 자유여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호텔온센닷컴 협찬 받은 거 아니고, 그냥 내 돈 주고 예약한 거임!)

 

이 호텔온센닷컴에서 내가 검색한 기준은 :

- 2박 총 숙박 가격이 60만원 미만인 곳 선호.

- 방에 개별 노천탕은 선택사항. 있으면 좋고.

- 개별탕보다 대중탕의 느낌이 더 중요하다.

- 화려한 곳보다는 소박하고 가정집 느낌 선호.

 

그렇게 뽑아낸 후보는 :

- 와라쿠엔

- 온야도 타카사고

이 2군데였다.

 

와라쿠엔은 몇 년 전에 묵어봐서 느낌을 잘 아는 데다가, 워낙 규모도 명성도 있어서 어느 부분에서도 과락이 없는 게 장점. 게다가 일본식 정원 안에 위치한 노천탕의 느낌이 매우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것에 마음에 갔다. 이 모든 것에 비해서 가격도 합리적인 편에 속하고. 덤으로, 사장님 얼굴 다시 보고 "예전에 묵어보고 느낌이 좋아서 잊지 못하고 다시 왔다"는 어필을 해보고 싶기도 했고.

 

온야도 타카사고는 와라쿠엔에서 바로 다리 하나 건너 위치. 큰 본채 건물과 널찍하게 펼쳐진 별채들을 거느린 와라쿠엔과는 정반대로 소박하고 자그마한 건물 한채짜리 료칸이다. 역시 가격도 저렴한 편. 내가 알기로는 우레시노의 료칸들 중에서는 가장 가격이 착한 듯. 그렇기 때문에 타카사고는 개별탕이 딸린 방을 예약해도 와라쿠엔의 일반 객실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데에 착안했다. 그러나 메인 노천탕이 규모도 좀 작고 인테리어 느낌도 다소 심심한 게 단점.

 

고민 끝에 노천탕이 예쁜 와라쿠엔으로 결정했... 는데, 그 고민하는 이틀 사이에 예약 만실이 떠버림 ㅋㅋㅋㅋ 뭐지 이건 ㅋㅋ 그래서 뒤돌아보지 않고 바로 타카사고로 예약했다는 결론이다. 게다가 엄마가 개별탕 별로 필요 없다고 해서 일반 객실로 했더니 예상보다 숙박비가 많이 아껴져버렸어. (4월 말, 목금 2박 예약 기준으로 43만원 가량) 그런데 지난번 여행 일기에서도 썼지만, 단지 가격 낮은 료칸은 절대 아니었다. 가격대비 대만족한 것은 물론이고, 그냥 그 자체로 정말 아름답고 따스한 료칸이었어. 다시 돌아가도 엄마와 나는 온야도 타카사고를 선택할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이 포스팅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

 

 

 

 

# 곰방와, 온야도 타카사고 (御宿 高砂)

 

 

 

 

우레시노 강 바로 옆에 위치한 온야도 타카사고 (御宿 高砂)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단일 건물이기 때문에 입구도 이렇게 단촐하다. 로비를 가로질러 가고, 건물을 이동하고, 이런 거 일절 없음 ㅋㅋㅋ 주말에는 사장님이 저 자리에 앉아 계시기도 한데 우리가 도착한 건 한갓진 주중 오후였기 때문에 아무도 없었다. 안주인인 오카미상과 그녀의 딸은 부엌에서 일하는 중이서 스시마셍~ 을 중얼거리면서 우리가 왔음을 알림.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 서로 말을 못 알아들어 ㅋㅋㅋㅋㅋㅋㅋ 일본은 수도인 도쿄에서조차 영어가 잘 안 통하는데 이런 큐슈 시골 온천 마을에서야 말해 뭐하랴. 그래도 영어에, 일본 회화책 뒤져서 찾은 문장들에, 손짓 발짓을 더해서 대화하니 그리 큰 불편은 없었다. 워낙 관광객들도 자주 오는 곳이니까 우리가 일본어 못 알아들어도 그러려니 하시는 듯.

 

 

 

 

 

 

요래요래 잔망스러운 장식들을 보면 역시 일본 온 기분이 난다.

 

 

 

 

 

 

료칸 안에서 와이파이도 꽤 원활하게 잘 되는 편. 우리는 어차피 이동하면서도 쓰려고 한국에서 와이파이 공유기를 대여해서 갔기에 별 필요는 없었지만. (스마트 카메라 EX2F를 쓰기 때문에 여행 도중에 틈틈이 사진을 다 전송하곤 한다. 그래야 엄마가 실시간으로 친구들한테 자랑을 하지 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묵은 객실은 305호, 3층에서도 가장 건물 외쪽이었다. 아마도 개별탕이 있는 객실을 골랐더라면 1층이나 2층으로 배정되었을 듯 한데, 우리는 어차피 1층 대중 노천탕을 이용했으니까. 개별탕을 버리고, 3층의 뷰를 얻은 셈이었네.

 

 

 

 

 

 

이랏샤이마세 -

인천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도, 후쿠오카에서 우레시노까지 가는 버스 탑승도, 그리 길거나 피곤하지는 않았건만... 문을 열고 이 소담한 다다미 객실을 보는 순간, 그 얼마 안 되는 피로마저 풀리는 기분이 든다. 아, 정말 잘 왔구나. "바로 이런 걸 바랬다"면서 엄마랑 신나서 조잘조잘.

 

 

 

 

 

 

이게 우리 방 창문에서 보인 우레시노 마을의 전경.

 

눈 앞에 걸기적거리는 것 하나 없이 넓고 나즈막히 펼쳐진 화각. 화려하지는 않지만 일본 시골 온천 마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담백한 색감. 그리고 타카사고 료칸 바로 앞을 흘러가는 우레시노 강의 물소리와 그 위를 훨훨 날아다니는 백로들의 날개짓까지.

 

사람을 압도하는 화려한 광경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좋았다. 꽃이나 과일향이 나거나, 색깔이 화려한 화차가 아니라, 은은하고 싱그러운 녹차 같은 느낌. (실로 우레시노는 특산물 녹차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방에도 이렇게 늘 녹차가 준비되어 있다.

 

우리가 방문한 4월은 마침 그 해의 새로운 녹차 잎이 수확되는 계절이라서, 여리고 신선한 신차를 양껏 즐길 수 있었다. 섬세한 다도 같은 건 몰라도 그냥 이렇게 청아한 풍경을 보면서 오래된 찻잔에 녹차를 따라 홀짝이기만 해도 좋다. 녹차 잎이 워낙 좋기 때문에 차를 우리고 따를 때에도 일부러 주전자를 흔들어서 찻잔에 찻잎이 좀 담기게끔 따르더라.

 

 

 

 

# 싱그러운 녹차의 마을, 우레시노 (嬉野)

 

 

 

 

여장도 풀었고, 녹차도 마셨으니, 이제 마을을 둘러봅시다. 우레시노 마을은 자그마해서 걸어서 돌아보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지도 없이 그냥 돌아다니다가 발길 닿는 대로 기웃거리면서 구경해도 좋다. 그런 여유로움이 더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고.

 

 

 

 

 

 

마을 곳곳에 보이는 야외 족욕탕들. 그 중에서도 나름 지표가 되는 게 시볼트의 족욕탕이다. 마침 비행기에서의 아점 이후로 점심은 따로 안 먹었던 차여서 바로 옆의 가게에서 홍차 아이스크림과 구운 달걀을 사서 먹으면서 노곤하게 족욕을 즐겨주었지. 우레시노 마을을 돌아다닐 때에는 잘 마르는 손수건을 하나쯤 들고 다니는 게 좋다. 언제든 족욕을 할 수 있는 준비를! 실로, 마을 사람들도 족욕탕에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 떨곤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고요하고 청아하던 절과 신사의 풍경들.

 

 

 

 

 

 

우레시노 강가에는 이렇게 풀밭과 나무들이 가득하다. 여기가 규슈 올레길로 이어지는 초입구. 우리는 이번에는 올레길을 걷는 일정은 없어서 강가 벤치에 앉아서 풍경 감상하고 수다 떨고 사진 찍고 그러고 놀았지만. 마을에 대단한 관광거리는 없을지라도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강가에서 보이는 풍경의 일부. 물 위에 잔영을 남기는 왼쪽 건물은 이 지역의 대표 양조장. 그리고 우측에 저 멀리 보이는 게 와라쿠엔 료칸. 4월 말이어서 4월 초의 벚꽃 성수기는 진작에 지나갔지만 이렇게 싱그러운 녹색을 즐길 수 있다면 이 계절도 좋지 않은가.

 

 

 

 

 

 

그렇게 마을을 흠뻑 느끼고서 다시 방으로 돌아오니...

 

아, 그렇지. 이게 료칸 숙박하는 가장 큰 즐거움 아니겠어. 집요정이 다녀간 것 마냥 정갈하고 포근하게 깔아놓은 이부자리. 료칸의 이불은 정말 다른 어떤 침구로도 대체가 되지 않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목욕하고 가이세키 요리 먹고 와서 여기에서 숙면할 걸 생각하니 세상 다 가진 기분이네.

 

 

 

 

# 료칸의 존재 이유, 온센 (溫泉)

 

 

 

 

그러니 이제 목욕하러 가봅시다. 유카타 둘러입고 총총. 온천은 1층에 있어서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지만 료칸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이동 거리는 그닥 번거롭지는 않다. 그리고 어차피 입고 벗기 편하게 유카타 입고 다니니까, 그냥 시도 때도 없이 목욕하러 오기에는 딱이더만. 일부 규모 있는 노천탕들의 경우에는 매일 남녀탕을 서로 바꾸기도 하는데 (음양의 조화를 위해서...) 타카사고는 그냥 변동 없이 운영하더라.

 

 

 

 

 

 

들어가면 세면대 2개와 옷바구니 등이 있는 자그마한 탈의실이 나온다. 사람이 넷 이상이 되면 다소 복작복작할 정도의 규모. 그러나 이 날은 평일 저녁이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와 나만 단독으로 사용했다! 금요일과 토요일이 되면서 사람이 다소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꺼번에 많이 몰린 적은 없었다. 게다가 우리가 워낙 목욕을 자주, 그리고 오래 해서 ㅋㅋㅋ 우리가 목욕하는 동안 한두 명이 와서 씻고 먼저 나가는, 뭐 그런 정도? 더 널찍하고 화려한 온천들도 많겠지만 여튼 우리는 아무런 불편 없이 잘 썼음. 사실 우리 만큼 온천을 200% 즐기는 숙박객도 드물지 싶어... 안 그래도 가격도 저렴한 편인데 그야말로 최고의 가성비를 누렸네. 후후후.

 

 

 

 

 

 

샤워기도 딱 4개. 어차피 엄마랑 나, 둘이서만 쓴 거나 다름 없어서 공간은 넉넉했지만. 저렇게 각 자리에 나무 의자와 대야가 준비되어 있다. 나도 목욕 마치고 나름대로 정리정돈 하고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일본 여자들 보니까 대야의 물기가 빠지도록 엎어놓기까지 하고 나오더라. 내가 처음 들어왔을 때 모습 그대로 다시 세팅하는 게 당연한 문화였다. 그걸 보고 감명(?) 받은 우리도 따라서 섬세하게 뒷정리를 하게 되었음!

 

 

 

 

 

 

이렇게 실내에도 온탕이 하나 있기는 한데 기왕이면 노천탕, 싶어서 여기는 한번도 이용 안 해봤네. 매번 머리 감고 몸 씻는 게 완료되자마자 노천탕으로 튀어 나가서 세월아 네월아 하고 놀았음 ㅋㅋㅋ

 

 

 

 

 

 

그리고 이게 노천탕.

 

넓은 정원과 큰 탕이 있는 온천들에 비하면 "그냥 야외에 있는 탕" 수준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참 잘 놀았다. 몸은 따끈하고 공기는 적당히 선선한 노천탕이라는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좋은 데다가, 거의 머문 기간 내내 우리끼리만 쓴 거나 다름 없어서 여유로웠고, 무엇보다도... 물이! 물이 좋다는 게 이런 거구나! 타케오의 진한 온천수도 감동적이었지만 우레시노 온천수는 뭐랄까, 보다 보드랍고 몽글몽글하다. 목욕 후에 몸에 아무 것도 안 바르더라도, 평소에 보습제 담뿍 발랐을 때보다 훨씬 더 피부가 촉촉해. 하기사, 우레시노라는 지명의 탄생 자체가 우레시이! 기쁘다! 라는 탄성에서 나왔다고 할 정도니까. 이 노천탕에서 몸을 푹 담궜다가, 몸은 내놓고 발만 담그고도 있었다가, 아예 나와서 바람을 쐬다가 다시 들어갔다가... 그렇게 원없이 목욕을 즐겨주었다.

 

 

 

 

 

 

그래서, 신났음 ㅋㅋㅋ 평소에도 목욕 친구인 엄마 딸 ㅋ

 

 

 

 

 

 

밤 목욕, 그리고 푹 자고 일어나서 바로 즐기는 아침 목욕.

 

 

 

 

 

 

이렇게 시작하는 하루는 상쾌하기도 하여라.

 

 

 

 

# 료칸의 또다른 즐거움, 가이세키 요리 (會席料理)

 

 

료칸에 묵는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역시나, 가이세키 요리다. 일본의 목조 건물에서, 유카타를 입고 온천을 즐긴 후에, 정갈하게 내오는 일본식 코스 요리. 이것만 해도 여행의 취지는 이미 다 달성되는 게 아닐까. 식도락 욕망이 꽤나 있는 우리 문여사님은 "일본 음식은 양이 적지 않나" 이러다가 첫 날, 요리를 먹어보고 그런 걱정이 쏙 들어갔다고 한다 ㅋㅋㅋ 누가 일본 음식 양이 적대;;;

 

 

 

 

 

첫 날 저녁은 이렇게 1층 룸에서 즐겼다.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2박 연박하는 동안, 첫 날 저녁은 1층 룸에서 강가 풍경을 즐기면서, 그리고 둘째 날 저녁은 우리 방에서 프라비잇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신 거였음. 메뉴도 매일매일 바뀌기 때문에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바로 바깥 테라스에 자그마한 족욕탕이 있기 때문에 음식을 기다리면서 잠시 바깥 바람 쐬면서 참방거렸다. 첫 날, 첫 식사여서 그런지 최고로 들떠 있음! 이때 유카타 방향도 잘못 입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ㅋㅋㅋ 좋다, 좋다, 정말 좋다, 를 연발하면서 싱글벙글 :)

 

 

 

 

 

 

도톰한 사시미를 전채 삼아서, 식사를 시작해봅시다.

 

 

 

 

 

 

안 그래도 코스로 나오는 데다가 각 요리에 식재료며 소스며 종지 그릇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모른다. 료칸 안주인들은 이 그릇 관리를 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신기할 정도. 그리고 그릇들은 굳이 깔맞춤이 아니라 제각각의 크기와 무늬로 나오는데 이것 또한 소박한 타카사고와 잘 어울렸다. 첫 날 저녁의 메인 요리는 생선과 유부, 오뎅, 그리고 두부가 들어간 전골.

 

 

 

 

 

 

그리하여 이 즐거움을 나마비루로 표현해보았음-_-*

 

아름다운 풍경, 정갈하고도 풍성한 음식, 료칸의 친절한 서비스, 여기에 시원한 아사히 생맥주를 한 입 얹는 순간... 탄성이 나옵디다. 심장이 찡할 정도로 행복했다.

 

 

 

 

 

 

덴뿌라를 찍어먹는 소금조차 녹차 소금!

 

 

 

 

 

 

전골과 덴뿌라까지 다 먹고 나니 오카미상이 밥을 퍼담아준다. (그렇다. 아직 식사는 끝나지 않았다.) 이미 차곡차곡 나온 음식들로 배가 부른 상태인데 그렇다고 밥을 안 먹어볼 수는 없지. 그나마 나는 가이세키 요리의 양이 상당하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기에 앞서 나온 음식들을 조절해서 먹었는데, 가이세키를 처음 겪어본 엄마는 맛있다며 다 먹다가 소화 능력의 한계치를 경험한 듯. 그런데도 밥마저 너무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고 한다;;;

 

 

 

 

 

 

고슬고슬 섬세하게 살아있는 밥알의 식감. 좋다.

 

 

 

 

 

 

조식은 정원이 내다보이는 1층 연회장에서 먹는다. 원하는 시간을 전 날 미리 예약해두면 그 시간에 맞춰서 세팅을 해놓고 객실 전화로 호출하더라. (물론 말은 못 알아듣지만, 아 밥 먹으러 오라는 소린가봐, 이러면서 알아서 잘 감 ㅋㅋㅋ) 아침은 저녁보다는 단촐하지만 그래도 역시 양은 많다. 그리고 밥상의 주인공은 역시 두부! 온천물로 끓여서 흐물흐물해진 온센 도후! 나도 지난 몇 년 간 이 두부 생각이 그리 났는데 간만에 먹어도 고소 담백 향그러운 것이 아주 일품이더라. 엄마도 이거 먹어보겠다고 벼르더니 소원 성취하셨음. 후후후. 우측에 녹차 따르는 사진은 "식사를 다 마치고 배가 불러서야 비로소 우아하게 차 따를 여유가 생긴" 우리 문여사님 ㅋㅋㅋ

 

 

 

 

 

 

둘째 날 저녁은 이렇게 우리 방에서, 소고기 샤브샤브와 함께.

 

 

 

 

 

 

경건하고 비장하게 육수에 채소와 고기를 투척 ㅋ

 

이 날은 아리타 도자기 마을에 다녀와서 걷기도 많이 걷고 다녀와서 목욕도 해서 나른한 상태였는데 굳이 1층으로 안 가고 우리 방에서 상을 받으니 세상 편하고 좋더라. 또 마지막 밤이기도 했는데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떠나는 날, 아침식사까지... 끝까지 아름다웠네.

 

사실 료칸 숙박하는 사람 치고 가이세키 맛없다는 사람 못 봤지만, 온야도 타카사고의 가이세키는 유독 평이 좋더라. 우레시노 마을에서도 오래 된 축에 속하는 료칸이고, 그 오카미상의 경험과 연륜도 상당해서, 요리를 잘 하는 걸로 유명하다는 듯. 가이세키 장인 같은 느낌? 뭐 비교 분석을 할 정도로 다른 가이세키를 다양하게 많이 먹어본 건 아니지만, 엄마와 나는 정말 이 식사의 경험만으로도 여행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낄 만큼 만족했다.

 

아울러, 숙박에 온천욕에 조식 석식까지 다 제공되는 걸 생각하면 료칸이 마냥 비싼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하룻밤에 백만원 호가하는 곳들도 많지만 이 온야도 타카사고는 2박에 40만원대였으니... 와, 정말이지 그 돈 중 단 1원도 아깝지 않다. 되려 내가 낸 돈의 가치보다 훨씬 더 많이 누린 것 같아서 겸연쩍기까지 할 지경.

 

 

 

 

# 사요나라, 온야도 타카사고 (御宿 高砂)

 

 

 

 

타카사고 료칸의 마스코트, 19살된 할머니 네코상!

 

도착한 날에는 이 고양이가 안 보이길래 "노령이어서 혹시..." 했는데 금요일 저녁부터 이렇게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보이더라. 무사 생존해서 다행입니다; 고양이 치고 초고령이라서 저렇게 세상 다 산 것 같은 표정으로 천천히 돌아다니곤 한다. "에고에고, 삭신이야..." 라는 표정으로.

 

 

 

 

 

 

우리 다음에 또 올 때까지 오래오래 살아주세요. 오냐.

 

 

 

 

 

 

아침 식사 후에 유카타 입고 마지막 산책!

 

 

 

 

 

 

오카미상에게 부탁해서 우레시노 IC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고, IC까지 가는 송영 차량을 대기시킨 후에, 모두 함께 기념샷을! 저들 둘도, 우리 둘도, 누가 봐도 모녀인 걸 알아볼 수 있겠구나 ㅋㅋㅋ 수줍은 미소가 깃든 친절한 서비스도, 맛있는 음식도, 모두모두 감사해요. 다음에 다시 갈 때에는 일본어 공부 좀 해갈게요-_-*

 

 

 

 

큐슈에는 우레시노 말고 다른 온천 마을도 많지만, 난 엄마와 온전히 함께 하는 여행으로는 이 조신한 녹차 마을, 우레시노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우레시노에도 다양한 료칸들과 온천 호텔들이 있지만 개중에서 이렇게 소박하고 담백하고 포근한 기억을 남겨준 타카사고를 선택한 것 또한 만족스럽다. 덕분에 엄마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을 선물해줄 수 있었어. 큐슈 지방의 사가현의 우레시노 마을의 온야도 타카사고 료칸, 잊지 않을게. 꼭 다시 가볼 수 있기를 :)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5.06.12 23:04 이모양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캬~ 언니 진짜 좋아보여요.
    진심 가서 푹~ 쉬고 싶네요. ㅋㅋㅋ

  2. 2015.07.04 09:56 신고 쿠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기 잘 봤습니다! 저도 이곳으로 정했네요! 빨리 우레시노로 가고싶어요 ㅜㅜ

  3. 2018.09.30 11:39 반짝반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너무 잘 봤어요^^
    이번에 타카사고를 가려고했는데, 도자기축제 때라 만실이더라고요..그런데 노천욕탕도 너무 작아서..만실이면 아무래도 불편할까요?
    좀 비싸도 와라쿠엔이 나을까요?

 

 

 

150423-0425

 

숙소 선정 과정이나, 묵은 료칸에 대한 개별평,

우레시노 온천 지역까지 오가는 교통편 등등은

향후에 개별 포스팅으로 차차 정리할 예정이고

 

이건 그냥 2박 3일의 일정을 돌아보는 사진 일기 :)

 

 

 

 

예전부터 엄마랑 같이 일본 온천 여행을 가고 싶다,

라고 생각해왔는데 올해 드디어 그 발걸음을 옮겼네.

 

큐슈 지방,

2박 3일,

온천을 테마로 한 료칸 여행,

 

이런 기본적인 것들은 애당초 정해뒀었지만

숙소를 어디로 할지는 꽤 공들여서 결정했지.

(모든 걸 여행사 없이 자유여행으로 진행했음!)

 

결론은,

정말 한 톨의 아쉬움도 없는, 멋진 여행이었다.

기획한 나도, 동참한 엄마도, 모두 행복했던 시간.

 

 

 

 

 

 

내가 선택한 곳은 사가현 우레시노 온천 마을,

거기서도 온야도 타카사고, 라는 소박한 료칸.

 

원래는 온천 시설이 보다 널찍하고 여성스러운

와라쿠엔으로 예약하려고 했는데 만실이라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거였건만 이게 신의 한 수였네.

 

우리는 와라쿠엔보다 타카사고가 훨씬 더 좋았다.

다음에 오더라도, 기꺼이 여기에 다시 묵고 싶을 듯.

 

 

 

 

 

 

정갈한 다다미방에 여장을 풀자마자 녹차부터 한 잔.

우레시노가 원체 특산물 녹차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때마침 요즘이 녹차철이라서 올해 새로이 수확한 차,

이른바 싱싱하고 여린 신차(新茶)를 맛볼 수 있었다.

 

싱그러움과 고소함 사이를 오가는,

보드라운 맛의 우레시노 녹차.

 

그리고 이 기분을 더욱 돋우워주는 다구들.

 

 

 

 

 

 

3층 우리 방에서 내다보이는 우레시노 마을 전경.

 

우리는 방에 딸린 개별 노천탕을 굳이 고집하지 않아서

일반 방으로 예약했는데, 그 대신 이런 뷰를 받은 셈이네.

 

우레시노 강을 가로지르는 빨간 다리, 건너편의 와라쿠엔,

백로들이 수시로 훨훨 날아다니는 풍경, 아름답지 않은가.

 

보다 관광거리가 많은 벳부나, 알록달록 화려한 유후인,

혹은 산간 지방에 호젓하게 자리잡은 쿠로가와 등에 비해

조용하고 한적하고, 혹자의 눈에는 심심하기까지 하겠지만

 

그래도 난 이 우레시노 마을을 매우 좋아한다.

일본 시골 온천의 매력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 같달까.

 

그리고 엄마의 취향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별 고민 없이 이번 행선지를 여기로 결정할 수 있었다.

 

아, 후쿠오카 공항에서의 이동 시간이 짧은 것도 장점!

 

 

 

 

 

 

꼭 어딜 가야 한다고 정해놓은 바도 없이 어슬렁어슬렁,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간판 보고 여기저기 흘러들어갔다.

 

평일 오후에서 더더욱 적막하고 청아한 분위기의 신사.

 

 

 

 

 

 

우레시노 마을은 천천히 돌아도 반나절이면 다 볼 수 있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공중 족욕탕에 앉아서 신나게 수다.

 

온천수에 담근 발은 뜨끈 노곤하고,

홍차 아이스크림은 시원 달콤하고,

엄마는 밝고 예쁘고 행복해 보이고 :)

 

내가 선물한 귀걸이와 스카프를 하고 와서 더 그런가! ㅋ

 

 

 

 

 

 

소소한 마을 풍경.

 

3일 묵는 동안 이 집 앞을 종종 지나가게 됐는데

주인이 정성스럽게 화단을 가꾸는 걸 재차 봤다.

 

 

 

 

 

 

시볼타 족욕탕에 앉아 있는데 건너편의 녹차 가게 아가씨가

뭔가 홍보를 해야겠다 싶었는지 시음차를 쟁반에 받쳐 오더라.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우리 기왕 살 녹차, 여기에서 살까?'

라면서 가게에 들렀다가... 내친 김에 이것저것 다 사버렸다 ㅋ

 

내 마음에 쏙 든 녹차 후리카게와 녹차 소금,

남편과 동생군에게 선물할 귀여운 녹차 모찌,

그리고 아빠에게 드릴 가장 좋은 잎차까지.

 

그런데 뭐 여행 첫날에 선물을 미리 사두는 것도 나름 괜찮더라.

어차피 한 숙소에 계속 묵어서 이동이나 패킹이 잦지도 않았고.

 

신차 향을 킁킁 맡아보는 중. 여기서 재채기 하면 안 되는데 ( '-')

 

 

 

 

 

 

짐을 숙소에 놓고 잠시 다리 건너편 와라쿠엔에 들러보았다.

원래 묵으려고 했던 데가 여기야, 라고 엄마한테 보여주려고.

 

그런데 규모가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이 날 단체객들도 있고,

사장님도 직원들도 다소 분주한 분위기였다. 이랏샤이마세~

 

'음, 난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 우리 숙소가 더 좋은데?

정겹고 소박하고 따스해. 정말 일본 여행을 온 기분이 든달까.'

 

와라쿠엔의 아기자기한 야외 온천을 놓친 건 좀 아쉽긴 해도

하긴 나도 공감한다. 이번 여행에는 타카사고가 제격이었어.

 

그래도 와라쿠엔은 기웃기웃 구경하고 사진도 몇 장 찍어왔지.

여기는 와라쿠엔의 고급형 별채, 스이게츠로 들어가는 입구.

 

사진 색감을 살짝 보정했더니

녹차을 우려낸 듯한 이 느낌, 참 좋네 :)

 

 

 

 

 

 

하지만,

정말 좋은 건 이런 공간, 이런 시간이었다.

 

우레시노 강을 따라서 난 싱그러운 산책길.

알고 보니 큐슈 올레길로 이어지는 초입이었네.

 

이 조용한 풀밭에서 걷다가, 앉아서 물소리 듣고,

셀카도 찍고, 타이머 셀카도 찍고, 삼각대 셀카도 찍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그랬다고. 좋았다는 소리임-_-*

 

엄마도 나도

같이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행복함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이어서 참, 좋다.

 

 

 

 

 

 

엄마가 유독 마음에 들어하던, 강 건너편의 주조가 ㅋㅋㅋ

우리가 기념품으로 구입한 특산품 쇼쥬도 저 브랜드 거였지.

 

 

 

 

 

 

료칸에 묵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가이세키 정식!

 

원래 저녁 식사는 방에서 서빙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첫 날은 1층 프라이빗 룸이라길래 그런갑다 하고 갔더니

이렇게 우레시노 강을 바라보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아, 좋다. 좋아 좋아 세상에 이렇게 좋을 수가.

 

게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타카사고에서 2박을 연이어 묵었기 때문에,

첫 날 저녁은 이렇게 강을 끼고 있는 프라이빗 룸에서,

그리고 둘째이자 마지막 저녁은 원래대로 우리 방에서,

최대한 다양하게 누릴 수 있게 구성해주신 거였다. 하아.

 

 

 

 

 

 

그렇다면 나마비루를 안 시킬 수가 없잖아 ( 'o')

 

나도 신나고,

엄마도 즐거워하고,

그런 엄마를 보니 난 또 보람차고,

 

이번 여행, 오기를 어찌나 잘 했는지.

 

게다가 맛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타카사고의 요리는

하나하나 얼마나 정갈하고 아름답고 맛스러웠는지...

설명은 생략한다. (사실 료칸 포스팅에서 따로 할 거임;)

 

 

 

 

 

 

료칸 스테이에서 가장 포근한 시간 중 하나,

식사나 목욕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

내 눈 앞에 펼쳐진 저 포근한 이부자리들...

 

 

 

 

 

 

샤워기가 딱 4개 있는 자그마한 규모의 타카사고 욕탕.

지은지 꽤 됐지만 결코 노후되거나 침침한 분위기가 아니다.

되려, 이걸 어떻게 이렇게 잘 관리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

 

게다가, 내 앞에 방금 목욕을 마치고 나간 사람이 있더라도

누가 다녀갔나 싶을 정도로 말끔하게 정리된 자리들을 보면

나 또한 그렇게 정갈하게 써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노천탕은 이렇게 작지만 깨끗하고 호젓하며 쾌적하다.

특히 우리는 주중에 도착했더니 이렇게 사람도 없고!

 

우레시노 온천 특유의 매끌매끌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시원한 밤 공기 혹은 상쾌한 아침 공기를 들이 마시며

너무 더우면 나와서 싸리 틈새로 강 풍경도 구경하면서

 

오길 참 잘 했다, 정말 잘 했다, 

기분 좋은 말을 몇 십 번이고 되풀이해서 하곤 했다.

 

 

 

 

 

 

아침에도 눈 뜨자마자 온천으로 내려가서 개운하게 목욕하고

유카타 입고 총총 연회장으로 내려오니 오늘의 아침식사가 :)

 

 

 

 

 

 

몇년 전에 먹어보고 그간 계속 생각나던 온천 두부.

그저 온천수에 두부를 푹 담궈서 끓이기만 한 건데도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것이 어쩜 그렇게 풍미가 좋은지,

어떻게 이렇게 포들포들 뭉글뭉글 신기한 질감인 건지,

 

이 우레시노 온센 도후 하나만 해도

여행의 보람이 이미 차고도 넘치는 거 아닐까,

라는 둥 조잘조잘 거리면서 즐겁게 식사를 했네.

 

 

 

 

 

 

호호.

 

 

 

 

 

 

이 날은 인근의 아리타 도자기 마을로 구경 가기로!

 

일본어 실력이라고는 회화책 붙들고 더듬더듬하는 정도인데

용케 우레시노에서 시외 버스 타고, 타케오 온천역으로 가서,

아리타로 가는 기차 표를 사고, 제 시간에 무사히 기차를 타고,

심지어 "이 기차가 아리타로 갑니까?" 질문도 괜히 한번 해보고,

돌아올 때도 시간 맞춰 잘 환승하고 왔으니... 이만하면 성공일세.

 

역시나 사람이 거의 없었던 타케오 온천 기차 플랫폼에서 찰칵-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미니 삼각대와 엑투의 타이머 기능 만세!

 

 

 

 

 

 

마치 액자 속의 그림 같은 창 밖 풍경.

유독 푸르른 산들과 일본 시골의 적산가옥들.

 

 

 

 

 

 

어디, 이 낯선 동네를 정처없이 돌아다녀 봅시다.

 

아리타는 그리 큰 동네는 아니지만 걷기에는 또 제법 넓고,

그렇다고 버스 등의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편도 아니라서

관광객들은 자전거를 대여해서 구경다니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뚜벅이로 다니기로! 발길 닿는 대로 가봅시다!

 

 

 

 

 

 

여행이라는 게 사실, 대단한 걸 하는 건 아니니까.

평소와는 다른 풍경을 보면서, "떠나있음"을 즐기고,

이렇게 함께 하는 사람과 시시덕거리는 게 여행이지 뭐.

 

사진 찍을 때는 몹시나 협조적인 우리 문여사님 ㅋㅋㅋ

 

 

 

 

 

 

본격적으로 도자기 공방 골목이 시작하면서 들떴는데

알고 보니 이건 정말이지 새발의 피에 불과했던 거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자기들의 향연...

게다가 이때가 5월 아리타 도자기 축제 직전이라서

가게마다 매대를 설치하고 제품들 쌓아두는 둥 바빴지.

 

 

 

 

 

 

어딘지 모를 절 앞에서도 신나서 셀카 한번 남겨보고!

 

 

 

 

 

 

호젓한 돌담길에서는 열심히 타이머 설정해서 또 찍고!

 

 

 

 

 

 

물론, 그릇 구경도 엄청 했습니다요...

 

 

 

 

 

 

일본의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비싼) 물컵들...

 

 

 

 

 

 

14대째 장인이 운영한다는 도자기 아트샵도 들러보고...

 

 

 

 

 

 

이런 잔망스러운 소품도 "카와이!"를 외치면서 구경해주고...

(사실 이런 소품은 내 취향은 아니지만 구경하는 재미니까~)

 

 

 

 

 

 

알록달록 화려한 그릇들도 정신 없이 구경했지만...

 

 

 

 

 

 

막상 구입한 건 이렇게 담백한 소스 그릇과 종지류...

그런데 암만 봐도 내가 구입한 게 가장 마음에 드는걸!

 

여행을 추억하게 해주면서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일상생활 속에서도

실용적이고 손이 잘 가는 물건을 사야 한다,

는 내 신념에 지극히 잘 맞는 기념품을 산 것 같아 :)

 

 

 

 

 

 

중간중간 타이머 셀카는 계속됨미다...

여러 모로 쿵짝이 잘 맞는 모녀임 ㅋㅋㅋ

 

 

 

 

 

 

아리타에 도자기를 전파했다는 조선시대 이삼평 도공,

그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는 신사에 슬렁슬렁 가봤는데,

 

 

 

 

 

 

거기에서 이런 멋진 사진이 탄생해주었네.

 

오래된 돌 계단,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아리타 풍경,

그리고 어쩌다 보니 블루와 민트로 맞춰입은 옷까지,

 

우리가 이견 없이 이번 여행 베스트샷으로 꼽은 샷 :)

 

 

 

 

 

 

2011년에 출장 와서 먹어본 아리타의 명물 에끼벤,

야끼카레를 잊지 못해서 기필코 다시 먹어보려 했는데,

 

역으로 가는 길에 엄마가 장어 굽는 냄새에 유혹당해서

결과적으로는 야끼카레를 포기해야 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난 카레를 잊지 못하고 있던지라 처음에 투덜거렸지만

"내가 평생 먹어본 장어 중 이게 제일 맛있어 ㅠㅠ" 라는

엄마의 들뜬 한 마디에 금방 마음이 누그러지고 말았다.

 

그래,

몇 년 동안 벼르던 야끼카레도 좋지만,

엄마가 이렇게나 좋아하다니 이것도 보람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거야말로

내가 이번 여행을 오고 싶었던 이유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대체 불가능한 이유인 거니까.

 

그나저나 우측 사진 속의 엄마는 :

"쏘리. 근데 이거 느므 뫄이쩡." 모드임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요나라, 아리타.

언젠가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는 야끼카레 에끼벤을 먹으리라.

 

 

 

 

 

 

사요나라, 타케오.

타케오 온천도 꽤 유명한데 이번에는 우레시노에 집중할게.

 

타케오가 웅장하고 남성적이라면

우레시노는 아기자기하고 여성적이다.

 

그래서인지 2011년 첫 방문 당시에 내 일기를 보면 :

"난 수줍고 여성스러운 우레시노에 더 마음이 간다.

언젠가는 엄마과 같이 여행 와서 온천 실컷 즐기고,

온천 두부 먹고, 아리타 구경 와서 카레 먹어야지."

 

... 라고 쓰여있다. 뭐 저래 구체적이야 ㅋㅋㅋ

저 중에서 카레 빼고는 다 이루어진 셈이다. 후후후.

 

 

 

 

 

 

돌아와서 1층으로 저녁 먹으러 내려갈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방문에 노크 소리가 들린다. 오늘 저녁은 방에서!

 

아마 앞서 다 설명하셨을텐데 내 일본어가 유아 수준이라;

내가 못 알아들은 거였겠지. 어쨌거나 뜻밖의 즐거움이었다.

 

아리타 구경 다녀와서 온천에서 푹 씻고 방에서 쉬던 차라

프라이빗 룸도 좋지만, 편하게 방에서 먹는 게 참 반가웠네.

 

게다가

첫 날에는 해물 스끼야끼에 사가규 소고기 구이가 나왔는데

둘째 날에는 소고기 샤브샤브에 해산물 구이가 나오는 식으로

메뉴도 세심하게 바꿔주는 점도 참 고맙고 감동적이었다 :)

 

 

 

 

 

 

저녁 먹고 나서는 한적한 우레시노 마을을 산책하다가

숙소 근처의 이자까야 센코쿠에 들러서 맥주 한잔 하기로~

 

 

 

 

 

 

사장님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시네 ( '-')

활활 타는 숯불 앞에서 묵묵히 꼬치를 굽는 저 장인의 자태!

 

 

 

 

 

 

만 이틀을 있었더니 어느덧 내 집 같은 타카사고...

 

 

 

 

 

 

우레시노 한일 교류 협회장이기도 한 타카사고 사장님.

짧게나마 한국어를 할 줄 아셔서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다.

 

 

 

 

 

 

마지막 날 아침 식사... 끝까지 음미해줄테다...

 

 

 

 

 

 

고마워요, 우레시노.

정말 최고의 여행지였던 그대.

 

 

 

 

 

 

그리고 3일 동안 나의 언어 중추를 지탱해준-_-*

포켓 사이즈 3시간 여행 일본어~ 뽕을 뽑았네 그려 ㅋ

 

심지어 우레시노IC에서 후쿠오카행 버스 기다리면서

버스 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버스 시간을 앞당기는(!)

시도를 해볼 정도로 간이 커졌었다. 변경은 실패했지만;

 

 

 

 

 

 

공항에 도착해서 남는 시간 동안에 근처 쇼핑몰에 다녀오기로!

국제선 -> 국내선 -> 시내버스 이렇게 재차 갈아타야 하는지라

시간도 비용도 은근 소모되지만 그래도 다녀오길 잘 했다 싶어.

 

 

 

 

 

 

슈퍼에서 식료품을 꼭 사고 싶다던 이 분 때문에 ㅋㅋㅋ

어쨌거나 직원한테 더듬더듬 물어서 된장 구매도 성공!

 

스미마셍, 미소데 도코니 아리마스카-_-?

 

 

 

 

 

 

장을 보다 보니 공항으로 돌아오는 버스 시간이 촉박해서

초밥 도시락과 아사히를 사서 버스 안에서 나눠먹었다. 훗.

 

어쨌거나 저쨌거나 쇼핑 미션(?)을 성공하고 나서

무사 귀환 버스에 앉아서 먹으니 이것 참 꿀맛이더만.

 

초밥은 저렴하고 내용이 실했으며, 캔맥주도 최고였지만,

사실 이 상황에서 뭘 먹은들 맛있지 않았으랴 싶기도 ㅋㅋㅋ

 

 

 

 

 

 

공항에 도착해서 짐 부치고 남은 엔화를 어찌 털까 하다가

생수 한 병에 나마비루 2잔, 그리고 자몽맛 사탕을 샀더니

돈이 17엔, 한화 가치로는 한 150원 가량? 남는 게 아닌가!

딱딱 맞아 떨어지니까 맥주가 괜히 더 맛있는 것 같고 =.=

 

이러고서 30분 후 보딩 시작하면 바로 비행기 타고 자면 돼!

이러면서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보딩이 거의 1시간 지연됨...

 

뭐, 여튼 그건 그거고,

정말 아쉬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충만한 2박 3일이었다.

 

예전부터 엄마한테 꼭 선물해주고 싶던 시간이었는데

결심이 섰을 때 더 미루지 않고 추진한 나를 칭찬해주고픔!

 

 

 

 

여행 플래닝, 숙소 결정, 숙소 개별 후기, 이동 과정 등등

개별적인 정보를 담은 포스팅은 차차 올리는 걸로 합시다 ㅋ

 

(그래도 여행 일기를 미루지 않고 올린 것만 해도 대단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5.05.01 20:11 hess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늘 자몽님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전에 댓글로 말씀 드린 결혼식도 잘 치뤘구요 ㅎㅎ 근데 이번 일본여행기 완전 뽐뿌와서 그냥 지나치지 못 하고 이렇게 흔적 남깁니다. 조만간(? 은근 압박 ㅋ) 올려주실 일정 참고해서 가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ㅋㅋ 여행기 완전 짱이에요!

    • 배자몽 2015.05.04 1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새 결혼하신 건가요! 막연하게 한참 남았겠거니, 했는데 역시 시간은 빨리 지나는군요;;; 무탈하게 행복하게 잘 치루셨죠? :)

      일본 여행기는, 뽐뿌 받아서 ㅋㅋㅋㅋㅋㅋㅋ 부디 미루지 않고 올려보렵니다! 엽엽!!!

  2. 2015.05.02 02:09 nam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아 너무 좋았겠다! 나도 이렇게 하고싶어 ♨

    • 배자몽 2015.05.04 19: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가족 전체가 가는 여행도 좋고, 부부 연인끼리 가는 여행도 좋지만, 엄마와 딸 둘이서 가는 여행은 또 그 의미가 각별하더이다. 그 가치를 아는 자라면, 미루지 말고 당장 떠날 것을 권유하고 싶음 :)

  3. 2015.05.02 23:16 민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이 지진으로 가라앉으면 안되는 많은 이유중에
    온천 후 마시는 일본맥주의 맛이 후대에도 이어졌으면 하기 때문!
    어머니랑 정말 데칼코마니 같애! 어머니도 여전히 소녀 같고 발랄하셔 ^^
    사진으로나마 같이 여행 다녀온 기분이라 좋다아~~~!!

    • 배자몽 2015.05.04 19: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럼고럼, 그런 소중한 유산(?)은 오래오래 대물림되어야지... 온천이든 맥주든, 온천 후에 마시는 맥주든! 게다가 그 즐거움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여행 파트너와 함께 가서 더더욱 좋았어!!! 엄마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했다는 보람에 내가 더 즐거움 :)

  4. 2015.05.04 08:06 Gin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매번 눈팅만 하다가 모녀 두분 넘 좋아보이셔서 댓글남깁니다. 저도 엄마랑 여행계획하고있는데 자몽님 포스팅 보고 더욱 기대가 되네요. 행복한 모습 오래 간직하셔요~~저도 응원할게요^^

    • 배자몽 2015.05.04 1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호홋, 감사합니다. 종종 흔적 남겨주세요. 자주 보이는 분들은 더 반갑더라구요~ 조만간 모녀 여행 가신다니 저도 응원을! :)

  5. 2015.05.05 19:13 눈이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자몽님이 어린이 이던 시절 엄마와 함께 한 여행도 이렇게 보기 좋았겠죠? 안봐도 눈에 선한듯 흐뭇하네요

  6. 2015.05.10 23:04 희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엄마랑 여행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ㅋ
    언니가 포토제닉인게 어머님 덕분이군요ㅋㅋ
    포즈가 예사롭지않으심
    료칸은 한곳에서 이박이 역시 제맛인듯!ㅋ
    자몽차 잘먹겠다고 전해주세용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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